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관련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는 무모한 도박

道雨 2012. 2. 22. 13:13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는 무모한 도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3월15일 발효된다고 한다.

엊그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협정 이행에 필요한 법적 요건과 절차를 서로 마무리했다며 발효 일자를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협정의 위험을 우려하는 국민 여론과 야당의 반대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놓고 또다시 국론이 갈리게 됐다.

 

미국 언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협정 발효를 서두른 것은 우리 정부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가 4월 총선과 협정 발효일 사이에 ‘완충지대’를 두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국회에서 지난해 11월 여당 단독으로 비준안을 날치기 처리한 뒤부터 발효 일자를 앞당기려는 노력만 해왔다. 발효 준비상황을 점검한다든지 보완대책을 수립하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협정에 대한 여러 의혹과 우려들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의 협정 이행 준비가 부실하다.

한국은 협정 발효 요건을 맞추려고 세제·환경·보건·지적재산권 등 광범한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법률을 무려 26개나 고쳤다. 협정 이행 과정에 충돌하는 법률이 확인되면 추가로 바꿔야 한다. 입법부와 사법부의 판단도 협정에 계속 구속되어야 한다.

 

반면에 미국은 수입 관세와 하역수수료 같은 경미한 사안을 조정하는 4개 법률만 바꿨다. 또 앞으로 협정과 충돌하는 모든 자국 법령은 그대로 유효하며, 협정에 우선한다는 조항을 이행법률안에 못박아뒀다.

실제로 미국은 협정과 충돌하는 법령도 버젓이 유지하고 있다. 예컨대 개성공단 제품의 교역을 민형사상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행정명령 13570호’가 그렇다. 협정의 법적 효력과 지위가 이처럼 기울어진 상태에서 발효된다면 이익의 균형은 원천적으로 무너진 것이다.

 

정부가 약속한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의 개정도 불투명하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양국간 서비스투자위원회를 구성해 재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이 기구에선 재판의 투명성을 높인다든지 단심제를 개선하는 정도만 논의할 수 있을 뿐이다. 폐기는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정부는 협정 발효로 경제영토가 넓어져 국익 증대의 발판을 얻게 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나 검증되지 않은 얘기다.

앞서 미국과 협정을 맺은 나라들의 경험에 비춰보면, 국민 주권과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협할 소지가 크다. 진정한 국익의 관점에서 협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 2012. 2. 23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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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정부, 총선때문에 FTA 발표 서둘러"

 

미 통상잡지 보도... 미국도 한미FTA 발효 선언

 

 

 

21일 오전(미국 현지시각),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한미FTA가 오는 3월 15일 발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도 하루 전날(한국 시각으로 21일 오후) 이같은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커크 대표의 발표는 지난 19~20일 미 대표부와 한국 정부가 FTA의 발효와 관련한 양국의 법률 및 규정에 대한 검토를 마친 결과 나온 것이라고 미 무역대표부는 설명했다. 또한 미국과 한국 양국이 각각 FTA의 실행을 위한 법적 요건과 절차를 마무리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외교각서를 교환했다고 전했다.

 

"몇 주 후면, 한미FTA가 약속하는 수 만개의 일자리와 더 나은 임금이 미국의 회사들과 가족들에게 도달할 것"이라고 커크 대표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말했다. 그는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 협약이 미 의회 양원 모두에서 양당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더 나은 조약이 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커크 대표는 한미FTA의 발효로 1조 달러에 달하는 한국 시장이 미국의 노동자와 업계 그리고 농업인들과 목축업자들에게 열릴 것이며, 아시아 태평양의 중요한 우방과 경제적 협력도 강화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무역대표부는 한미 FTA가 향후 5년안에 미국이 수출량을 두 배로 늘린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수출 전략의 중요한 일환이라고 한미FTA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010년 12월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FTA로 약 7만여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미국에서 생길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미 공산품 80% 3월 15일부터 무관세 한국 수출"

 

미 무역대표부는 미국 공산품의 약 80%가 FTA 발효시점인 3월 15일부터 무관세로 한국에 수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해당하는 제품에는 항공장비, 농업장비, 자동차 부품, 건축재, 화학제품, 소비재 그리고 전기장비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무역대표부는 덧붙였다.

 

또한 환경관련 제품들, 모든 신발류 제품과 여행관련 상품, 또 종이 제품과 과학 장비 그리고 운송 및 물류 장비 등도 다음 달 15일부터는 무관세 적용을 받는다.

 

아울러 한국으로 수출되는 미국산 농산물의 3분의 2도 무관세 적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미 무역 대표부는 설명했다. 이에 해당하는 농산물로는 밀가루, 옥수수, 분쇄용 콩, 사육용 유장, 소가죽, 면화, 체리, 피스타치오, 아몬드, 오렌지 쥬스, 포도주스, 그리고 와인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동차 안전 및 환경 기준, 강화된 규제 투명성과 기준 설립, 기술 중립화와 관세 행정, 지적 재산권에 대한 강화된 보호조치 등의 무관세 분야도 3월 15일부터 한미FTA에 따라 법적 효력을 발휘한다. 약 58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서비스 시장도 개방될 예정이다. 

 

  
2010년 12월 3일 한미FTA 재협상을 타결짓고 악수하고 있는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 연합뉴스
한미 FTA

한국 정부가 FTA발효 서두르는 이유는?

 

미국 통상전문 잡지인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는 커크 대표의 이번 발표가 양국 대표들이 지난 2월 19~20일 시애틀에서의 만남을 끝으로 나온 것으로, 작년 10월 미 의회가 한미FTA 법안을 통과시킨 이래 총 다섯 차례의 직접 만남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 국회에서는 이 법안이  작년 11월 당시 한나라당의 기습처리에 의해 통과됐다.

 

한국 정부는 원래 한미FTA를 올 1월 1일에 발효시키기를 강력히 희망했고 작년 12월부터 FTA 발효를 위한 모든 준비를 끝냈다고 말해왔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그러나 3월 중순까지 발효시점이 늦춰진 것은 미 무역대표부가 한국이 취한 여러 법적 단계들을 면밀히 검토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관계자의 말을 빌려 설명했다.

 

이 잡지는 지난해 12월, 당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올 2월 1일에 FTA가 발효될 것이라 보고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잡지는 당시 미국의 업계가 김 본부장이 그처럼 서두르는 것에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미국 업계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는 3월 26일~27일이 FTA 비준 준비를 완료할 '데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이 잡지는 한국이 FTA 발표를 서두르는 이유로 현재 이명박 정부와 국회 다수당인 여당이 FTA 발표일과 올 4월 총선 사이에 '완충지대'를 두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것은 FTA 이슈가 한국 유권자들에게 전면으로 부각됨으로써 야당에 정치적 힘을 주는 것을 우려해서라고 이 잡지는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한미FTA와 함께 미 의회에서 통과됐던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는 당분간 발효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콜롬비아 FTA의 경우는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발효되기 어려울 것이며 미-파나마FTA는 대체적인 날짜도 잡히지 않았다.

 

지난 2월 10일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는 콜롬비아 정부가 FTA의 비준을 위해 필요한 지적재산권 문제가 콜롬비아 의회의 승인과 헌법재판소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파나마FTA의 경우는 오는 24일 파나마의 외무부 차관이 미 무역대표부의 대표보와 만나는 자리에서 그 발효시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그러나 이 두 FTA와는 달리 한미FTA가 신속하게 발효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정부가 FTA의 실질적 승인과 관련된 모든 필요한 법적 단계를 이미 다 끝냈고 또한 곧바로 필요한 규정들을 공표까지 해놓았기 때문이라고 이 잡지는 설명했다.

 

WSJ "한국, 미국에 대해 무역으로 큰 이득 못 볼것"

 

한편, 이날 미 무역대표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예측불가능한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특히 올 4월 국회의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의 야당이 한미FTA의 발효를 막을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8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 베이너 하원 의장에게 보낸 서신에서 한미FTA 총 9개의 분야에서 재협상을 요구했고 이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FTA발효를 막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한미FTA로 양국간의 무역량이 앞으로 5년 내 약 10%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그러나 미국 농산물에 대한 수입량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에 대해 무역으로 큰 이득을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