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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영화 `크로싱`과 소설 `바리데기`

道雨 2008. 6. 30. 12:51

공산주의 국가들의 큰집이던 소련이 무너지던 때가 1991년.

소련이 공산주의를 포기하고 자본주의 나라의 여러가지 살아가는 방법을 받아들일 때,

그때 이후로부터 '북한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다'는 뉴스를 듣게 되었다.

 

좋은 일이 좋은 일만이 아님을 소련의 변화 가운데서 북한은 먹고 살 식량을 구할 수 없는 현실을 보게 된다. 큰집의 역할을 하던 소련은 무역의 형태로 북한에게 식량을 지원해주는 역할도 했다.

그러나 소련이 자신의 발등에 불이 붙자 같은 편으로서 북한이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그리고 소련` 북한 할 것 없이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이후에 벌어진 상황은 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 '크로싱'과 황석영의 장편소설 '바리데기'에서 우리가 보고 들을 수 있었다.

'크로싱'과 '바리데기'는 북한에서 성실하게 살던 가족들에게 소련이 붕괴 된 뒤 먹고 살 양식이 없어서 고통 받기 시작하면서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크로싱'.

차인표가 아버지로, 어린 아들 준이는 신명철이라는 소년이 연기를 했는데......

아들 준이의 연기가 기가 막히게 좋았다!

물론 감독이 요구한 액션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감독이 작품 전체에서 보여주는 절제의 미학이 또한 영화가 고급스럽게 다가왔다. 북한의 아파서 피흘리는 상황을, 배고파서 부황에누렇게 뜬 사람들을 걸름장치 없이 영화에 그대로 보여주었더라면 이런 장면들을 보는 우리들은 얼마나 불편했을 것인가!......

 

사실일지라도 보고 듣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거나 처절하면 머리와 가슴은 고개를 돌리게 한다.

그런 사실을 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당하기가 벅차서......

오히려 처절한 현실을 너무 평범하게 처리한 게 아닌가? 싶게 느껴질 정도로 영상이 불편하지 않고 적당히 감동하면서 보았다.

 

소설 '바리데기'도  굶어죽지 않기 위해서 두만강을 건넜던 탈북자의 이야기이다. 

영화 '크로싱'이 보여주는 데 한계를 가지는 부분을 소설은 글로써 풀어쓸 수 있으니 책을 읽는 독자는 자신의 상상력으로 영화가 보여주었던 것 이상을 자신의 상상력을 빌어서 무한하게 펼쳐 볼 수 있었다.

북한의 산이 그렇게 나무가 없는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었는데......

땔감이 나무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산의 나무를 태워서 밭으로 개간을 하려고 그렇게 산의 나무를 태워버렸단다. 주인공 소녀 바리데기가 불에 타 죽을 뻔 했던 산불이 화전을 만들기 위한 이유였었다.

 

바리데기는 죽음같은 탈북의 길에서 살아남는데......

영화 '크로싱'은 소설 '바리데기'에 비하면 너무 말랑말랑하다는 부분이 여기쯤이기도 하다.

바리데기가 탈북의 과정에서 만나는 업자들은 철저하게 돈을 챙겼고, 또한 배에 실린 컨테이너에 숨겨준 탈북자들 중에서 약하고 병들은 사람들은 바다에 던져졌고 젊은 여자들은 강간의 대상이 되었다.

바리데기가 도착한 곳은 영국이었는데......

그곳에서도 또 다른 약육강식이 도사리고 있었다. 젊은 여자들은 몸을 파는 집으로 분류해서 보내졌다. 바리데기는 다행히 어린 소녀라서 음식점에서 일하는 일꾼이 되는 행운을 누렸고......

 

북한을 벗어나서 많은 탈북자들이 곳곳에서 살고 있다.

지옥같은 북한을 벗어난 그들에게는 한동안은 지금 살고 있는 곳곳이 어렵지 않게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천국처럼 여겨 질 것이다.

허지만 탈북자들의 삶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영화를 보고 나서 이어지는 생각들도 단순하지가 않다. 

굶는 사람들이 여전히 북한에는 많다던데, 탈북자들이 이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던데......

 

어쩔까나.

우리나라에서도 북한에 대한 태도가 호의적이적거나 비호의적으로 갈려져 있어서.

정부에서 취하는 북한에 대한 정책들에 대해서도 많은 말을 하는데,,,,,,

나는 호의적이라고도 또는 비호의적이라고도 말을 하기를 망설인다.

 

어떤 확실한 태도를 가지고 살려고 하면 나의 태도에 반대되는 생각들과 사람들과 계속 긴장하면서 살아야 한다. 예를 들면 "촛불 시위하는 사람들은 모두 빨갱이"라는 말을 자주 만나는 사람이 한다면

어찌할 것인가. 그런 때 그의 콘크리트 같은 상대방의 신념과 마주칠 자신이 없는 것이다.

그 반대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상황들과 직면한다는 게 참 어렵다.

그래서 회색주의자적인 태도로 사는 편이다.

 

그럴 때 황석영의 소설 '바리데기'와 영화 '크로싱'은 부드럽게 우리들에게 문을 두드린다.

"북한 실정이 이렇다네요. 알고 계세요?"라고......

출처 : 햇살마당(해운대)
글쓴이 : 김현숙 원글보기
메모 : 지난 토요일(2008. 6. 28) 밤, 심야영화로 해운대메가박스에서 집사람과 함께 이 영화를 봤습니다. 심야시간인데도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 글은 집사람이 쓴 관람후기를 제 블로그로 스크랩해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