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빗이끼벌레 다시 창궐... 수초마다 주렁주렁
▲ 물속 썩은 나뭇가지에 자라고 있는 큰빗이끼벌레 | |
ⓒ 김종술 |
큰빗이끼벌레가 금강에서 다시 창궐하고 있다. 수초, 썩은 나뭇가지, 버려진 신발에까지 큰빗이끼벌레가 붙어 자라고 있다.
'비단강'으로 불리던 금강은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생기면서 물의 흐름이 멈췄다. 2012년에는 65만 마리 이상의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녹조가 심각하게 발생해 금강을 뒤덮었다. 올여름에는 큰빗이끼벌레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가을철로 접어들어 수온이 떨어져 사라질 줄 알았던 큰빗이끼벌레가 또다시 창궐하고 있다. 지속적인 금강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기자는 지난 13일부터 강변 나뭇가지 등에 붙어 자라고 있는 큰빗이끼벌레 포자를 확인했다. 16일 오전 9시부터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구간을 살펴봤다. 허리춤까지 잠기는 물속으로 들어가 확인한 결과 주먹 크기부터 직경 30cm가 넘는 군체까지 다양한 크기의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했다.
특히 공주보 좌안 상류 500m 인근 수상공연장과 우안 1km 지점인 쌍신공원 인근에서는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은 큰빗이끼벌레가 보였다. 현장을 방문한 한 전문가는 "큰빗이끼벌레 외에 여러 종의 (벌레가) 보이는 것 같다"며 "독성이 있는 충담이끼벌레가 섞여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후 2시 30분 환경부로부터 큰빗이끼벌레 용역을 맡은 우석대학교 조사단은 수상공연장 인근에서 순식간에 큰빗이끼벌레를 채집했다. 잠수복을 입은 이들은 수자원공사가 물속에 띄어놓은 부표(수심 2~3m)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붙어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고은아 사무처장과 조용준 간사가 동행해 큰빗이끼벌레를 조사했다. | |
ⓒ 김종술 |
▲ 정수 수초인 마름 줄기에 붙어서 자라고 있던 큰빗이끼벌레, 대전환경운동연합 조용준 간사가 들어 보이고 있다. | |
ⓒ 김종술 |
기자의 연락을 받고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대전환경운동연합 고은아 처장, 조용준 간사와 공주보 상류 1km 지점 좌·우안을 재확인할 때도 수백 마리의 큰빗이끼벌레가 보였다. 이날 발견된 큰빗이끼벌레는 시궁창 썩는 냄새 등 악취가 심했던 여름에 비해 불쾌한 냄새는 덜했다.
현장을 돌아본 고은아 처장은 "전문가들이 큰빗이끼벌레가 한 번 출연하고 사멸하면 그 해에는 출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수초나 나뭇가지 등에 붙어 서식하는 게 확인됐다"며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일교차가 심해서 여름처럼 크게 자라지는 않았지만, 수온이 상승하면 급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런 추세라면 겨울철에도 날씨만 따뜻하다면 큰빗이끼벌레가 다시 발생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 사과 크기의 큰빗이끼벌레 | |
ⓒ 김종술 |
▲ 30cm가 넘어 보이는 큰빗이끼벌레도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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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으로 만져본 큰빗이끼벌레 군체에서는 수많은 개충이 떨어져 나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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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신다 버린 구두에도 큰빗이끼벌레가 자라고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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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해 취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청남도와 충남발전연구원 등 관계기관도 현장을 방문했다. 기자는 17일 보트를 이용해 현장 조사를 할 계획이다.
[ 김종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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