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관련

4대강 녹조, 누구 책임인가?

道雨 2012. 8. 13. 14:59

 

 

 

 

                 4대강 녹조, 누구 책임인가?

                                                                                    (서프라이즈 / 풍경생태 / 2012-08-10)


몇 년 전에 독일에서 건강세미나가 있어서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 독일 의사는 생각의 변화를 발표했습니다. 독일의 수돗물이 세계의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잘못 알고 있었고 지금은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프로파간다를 잘 이용했습니다. 히틀러와 괴벨스 등에 그렇게 당했으면서도 국가의 발표를 그대로 믿는 성품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과거 모 대학병원에 근무하던 시절에 병동에는 생수를 주었지만 의사들의 식당에는 수돗물로 보리차를 끓여서 주었습니다. 병원회의 시간에 수돗물에 문제가 있다고 발언을 하자 담당 직원은 얼굴에 힘을 주면서 수돗물이 가장 안전하다고 거품을 물었습니다.

오랜 후에 그 병원에 가보니 바꾸어지기는 했습니다만 이런 현상은 정부가 지속적인 교육을 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구청에서는 아리수나 수돗물만 먹을 수 있다는 말을 공무원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좋은 것을 좋다고 하는 것은 좋지만 문제가 있는 것을 판단을 하지 못하게 하고 감각을 마비시키는 것은 생각해봐야 합니다.

가끔씩 일어나는 수돗물 논쟁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만 결국에는 수도관의 말단은 지자체의 책임이 아니라 아파트 단지의 문제로 귀착됩니다. 정부가 아무리 깨끗하게 해도 물은 아파트 꼭대기 저장소에 있다가 나오기 때문에 그 관이 더러우면 더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또 과거 미국의 수돗물 사태에도 알 수 있듯이 정수시스템이라는 것은 그 당시의 기술의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먹는 약의 종류가 워낙에 많아 이 중에는 걸러지지 않는 약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 몇 가지 성분이 미국 수돗물에 나와서 시끄러운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더 황당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부 예상대로라면 4대강 사업의 대미를 장식하고 찬양을 받아야 할 시점에 강에 녹조가 발생하고 수돗물에 냄새가 난다는 욕을 먹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그 원인이 4대강 사업이 아니라고 열을 내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만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강에 손을 대서 그 결과가 좋다는 통계가 나와야 하는데 폭염이나 가뭄이 원인이 되었든 간에 나타나는 현상이 국민에게 불편을 주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만 일어납니다. 그것도 차기 정부에 넘어가기도 전에 바로 발생합니다.

자연은 보호하는 사람이나 망치는 사람에게 반드시 대가를 지불합니다. 4대강은 너무도 망쳐 놓았습니다. 그 대가를 담당해야 되는 사람이 이명박이 아닌 국민이라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만 생각을 모아 대책을 마련해야 됩니다.

그 전에 반드시 해야 될 작업은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저지른 사람들이 본인의 잘못을 자백하고 또 명백하게 오류를 밝혀내야 합니다.

청계천처럼 대충 저질러놓고 환경 상을 받아 언론플레이로 치장하고 아무 잘못이 없고 잘 했다는 듯이 넘어가면 4대강의 파괴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패착 중에 하나는 4대강 사업이고 이를 잘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날씨나 기후가 점점 극단적으로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차기에 누가 대통령이 될 지 아직 모릅니다만 4대강 사업을 평가하고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고 사후처리를 하는 것과 그 대책을 내놓는 일은 대통령 후보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되었습니다.

 

풍경생태

 


 


"초록색 물감 풀은 듯...4대강이 녹조 재앙 키웠다"
(경남 CBS / 최호영 기자 / 2012-08-10)


마치 초록색 물감으로 죽을 쒀 놓은 듯 했다.

9일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과 환경단체가 찾은 낙동강 중하류에 위치한 합천창녕보 주변 모습은 악취가 진동하며 이같은 모습을 드러냈다.

강은 온통 녹색 빛을 띄었고 물의 흐름이 더딘 지점과 강과 만나는 하천 입구는 유화 물감을 풀어 놓은 것처럼 녹조가 썩고 있었다. 거품도 일었다.

썩은 녹조를 직접 만져본 장 의원은 코를 움켜쥐며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을 한번 봐야 한다. 국회의원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국장은 "4대강은 생명의 젖줄인데, 박근혜 후보는 이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며 "과연 국정운영을 책임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 "거대한 호수…. 물길 느려져 녹조 창궐"

장 의원은 "4대강 16개 보로 인해 호수가 생성되면서 물이 정체돼 녹조가 창궐한 것"이라며 "이미 예견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4년 23일간 폭염이 지속됐지만 낙동강 하류에만 녹조가 나타났지 지금처럼 강 상류까지 녹조가 번지지 않았다"며 "폭염과 가뭄 탓으로 돌리는 정부의 발언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달 상순에서 중순까지 전국 강수량은 281.4mm로 평년(204.3mm)과 대비해 138% 증가했고, 평균 기온(25.5도)도 작년보다 0.4도 높고, 평년과는 1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은 "녹조 상당 수가 독성 물질인 남조류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부는 고도 정수처리시설이 있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취.정수장 중 고도정수처리시설은 불과 27곳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정 문제로 각 지자체에서 고도 정수처리시설 예산을 배정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 환경청, "4대강 사업 영향보다는 폭염 탓"

이에 대해 김상배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장마 이후 유례없는 무더위와 강수량 감소가 주 원인"이라고 정부의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낙동강 보 가운데 달성보와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에서만 독성물질을 생산하는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낙동강환경청이 최근 측정한 낙동강 보 지점의 클로로필-a 농도는 합천창녕보가 80.8㎎/㎥로 가장 높았다.

조류경보제 발령 기준으로는 상주보와 창녕함안보를 제외하고는 '조류주의보'에 해당하는 15㎎/㎥ 이상을 모두 넘어섰다.

낙단보와 칠곡보 강정고령보, 합천창녕보의 경우 '조류경보' 수준인 남조류 세포수(5000개/㎖)와 클로로필-a(25mg/㎥) 기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김 청장은 "보는 댐이 아니기 때문에 조류경보제가 아닌, 수질예보제로 적용한다"며 "합천창녕보 같은 경우 기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수질예보제의 경우 조류경보제보다 기준이 느슨해, 가장 낮은 관리 단계인 '관심'의 클로로필-a 농도가 70㎎/㎥로 설정돼 있다.

녹조의 원인에 대한 질문에는 김 청장은 "4대강 사업의 영향보다는 폭염과 같은 다른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2011년 7월 작성된 환경부 문건을 제시하며 호소 수질관리기준인 '조류경보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건에는 "4대강 사업 이후 하천 형상이 호소형으로 변형되고"라고 적혀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낙동강환경청과 수공측에 낙동강 상류에서 하류까지 체류시간을 물었지만 아무도 답을 하지 못했다.


◈ "보 수문 상시 개방하고 복원 방안 마련해야"

장 의원과 환경단체는 "결국 4대강 사업이 녹조 재앙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보가 건설되면서 4대강 사업 이전보다 물의 체류 시간이 길어져 녹조가 번지고 있다"며 "상시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카톨릭대 김좌관 교수(환경공학과)도 '4대강 녹조 현상 분석자료'를 통해 "최근 완공된 보로 인한 긴 체류시간이 낙동강 중상류까지 조류가 번지고 있다"며 "가장 효과적인 대안은 수문을 개방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여야를 떠나 4대강 문제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시민사회, 전문가 등과 함께 진정성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4대강, 한강 취수원 4년 전 더 좋았다

 

      4대강 사업에 더럽혀진 서울시민의 젖줄 심각

(서프라이즈 / 내가 꿈꾸는 그곳 / 2012-08-11)


서울시민들이 마시는 한강 취수장의 물 이대로 괜찮을까.

이틀전(10일), 글쓴이는 한강 잠실수중보로 걸음을 옮겼다. 인터넷과 언론을 뒤 덮고 있는 4대강 녹조 소식 때문이었다. 특히 서울시민의 젖줄인 한강이 녹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은, 서울시민의 한 사람인 글쓴이의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 날이면 날마다 서울시민들은 한강물을 식수 등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모처럼 가는 빗방울이 날리던 오전 11시 경 잠실대교 밑 수중보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글쓴이를 놀라게 한 건 악취였다.

이곳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을 고집한 이후 글쓴이가 자주 찾아가 본 곳으로, 남한강 수계에 이포보 등 수중보가 생기기 전 수질은 나빳을 망정 최소한 악취는 풍기지 않았던 곳이다. 그리고 발걸음을 수중보 가까이 옮기자마자 (맨 처음 등장한 사진의)녹조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이다. 그곳은 한강 잠실수중보에 설치해 둔 어도가 끝나는 장소이자, 서울시가 아리수(암사.구의.풍납취수장)를 생산하는 취수원 주변이었다. 

서울시민은 시쳇말로 '*물'을 정수한 물을 식수로 마시는 것과 별로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4대강 사업 이후 예상된 일이었지만 너무 빨리 찾아온 재앙이자 놀라운 일이기도 했다. 불과 1년만에 한강의 수질은 몰라보게 달라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녹색을 띈 구정물이 한강을 뒤덮고 있었으며 수중보를 타고 흐르던 한강물에서 연신 악취를 풍기고 있었던 것이다. 

잠실수중보에 들르게 되면 습관처럼 찾아나섰던 어도의 형편은 더욱 나빳다. 불과 1년 전 어도에는 비록 이끼가 끼어있었지만 팔뚝만한 누치들이 어도를 따라 오르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틀전 어도에서는 그 어떤 물고기를 찾아 볼 수도 없었다. 어도에 설치된 관찰창은 이미 흉물로 변한 다음이었다. 4년 전 글쓴이가 찾아갔던 잠실수중보의 어도 모습( 한강 어도에서 만난 '누치'의 힘찬 몸짓 )은 그 어느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 땐 한강수계에 수중보가 전혀 설치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래서 준비해 봤다. 4년 전 잠실 수중보의 모습을 불과 이틀전 모습과 비교해 보시기 바란다.


이틀 전 한강 잠실수중보 모습
(촬영 2012년 8월 10일 오전 11시 경)

잠실수중보를 빠져나온 강물은 악취를 풍기며 거품을 만들고 있었다. 간간히 비를 뿌린 이날 하늘에 구름이 가려 녹조 구별이 쉽지않다.

잠실수중보 어도에서 바라본 서울시 아리수 취수원 전경...(당신은 어떤 물을 마시나요?)...참 시사하는 바 크다.

잠실대교 바로 밑에 위치한 어도에 녹조가 흐르고 있는 모습이다. (잘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

심한 악취를 풍기는 어도...

서울시민들의 식수를 제공하는 취수원을 타고 내린 강물이 이런 모습이다. 22조 원 이상의 돈을 강물에 털어넣은  4대강 사업. (그랬으면 절대로 안 되는 일이지만)차라리 그 돈을 대통령의 친인척.측근 비리 따위로 집어 삼켰으면, 강물이나 국토만은 온전했을 게 아닌가 싶은 생각. 정말 가슴아픈 장면이었다. 

참 씁쓸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어도를 돌아서는 데 멀리서 기자로 보이는 분들이 취재에 나섰다. 취재 내용이 궁금하여 발걸음을 재촉했으나 따라잡지 못하고 뒷모습만 카메라에 담았다. 이 분들은 조금전 까지 글쓴이가 서 있던 장소에서 필름을 돌리고 있었는 데, 이곳을 순찰 중인 한 사람으로 부터 취재를 제지(?) 당했는 지 카메라를 철수시키고 있었다.

잠실수중보 바로 곁에서 '순찰' 명찰을 달고 취재를 중단시킨 분이다. 속 내용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이 분이 다가서서 잠시 대화를 나눈 후 'S신문' 기자들은 카메라를 즉각 철수했다. 이 분은 잠실수중보의 녹조를 지키는 지킴이인가. 5천만 국민 전부가 반대한 것과 다름없는 4대강 사업의 수중보 설치는 4년 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었던 것인데, 한강 등 4대강의 녹조현상은 수중보 설치 때문에 유속이 느려져 생긴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중보가 강물의 흐름을 방해하며 생긴 현상은, 금년의 폭염이 가세하여 서울시민의 젖줄 내지 민족의 젖줄을 더욱 부패하게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4년 전 한강수계에 수중보가 추가로 설치되기 전의 모습은 어땠는 지 살펴볼까.


4년 전 한강 잠실수중보 모습
(촬영 2009년 9월 9일 오전 )  

4년 전 글쓴이는 기분좋은 마음으로 잠실수중보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시 글쓴이는 그 때 기분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었다.

"나는 누치의 힘찬 이 몸짓 하나로 한강에 대한 희망 버리지 못했다. 지난 주말 한강 잠실대교에 한강의 풍경을 잘 조망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만들어 놓은 '리버뷰봄'을 개관식에 앞서 둘러봤는데, 겉 모습은 마치 홍수통제소를 닮아 다소 딱딱해 보였지만 막상 리버뷰봄 내부를 둘러보니 아늑한 풍경이었고, 리버뷰봄 카페에서 내려다 본 한강의 모습은 평온하고 아름답기만 했다."

이 포스트를 발행<http://blog.daum.net/jjainari/15712302>할 당시만 해도 글쓴이는 한강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썩 달라진 한강의 환경은 아니었지만, 한강은 가꾸기 여하에 따라서 사람들이 쉴만한 공간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잠실수중보 곁에서 어도를 따라 힘차게 꼬리를 흔드는 누치를 보는 순간, 한강이 더 맑아졌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 같았다.

이 때만 해도 4대강 곳곳에 녹조를 만드는 수중보 같은 괴물체가 젖줄을 가로막을 줄 안 사람들은 많지않았다.

뿐만 아니라 글쓴이는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던 누치의 황홀한 몸놀림 때문에 수질이 저하된 한강은 잠시잊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순간 어도 곁에서 죽은 누치를 발견했을 때는 사뭇 다른 기분이 들었다. 당시 글쓴이는 그 모습을 보며 이렇게 투덜거렸다.

"녀석은 수중보로 막혀 호수처럼 변한 한강에 살다가 어떤 이유에서 인지 모르겠지만, 생을 마감하며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한강변에 머리를 뉘었다. 녀석이 바라 본 마지막 한강의 모습은 어땠을까?...

그곳에는 잠실수중보 때문에 흐름이 정체된 강물이 유속을 잃으며 상류 등지에서 떠내려온 부유물을 강변으로 밀어내고 있는 모습이었고 그 부유물들은 강변에 설치된 어도 곁으로 함께 이동하고 있었는데 이를 막기위해 휀스를 설치하여 부유물을 어도 바깥으로 유도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동안 이 부유물들은 주로 어도 쪽으로 유입되었을 것이며 어도를 통과하려는 물고기들이 오염물질들 때문에 어도 사용을 회피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와 함께 부유물들은 어도를 오염시키는 한편 어도에 설치된 견시창을 캄캄하게 만들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아예 어도 속으로 이동하는 물고기 관찰을 포기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며 주말 현재 까지 어도관찰용 창은 방치된 채 본래 용도를 잃어가고 있었다.

어도 위쪽을 돌아보며 죽은 누치를 만나고 부유물들을 보니 괜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을 희망적으로 바꾸어 놓은 것 또한 누치였다. 강물 표면을 더럽히고 있는 부유물질 아래에서 놀던 누치들이 미처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가 깜짝 놀라며 퍼득이며 도망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휀스 너머였지만 어도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나는 다시 어도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시 글쓴이의 눈에 비친 한강(잠실수중보)의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비록 누치가 숨바꼭질을 하듯 수중보를 힘차게 오르내렸지만, 기대 이하의 수질과 어도관리 등에 불만이 가득했던 것이다.

그나마 그런 기분을 누치의 힘찬 몸짓으로 씻어내었을 뿐 속은 찜찜했던 것이다.

그런데...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4년 만에 일어나고 있었다.

4년 전 당시 어도에서 몸도 잘 가누지 못하던 메기는, 4년 후의 한강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4대강 사업이 완성된 이후, 한강 어도와 취수원은 악취를 풍기며 녹조에 찌든 썩은 강으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그 흔했던 누치 한 마리 조차 구경할 수 없게 된 한강의 모습이었다. 오히려 4년 전 한강의 모습이 (수중보를 만들기 전 모습 보다)훨씬 더 (육안으로)깨끗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우리 국민 다수는 4대강 사업이 부동산개발사업 외 더도덜도 아이란 것 등에 대해 수도 없이 입이 닳도록 반대의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러나 그 때 마다 이명박 대통령은 말도 안 되는 반대의 논리를 폈다. 4대강 사업은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번 몸서리 칠 정도의 가뭄에도 4대강 수중보는 침묵을 하고 있었고, 홍수가 빈번하게 일어난 지역은 모두 4대강이 아니었다. 국민들이 안된다라고 외치면 문제없다라며 청개구리 같은 논리로 강행한 4대강 사업의 본색이 모두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은 작년 가을 수중보가 완성될 즈음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 4대강은 생태계를 보강하고 환경을 살리는 그러한 강으로 태어났습니다."

글쓴이는 이런 모습을 도무지 보고싶지 않아 두 번 다시는 4대강 근처에 얼씬 거리고 싶지도 않았다. 대통령이 국민들 가슴에 염장을 지르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재임 기간 내내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가중시킨 게 4대강 사업이기도 했던 것이다. 대통령의 태도는 그냥 거짓말 정도가 아니라 나라의 국부를 축내고 국토를 절단내는 사업에 거의 정신병적 태도를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글쓴이가 이런 증상에 오염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어느날, 4대강 죽이기 사업으로 상주경천대의 비경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한 없이 슬퍼했다. 그 때 글쓴이의 심정은 한 인간이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난도질 하는 패륜아적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그때 그 어미의 아픔은 어땟을 지 짐작이 가며 고통에 떠는 어미의 모습을 보는 순간, 분노와 함께 슬픔을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 제아무리 원수가 진들 자신을 낳아준 국토(어미)를 이렇듯 함부로 황폐화 시킬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 것도 잠시였다. 이명박의 고향은 한반도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틀 전 미디어를 뒤덮고 있는 4대강의 녹조 문제를 접하면서, 이번에는 고통에 떨던 4대강의 멍든 모습 때문에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글쓴이겐 녹조가 국토에 피멍이 든 것 처럼 보였다. 썩은 피가 정맥 전체에 퍼져 국토를 야금야금 잠식하는 것 처럼 보였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틀 전 뷰파인더에 포착된 한강 잠실수중보 취수원 주변은 녹색으로 퍼렇다 못해 푸르게 멍든 피를 철철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게 국토가 썩어 자빠지며 내뿜는 악취라니.  
 
금년 8월 초,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팔당댐과 잠실수중보 사이의 강북.암사.구의.자양.풍납 등 5개 취수장 주변의 남조류 수를 측정한 결과 ㎖당 240~820개로 나타났다. 클로로필-a는 12.8~27.4㎎/㎥로 조사됐다. 남조류 세포 수가 ㎖당 500개 이상이고 클로로필-a 농도가 15㎎/㎥ 이상으로 두차례 넘게 측정되면 조류주의보가 발령된다. 5천개 이상이면서 25㎎/㎥ 이상일 때는 조류경보가 내려진다. 

이 기준으로 보면 암사.구의.풍납취수장 주변이 주의보 발령 수치를 넘었고, 악취 원인인 지오스민 농도 역시 33.3~41.6ppt로 모두 기준치를 초과했다. 특히 악취 원인인 지오스민 농도는 팔당 2지점에서 기준치(20ppt)의 30배에 가까운 590ppt로 측정됐다. 남양주지역에서는 악취 민원이 잇따랐다. 팔당수질개선본부는 지난 2일 녹조를 없애기 위해 하남 취수장 주변에 황토 2.7t을 살포했으며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다.
<자료 출처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89540 >

녹조 등을 없애는 방법이 고작 황토 몇 톤을 뿌려서 해결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게 헛발질이며 삽질이라고 하는 게 아닌가. 전문가가 아니라 할지라도 물을 가두어 두면 썩는다는 것 쯤 초딩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전문가들은 강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수중보를 철거하라는 견해를 내 놓고 있다. 4대강 사업의 실패를 선언한 조언이다. 전국적인 녹조 현상에 따라 뒤늦게 정부도 4대강 사업의 실패를 자인한 것인 지 한강 녹조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팔당호 수질개선 등을 위해 댐과 보의 물을 방류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녹조 농도는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는 데, 국토해양부는 녹조가 팔당호와 한강하류로 확산됨에 따라 (10일 오전 9시부터 13일까지 3일간) 초당 540t, 총 1억4000만t에 달하는 양의 물을 남한강 충주댐과 이포보.여주보에서 비상 방류한다고 밝히고 있다. 강물은 흘러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조치이며 녹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 뒤늦게 깨달은 응급조치였을 뿐이다.

정부가 쉽게 손을 들지않았던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조치는 비상용수를 활용하는 것인 만큼 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해 댐과 보의 물을 방류한 이유가 녹조 때문이 아니라며 억지춘향을 부리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강물은 흘러야 제 맛이다. 녹조는 또한 국토에 생긴 변비현상의 일종일 지도 모른다. 비상용수 방류라며 어려운 용어 쓰지 말자. 먹었으면 내려 놓아야(싸야) 하는 게 자연의 이치다. 한강 취수원 근처 4년 전을 뒤돌아 보니 그 때가 오히려 더 나았다.

 

내가 꿈꾸는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