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용공(조작) 사건

국정원 압수수색? 박근혜의 ‘선거’ 구하기. ‘檢-국정원-靑’ 헐리우드 액션?

道雨 2014. 3. 11. 14:06

 

 

 

재빠른 국정원 압수수색? 박근혜의 ‘선거’ 구하기
왜 갑자기 국정원 압수수색을?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박근혜 정권과 국민
임병도 | 2014-03-11 08:48:2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간첩사건 증거조작 파문으로 국정원 본원이 2005년 '안기부·국정원 도청' 사건, 2013년 '대선·정치 개입 의혹' 사건에 이어 세 번째 압수수색이 이루어졌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재빠른 강제 수사’, ’말 맞추기 차단‘,’ ‘진상조사’라는 말을 사용하며 검찰의 국정원 압수 수색을 마치 제대로 된 수사를 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은 속칭 짜고 치는 고스톱은 물론이거니와, 박근혜 대통령이 정권을 어떻게 유지하려고 하는지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 증거는 사라지고 쇼만 남은 압수수색’

국정원의 압수수색은 한 마디로 쇼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져도, 국정원이 협조하지 않으면 관련 자료 하나 검찰은 찾아낼 수도 가져갈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국정원의 압수수색은 3월 10일 오후 5시에 이루어졌습니다. 국정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월 9일 일요일 오후 2시 김진태 검찰총장은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 ‘형사사법제도의 신뢰와 관련된 문제, 신속하게 법과 원칙대로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3월 9일 일요일 오후 9시 국정원은 보도자료도 아닌 이메일로 기자들에게 ‘국정원으로서도 매우 당혹스럽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3월 10일 월요일 오전 10시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증거자료에 위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고, 3월 10일 오후 5시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검찰은 절대로 국정원을 수사할 수 없었다.

검찰은 이미 2월 14일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졌지만, ‘섣부른 압수수색은 진상규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정원 스스로 문을 열 수밖에 없을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이 말은 국정원이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국정원을 강제로 수사할 수 있는 조직은 대한민국에는 없다는 말입니다.

일요일 밤에 이루어진 국정원 발표문

일요일 밤에 국정원은 이메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국정원은 아마 검찰과 사전 조율을 끝냈고, 이에 따른 자신들의 변명을 위해 형식적으로 사과문이랍시고 메일을 배포한 것입니다.

대통령 모양새 갖추기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지지 않다가 검찰 총장 한 마디에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청와대와 검찰, 국정원의 사전 협의가 있었고, 이후 월요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원 협조 당부를 통해 모양새를 갖추었다고 봐야 합니다.

 

 

몇 달을 끌어오던 증거조작 수사가 갑자기 27시간 만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법과 원칙보다는 검찰과 국정원, 청와대가 이번 사건을 어떤 방향으로 해결하겠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 왜 갑자기 국정원 압수수색을?' 

증거 조작에 대한 많은 증거가 나왔는데도 가만히 있던 검찰과 국정원, 청와대가 왜 수사에 협조하고 국정원 압수수색을 했을까요?

간단합니다. 6.4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간첩조작 사건 파문이 계속된다면 꺼져가는 '박근혜 심판론'이 탄력을 받아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6.4 지방선거에 박근혜 심판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겨레 조사에서는 서울,경기,인천,부산 등 대도시 지역 유권자 40%이상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견제와 심판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40% 이상이 박근혜 심판론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시점에 국정원의 간첩 증거조작이 더 큰 이슈로 변하면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패배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속하게 국정원 수사를 마무리 짓고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논의가 이미 청와대,검찰,국정원에서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국정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언론도 이런 방침에 따라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여 남재준 국정원장을 겨냥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아일보는 국정원이 조작한 증거가 오히려 중국 정부의 견제 때문에 위조라고 판명이 났다는 기사를 내보냈었습니다. (2월 16일 기사)

2월 20일에는 관인 위치가 다른 이유가 '한꺼번에 발급받아'라는 국정원 해명 그대로 기사에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국정원을 옹호하던 동아일보가 돌변하여 남재준 국정원장의 책임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조중동의 이런 변화는 '공안통치'의 주역이었던 박근혜 정권의 문제점을 단순히 '국정원 개인의 책임'으로 마무리하고 이 사건을 조기에 해결, 6.4 지방선거에 임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박근혜 정권과 국민' 

국정원 압수수색을 보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의 간첩 증거 조작에 대해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수사를 지시했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별로 그럴 마음이 없습니다.

 

 

 

 

언론이 대서특필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수석비서관회의에서의 국정원 수사 협조 지시 내용을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찾아봤습니다.

3월 10일 '제3차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 관련 브리핑'에는 국정원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것은 언론에는 나오지만, 공식적으로 청와대에서는 국정원 사건과 거리를 두겠다는 의도로 봐야 합니다.

국정원을 수사하지 못하는 검찰, 증거를 조작해서 간첩을 만들어낸 국정원이라는 문제를,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고 (청와대 주재기자들에게만 알리는 사실 자체가 문제) 있는 부분은 '공안 통치'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아이엠피터는 국정원 관련 이슈가 3월 10일에 이루어진 이유가 병·의원 휴진이 예정된 날짜와 맞추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정원의 문제보다 병·의원 휴진에 더 관심있는 국민들은 언론들이 쏟아내는 '아픈 아이, 애태운 엄마','아이 볼모' 등이라는 단어에 공감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엄정대응>을 찬성하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의료민영화는 찬성하면서 병·의원 휴진에 대해서는 공공성을 강조하는 이런 이중성에도 국민은 무조건 박근혜 대통령의 <엄정대응>만 기억합니다.

야당이 국정원 특검을 요구하고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심판론이 불붙기 전에 박근혜 정권과 언론은 새로운 이슈를 터트릴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 국민들의 시선은 연예인 열애설 등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릴 것입니다.

'정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 나라를 구하는 일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증거조작도 할 수있다'는 생각을 가진 국정원이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은 공정할 수가 없습니다.그런 국정원의 범죄에 <엄정대응>하지 못하고 <수사 협조>만 당부하는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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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사건 수사, ‘檢-국정원-靑’ 헐리우드 액션?
펼쳐진 ‘릴레이‘, 준비 끝 방향 결정 시사해주는 대목
육근성 | 2014-03-11 11:08:4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3월 9일과 10일 이틀 동안 검찰-국정원-청와대가 국정원 문서위조 사건과 관련해 릴레이를 펼쳤다.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에 맞춰 뭔가를 사전에 준비하려 했던 것 같다.

 

‘릴레이’ 시작은 9일 오후 검찰총장의 입

 

릴레이의 시작은 9일 오후. 김진태 검찰총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며칠 전 ‘엄정 수사’를 지시하며 보여주었던 태도와는 완연히 다른 변화가 감지됐다. 상투적으로 ‘엄정수사'를 언급한 게 아니었다. 증거조작 사건을 “형사사법제도의 신뢰와 관련된 문제”라고 규정하며 강력한 수사를 지시했다. 

 

검찰총장의 이 같은 발언이 있은 지 불과 몇 시간도 안 돼 국정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9일 밤 8시 불쑥 내놓은 대국민 성명에서 처음으로 유감과 사과를 표명했다. 사실상 증거가 조작됐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세 가지 주장에 방점을 찍었다. ▲문서 위조 사실을 전혀 몰랐고 ▲문서 위조 사실과는 별개로 유우성씨는 간첩이 확실하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어어 ‘국정원 발표문’ ‘대통령 유감 표명’

 

유씨가 간첩 맞는데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보니 담당 요원들이 조작·위조 등 무리수를 둔 것으로, 검찰이 강제수사에 돌입할 경우 응하겠다는 게 국정원 발표문의 요지라고 보면 된다. 

 

다음날 오전 10시. 박 대통령이 순서를 이어받아 위조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엄정한 수사와 관련자 엄벌”을 지시했다. 침묵 뒤에 숨어 단 한마디도 하지 않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연 것이다. 

 

마치 릴레이 경주 하듯 순서에 맞춰 발언에 나선 박 대통령. 검찰-국정원-청와대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뭔가 말을 맞췄을 뿐더러 준비까지 끝낸 상태라는 것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준비가 끝났고 방향이 정해졌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박 대통령의 발언 이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벌어졌다. 10일 오후 국정원 대공수사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대통령 ‘호각소리’에 검찰은 국정원 압수수색

 

유씨에게 간첩 혐의를 씌우기 위해 국정원이 증거조작에 들어간 지 1년 6개월 만에 이뤄진 압수수색이다. 최초 증거조작은 유씨가 북한에서 찍은 거라며 1심 재판부에 제출한 사진에서 밝혀진 바 있다. 

유씨 기소 단계부터 혐의 입증을 위해서라면 위조든 조작이든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온 국정원이다. 

 

중국정부가 “세 건 문서 모두 위조된 것”이라고 밝힌 건 20일 전. 마지못해 진상조사에 들어간 검찰은 수사로 전환하지 않은 채 2주 동안이나 시간을 질질 끌었다.

최조 증거 조작이 있은 지 1년 6개월. 중국정부 문서 위조가 세상에 알려진지 3주. 그리고 나서 이뤄진 압수수색. 국정원 ‘몸통’의 잘못을 밝힐 수 있는 뭔가가 나올 지 의문이다. 없다고 봐야 한다. 

 

조작과 위조의 흔적들을 충분히 지울 수 있는 시간을 준 뒤 이뤄진 수색이다. 요란을 떨지만 검찰이 건질 게 남아 있을 리 없다. 과거 두 차례 있었던 국정원 압수수색 때도 그랬다. 빈 깡통이 요란한 법 아닌가.

 

최초 조작 이후 1년 반, 문서위조 드러난지 3주 만에 이뤄진 수색

 

검찰-국정원-청와대가 연출한 ‘집단 헐리우드 액션’일 가능성이 높다. 위조 사건에 대한 국민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조기에 진화하기 못하고 지방선거 턱밑까지 이어질 경우, 선거에 영향을 줄 거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9일이 디데이였던 셈이다. 검찰이 ‘사법제도 신뢰’ 운운하며 압수수색이 진행될 거라는 신호를 보내자, 이를 감지한 국정원이 그날 밤 ‘발표문’을 낸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발표문’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하면 될 터. 검찰에게는 ‘압수수색 들어와도 좋다’ ‘우리는 준비 끝냈다’는 화답이고, 국민들을 향해서는 뭔가 시작될 것이니 여기를 주목해 달라는 시선끌기용이 아닐 런지. 

 

다음날 박 대통령의 ‘유감표명과 엄정 수사’ 발언은 행동에 돌입하라는 호각소리에 비유할 수 있다. 검찰은 이 호각소리에 맞춰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이다.

 

 

 

검찰-국정원-청와대의 ‘집단 헐리우드액션’

 

국정원 수사, 어떻게 끝날까? 수사결과에 대한 암시는 이미 ‘국정원 발표문’에 나와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온다

 

‘몰랐다’는 꼬리자르기를 가리키는 말일 테고, ‘그래도 유씨는 간첩’이라는 주장은 조작 행위에 대한 명분 쌓기일 것이다.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말은 압수수색 들어와도 건질 것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보면 될 성 싶다.

 

유씨를 간첩이라고 여기는 보수층 여론을 환기시키며 ‘국정원 요원들의 지나친 충정심에서 빚어진 위조 사건'으로 몰아갈 게 분명해 보인다. 상부 지시자들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대신, 요원 한 둘이 모든 혐의를 뒤집어 쓰는 것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국민들을 ‘헐리우드액션’에 놀아나게 둬서는 안 된다. 야당이 강한 책임감을 갖고 전면에 나서야한다. 특검이라도 실시해야 할 절박한 상황이다. 국정원장 사퇴로 덮을 문제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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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철저 수사만이 검찰이 살 길이다

 

 

검찰이 10일 국가정보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국가정보원의 간첩혐의 증거조작 사건을 밝혀내기 위해서다. 중앙정보부 시절부터 따져 50년 역사에서 세 번째 압수수색이라고 한다. 겉으로만 보면 검찰의 수사 의지를 평가해줘야 할 상황인데, 안을 들여다보면 씁쓸하기만 하다.

 

 

지난달 14일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사건의 증거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검찰은 “위조일 리 없다”며 국정원을 감싸고돌았다. 이틀 뒤엔 기자회견까지 열어 위조 의혹이 불거진 문서 3건은 모두 중국 정부기관이 발급한 것이라고 했다.

수사 초기 결정적인 한 달을 흘려보낸 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철저한 검찰 수사와 국정원의 협조”를 지시하자, 그제야 압수수색에 착수한 것이다.

한 달이나 시간을 벌었는데 증거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을 범죄인이 어디 있겠는가. 뒷북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정원이 갖다준 문서가 위조됐는지 의심할 만한 계기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도, 검찰은 그저 법원에 전달하는 배달부 노릇만 했다.

검찰은 지난해 국정원이 문서를 전달하기 전 외교경로를 통해 문서를 요청했다가 중국 쪽으로부터 “발급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 두 달 뒤 국정원이 바로 그 문서를 검찰에 냈다.

검찰은 자기들이 정식 외교경로를 통해 얻지 못했던 중국 공문서를 국정원이 어떻게 입수했는지 확인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위조된 것임을 알면서도 검찰이 수사를 진행했다면, 국정원과 함께 증거조작의 공동정범이 되거나 최소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위조된 걸 몰랐다면 검찰은 대공사건에서 국정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받아쓰기 수사’만 해온 무능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셈이다.

 

 

검찰은 이미 국정원이 벌인 일을 뒤처리하다가 깊은 내상을 입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검찰총장이 쫓겨나고 수사팀이 징계를 받았다.

검찰은 국정원의 하인이 아니다. 검찰 내부에서도 “더 이상 국정원에 끌려가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정원을 계속 비호하다가는 검찰의 존립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결국 검찰이 살 길은 철저한 수사와 진실규명뿐이다.

 

 

자살을 시도한 국정원 협력자 김씨는 국정원이 고정적으로 관리한 비중 있는 인물이고, 국정원 특수활동비에서 자금이 지원됐음을 알 수 있다. ‘윗선’이 알았을 개연성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 윗선이 어디까지 올라가는지를 규명해야 한다.

증거조작에 연루된 대공수사팀은 물론, 대공수사를 지휘하는 국정원 2차장과 남재준 원장이 문서 위조를 알았는지, 이후에 보고받지는 않았는지 밝혀야 할 대목이다.

 


[ 2014. 3. 12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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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검찰, 국정원 제출서류만 받고 나와"

국정원 "국정원장·2차장은 결재라인에 없어", 꼬리자르기?

 

 

 

검찰이 전날 진행한 국정원 압수수색에서 국정원이 제출한 서류만 받아온 사실이 11일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이날 김현, 진선미 의원과 함께 이날 오후 국정원을 규탄방문한 뒤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이 이번 사건의 최종 실무 책임자인 대공수사국장실은 들어가지도 않았다"며 "대공수사국장은 '당연히 왜 들어오냐'는 식으로 '검찰이 국장실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이어 "그럼 도대체 무엇을 압수수색하고 간 것이냐고 물었더니 '제출해달라는 서류만 제출했다'고 말했다"며 "수사라인의 총괄책임자인 수사국장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장이 누구에게 지시하고, 어떤 내용으로 보고받았는지를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압수수색이 아니라 압수구색 맞추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검찰이 국정원장과 2차장, 대공수사국장을 소환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국정원 간부들은)믿는 구석이 있는지 '소환에 응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이 전한 국정원 규탄방문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한 국정원 주요 간부들이 책임회피 시도가 포착되기도 했다.

국정원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국정원장과 제2차장이 결재라인에 없고 (대공)수사국장이 총괄한다", "(차장은) 한 사건의 증거자료를 일일이 관여하지 않는다. 검찰 지휘를 받아 수사팀이 사건을 진행한다", "항소심 공판과정이라 담당검사와 해당수사팀이 협의해서 증거자료를 제출했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공수사국장은 "(이 문서를) 어마어마하고 방대한 자료이기 때문에 봤을 수도 있고 안 봤을 수도 있다"고 본인의 책임조차 회피하다가,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에 "송치서류는 봤다"고 마지못해 시인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지난 9일 발표한 사과문에 대해 "위조 문서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발표문을 냈을 뿐"이라며 "자살을 기도한 (국정원 협조자)김모 씨 이외의 다른 협조자의 말을 믿는다, 따라서 국정원이 제출한 문서가 위조됐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의 국정원 규탄방문에는 민주당에서는 신경민, 정청래, 진선미, 김현, 진성준 의원이 참석했고 서천호 국정원에서는 서천호 제2차장과 기조실장, 대공수사국장이 참석했다.

 

박정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