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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될꼬하니

道雨 2009. 4. 3. 10:56

 

 

 

                무엇이 될꼬하니



어제(2009. 4. 2) 저녁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부산시립극단 제34회 정기공연으로 ‘무엇이 될꼬하니’ 라는 작품(연극)이 공연되었다.


제목은 사육신 중 한 명인 성삼문의 충절시조(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에서 따 온 것이며,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꺽쇠와 달래가 죽어서 장승이 되었다는 민담에서 소재를 가져와 극화한 작품이다.


우리 민족의 고유한 사상인 한(恨)을, 체념과 포기가 아닌, 이승을 넘어 저승에까지 이어지는 저항의 사상으로 보며, 우리 역사에 있었던 여러 가지의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 해주고 있다.


다큐멘터리적인 배경사진도 곁들여가며, 부산지역 전통놀이인 동래야류의 춤사위와 함께, 각설이패, 탈놀음, 광대(사당패), 엿장수, 점쟁이 등, 다양한 기층문화의 전달자들이 등장한다.


10여개의 만장을 앞세우며 시신을 들고 등장하는데, 약 30명 정도의 인원이 등장하는 대규모 작품이다.

관객석 위로, 등장하고 퇴장하는 길을 만들어둔 것이나, 관객 앞으로 와서 구걸하거나 푸념하는 소리, 엿장수가 엿을 나누어주는 등 관객과 호흡을 함께하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풍물놀이, 다큐멘터리, 뮤지컬적인 요소들이 합쳐있어서 약 두 시간동안 정신없다 할 정도로 바쁘게 진행되면서 흥을 돋우어 준다.


모든 출연 배우들이 한마디씩 얘기하면서 퇴장하는데, 그 말들이 나에게는 왜 공연히 설운 맘으로 다가오는지...


우리는 거의 맨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나오는데, 로비에서 출연진들이 한바탕 풍물놀음을 하면서 관객들을 환송하고 있었다.


연극의 3요소가 희곡, 배우, 관객이라고 하듯, 관객들과 함께 하려는 노력들이 보기 좋았다.

 

 

 

 

* 무대 모습. 가운데 보이는 것은 장승을 형상화한 것이다.  

 

 

* 연극이 끝난 후 로비의 모습. 

 

 

 * 연극이 끝난 후 로비에서의 풍물놀이.

 

 

* 극의 소품으로 쓰인 상여. 

 

 

* 부산시립극단의 이돈희 상임단원. 동래야류의 전수자이다.

 

 

* 문화회관에서 본 야경.  멀리 광안대교의 두 탑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