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찰 관련

‘김제동 울린 이명박 심판하자’ 20~30대 유권자 분노

道雨 2012. 4. 5. 12:41

 

 

 


     ‘김제동 울린 이명박 심판하자’ 20~30대 유권자 분노

 

   초대형 김제동 사찰파문 ’, 쓰나미 될까

(서프라이즈 / 부천사람사는세상 / 2012-04-04)


“여기는 봉하마을 비 내려요. 저 노무현 아저씨 보고 싶어요. 이거 죄 아니죠.” (2011년 5월 22일 새벽 4시 김제동 트윗글)

지난해 5월 22일 노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모행사인 ‘김제동의 노하우 토크콘서트’ 진행을 하러 봉하마을에 갔던 김제동이 트윗한 글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보고 싶다는 말 뒤에 덧붙인 ‘이거 죄 아니죠’를 보면 평소 유쾌한 모습으로 방송에 등장했던 김제동이 보이지 않는 권력에 대해 어느 정도로 의식하며 지냈는지 알 수 있다.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노제 사회를 진행한 후 석연치 않은 이유 등으로 진행하던 방송에서 하차한 김제동은 이후 힘겨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노제 사회를 본지 반년이 지난 ‘10년 2월 김제동은 MBC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의 증언으로 강제하차 이후 김제동이 어느 정도로 힘겨워했는지가 알려졌다.

김제동이 출연한 시기는 ‘죄와 길’ 편. 길의 ‘방뇨사건’ 변호인역을 담당해 수려한 변호를 진행하던 김제동에게 갑자기 유재석이 “이틀 전 울었습니까? 안 울었습니까? 외롭다고 했습니까? 안 했습니까?”라고 묻고는 방송에서 강제 하차당한 뒤 힘겨움에 김제동이 오열했기 때문에 자신이 6시간에 걸쳐 위로해야 했노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 MBC 무한도전 <죄와 길> 편에 출연한 김제동 씨 ⓒMBC 무한도전


힘겨움에 오열… 그러나 돌아온 것은 권력으로부터의 ‘사찰’

유재석을 만나 힘겨움을 토로했던 김제동은 그로부터 석 달 후 문제의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된다. 일면식도 없었던 국정원 직원은 김제동에게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제 사회를 맞는지 확인한 후 ‘왜 사회를 굳이 당신이 보려 하느냐’면서 ‘당신 말고도 다른 사람이 많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무한도전에서 당시 그가 어느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지를 감안할 때 국정원의 회유와 협박에 맞서기란 보통의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국정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1주기 추모제 사회를 강행한다. 10년 5월 23일 노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식 직후 한 블로거는 이날 자신이 본 김제동이 연출한 감동적인 장면을 생생히 묘사해 블로그에 올려놓았다.

▲ 빗속에서 한 아주머니를 안아주고 있는 김제동 씨

“세찬 비가 내리는데 김제동 씨는 우산도 비옷도 없이 비를 맞으며 대통령님의 ‘아주 작은 비석’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한 아주머니께서 울먹이며 다가오셨습니다. 제동 씨는 아주머니를 안아주셨고 아주머니가 뭐라고 말씀하시자 나지막이 ‘저는 괜찮을 겁니다. 저는 괜찮을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동 씨도 함께 울었습니다. 아주머니는 5분 정도 제동 씨 품에 안겼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제동 씨가 아주머니를 위로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분, 잘 계실 겁니다’라고요. 제동 씨는 방송국에서 자꾸 밀려나고 있습니다. 그가 ‘저는 괜찮을 겁니다’라고 말했지만 괜찮을 리가 있겠습니까? 자기는 괜찮다며 아주머니를 위로하는 그 모습을 보는 제가 다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 다음 블로그 ‘바람의 언덕’님 글 중 인용


어머니를 감동시켰던 ‘최고 권력자’의 따스함에 감동했던 김제동

시골에서 상경해 힘겹게 최고의 입담을 과시하며 잘 나가던 김제동은 왜 노 대통령 서거 당시 정권에서 눈에 불을 켜고 있던 그 시점에 ‘노제 사회’를 맡았을까. 2009년 12월 어느 날 ‘김제동의 토크콘서트’에서 그 해답이 밝혀졌다. 관객 중 한 명이 ‘그 당시 사회를 본 이유’를 물었고 김제동의 답변은 이제는 제법 유명한 ‘노 대통령과 어머니의 손가락 약속’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03년 2월 6일 김제동이 ‘아침마당’에 출연하게 되었다. 윤도현 러브레터로 방송에 데뷔했을 무렵이었다. 이 방송에는 특이하게 가족들도 출연하게 되었는데 이 사실에 너무 뿌듯했던 어머니는 우연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멀리서 발견하고는 용기를 내어 다가간다. (당연히) 막아선 경호원을 노 대통령 당선자는 (당연히) 제지하고 김제동 어머니를 만난다.

김제동 어머니 : 윤도현을 아시나요?

노무현 당선자 : 아 윤도현이요. 잘 압니다. 윤도현 어머니 되시나요?

김제동 어머니 : 그럼 김제동은 아세요?

노무현 당선자 : 미안합니다. 김제동은 누구인지 모르겠네요

김제동 어머니 : 나는 윤도현 어머니는 아니고, 윤도현과 함께 TV에 나오는 김제동 엄마 되는 사람인데, 아들 녀석 때문에 TV에 출연하기 위해 서울로 가고 있습니다.

노무현 당선자 : 장한 아들을 두셨네요. 축하 드립니다.

노 당선자와 대화를 나눈 이후, 김제동 어머니는 다시 노 당선자에게로 가서 말한다.

김제동 어머니 : 우리 아들 장차 큰 인물이 될 사람이니까, 내일 아침마당에 출연하는 우리 가족 모습 볼 수 있겠냐고, 만약 볼 수 있다면 나와 꼭 보겠다 손가락 약속을 하자고….

노무현 당선자 : (손가락 약속을 한 상태로) 꼭 보겠습니다.

만일 김제동 어머니가 만났던 대통령 당선자가 노무현이 아니라 이명박이었더라면 어머니는 결코 당선자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노 당선자였기에 감동적인 ‘손가락 약속’도 가능했었다. 홀로 고생하며 키운 자식 자랑을 당시 최고 권력자에게 ‘손가락 약속’으로 했던 어머니의 기뻐하는 모습을 본 김제동에게 노무현이 어떤 인물로 다가왔을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

2011년 노 대통령 서거 2주기 당시 김제동이 트위터로 공개한 노 대통령과의 만남 사진. 그는 대통령 앞에서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저 비굴한 놈 아니에요. 너무 좋아서 그랬다구요.”


김제동 사찰 파문, 20~30대 ‘냉담’ 젊은 층들 대거 ‘심판 투표’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조사결과 이명박 정권의 민간인 사찰로 새누리당은 3%가량 지지율이 하락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팔로워가 80만 명 이상이며 20~30대 젊은이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김제동 사찰’이라는 메가톤급 변수가 폭로된 지 하루가 지난 지금 새누리당은 패닉에 빠져서 이명박에 대해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등 점점 ‘사찰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실제 수도권에서 20~30대 정치에 냉담 성향이 컸던 유권자들의 ‘심판 투표’ 분위기가 뚜렷하다. 실거주지와 주소지가 상이해 기권하려 했다는 김모씨(34세)는 “(애초 기권하려던 생각과 달리)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며 “김제동과 같은 선량한 연예인을 사찰하는 정권에게 경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투표일을 포함해 목, 금 이틀 휴가를 내고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30대 중반의 직장인 신모씨는 “출국 날이 투표일 아침이어서 기권하고 인천공항으로 갈 계획이었지만 연예인까지 사찰하는 정권에 분노하게 됐다”면서 “아침 6시에 투표장에 가서 투표하고 일본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텃밭이라고 알려진 강남권의 30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커다란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강남을 지역구에서 ‘보수 성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모씨(33세)는 “투사적 이미지의 정동영이 싫어서 김종훈을 찍으려 했었다”면서 “김제동 사찰 건이 터진 뒤에 이 정권에 혐오감을 느껴서 야권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선택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사찰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이명박 정권을 비판했다.

최초 ‘민간인 사찰’이 터졌을 무렵, ‘전 정권도 사찰했다’는 사실무근의 ‘물타기’로 빠져나오려 했던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은 언뜻 성공하는 듯싶었으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김제동 사찰’에 걸려서 패닉 상태다. 그 패닉의 강도가 진도 6일지, 8일지 아니면 초대형 쓰나미를 동반할 9일지는 어느 정도로 젊은 유권자들이 분노하느냐에 달렸다. 이제 선거는 일주일 남았다.

 

부천사람사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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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동 선생, 당신도 바보처럼…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2-04-05)


“김제동 선생. 70이 넘는 내가 선생이라 부릅니다. 선생의 한 마디가 나 같은 늙은이의 천 마디보다 가슴을 울립니다. 장가가라는 소리 안 할 테니 투표율은 꼭 70% 올려 주십시오. 선생이면 가능합니다. ㅠㅠ 우리 모두 김제동 선생을 성원합시다.”

 

내가 트윗에 올린 글이다. 진심으로 올린 글이다. 트윗에는 무려 수백 편의 댓글이 올라왔다.

고문 중에서 잠 안 재우는 고문이 가장 심한 고문 중의 하나라고 한다. 군대생활 안 한 사람은 모르지만 해 본 사람은 밤새워 하는 장거리 행군 중에 걸으면서 깜박깜박 졸아 본 경험을 기억한다.

 

 

‘대구서 보따리 싸 가지고 올라와 얼떨결에 성공한 촌놈’이 바로 작가 공지영 의 김제동에 대한 설명이다. 김제동은 약을 먹고야 잠을 잔다고 했다. 잠 못 자는 병이 있다. 불면증이라고 한다. 그래서 수면제라는 약도 있다.

하루 24시간을 쪼개 쓸 정도로 바쁜 김제동이다. 몸인들 얼마나 피곤하랴. 그가 천하장사가 아니라면 자리에 눕자마자 바로 꿈속으로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게 상식이다. 그런 김제동이 잠을 못 잔다.

약을 먹고서야 잠이 든다고 고백한 김제동. 공지영은 마음이 짠하다고 했다. 왜일까. 알기 때문이다. 김제동에 관한 많은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들도 안다. 김제동에 많은 것을 국민들은 마치 자신의 피붙이가 당한 것처럼 모두 안다. 진상의 끝자락이라도 잠시 들춰보자.

 

국가정보원 직원이 두 차례 직접 찾아왔다고 밝혔다. 국정원 직원은 두 번의 만남에서 “노무현 대통령 1주기 추모 콘서트 사회를 본다는 게 사실이냐. 왜 그것을 굳이 당신이 해야 하느냐. 당신 아닌 다른 사람도 많지 않으냐”며 콘서트 사회를 보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사 표현을 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김씨는 그러나 예정대로 5월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1주기 추모 콘서트 사회를 맡았다.

 

그다음에 일어난 일들은 다들 지금 드러난 그대로다. 여기서 왜 국정원 직원이 김제동을 찾아와 말도 되지 않는(그들에게는 너무나 말이 되지만) 간청을 했을까. 그 이유도 국민은 다 안다.

백번을 양보해서 그들의 초조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이해한다고 하자. 그래도 그렇다.

김제동은 자신의 소신대로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제 사회를 보았다. 범죄행위가 아닌 한 그것으로 끝이 나야 한다. 그러나 끝나지 않고 끝내지 않았다. 김제동은 방송출연에서 줄줄이 하차했다. 집요했다.

 

국가에나 국민에게 어떤 위해도 가하지 않은 한 명의 방송인이다. 설사 그가 하는 말이 귀에 거슬리다 해도 기분 나쁜 것으로 끝을 내야 한다. 마치 흉악범 쫓듯이 이게 무슨 짓인가. 결국, 얻은 것이 무엇인가. 얻은 것은 욕이요. 잃은 것은 민심이다.

 

김미화 윤도현 등 이명박 정부 마음에 들지 않는 연예인들이 줄줄이 방송에서 쫓겨났다. 거대한 국가권력의 의해서 쫓겨났다고 국민들이 생각하는 이런 비인간적인 행위가 가져 온 결과는 무엇인가. 오늘의 국민들이 보고 있는 현상 그대로다.

 

분명하게 정치적인 접근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는 이른바 ‘김제동 사건’의 폭풍은 무섭다. 그러나 김제동은 어떤가. 전국을 다니면서 콘서트 사회도 본다. 때때로 방송 시사프로에도 출연한다.

어떤가. 내 눈이 이상해서 그런가. 내가 편향되어서 그런가. TV 영상에서 마주치는 김제동의 눈동자에서 나는 표현할 수 없는 고독을 보고 고통을 읽는다.

 

얼결에 성공을 했는지는 몰라도 김제동은 출세했다. 개그맨으로서 최정상에 올랐다. 그뿐이랴. 또 다른 의미에서 국민들로부터 더없이 많은 사랑을 받는다. 세속적으로 말하면 김제동은 어느 누구도 겁내지 않고 살 수 있는 늘어진 팔자다. 그런 김제동이 잠을 못 잔다. 무섭다고 했단다.

 

잠을 못 자서 괴로운 김제동, 꼭 약을 먹고 잠을 자기 때문에 고통스러운가. 잠을 못 자는 고통보다도 더 큰 고통은 무엇일까. 왜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뭐 잘났다고 고집을 부렸을까.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 사회 보지 않았다고 내게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지금 이 고통을 당하는 것이 싸다고 후회하는 것은 아닐까. 바로 그 후회가 더 고통스러운 것은 아닐까.

 

“여기는 봉하마을 비 내려요. 저 노무현 아저씨 보고 싶어요. 이거 죄 아니죠.” (2011년 5월 22일 새벽 4시 김제동 트윗글)

 

<진실의길> 지용민 기자가 쓴 기사를 잠시 빌리자.

2003년 2월 6일 김제동이 ‘아침마당’에 출연하게 되었다. 윤도현 러브레터로 방송에 데뷔했을 무렵이었다. 이 방송에는 특이하게 가족들도 출연하게 되었는데 이 사실에 너무 뿌듯했던 어머니는 우연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멀리서 발견하고는 용기를 내어 다가간다. (당연히) 막아선 경호원을 노 대통령 당선자는 (당연히) 제지하고 김제동 어머니를 만난다.

김제동 어머니 : 윤도현을 아시나요?

노무현 당선자 : 아 윤도현이요. 잘 압니다. 윤도현 어머니 되시나요?

김제동 어머니 : 그럼 김제동은 아세요?

노무현 당선자 : 미안합니다. 김제동은 누구인지 모르겠네요.

김제동 어머니 : 나는 윤도현 어머니는 아니고, 윤도현과 함께 TV에 나오는 김제동 엄마 되는 사람인데, 아들 녀석 때문에 TV에 출연하기 위해 서울로 가고 있습니다.

노무현 당선자 : 장한 아들을 두셨네요. 축하 드립니다.

노 당선자와 대화를 나눈 이후, 김제동 어머니는 다시 노 당선자에게로 가서 말한다.

김제동 어머니 : 우리 아들 장차 큰 인물이 될 사람이니까, 내일 아침마당에 출연하는 우리 가족 모습 볼 수 있겠냐고, 만약 볼 수 있다면 나와 꼭 보겠다 손가락 약속을 하자고….

노무현 당선자 : (손가락 약속을 한 상태로) 꼭 보겠습니다.

 

 

2011년 노 대통령 서거 2주기 당시 김제동이 트위터로 공개한 노 대통령과의 만남 사진. 그는 대통령 앞에서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저 비굴한 놈 아니에요. 너무 좋아서 그랬다구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할 말 못하고 하고 싶은 일 못하고 사는 세상이다. 잘난 김제동도 별수 없다.

“김제동 선생, 바보처럼 사십시오.”

 

이기명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