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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사체 '둥둥'... 이 물을 마시렵니까? 낙동강 합천보 상류에서 칠곡보까지 녹조 뒤덮여

道雨 2013. 7. 30. 16:28

 

 

 

   녹조 사체 '둥둥'... 이 물을 마시렵니까?

[현장] 낙동강 합천보 상류에서 칠곡보까지 녹조 뒤덮여... "실태조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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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다림재에서 내려다본 낙동강. 녹색 물감을 뿌린 듯 녹조가 강물위에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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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통 녹색으로 변한 낙동강물을 바라보는 주민들은 "이런 모습은 생전 처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진은 낙동강 달성보 하류에 위치한 고령군 개진면에서 바라본 낙동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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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물이 온통 녹색으로 물들었다. 30도가 넘는 땡볕 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낙동강 하류에서 시작된 녹조가 합천보에서 칠곡보 상류까지 올라왔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한 기업의 광고 카피처럼 낙동강은 '우리 강물 푸르게, 푸르게' 물들였다.

낮 기온이 35도를 넘긴 지난 29일 찾은 낙동강은 썩은 비린내를 풍기며 녹조류가 뒤덮고 있었다.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 앞 강물은 멀리서 쳐다봐도 한 눈에 녹조가 심각해 보였다.

낙동강 뒤덮은 녹조류... "하수구 썩는 냄새 진동"

경북 고령군에서 수박농사를 하는 곽상수씨는 "얼마 전부터 합천보 상류에 온통 녹조가 뒤덮이기 시작했다"며 "물이 흐르지 않으니까 예년보다 빨리 녹조현상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도동서원을 찾은 김기운(53, 경남 창녕군 성산면)씨도 "낙동강에 보를 만들면서 물의 유속이 늦어져 이렇게 녹조가 창궐한 것 같다"며 "물에서 냄새도 나고 보기에 안 좋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구지면의 다림재에서 내려다본 낙동강도 온통 녹색이었다. 낙동강 달성보와 합천보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지난해에도 '녹조 라떼'라 불릴 만큼 녹조 현상이 가장 심했던 곳 중 하나다.

방학을 맞아 낙동강 하류에서부터 자전거 트레킹 중이라는 김시현(15, 중3)군과 김주은(16, 고1)군은 "합천보에서부터 특히 녹조가 심했다"며 "하수가 썪는 것처럼 냄새가 진동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김시현군은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보를 만들면 물이 깨끗해진다고 했는데 온통 물감을 뿌려놓은 것 같다"며 "물이 흐르도록 수문을 열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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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성보 하류인 경북 고령군 개진면 쪽에서 바라본 낙동강물. 녹조로 물밑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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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곳 상류에 위치한 달성보와 강정고령보, 칠곡보는 수문을 열지 않았다. 때문에 물의 흐름은 느려지고 녹조는 더 심해졌다. 평소 눈에 띄던 강가의 낚시꾼들도 녹조 발생 후에는 자취를 감췄다.

달성보에서 하류 쪽으로 약 7km 떨어진 경북 고령군 개진면 옥산리의 강물은 도동서원에 비해 녹조 농도가 훨씬 심했다. 원래부터 녹색이었던 것처럼 물 색깔은 온통 녹색이었다.

"녹조 사체들이 둥둥"... 낙동강물은 원래 녹색이었나?

개진면에 위치한 낙동강 옥산수문 지점은 녹조가 뒤덮혀 물 속이 보이지 않았다. 수풀을 헤치고 들어간 강가에는 녹조류가 진흙에 묻어 찰떡처럼 끈적거렸다. 금방이라도 숨이 막힐 것처럼 비릿한 냄새가 났다.

이곳을 찾은 한 주민은 "이렇게 녹조가 심할 줄은 몰랐다"며 "'대박'이라는 표현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곳 강물은 강가의 잡초와 어우러져 온통 녹색을 띠고 있었다. 물속에 손을 집어넣자 녹조 알갱이들이 묻어 나왔다.

달성보 하류에는 녹조 사체들이 강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하류 좌안 강가에는 녹조 사체들이 쓸려내려가다 뭉쳐져 바위 틈에서 구름처럼 뭉개뭉개 뭉쳐 있었다.

달성보를 찾은 주민들은 강가로 내려오지 않았다. 햇빛이 뜨거운 탓도 있지만 죽어서 색이 변한 녹조류가 떠다니는 모습을 구경할리는 만무했기 때문이다. 가끔 전망대에서 휴식을 취하며 달성보를 바라보는 게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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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성보 하류에 떠내려가는 녹조 사체. 마치 그림을 그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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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달성보 하류 좌측. 녹조 사체가 마치 부유물처럼 엉겨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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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보 상류에 위치한 강정고령보도 녹조류로 강물이 녹색을 띠고 있었다. 이곳은 지난 18일 찾았을 때보다 녹조류가 증가했다. 강정고령보 상류 죽곡취수장 쪽으로 난 자전거길 밑에는 녹조류가 떠내려갔다 떠밀려오면서 마치 바위에 그림을 그린 것처럼 얼룩이 져 있었다.

흰색 종이를 물속에 넣었다 건져 올렸더니 금세 녹색으로 변했다. 손으로 뜬 강물은 녹색 물감 같았다. 강정고령보 상류에는 대구시민의 70%가 식수로 사용하는 죽곡취수장과 매곡취수장, 문산취수장이 있다.

대구시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었기 때문에 녹조류가 발생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녹조 현상을 목격한 시민들은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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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류의 자전거도로 밑 강물이 녹조로 온통 녹색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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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강정보 상류를 물들인 녹조. 흰 물티슈를 녹조가 낀 강물에 담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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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가리 잡던 낙동강물, 왜 이렇게 망가졌나... "실태조사 시급"

낙동강 녹조현상은 칠곡보까지 이어졌다. 칠곡보 상류에도 녹조 알갱이들이 둥둥 떠다녔다. 칠곡보 상류 좌측에서 노점을 연 차상현(55)씨는 "지난 28일엔 오늘보다 녹조가 더 심했다"며 "강가에서 물쪽으로 20m가 넘게 녹조띠를 이루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북 왜관읍에서 나고 자랐다는 차씨는 "칠곡보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쏘가리도 잡고 참 좋았는데... 녹조가 생긴 건 처음 본다"며 "이게 다 보를 만들고 물을 가두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단체는 29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해보다 녹조가 훨씬 빨라졌다며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7월 중순 강정고령보 상류의 가장자리 부분에서 대량 증식현상을 보이던 조류들이 27일 현재 강정고령보로 막힌 낙동강 전체로 확산되었다"며 "지금 창궐하는 녹조는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을 가진 남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포함되어 있어, 낙동강 식수원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4대강사업 전 거의 1급수의 낙동강물을 공급받았던 구미와 상주지역은 이제 여름만 되면 독성 남조류로 인해 식수원 안전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며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설치돼 있는 대구와 달리 경북 구미나 상주는 독성 남조류를 걸러주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아서 이들 지역의 식수 공급에 치명적인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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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칠곡보 상류에도 녹조류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녹조류가 이렇게 많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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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칠곡보 상류에 발생한 녹조류에 돌멩이를 던지자 녹색의 물이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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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국장은 "강 전체에 녹조가 창궐하는 것이 입증되었다"며 "환경부와 지자체는 주민들의 식수원 안전에 대한 우려와 수변활동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수 있도록 원인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국장은 또 "환경부나 지자체는 무조건 안전하다고 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환경단체의 주장처럼 4대강 사업 때문에 녹조현상이 생긴 게 맞다면 강을 원상회복하도록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구시당도 "낙동강의 녹조 현상이 다시 창궐하고 있고 이 때문에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며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긴급 합동조사단을 즉각 구성해서 식수의 안전성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 조정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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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완료 1년... 낙동강 상류까지 '녹조 호수'로

 

 

 

 

낙동강 중류인 경남 창녕·함안보 상류 쪽에 지난달 중순 녹조 현상이 발생해 짙은 녹색 물이 가득한 호수처럼 바뀌어 있다.

 

낙동강 복원 부산시민운동본부(옛 낙동강 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가 지난달 13~15일 찍은 항공사진을 24일 공개했다.

 

낙동강 복원 부산시민운동본부는 “지난해엔 낙동강 하류부터 중류인 구미보까지 녹조 현상이 발생했으나 올해는 상류의 영강 합류지까지 낙동강 전 구간에 걸쳐 녹조 현상이 발생했다. 4대강 사업이 완료되고 보에 물을 가두기 시작한 지 1년 만에 낙동강은 유속이 느려지면서 오염된 거대한 호수처럼 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낙동강 권역 주민들의 안전한 식수원 확보를 위해서라도 보의 수문을 상시적으로 개방하고, 장기적으론 보 시설물을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부산/글 김광수 기자, 사진 낙동강 복원 부산시민운동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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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하용 보, 재앙 더 커지기 전에 철거 검토해야

 

 

보 없앤 공릉천의 물놀이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선유동 한강 지류인 공릉천에서 29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다릿발 아래 강물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고 있다. 2006년 4월 농업용수용 보를 철거한 뒤 공릉천의 수질이 개선되고 메기·참게가 다시 돌아오는 등 자연형 하천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고양/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가둔 물 ‘녹조 오염’…쓸데 없고 생태계 교란까지
“보 철거에 1600억”…1년 관리비는 6000억

 

지난 10일 발표된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포기했다던 운하 재추진을 고려해 추진된 사업임이 밝혀졌다. 숨겨졌던 4대강 사업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는 4대강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겨레는 4대강의 현장 집중점검을 시작으로 4대강의 복원을 모색하는 기획시리즈를 싣는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내건 수자원 확보와 홍수 예방이라는 목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사업이다. 사업 현장과 사업 내용이 내건 목적과 도무지 연결되지 않는다. 환경단체들이 “위장된 운하 사업”이라고 규정했던 것은 그 때문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는 환경단체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청와대의 관심은 수자원 확보와 홍수 예방의 기준인 저수량과 하천 통수능력에 앞서, 이상하리만치 ‘수심’에 집중됐다. 결국 그에 맞춰 자연형 작은 보 4개가 평균 수심 4~6m(낙동강의 경우)를 확보할 콘크리트 대형보 16개로 바뀌었다.

 

시민환경단체들로 구성된 ‘4대강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 황인철 팀장은 “4대강은 재자연화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검증과 책임 논의에 집중하다 보니 구체적인 이야기를 못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감사원의 발표만으로도 4대강 사업의 성격과 실패가 판명된 만큼, 환경재앙을 더 키우지 않기 위해서라도 재자연화 이야기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꼽히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이 교수는 재자연화 방법으로 보의 철거를 거론했다. “보로 물을 가둬놨지만 쓰겠다는 곳이 없지 않은가? 용도도 없고, 이코노미는 따져볼 필요도 없이 아무 의미가 없고, 수질·생태계에 부담만 주는 보들은 걷어내는 방향밖에 없다”고 말했다.

 

 

16개 보 건설에는 1조5000억원이 투입됐다. 마지막 보가 준공된 지 2년도 안 돼 철거 이야기까지 나오는 이유는, 보가 불필요할 뿐 아니라 유지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수온만 올라가면 낙동강 중상류까지 위협하는 녹조는 4대강에 보를 유지하기 위해 인간과 자연이 함께 치르는 가장 큰 비용으로 꼽힌다.

‘물그릇’이 커진 데 따른 희석 효과를 내세우던 환경부 관계자들도 지난 1월 감사원이 “보 안의 체류시간 증가 등으로 조류가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한 뒤로는 보의 악영향을 부인하지 않는다.

녹조 발생에 따른 국민의 불안과 생태계 위협은 조류 제거선 구입·운영비, 정수설비 보강 비용 등과 같이 금액으로 환산할 수도 없다.

 

 

강물에서 녹조 발생을 좌우하는 요인으로는 인간이 손댈 수 없는 햇볕과 수온, 영양물질, 물의 체류시간이 꼽힌다. 4대강에서 영양물질인 인 농도는 오래전부터 부영양화 상태다.

그런데도 과거 녹조가 크게 발생하지 않은 것은 체류시간이 짧았기 때문이다. 보 설치로 4대강의 유속은, 낙동강의 경우 10배가량 느려졌다. 기상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 녹조가 창궐할 상황이 된 것이다.

 

 

환경부는 4대강 수계에 계획된 하수처리장들을 조기 건설하는 등 영양물질 낮추기에 매달렸다. 그 결과 4대강 16개 보 수역의 총인 농도를 2005~2009년 상반기 평균 0.207㎎/L(이하 단위 생략)에서 2012년 상반기 평균 0.114로 낮추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낙동강에서는 ‘녹조라테’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환경공학)는 “4대강에서 인을 잡아 녹조 발생을 막으려면 총인 농도를 0.05까지 낮춰야 하고, 엄격하게 말하자면 4대강이 사실상 호소화된 상태이므로 호소의 부영양화 기준인 0.02까지 떨어뜨려야 한다.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가능하다고 해도 문제는 비용이다. 총인 농도를 0.207에서 0.114로 45%가량 낮추는 효과를 낸 4대강 수질개선사업에만 3조원이 들어갔다. 해양투기 금지로 육상에서 처리해야 할 오염물질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것을 다시 절반으로 떨어뜨리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다.

 

 

이런 비용을 치르면서 강물을 모아놓아도 사용할 곳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4대강 사업 계획이 나오기 전인 2006년 확정된 정부의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을 보면, 낙동강 권역의 물 부족량은 물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시나리오에서 최대 가뭄이 들더라도 2016년 1억3600만t, 2020년 1억5600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정도 부족량은 4대강 사업에 포함된 중소규모 댐 건설과 저수지 둑 높이기만 해도 충당하고도 남는다. 대형 보를 설치해 6억7000만t의 물을 더 모아둘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보를 그대로 두고 수문의 방류량을 조절해 녹조 문제를 푸는 방법도 있다. 부분적인 자연화다. 이런 경우엔 보의 유지·관리비와 환경성, 안전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

정부는 4대강 유지·관리비를 포함한 국가하천관리사업 예산으로 올해 2000억원가량을 편성했다. 국토연구원이 4대강을 제대로 유지·관리하기 위한 비용으로 추산한 금액은 6000억원이 넘는다. 보를 철거하면 안 치러도 될 비용이다.

 

 

보의 환경적 폐해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수질 악화 이외에도 하천 경관 훼손, 하천 생태통로 차단, 수변 생물 서식환경 변화로 인한 생태계 교란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건설기술연구원이 2006년부터 2년간 경기도 고양시 공릉천(옛 곡릉천) 공릉2보와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 고탄보를 실제 철거하면서 하천 생태통로 복원과 수질개선 효과를 연구한 보고서를 보면, 보 철거는 하천 생태기능 회복은 물론 수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보를 유지하면서 방류량을 조절하는 것은 녹조 예방에 효과는 있겠지만, 보는 홍수 위험을 증가시키는 시설이라는 점과 보 상류 강바닥에 오염물질이 쌓이는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궁극적으로는 보를 해체해 자연복원하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보를 철거할 경우 비용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개에 100억원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 하천학회의 계산이다. 16개를 모두 철거한다 해도 비용은 4대강 사업 1년 유지·관리비보다 적다.

 

 

보 제거가 필요하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보를 당장 모조리 폭파해 없애자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지금처럼 강바닥이 깊이 준설된 상태에서 보가 제거되면 강의 수위는 4대강 사업 이전보다 더 아래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하천 주변 습지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홍수 이동 속도의 변화에 따른 안전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준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보를 헐어 강을 다시 자연에 돌려주는 것이 순리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이명박 정부가 국민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듯 할 것은 아니다.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쳐 차근차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