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3월15일 발효에 담긴 꼼수
(서프라이즈 / 아이엠피터 / 2012-02-22)
한미 FTA가 3월15일 0시부터 발효됩니다.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산교섭본부장은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FTA 국내 비준절차 완료 후 진행됐던 양국간 협정이행 준비 상황 점검협의가 모두 끝났다”면서 발효일을 3월15일 (목요일))로 합의하는 외교 공한을 교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한미 FTA가 이제 국격을 높이고 한미 동맹을 기존의 군사, 안보 분야에서 경제 분야로 확대하여 한미 관계를 한 단계 도약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자화자찬과 착각은 무조건 한미 FTA만 하면 국격이 나아질 것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무대포 정신과 비슷합니다.
저는 한미 FTA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점은 반드시 개선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도 한미 FTA의 도입에 문제가 있었고, 지금도 그런 문제에 대한 반성과 사과도 없습니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협상 자체의 문제를 국민의 편에서 개선하기는커녕 자신의 정치적 이권을 위해 더 악화시켰습니다.
절대로 FTA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발생한 문제점을 모두 해소하지 않고 3월15일에 발효되는 것은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세계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더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3월15일로 발효가 되는 한미 FTA의 모습을 통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걱정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미국의 통 큰 양보(?)로 발효되는 한미 FTA
이번 한미 FTA 발효일인 3월15일은 미국의 양보 속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통상 국회 비준부터 발효까지 6개월 이상 걸리는 미국의 여타 FTA가 이번에는 속전속결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4·11 총선을 앞두고 한미 FTA가 다시 폐기될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반한나라당 정서를 비롯한 국내 분위기로 4·11 총선에서 여당이 다시 집권여당이 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한미 FTA 폐기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라면 19대 국회에서 한미 FTA가 폐기될 위험성도 존재합니다.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는 지금 다수 의석을 확보해서 억지로 통과시킨 한미 FTA를 19대 국회가 열리기 전에 어떻게 하든 마무리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총선 전에 발효돼야 하는데 이 시점이 바로 총선을 한 달 앞둔 3월인 것입니다.
이번 한미 FTA를 보면 미국이 자국의 상황보다 한국을 고려한 배려가 곳곳에 보입니다. 한국은 2011년 6월에 국회에 한·미 FTA 비준안이 제출됐고, 11월22일에야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됐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2011년 10월4일에 미국 상, 하원에 동시 제출됐고 10월 5일 하원, 10월11일 상원, 10월21일 상하원을 통과했습니다. 한 달도 채 안 된 상태에서 순식간에 이루어졌습니다.
한미 FTA 미 의회 통과 기념 기념패 받는 신영성 LA 총영사 출처: 뉴시스 |
미국이 어떤 나라입니까?
미국 이익에 어긋나면 컴퓨터 하나라도 북한을 비롯한 자국과 대립관계에 있는 나라에 팔지 못하도록 왕따를 조장하는 세계 경제, 군사 분야의 일진입니다. 그런 나라가 한국이 사랑스러워서 한 달 만에 한미 FTA를 미 의회에서 통과시켰다고 생각하십니까?
“특히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과의 FTA를 완료했고…”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 본부장은 아시아 처음으로 한미 FTA 발효를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무역과 경제력이 더 뛰어난 일본이 왜 아직도 한·미 FTA를 하지 않고 있는지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미국은 자국의 엄청난 이익을 가져올 한미 FTA를 위해서 지금 어떻게 하든 한국 정부에 맞추어 발효까지 모든 사정을 봐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명박 정부 내에서는 다른 여타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미 FTA 발효 6개월 내 쇠고기 추가협상 요구 오바마 정부 약속받았다…. 한국도 사실상 동의”
이런 식으로 각종 의혹이 터지고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장담을 하지 못합니다.
미국의 통 큰 양보와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진 한미 FTA 는 이명박 대통령 임기 끝까지 미국의 미래를 위해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을 것입니다.
기획재정부가 밝힌 한미 FTA 기대 효과 출처: 세계일보 |
■ 거짓 홍보의 달인(?) 대한민국 정부
저는 한미 FTA에 대해서는 노무현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 모두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참여정부는 시도만 좋았을 뿐 그 과정과 조사, 현실성에 엄청난 착오가 있었고, 이명박 정부는 좋은 점만 강조하면서 한국에 불리한 재협상 내용은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국민을 현혹했기 때문입니다.
한미 FTA 발효일이 발표되자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이 한미 FTA 발효를 적극 지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우리가 흔히 한미 FTA 하면 자동차 업계의 엄청난 발전과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측에서는 “자동차 업계는 한미 FTA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중소 부품 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우리나라 2조 달러 수출을 앞당기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상징적인 의미가 강할 뿐 현실적인 자동차 부품 공장들의 이익 증가는 크게 나오지 않습니다.
자동차를 수출하면 한국 자동차 회사는 좋겠지만, 부품 회사 전부가 혜택을 받지는 않습니다. 특히 일본과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 한국 자동차 부품 회사를 선택할 것이냐는 물음에 일본을 비롯한 미국 관련 회사는 당장 바꾸는 일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제외한 다른 업종은 한미 FTA를 한다고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조선, 기계, 철강, 화학 등 국내 산업의 근간인 분야들은 한미 FTA 기대효과는 거의 없거나 불리, 또는 상당히 적습니다.
조선 관련 선주사들은 이미 조세회피를 위해 바하마, 버뮤다 등 조세회피 지역에 존재합니다. 그런 이유로 관세 영향은 거의 없고, 국내 조선업계에서 수주되는 배들은 대부분 유럽국가이지 미국이 아닙니다.
기계 업종을 보면 굴삭기 등 중장비는 이미 무관세 품목이며, 공작기계도 4% 수준으로 관세 철폐가 되었다고 미국 시장에서 엄청난 매출 증가세를 보일 기미는 별로 없습니다.
철강과 화학은 미국과 교역이 없으며 대부분 한·중·일에서만 이루어지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자동차 업종 하나 빼고는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산업 분야 전반에 엄청난 이익을 준다는 홍보는 거짓에 불과합니다.
분명히 나중에라도 한미 FTA는 무역에서 장단점을 충분히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정부가 홍보하는 것만을 믿고 있기에는 너무나 부실하고 작위적인 모습입니다.
3·15부정선거 반대 시위와 한미 FTA 반대 시위 출처: 인터넷과 민중의 소리 |
■ 민심을 거스르면서 무엇을 원하는가?
예로부터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추진하는 정권은 그 일로 무너지거나 정권의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유신헌법과 같은 법 개정은 물론이고 한일협상은 그 쉬운 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상하게 이승만의 3·15 부정선거와 FTA 발효일이 왜 같은지는 신기할 정도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미 FTA를 시작했지만, 결국 그 일이 자신이 했던 업적이거나 자랑거리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옳은 뜻도 협상을 주도하는 인물을 잘못 선택하거나 정확한 분석도 향후 대책도 미비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민주통합당은 한미 FTA 폐기를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단순한 이명박 정부와의 대립을 위한 모습으로 강행한다면 그 또한 문제입니다. 지금 우리는 정권들의 잘못으로 국민의 삶이 송두리째 무너질 위험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민주통합당은 먼저 한미 FTA를 시작한 장본인들로 사과와 반성을 해야 합니다.
이런 식이라면 나중에 정권이 바뀌고 난 뒤에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이 또다시 미국의 미래를 위한 희생양이 될 것은 뻔합니다.
병상의 막내 저작권자: 김용민 출처: 경향신문 |
한미 FTA의 가장 큰 목적은 대한민국이 무역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한미 FTA가 그럴 수 있는 장밋빛 희망보다는 잿빛 걱정이 더 많습니다. 그렇다면 무조건 발효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검토, 재협상 등을 통해 완벽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 한덕수 주미대사가 생뚱맞게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갑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에 어떻게 하든 한미 FTA를 잘 포장하고 끝까지 마무리를 짓겠다는 MB정권의 노림수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일을 전 정권 사람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이번 정권 사람들은 어떻게 하든 미국의 도움을 받아 빨리 실현 시키려고 합니다. 이것은 아직도 국민을 계도해야 할 대상이지, 국민이 내는 목소리가 천심이라는 생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4·11 총선과 한미 FTA 3월15일 발효,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정치 일정 (3월 25일 핵안보 정상회의)을 보면 국민은 어디로 가고 정치인들의 꼼수만 눈에 보입니다. 대한민국은 정치인들이 주인이 아니고 국민이 주인입니다. 머슴인 정치인들이 싼 똥을 주인은 치워야 할 수밖에 없기에, 잘못된 것을 반대할 자격도 있으면서 그에 대한 의무 또한 있습니다.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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