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용공(조작) 사건

국정원의 '꼬리자르기' 철저히 차단해야. 민변 "조선족의 '유우성 간첩' 주장은 자기최면

道雨 2014. 3. 7. 12:50

 

 

 

  검찰, 국정원의 '꼬리자르기' 철저히 차단해야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국가정보원 ‘협조자’ 조선족 김아무개씨가 자살을 기도했다. 김씨는 위조된 문서를 국정원에 전달한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그의 자살 동기로는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혼자서 통째로 문서의 내용과 도장을 조작한 데 따른 책임감을 느꼈을 경우다.

또 하나는 자신은 국정원의 지시를 따른 단순한 심부름꾼인데도 국정원이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떠넘기자 억울함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다.

 

 

현재로서는 후자의 개연성이 더 높아 보인다.

우선 김씨는 자살을 시도한 모텔 방의 벽에 자신의 피로 ‘국정원’이라는 글자를 남겼다. 국정원에 대한 원망 말고는 다른 해석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또 국내에 거주하던 김씨에게 접근해 “변호인이 법원에 낸 문서를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구해 달라”고 요청한 국정원 직원이 있었다.

 

필요하다면 중국 정부에 공식 요청하면 될 터인데, 민간인에 불과한 김씨에게 이런 요청을 했다면 그건 처음부터 문서를 위조하라고 지시한 거나 다름없다.

적어도 김씨가 문서를 위조한 사실을 알면서도, 정식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영사 증명서까지 붙여 검찰에 제출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정원이 문서 위조의 주범이고, 김씨는 그저 단순 종범에 불과하다고 보는 게 설득력이 훨씬 높다.

 

 

김씨는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중태라고 한다. 증거위조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피와 부인으로 일관해온 국정원으로서는 옳다구나며 꼬리자르기를 시도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검찰 역시 수사 대상이다. 국정원이 위조한 문서임을 알고도 묵인했다면 검찰도 국가보안법상 무고, 날조 혐의로 국정원의 공범이 된다. 검찰이 그런 치욕을 벗어나려면 국정원에 대한 수사 강도를 한층 높여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우선 누가 김씨를 중국으로 보냈고, 누가 김씨로부터 문서를 넘겨받아 이인철 영사에게 넘겼는지 밝혀야 한다. 이 인물을 찾아내기 위해 필요하다면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도 강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나타난 정황으로 보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국정원이 증거조작에 훨씬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김씨는 A4 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고 한다. 검찰은 프라이버시를 내세워 이 유서에 담긴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하지만, 국가 중대사와 관련된 문제일 뿐만 아니라, 검찰의 명예와 직접 관련된 문제다.

이번에도 진실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면, 검찰은 ‘국정원의 하인’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 2014. 3. 7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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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서로 "국정원", 유서엔 "박대통령 국정원 개혁하라"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의혹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살 시도를 한 국가정보원 협력자 김아무개(61)씨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자살 시도 ‘간첩 사건’ 국정원 협력자, 청와대 등에 유서
국정원에 대한 원망 드러내…야당엔 “정치적 이용 말라”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에서 위조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공문서의 입수 및 전달 과정에 관여한 국가정보원 협력자 김아무개(61)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살을 시도했다.

 

김씨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씨가 자살을 시도했던 호텔 객실 벽에는 ‘국정원’이라는 혈서가 쓰여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국정원에 대한 원망을 나타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원 협력자인 김씨가 자살을 시도하면서 국정원과 검찰이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유우성(34)씨의 항소심 재판부에 낸 중국 공문서들이 위조된 것이라는 게 사실상 분명해졌다.

 

 

검찰 진상조사팀을 총괄 지휘하는 윤갑근(50) 대검찰청 강력부장은 6일 “국정원 협조자를 조사한 뒤 5일 새벽 5시께 돌려보냈는데 자살 암시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자살을 시도했다.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상처가 심해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씨는 이날 자살을 시도하며 A4 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청와대와 검찰, 야당, 자신의 아들 앞으로 각각 한장씩 쓴 유서였다.

김씨는 유서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한편, 야당 대표에게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검찰에는 고맙다는 뜻을 밝혔고, 아들에게는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증거 위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 감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보아, 국정원이 감추려 하는 사실을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개혁을 요구한 대목은 국정원이 김씨에게 증거 위조와 관련한 부당한 행위를 요구했음을 시사한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국정원이 입수해 검찰에 낸 중국 삼합변방검사참(세관) 발급 문서의 도장과 유씨 변호인 쪽이 낸 문서의 도장이 서로 다르다는 문서 감정 결과를 통보받은 직후, 이 문서를 입수·전달하는 데 관여한 김씨를 처음 불러 조사한 뒤, 이후 두 차례 더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가 한국에서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유우성씨 관련 자료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중국으로 건너간 뒤, 삼합변방검사참 명의를 도용해 공문서를 작성하고, 관인을 구해 날인까지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자살을 시도하면서 호텔 객실 벽에 피로 ‘국정원’이라는 낱말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자살 기도와 국정원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뜻이다.

국정원이 자신에게 문서 위조를 지시하고 문서 위조의 책임을 덮어씌우려 하는 데 따른 원망을 나타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어떤 경우든 김씨가 정상적인 경로로 문서를 입수해 국정원 쪽에 전달했다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해당 문서가 위조된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김씨는 지난 4일 참고인 신분으로 세번째 검찰에 출석해 18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5일 새벽 5시께 돌아갔다.

김씨는 서울 영등포동 ㄹ호텔에 투숙한 뒤 낮 12시30분께 검찰 진상조사팀 박아무개 검사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오후 5시30분께 ㄹ호텔 종업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김씨를 발견했다.

 

 

김원철 박유리 이재욱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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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중국문서 위조 조선족, 자살 시도"

"칼로 목 자해. 상당히 위중한 상황", 수사 안개속 빠지나

 

 

검찰은 6일 중국 공문서 위조에 의한 서울시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 국정원에 협력해 중국 공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조선족 A씨가 자살을 시도해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의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원 협조자라는 조선족을 그동안 3회에 걸쳐 조사했다. 조사를 받고 어제 새벽(5일)에 끝내고 돌아갔다"며 "어제 오후 저녁에 자살을 시도해서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살 시도 방식에 대해선 "칼로 목을 자해했다"며 "국내에 집이 없어 자기가 묵는 영등포 모텔에서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선족의 상태에 대해선 "상당히 위중한 상황"이라며 "지금 생명에는 지장 없다고 한다. 여러 후유증으로 상처가 중해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살 시도 동기에 대해선 "정확한 건 확인해야. 내심까지 모른다"고 말했다.

A씨는 자살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문자를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 검사에게 보냈고, 검찰이 긴급히 소재 파악에 나서 A씨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은 지난해 12월 중순 인천에서 중국 국적의 A씨를 접촉해 “유씨 변호인이 법원에 낸 문서를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구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A씨는 중국으로 건너간 뒤, 싼허변방검사참 명의를 도용해 ‘정황설명서에 대한 회신’이란 문서를 작성하고, 현지인으로부터 중국기관 관인을 구해 날인까지 한 뒤, 국정원에 이를 넘겼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영 기자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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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협력 조선족이 中공문서 위조"

<국민> "조선족, 중국검사참 명의 도용해 위조 날인 진술"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재판에 검찰이 증거로 제출했던 중국 공문서 3건 중 하나를, 국가정보원의 조선족 협력자가 임의로 작성해 관인(官印)까지 직접 찍은 정황을 검찰 진상조사팀이 포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6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노정환 부장검사)은 간첩사건 피의자인 유우성(34)씨를 수사한 국정원 대공수사팀 요원들과 조선족 정보원 A씨 등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검찰은 A씨의 중국 공문서 위조에 관한 추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사건 연루자들에 대한 강제 수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검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국정원 직원은 지난해 12월 중순 인천에서 중국 국적의 A씨를 접촉해 “유씨 변호인이 법원에 낸 문서를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유씨 변호인은 같은 달 6일 항소심 공판 때, 중국 싼허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에서 발급받은 ‘정황설명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이 설명서는 유씨가 2006년 5월 27일과 6월 10일 두 차례 북한에서 중국으로 왔다는 기록(入·入)이 전산 오류에 따른 착오라는 내용이었다.

A씨는 국정원 직원의 요구에 따라 중국으로 건너간 뒤, 싼허변방검사참 명의를 도용해 ‘정황설명서에 대한 회신’이란 문서를 작성하고, 현지인으로부터 중국 기관 관인을 구해 날인까지 한 것으로 진상조사팀은 파악하고 있다.

문서 자체가 중국 기관과 상관없이 외부에서 위조됐을 가능성이 짙다는 의미다.

국정원과 변호인이 각각 싼허변방검사참에서 발급받았다는 공문서는 이미 지난달 28일 ‘관인이 서로 다르다’는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DFC) 감정 결과가 나왔다.

<국민일보>는 "국정원이 A씨에게 문서 위조를 직접 지시했거나, A씨가 문서를 위조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한 채, 검찰에 제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진술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공수사를 담당하는 국정원 직원들이 국가보안법(무고·날조) 위반 혐의로 형사 처벌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일보>는 이어 "공소 유지를 담당한 검찰의 책임론도 부각된다"며, "그러나 검찰은 '국정원이 인계한 문서를 그대로 제출했다'고 해명하고, 국정원은 'A씨가 확실하다고 넘긴 문서를 인계한 것'이라고, 서로 책임을 떠넘길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도를 접한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이와 관련, 트위터를 통해 "세가지 위조문서 중 하나에 대한 위조 진술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조선족 협력자가 다 했다고 꼬리 자르기 할 가능성 있습니다"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최 PD는 또한 "TV조선, 세계일보 등이 생존위기에 몰린 국정원의 거짓말을 사실로 믿고, 유우성씨에게 간첩의혹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습니다. 변호인단이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는데도 거짓말보도를 계속하는 수준이하 행태를 보이네요"라고, 보수지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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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족 "국정원, 위조 관련 내용 다 알고 있다"

"국정원 직원이 돈주고 시켜. 국조원 개혁해야"

 

 

중국 공문서 위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족 김모씨(61)가 국정원도 위조 관련 내용을 다 알고 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국정원이 벼랑끝에 몰리는 양상이다.

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일 오전 11시 검찰에 나와 3차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검찰에서 "작년 12월 국정원 직원이 돈을 주고 시켜서 유우성씨 변호인이 제출한 정황설명서(싼허변방검사참 작성)를 갖고 중국에 들어가 '정황설명에 대한 답변서'를 제3의 인물을 통해 위조해 (국정원 직원에게) 제공했다"면서, "국정원이 위조 관련 내용을 다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은 김씨와 함께 문서를 입수하는 역할을 했던 제3의 인물에 대해 확인 중이다.

또한 김씨는 자살을 기도하며 남긴 유서에서 박 대통령에게 '국정원(유서엔 네티즌들이 국가조작원이라며 희화화한 '국조원'으로 써 있음)을 개혁해 달라'는 내용을 적었고, 야당 정치인들에게는 '유우성이 간첩이 맞으니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에 와 있던 아들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자신을 수사한 검찰에게는 '수고했다'는 내용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특히 국정원에 대해 '국정원이 문건을 부탁해 협조해줬는데, 나를 죄인 취급하고 있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은 전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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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족 "국정원 가짜서류 제작비는 1천만원"

유서 공개, "朴대통령, 지금 국정원은 '국조원'입니다"

 

 

중국 공문서 위조에 의한 서울시 간첩 조작과 관련, 자살을 기도한 김모(61)씨가 공문서 위조 대가로 국가정보원에서 돈을 받기로 한 정황이 유서를 통해 드러나, 국정원을 완전히 벼랑끝으로 몰았다.

검찰이 7일 공개된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두 아들에게 작성한 유서에서 "나는 누구한테도 빚이 일전도 없어. 그런데 대한민국 국정원에서 받아야 할 금액이 있다"며 "2개월 봉급 300×2=600만원, 가짜서류 제작비 1,000만원"이라고 적었다.

김씨는 이어 "그리고 수고비? 이 돈은 받아서 니가 쓰면 안돼. 깨끗하게 번 돈이 아니야. 그래도 주겠다고 약속을 했던 것이다"라고 덧붙여, 중국 공문서 위조라는 범죄행위 대가로 받기로 한 돈임을 분명히 했다.

김씨가 또한 "변호사를 위탁해 내가 검찰 국정원에서 진술한 내용을 보고 국정원 상대 손해배상청구를 해,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해, 국정원이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함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남긴 유서를 통해서도 "남북통일 미루시고 대한민국 먼저 통일하세요"라며 "지금 국정원은 '국조원'(국가조작원)입니다. '국민생활보호원' '국보원'이라든가 이름을 바꾸고 거기에 맞게 운영하세요"라며 국정원 전면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통합신당을 만들기로 한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에게는 "이번 저의 사건을 또 창당에 악용하지 마세요. 입 다물고 새겨보세요. 만약 또다시 정치에 이용하려 떠든다면 제가 하늘에서 용서 안할 것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진상조사팀장을 맡았던 노정환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에게는 "유우성은 간첩이 분명합니다. 증거가 없으니 처벌이 불가능하면 추방하세요"라고 적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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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간첩사건' 증거조작 또 있다

 

 

 

중국동포 임아무개(49)씨가 7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서 검찰이 재판부에 낸 자신의 자술서를 살펴보고 있다. 임씨는 이 자술서가 허위 작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국정원·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자술서’도 거짓
중국동포 임씨 “자살 시도한 선생님이 쓰셨다”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서 피고인 유우성(34)씨의 변호인단이 제출한 증거를 뒤집기 위해, 국가정보원·검찰이 법정에 제출한 중국동포 임아무개(49)씨의 자술서가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일 자살을 시도한 국정원 협력자 김아무개(61)씨의 중국 소학교 제자였던 임씨는 김씨와 수사기관 관계자를 함께 만난 자리에서 진술을 했는데,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까지 보태 김씨가 자술서를 썼다고 밝혔다.

 

임씨는 이 수사기관 관계자가 자신을 ‘검찰’이라고 소개했다고 밝혀, 국정원뿐 아니라 검찰도 증거 조작에 가담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인다.

임씨는 7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내가 말하지 않은 내용들이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자술서에) 적혀 있다. 선생님(김씨)이 검찰 관계자 3명과 함께 와서 도와준 건데 이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임씨가 허위라고 밝힌 자술서 내용은 ‘을종(단수 통행증)도 유효기간 내 여러 번 (북한을) 왕복할 수 있다’, ‘출입경기록은 오류나 누락이 발생할 수 있으나, 출입국 상황이 없는 기록이 생성될 수는 없다’ 등의 부분이다. 모두 유우성씨 쪽 주장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임씨는 이날 “을 통행증으로 북한을 반복 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출입국기록 생성에 대해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입출경 때 도장을 찍어주는 등 집안시 검사참(세관)에서 4년간 생활한 내용만 얘기했다. 검찰 관계자가 묻는 질문에 대답하면 선생님(김씨)이 받아 적었고 대화는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임씨는 김씨의 연락을 받고 지난해 12월18일 저녁 6시가 넘은 시각에 만났다고 했다. 그는 “중국 길림성 휘남에 있는 소학교에 다닐 때 주임선생님(김씨)이 8년여 만에 연락을 해와 깜짝 놀랐다. 선생님이 ‘검찰에 친구가 있는데 네가 변방(검사참)에 있었으니 물어볼 게 있다’며 찾아왔다”고 말했다.

 

임씨는 자술서에 있는 자신의 지장과 외국인 등록증 사본에 대해선 “읽어보지 않고 선생님 일이기에 찍었다. 문제될 게 없다는 생각에 등록증을 빌려줬다”고 전했다. 그는 자술서가 재판에 증거자료로 제출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공판에 임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가 임씨가 출석하지 않자 “신변 노출을 피해 안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찰은 지난해 12월13일 재판부에 보낸 증인신청서에 “임씨는 현재 중국에 거주하고 있고, 본인이 재판 비공개를 원하고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임씨는 “간첩 사건이 뭔지도, 재판이 열리는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이재욱 허재현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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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주고 공문서 위조, 진술 짜깁기 ... 국정원 '총체적 조작극'

 

 

 

검찰 ‘국정원 조작’ 밝혀낼까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로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는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유우성씨 변호인이 제출한 문서에 찍힌 도장이 서로 다르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으며, 중국대사관 쪽은 검찰이 법원에 낸 자료가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국정원의 문건위조 개입 여부에 대해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뉴스1

거짓 밝혀지는 ‘간첩사건’ 증거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살을 시도한 국가정보원 협력자 김아무개(61)씨가 국정원으로부터 활동비와 중국 공문서 위조 대가를 받기로 했다는 내용의 유서가 7일 공개되면서 국정원이 창작한 ‘조작극’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유우성(34)씨에게 간첩 혐의를 씌우기 위해 다른 사람의 진술을 제멋대로 꾸며내고, 국가예산을 써가며 다른 나라의 공문서까지 위조해 법원을 속이려 한 것이다.

 

 

김씨가 자살을 시도하며 남긴 유서에서 ‘2개월 봉급(600만원)과 가짜서류 제작비 1000만원’이라고 적은 것은 국정원이 중국 공문서 위조를 지시했음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가짜서류 제작’ 명목으로 국정원과 김씨 사이에 돈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문서를 위조하는 데 국가예산을 썼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 국정원은 매달 ‘봉급’ 300만원씩을 지급하며 협력자를 관리해왔다. 그동안 국정원은 증거 조작을 뒷받침하는 관련자들의 진술과 물증이 나올 때마다 ‘문서 발급은 정상적이었다’고 주장해왔는데, 김씨의 유서가 사실이라면 새빨간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출입경기록 중국서 위조라고 하자
가짜 사실조회서 만들어내고
변호인쪽 반박에 다시 위조답 변서
국정원 제출 자술서도 조작돼

검찰도 국정원 증거 의심 안해
대공수사 ‘견제없는 협력’ 탓

국정원 “1천만원은 다른문건 대가”
일상적 문서조작 시인한 셈

 

 

또 하나 흥미로운 대목은 국정원이 김씨 유서에 대한 해명을 하면서 ‘김씨가 입수한 문서에 대한 비용은 이미 지불했고, 1000만원은 이번에 문제된 것와는 전혀 별개의 문건에 대한 대가’라고 밝힌 점이다. 이 해명이 맞다고 하더라도, 국정원이 수시로 돈을 주고 문서 조작을 하고 있음을 시인하는 꼴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위조 정황을 종합해보면, 증거조작 사건의 전체 구도는 애초 법원에 낸 중국 공문서의 위조 사실이 들통날 것을 우려한 국정원이 위조된 공문서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잇따라 공문서를 위조한 것으로 흘러가고 있다. 거짓말을 거짓말로 계속 덮으려다 참극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국정원·검찰이 법원에 낸 세가지 문서가 모두 위조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유씨의 간첩 혐의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된 중국동포 임아무개(49)씨의 자술서가 조작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외국 공문서에 이어 진술까지 싸잡아 조작한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국정원이 왜 이렇게 무리를 하며 유씨한테 간첩 혐의를 씌우려 했는지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으로 규정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흠집내려고 증거를 조작하면서까지 유씨를 옭아매려 했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 대선 때 국정원 심리전단의 대선개입 의혹이 불거져 곤경에 빠진 국정원이 간첩 사건을 터뜨려 존재감을 드러내려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증거조작 사건은 대공사건에서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지해온 검찰 공안부와 국정원 사이에 견제가 전혀 없는 데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국정원이 정보수집 활동으로 확보한 증거를 검찰이 ‘동업자 정신’으로 믿고 수사의 증거로 삼는 관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대공사건에선 이제 국정원과 선을 그어야 한다. 국정원이 수집한 증거가 조작됐는데도 이를 걸러내지 않고 재판부에 낼 경우 결국 최종 책임은 기소 권한을 갖고 있는 검찰에 있다.

검찰이 앞으로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국정원과 손을 잡을 이유가 없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없애거나 적어도 우리 국민에 대한 수사권은 제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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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변 "조선족의 '유우성 간첩' 주장은 자기최면"

"검찰, 증거 있었으며 벌써 제출했을 것"

 

 

 

서울시 간첩조작에 관여한 조선족 김모씨가 유서를 통해 중국 공문서 위조를 시인하면서도 “유우성은 간첩”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유우성씨를 변론중인 민변은 7일 "전혀 사실이 아니며 그 동안 드러난 객관적 사실과도 명백히 모순된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민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김모씨가 유서의 형식을 빌어 사실을 호도하는 내용을 적시한 것은, 자신이 심각한 위조범죄에 관여한 것을 합리화하기 위한 자기최면인 동시에 자기정당화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민변은 구체적으로 "검찰은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면서 약 25명의 진술을 청취하여 제출하였고, 3천 페이지가 넘는 수사기록을 제출하며 유우성의 밀입북과 간첩행위 9개를 입증하려고 했으며, 1심 재판에서는 7명의 검찰측 증인과 5명의 국정원 직원이 비공개 증언을 하였으며, 검찰은 공소사실을 증명하기 위하여 총력을 다했다"며, "이에 비해 변호인은 여동생 유가려 외 3명의 진술을 확보하고, 3명에 대한 증언을 공개법정에서 청취했다"고 그동안의 경위를 밝혔다.

민변은 이어 "검찰이 제출한 25명의 진술서는 그 내용이 대부분 조악하거나 객관적인 상황에 비추어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이 많았고 특히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7인의 비공개 증언도 대부분 앞뒤가 맞지 않거나 거짓된 것임이 명백하게 밝혀졌다. 나머지 검찰의 물증 역시 전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지 못했다"며, "이 사건 1심 재판은 준비기일만 4회, 변론기일은 15회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그야말로 변호인측과 검찰이 서로가 가진 자료로 총력을 다해 진행되었으며, 특히 검찰은 1심 재판에서 유우성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하여 자신들이 조사한 여러 증인과 취합한 물증을 제출하였으나 결국 검찰 측 증거들은 모두 배척되고 말았다"며,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민변은 이어 "항소심에 이르러 검찰은 1심 재판 결과를 모두 뒤엎을 수 있는 증거라고 하면서 유우성의 출입경 기록과 후속 서류를 제출하였으나, 검찰 제출의 위 서류들은 모두 위조라고 판명되었다"며 "결국 유우성이 간첩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변은 "만약에 김모씨가 유우성의 간첩이라고 한 것에 대한 확실한 정보나 자료가 있다면, 검찰은 이를 수집하여 정정당당히 법정에서 증거로 제출하면 될 것"이라며, "그러나 검찰은 위조된 출입경 기록 등 이외에 유우성의 간첩행위를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있었다면 벌써 제출하였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민변은 "국정원으로부터 활동비를 받고 국정원의 위법수사 활동에 협력했던 사람, 국정원으로부터 증거위조 등 범죄행위의 대가로 거액을 받기로 한 위조범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그런데 우려했던 바와 같이 일부 보수언론, 보수세력은 유우성이 간첩이라는 위 위조범의 유서내용을 바탕으로 마치 유우성이 간첩인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보수언론을 질타했다.

민변은 "이제 검찰에서는 유우성에 대한 항소를 취하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검찰은 유우성에 대한 공소를 유지하되 공소장을 변경하려고 한단다. 그동안 검찰과 국정원의 행태를 살펴보면, 향후 검찰은 유우성에 대한 새로운 목격자들은 만들어 내어, 또 다시 진실을 은폐하고 재판부를, 나아가 국민들을 속이려 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검찰을 질타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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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지 않았다, 조선족 김씨가 썼다"
'법정에 제출된 증인 진술서도 조작' 증언

[인터뷰] 검찰이 진술서 제출하고 증인 신청했던 조선족 L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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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동포 L씨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국정원 협조자 김아무개씨를 만났을 당시 작성된 진술서. 중국에서 출입경업무를 약 5년 정도 했던 L씨는 지난해 12월 18일 '검찰친구' 세 명과 함께 나온 김씨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해줬지만 김씨가 대신 작성한 진술서는 전혀 다르게 쓰여있었다. L씨는 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소학교(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이었던 김씨를 믿고 내용은 확인하지 않은 채 지장까지 찍어줬다"고 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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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중요 증인의 진술서도 조작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진술서는 간첩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유우성씨 변호인 측의 주장을 탄핵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진술서의 작성자로서 날인을 한 중국동포 L씨는 "진술서는 내가 쓰지 않았고,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 진술서 조작에도 이미 중국 공문서를 조작하는데 관여해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 자살을 시도한 조선족 김아무개(61)씨가 깊숙이 개입돼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에서 조작으로 판명됐거나 의혹이 제기된 문서는 유우성씨의 중국-북한 출입경기록(출-입-출-입 기록 문서) 관련 공문서 3개에 더해 증인 진술서까지 모두 4개로 늘어났다. 처음에 제출된 중국-북한 출입경 기록의 조작 사실을 감추기 위해 연이어 조작이 벌어진 형국이다.

<오마이뉴스>는 7일 오후 이번 사건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된 중국동포 L씨와 약 1시간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유우성씨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나오지 않은 인물이다. 검찰은 아직 그에 대한 증인 신청을 철회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그는 "내가 증인으로 채택됐는지도, 그날(2월 28일) 재판이 열렸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재판부에 제출된 진술서 내용 부정하는 증인

L씨가 법정에 증인으로는 나오지 않았지만 검찰은 이미 지난 1월 3일 그가 자필로 쓴 진술서라며 재판부에 제출한 상태다. 펜을 사용해 중국어로 적은 4페이지짜리 진술서에는 그의 지장까지 찍혀있다. 하지만 그는 "이 진술서는 내가 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진술서에 대해 조선족 김씨가 쓴 것이고, 그를 믿고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지장을 찍었다고 말했다. 어찌 된 일일까?

유우성씨가 2006년 5월 사용한 중국-북한 통행증은 '을종'이었다. 변호인 측은 여러 번 왕래가 가능한 '갑종'과 달리 '을종' 통행증은 발급일로부터 30일 이내에 1회만 출입이 가능하다는 중국 싼허(삼합)변방검사참 명의의 '정황설명서'(2013년 11월 26일자)를 근거로 두 차례 중국과 북한을 오갔다는 검찰 측 문서(출-입-출-입)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씨가 두 번째 북한을 방문했을 때 보위부에 포섭돼 간첩이 됐다고 주장해온 검찰은 출-입-출-입 문서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L씨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핵심은 '을종'은 원칙적으로 한번만 오갈 수 있지만, 중국 변방대대를 직접 방문해 현장에서 요청하면 여러 번 왕래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조선족인 L씨는 약 5년간 중국 길림성 집안시 변방검사참에서 검사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중국 출입경 업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진술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변방검사창에서는 '을'종도 유효기간 내 여러 번 왕복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합니다. '갑'종 통행증을 발급받으려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을'종 통행증을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을'종 통행증은 발급 받기가 매우 쉽고, 역시 여러 번 왕래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L씨 진술서 한글 번역본)

또 진술서에는 "출입경 기록은 오류나 누락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출입국 상황이 없는 기록이 생성될 수는 없다"며 출-입-출-입으로 기록된 검찰 측 문서를 지지하는 발언도 적혀있다.

하지만 L씨는 인터뷰에서 전혀 다르게 이야기했다. 그의 말은 오히려 변호인 측의 주장과 일치했다. 그는 "을종 통행증은 한 번밖에 출입할 수 없다, 한번이고 한달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그는 "'출입경 상황이 없는 기록이 생성될 수 없다'는 진술서 내용대로 말한 적도 없다"며 "그냥 '기록이 잘못 쓰일 수도 있다'고만 했다"고 말했다.

"선생님(조선족 김씨)을 믿고 내용도 안 본 채 지장 찍었다"

L씨는 진술서를 쓴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자살을 시도했던 조선족 김씨라고 말했다. 유우성씨와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는 그는 김씨는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김씨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김씨는 소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이었다. 그는 "(김씨는) 나중에 학교 교장선생님도 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한동네에 같이 살았고, 한국으로 들어오기 위해 시험을 볼 때 신세를 지기도 했다.

한국에 들어온 이후 한동안 왕래가 없다가 지난해 12월 김씨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12월 18일 만났을 때 김씨가 중국 출입경 업무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했고, 위에서 밝힌대로 설명하자 한글로 진술서를 써달라고 했다. 하지만 한글에 서툰 L씨가 힘들어하자 김씨가 '그럼 내가 쓸게'라며 쓰기 시작했고, 김씨 역시 서툴기는 마찬가지여서 결국 중국어로 다시 썼다. 그는 이 문서에 지장을 찍었다고 말했다. '내용을 확인해보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안 봤다, 그냥 '선생님이 어디 쓰려나보다' 했다"면서 "선생님을 믿고 찍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L씨를 만날 때 세 명이 같이 왔다고 한다. 그는 "선생님이 '이 사람들 내 친구다, 검찰인데 서울에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때 한 명이 전화번호를 알려줬는데, 시작번호가 요즘 드문 016이었다. 이 번호로 한 차례 전화도 걸려왔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검찰이라고 해서) 다른 생각 안 하고 믿었는데, 지금은 그들이 정말 검찰인지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예정이었는데 나오지 않았다'는 질문에 "2월 28일이요? 연락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2월에 만났을 때 선생님이 무슨 일인지는 말 안 하고 그냥 '증인 찾고 어쩌고' 하길래 내가 '무슨 일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나가냐'고 했다"고 말했다. 더는 증인 요청이 없었다는 게 그의 증언이다.

그는 검찰측에서 '대동 증인' 형식으로 신청됐다. '대동 증인'이란 신청한 당사자가 데리고 나올 수 있을 때 취하는 형식으로 일반적인 증인 채택 절차와 달리 소환장이 발부되지 않는다.

유우성씨 사건 전개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던 그는 갑자기 '선생님' 김씨 뉴스가 나오기 시작해 매우 당황스럽고 갑갑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정말 선생님으로서 존경했는데 '왜 그러셨지' 싶었다"면서 "그 서류(진술서)를 그렇게 쓰실 줄은 정말 생각도 안 했다"고 말했다.

유씨 변호인은 "아무리 지장이 찍혔다 하더라도 본인이 직접 쓴 진술서와 다른 사람이 쓰는 진술 조서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하물며 말한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쓴 문서를 마치 진술서로 둔갑해 제출한 것은 전형적인 재판부 기망행위"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김씨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지난해 12월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검찰'이라는 세 명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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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과 관련, 피고인 유우성씨의 출입경 기록 위조 또는 변조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난 국가정보원 '협조자' 조선족 김아무개씨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마치고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있다. 김씨는 지난 5일 새벽 검찰의 세번째 조사를 받고 돌아간 뒤 같은날 오후 6시께 자신이 머물던 서울 영등포의 한 모텔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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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제출한 진술서가 진짜인가.
"지난해 12월 18일 김 선생님을 만났을 때 출입경 업무 관련해서 설명은 했다. 하지만 이 진술서는 내가 쓰지 않았다. 선생님이 대신 썼다. 출입경 업무 설명 들은 다음에 이것(진술서) 좀 써달라고 했는데, 내가 한국말을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선생님이 '그럼 내가 쓸게' 했다가 자신도 한글을 잘 모르니까 그냥 중국어로 썼다. 그게 이렇게(가짜 서류가) 됐다."

- 하지만 진술서에 지장이 찍혀 있다. 내용은 확인해 보지 않았나.
"안 봤다. 나는 그냥 '선생님이 어디 쓰려나 보다' 했다. 선생님을 믿고 찍었다."

- 그때 말한 것과 진술서 내용이 어떻게 다르다는 이야기인가.
"친척 방문용으로 쓰이는 을종 통행증의 유효기간은 한 달이다. 그 안에 한 번 나갔다 올 수 있다. 만약 일이 있어서 다시 나가야 하면 새로 서류를 내야 한다. 또 '출입경 상황이 없는 기록이 생성될 수 없다'는 진술서 내용대로 말한 적도 없다. '기록이 잘못 쓰일 수도 있다'는 정도만 했다."

- 김씨와 어떤 사이여서 그렇게 믿은 건가.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인 소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이다. 그 분은 나중에 학교 교장선생님까지 했고, 한동네에 같이 산 적도 있다. 근데 내가 18살 이후 군대에서 일하면서부터 전혀 연락할 일이 없었다. 또 중국이 얼마나 크고 넓나? 집에 하루 올 때도 기차 타고 몇 날 며칠을 가야 하는데…. 7~8년 전인가 중국에서 한국에 나오려고 시험을 보러 갔다. 거기에 선생님이 계셔서 시험 전날 선생님 댁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선생님이 자기 차로 시험 장소까지 데려다주셨다. 그때 보고는 연락이 없다가 지난해 12월 전화가 왔다. 한국에 자주 오는데, 내 친척들이 한국에 많으니까 그쪽으로 연락처를 알아봤다더라. 그래서 만났다."

- 만나기 전에 김씨가 국정원이나 검찰 쪽하고 관련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는가.
"그런 얘기는 전혀 안 했고 '검찰하고 친구인데 뭘 좀 물어볼게 있으니까 같이 만나자'고 했다. '네가 변방(국경 주변)에서 일해서 아니까 설명 좀 해달라'고. 내가 일종의 무장경찰이었는데, 변방에서 근무하면서 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에 4~5년쯤 있었다. 만나서는 지금 얘기한 것처럼 설명했다. 또 (진술서는) 선생님이 뭣 좀 쓰려고 하나 보다 해서 자세히도 안 봤다. 한 40분 정도 만나서 얘기하고, (진술서) 쓰고 나니까 (선생님이) '알았다, 나 빨리 서울에 가야 한다'고 했다."

- 서울에서 만난 게 아니었나.
"아니다. 내가 지금 서울 밖에 있는데 찾아왔다."

"증인출석? 전혀 연락 없었다"

- 2월 28일 공판에 증인으로 나오기로 하지 않았나. 왜 불출석했나.
"2월 28일이요? 연락이 전혀 없었다. 그날 당일에도 (법원이나 검찰 쪽에서) 아무 연락이 없었다. 12월에 만났을 때 선생님이 무슨 일인지는 말 안 하고 그냥 '증인 찾고 어쩌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무슨 일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법정에 증인으로) 나가냐'고 했다. 그러니까 또 시간이 언제 언제라고 하기에 안 된다고 했다. 그때 집(중국)에 들어가야 한다고. 2010년 말에 발급받은 비자가 3년짜리인데 만기돼서 1월 9일 중국에 갔다가 재발급 받고, 가족과 친척들 만난 뒤 1월 15일에 (한국으로) 나왔다."

- 그럼 유우성이란 이름이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건가.
"모른다. 이 일 자체를 오늘(7일) 알았다. 한국말을 잘 몰라서 평소에 텔레비전을 잘 안 본다. 또 일을 밤늦게 마치니까 집에 오면 바로 잔다. 선생님 일도 그렇고 다 오늘에야 알았다. '아 그때 쓴 게 그랬구나, 근데 내가 이렇게 얘기했는데 왜 다르게 쓰셨지?' 했고…. 중국에 있을 때 한 번 선생님과 같이 만났던 '검찰'에게 전화가 오긴 했다."

- 12월에 김씨와 같이 만났던?
"그렇다. 그때 세 명이 왔는데 이름이나 신분 같은 건 얘기를 안 하더라. 또 선생님이 '이 사람들 내 친구다, 검찰인데 서울에 있다'고 하니까 뭐 다른 생각 안 하고 믿었다. 그런데 (현재로선) 그 세 명이 정말 검찰인지에 의문이 많죠. (당시엔) 선생님이 그렇다고 하니까 그랬지…."

- 중국에 있을 때 그 '검찰'이랑은 어떻게 통화했나.
"12월에 만났을 때 한 명이 '제 번호인데 연락하자'고 해서 저장해뒀다. 그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언제 한국에 오냐'고 묻더라. 늦게 나간다고 했더니 '알겠습니다' 하고 끊었다. 이후로는 전혀 연락이 없어서 그냥 나한테 볼 일은 끝났구나 생각했다."

- 변호인 쪽에선 출입경기록을 발급할 권한이 중국 길림성 옌볜(연변)조선족자치주 공안국에만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이 국정원에서 받아서 법원에 제출한 유우성씨의 출입경기록 발급기관은 허룽(화룡)시 공안국, 출입경기록 정황설명서는 싼허(삼합)변방검사참이었다. 가능한 일인가.
"원칙적으로 주 공안국에서만 출입경기록 발급이 가능하다. 만약에 싼허변방검사참에서 출입경기록을 발급하려면 상급기관에서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그쪽에서 변방검사참으로 '발급해주라'고 지시를 내려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못한다. 본인 기록이어도 안 되는데,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와서 발급받는 일은 더 힘들다."

- 돈을 주고 출입경기록을 위조할 수도 있는지.
"돈이 귀신이라고… 돈이 있으면 뭐 사람들도 다 그렇지 않나. 하지만 출입경기록 위조는 절차가 몹시 까다롭기 때문에 (위조는) 매우 어려운 편이다."

- 김씨 만날 때부터 오늘까지 관련 상황을 전혀 몰랐던 터라 많이 놀랐겠다.
"오히려 기자가 이렇게 상황을 설명해줘서 고맙다. 나도 갑갑하다. '김 선생님이 자살하려고 했다, 유씨가 어떻다'고 하는데 내가 뭘 알아야 얘기를 하지 않겠나. 얼핏 듣기론 선생님이 돈도 받았다던데, 그 분은 그럴 사람이 아닌데…. 내가 정말 선생님으로서 존경했는데 이야기 듣고 '아니 왜 그러셨지' 싶었다. 그래도 그 서류를 그렇게 쓰실 줄은 정말 생각도 안 했다."

 

 

[ 이병한, 박소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