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보고 있나? 4대강 이렇게 망가졌다
혈세 22조가 들어간 4대강사업에도 올 여름 몇몇 지역에서는 가뭄으로 심각한 물부족을 겪었고, 부산에서는 홍수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강에서는 녹조에 더해 큰빗이끼벌레까지 창궐했다.
환경변화에 비교적 강한 어종인 강준치가 낙동강에서 폐사하고, 강바닥은 펄로 변하며, 정수장에서의 화학적 응집제 사용이 크게 증가한 것과, 또 이로 인한 유해성 여부 등을 언론이 다루었다.
이미 강이 아닌 강들은 올해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크고 작은 홍수를 겪었습니다. 속타는 가뭄도 만났습니다. 은어가 펄떡이는 강은 옛날 이야기로만 전해 들었습니다. 더러워진 강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살리지 않는다면 이 이야기는 자손 대대로 이어집니다."
40초짜리 어느 홍보 동영상 내용이다. 왠지 낯설지 않은 이 동영상은 누군가 지금의 4대강을 겨냥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 4대강살리기사업 논란이 한창이던 2009년 정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국민 홍보용으로 20억을 들인 방송광고다. 22조를 쏟아붓고 난 지금 4대강은 어떤가?
4대강사업은 대국민홍보를 통해 "4대강살리기"를 하면 "홍수피해와 물 부족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됩니다"고 하였는데, 물론 올 여름에 보았듯이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아니 지켜질 수 없는 약속이었다.
홍수와 가뭄 등은 태풍처럼 지구가 존재하는 한 늘 생기는 자연현상이고 그 피해를 근절할 수는 없는 것이다. 때문에 인류가 할 수 있는 것은 가급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했으니 정부가 22조를 쓰기 위해 국민들을 상대로 일종의 허위과장광고를 한 것이다.
▲ 국토해양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발행한 4대강살리기 홍보 팸플릿 내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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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하천관리의 오랜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성과는 아마도 강을 길들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아니었을까?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유럽은 강을 지배하려 했고, 홍수조절의 스펀지 역할을 하는 범람원에 제방을 쌓고 토지를 집약적으로 이용했으며, 강을 가로막는 댐을 세웠다.
강에 예기치 못한 변화와 피해가 여러 형태로 나타났고, 그 시대 최고의 기술체계가 홍수피해 등에 대응하는 계산법을 내놓으면 강은 비웃듯 넘어섰다. 그로 인한 피해는 범람원에 사람이 무엇인가를 더 들여놓고 제방 등을 더 높이 쌓은 만큼 커졌음은 잘 알려져 있다.
결국 독일 등 유럽은 1980년대에 들어서는 무렵 원래의 강 모습 그대로를 존중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가장 큰 이익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현재는 원래 강이 흐르던 공간을 다시 강에게 돌려주는 방향의 노력들이 유럽연합에서 진행 중이다.
▲ 멀리 수십미터 폭의 강물이 흐르고 그 바로 밖으로 백사장이 펼쳐져있고, 다시 그 밖으로 넓은 범람원이 발달한 갈수기의 내성천 하류 경진교 일대. 홍수기에는 이 넓은 땅에 강물이 가득 차는데, 범람원의 이런 완충작용이 홍수피해를 막아준다. 이런 강습지에서는 반복적으로 변하는 환경에 다 적응해서 생물들이 살아야 하기 때문에 습지의 생물다양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럽연합은 사라진 이런 범람원을 다시 복원하기 위해 많은 재정을 투입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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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살리기'사업, 무엇을 살리기 위한 사업이었나
4대강사업 기간 중 독일의 다양한 하천관리 자료를 번역해 한국사회에 제공한 임혜지 박사와 번역연대의 자료 중 독일연방환경부의 교사용 학습교재(강, 물 이상의 존재)에는 홍수발생의 주원인으로 "1. 하천에 너무 가까운 주거지역, 2. 하천에 대한 공사" 등을 우선 들고 있는데 물론 이런 것은 독일만의 시각은 아니다.
2000년 12월 효력을 발생한 유럽연합 물관리기본지침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지침을 통해 2015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를 제시하면서, 지침의 주목적이 "모든 하천을 자연스러운, 또는 자연에 최대한 근접한 형태로 되돌리는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 지침을 이행하지 않은 회원국에게 고액의 범칙금을 부과한다"고 하고 있다.
이런 그들의 시각에서 보면 천문학적인 국가재정을 투입하는 하천 토목공사를 통해 "홍수피해와 물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공언은 허황되다.
널리 아는 것처럼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서 시작됐다. "대운하도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선언 이후 발표한 '4대강하천정비사업'이 '4대강을 포함한 국가하천정비는 97.3% 끝났다'는 2006년 건교부의 발표에 발목 잡히자 하천생태계를 살리겠다며(그로 인해 한국의 강들은 졸지에 죽은 강이 되어버린) 등장한 것이 '4대강 살리기'이다.
조삼모사의 이 세 사업은 김정욱 교수가 지은 <나는 반대한다>에서 밝혔듯이 모두 14조 원이 건설회사에 돌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업이 끝나고 4대강은 강 고유의 흐름을 멈춰야 했지만 사업에 참여한 대형 건설업체들의 광범위한 담합이 밝혀지면서 불법의 검은 돈이 이 사업의 밑바닥에서 활발하게 흘렀음이 드러났다. '4대강 살리기'사업은 무엇을 살리기 위한 사업이었나?
▲ 한반도대운하가 추진되면서부터 4대종단의 성직자들은 2008년 2월부터 100여일간 4대강을 따라 풍찬노숙 순례를 했고 다시 천주교와 불교 등의 성직자들을 중심으로 2008~2009년 지리산부터 임진각까지 오체투지를 이어갔다. 그 이름이 무엇이든 생명의 강을 훼손하는 대규모 토건공사를 막기 위해 헌신하였지만 4대강사업은 결국 강행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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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살리기'사업 마스터플랜의 핵심은 5.7억㎥(폭 100m 높이 5.7m 길이 1천km의 분량/실제 집행은 4.5억㎥ 규모)의 모래를 4대강에서 파내고 16개의 보(댐) 설치를 통해서 낙동강 6.7억㎥ 등 8억㎥의 추가용수를 확보하는 것이다. 최소수심은 낙동강을 기준할 때 4.0~6.0m를 유지한다. 이것이 강을 살리는 것과 무슨 상관일까?
우선 수심을 깊게 유지하는 것이 수생태계에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자. 독일 알폰스 헨리히프라이제박사의 4대강사업소송 법정제출 감정서를 참고하면, 준설로 수심이 깊어지고 따라서 수량이 증가하면 산소공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수량대비 수표면적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수심이 1m까지 낮거나 2m까지인 구역은 물살과 바람을 통해 대기로부터 산소를 공급받는다. 수심을 낮추는 모래섬은 강변과 마찬가지로 물의 산소공급에 도움이 된다. 즉, 단순한 깊이의 변화만으로도 수생태계는 큰 영향을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강이 깊어질수록 산소는 부족해지기 때문에 강생태계는 악영향을 받는다.
▲ 종아리를 오르내리는 여울은 강 수중에 가장 질 좋은 산소를 공급하는 산소발생기이다. 물고기들은 당연히 이런 곳의 수초나 강바닥에 알을 낳는다. 이런 얕은 강에서 살아온 토종물고기들은 깊어진 강에서는 살 수 없다. 잉어 등 깊은 물에서 사는 물고기도 산란철에는 이런 곳이 필요하다. 4대강사업으로 그들도 살기 고통스러워진 것은 마찬가지이다 - 4대강사업 전인 2009년 여주 남한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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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첩첩이 가로막은 16개의 댐은 위 광고에 등장한 '은어가 펄떡이는 강'의 가장 큰 적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동서고금의 명언은 첩첩이 강을 가로막는 큰 구조물로 흐름이 멈춘 강에서도 그 의미를 확인하는 데 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한편 보(댐)가 강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한국과 독일의 몇몇 전문가자료는 보에 의해 침전된 진창 등에 기인하는 특정조건 하에서 급격한 산소소모에 의한 물고기 대량폐사 가능성을 언급한다.
참고로 2012년 10월 금강에서의 물고기 떼죽음 원인에 대해 충남민관합동조사단은 발생 1년 후, 30만 마리 폐사 및 4대강사업으로 인한 용존산소 부족으로 결론 내렸다(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1년 넘는 조사 끝에 '6만 마리 폐사 및 원인불명'이라고 발표하였다).
▲ 강안에서는 바쁘게 모터보트가 돌아다니면서 자루를 수거하였고, 강가에서는 2인1조의 사람들이 긴 집게로 물고기를 자루에 담았다. 얼마나 많은 물고기가 죽었는지 알 수 없었다. 제방을 차로 달리는데 내내 썩은 냄새가 올라왔고, 어느 순간 눈물이 났다. 2012년 10월 금강 부여대교 인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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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법으로 금지한 준설, 4대강은 왜?
4대강에서 모래를 4.5억㎥ 파낸다는 것은 생태적으로 무슨 의미인가?
준설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독일의 연방환경부 2009년 학생용 학습교재는 생태적으로 건강한 하천의 특징으로, 강바닥을 보강하거나 파내지 않은 본 모습 그대로의 하천이 지닌 구조적 다양성과, 자연스러운 상태의 하천에서는 그 안과 주변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장애 없는 이동 등을 언급한다.
강이 구조적으로 다양하다는 것은 다양한 서식처를 통해 다양한 수중생물들이 살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4대강사업은 수질정화 기능을 하는 4.5억㎥의 모래만 파낸 것이 아니고, 저서생물을 포함한 수중생물의 서식처를 총체적으로 파괴했다. 수심이 얕은 여울의 맑은 모래에서만 사는 토종 어류이자 법정보호종 1급인 흰수마자를 4대강사업 구간에서 더 이상 발견할 수 없는 이유다.
조개류는 준설과정에서부터 가장 큰 타격을 받았는데, 이런 민물조개의 몸속에 산란하는 각시붕어 등 납자루아과 어류 역시 똑같은 타격을 받는다.
김정욱 교수는 <나는 반대한다>에서 "4대강 토건공사는 특정한 생명체를 죽이는 집단학살(genocide)이다"라고 했다. 현재 사업구간에서 발견되지 않는 종들을 통해 4대강사업이 끼친 생물다양성 훼손의 심각함이 보여진다.
▲ 여러 대의 대형양수기가 쉬지 않고 물을 퍼내고 나면 중장비가 투입되어 강바닥을 파낸다. 2010년 10월, 강이 바닥을 드러낸 어느 아침, 여주 남한강의 강천보 공사장 밑으로는 물 빠진 작은 웅덩이에서 헐떡거리는 물고기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조개들은 이 사업의 가장 큰 희생자이다. 물이 몸 위로 찰랑거릴 즈음에야 변고가 있음을 알지만 결국 강바닥을 우왕좌왕 하면서 처절한 흔적을 남기다가 강바닥과 함께 말라버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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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깨어나는 강'을 노래한 4대강사업의 이런 반생태성은 물론 수중생태계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강을 통째로 개조한 4대강사업은 수수만 년 한반도 고유의 강에 적응하며 살아온 모든 생명들에게 결코 이롭지 않다. 16개 댐이 수중생물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고 있다면, 하천습지를 훼손하면서 설치된 1757km의 레저용 자전거도로는 매일 강과 육지를 오가야 살 수 있는 동물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방해한다. 심지어 자전거도로를 끼고 강과 산 사이에 베를린장벽 같은 가림막을 설치한 곳도 있다.
물에 강한 강변의 버드나무들이 물에 반쯤 잠긴 채 떼로 고사한 풍경을 보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이들은 공사 시작과 함께 아예 통째로 사라진 습지의 나무나 풀들에 비하면 그래도 좀 더 생명을 누린 편이다. 자라나 꼬마물떼새 등은 가장 물이 많이 빠지는 시기를 기다려서 강변 모래나 자갈에 알을 낳는데 이렇게 강습지의 계절적 변화 등을 이용해 번식하는 생명들에게 흐름이 멈춘 강은 영원한 불임이다.
지구를 이동하며 한반도 강의 모래톱을 찾는 철새들에게도 4대강사업은 치명적이다. 이들이 사라진 해평습지에 설치한 쌍안경 구조물은 아마도 한때 이곳을 찾아 지구 저편에서 날아온 새들을 기억하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는지 모른다.
▲ 강에는 이미 물이 가득 차있고, 자전거도로 양 옆으로 펜스를 설치했는데 한쪽은 아예 벽처럼 막아버렸다. 강을 따라 놓은 자전거도로는 강을 오가며 살아야하는 동물들에게 큰 위협이다. - 2013년 8월 낙동강 달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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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살리기'사업은 이렇듯 강을 살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오히려 강의 생명들에게는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홍수피해와 가뭄피해 등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문제에 있어서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올 여름부터 4대강 문제를 집중보도한 JTBC 8시 뉴스 타이틀을 훑다보면, 4대강사업은 불량품을 모아놓은 테이블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강 생태계를 크게 훼손하면서 4대강에 추가로 확보한 8억톤의 용수는 놀랍게도 정해놓은 사용처 없이 그저 담아놓았을 뿐이어서 가뭄에 물이 부족한 농지에 물을 대 줄 생각은 없어 보인다. 4대강사업 이후 확보한 관개용수로가 하나도 없다는 뉴스가 반증한다.
환경부가 확인한 녹조 등 이상 징후는 최근 3년 새 10배 이상 증가했고, 유례없는 광범위한 녹조로 식수안전을 위해 고도처리정수장도 대폭 더 지어야하는 상황이다. 낙동강 정수장에서 발암물질 검출이 증가한다는 보도 등도 있는 터라, 적지 않은 재정을 투입해야 될 이런 시설확충이 식수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씻어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물론 돈을 더 들여 고도처리를 하면 물맛은 더 안 좋아진다는 것은 나쁜 쪽의 보너스다. 4대강사업, 왜 한 것일까?
▲ 4대강 국민검증단이 찾은 낙동강 창원 칠서취수장.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녹조를 쫓는 광경은 4대강사업이 제공한 이상한 볼거리이다. - 2013년 8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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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은 당장 쓸 곳 없는 추가용 용수를 낙동강에서만 6.7억 톤을 확보하는 것으로도 부족했는지, 천혜의 모래강 내성천에 낙동강 중하류의 유지용수용 물을 1.8억 톤 더 확보하기 위해 4대강사업의 하나로 총사업비 1조 1215억 원을 들여서 영주다목적댐을 짓는다.
명색이 다목적댐인데, 국가명승지 2곳이 있는 내성천 하류 25km 구간에 홍수방지 등을 위한 하천정비사업이 올 가을 시작되었다. 영주댐 공사가 시작된 지 5년째에 접어들면서 강은 크게 변하고 있으며, 한반도 최고의 모래강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정말 왜 영주댐을 지어야 하는 것일까?
▲ 농부는 아무리 배가 주려도 종자씨를 먹지 않는다. 내성천은 한반도 모래강의 종자씨 같은 존재이다. 영주댐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 2011년 3월 내성천 회룡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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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은 유럽연합의 하천관리방식과 달라도 너무 다르지만 최병성 목사가 펴낸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의 첫 장은 4대강사업이 추진될 시기의 대한민국 하천법 중 최상위법인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이 유럽연합이 지향하는 하천관리 개념을 다음과 같이 포함하고 있음을 소개한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홍수와 더불어 살아가기(Living with flood)'라는 개념으로 홍수방어 대책을 전환해야 한다"
하천법이 정하는 계획체계에 속하지 않은 4대강사업이 당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으로 22조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재정법은 총사업비가 500억 원이 넘는 국가사업 등은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22조의 4대강사업은 보건설과 준설이 시급한 재해예방 사업이라며 이를 받지 않았다. 4계절에 걸쳐 생태계를 조사해야 하는 환경영향평가는 단 4개월 만에 끝내버렸다.
이런 일들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또 이런 일들은 1차 담합, 2차 담합, 심지어 청와대의 담합조율 정황 확인 등의 보도와 어떻게 관련이 있는 것일까?
사람들이 4대강사업에 대해 여러 질문들을 던지는 중요한 이유는 4대강사업이 녹조와 식수문제, 막대한 유지보수비 등을 통해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에도 이후 영양댐, 지리산댐 등 14개댐의 건설 추진되고 있다. 홍수예방 등 명분의 국가하천 정비사업이 내성천, 임진강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편 강생태계의 생명들이 여전히 긴박한 위협에 처해있으며, 또 사법정의가 훼손된 채 그대로 두면 4대강사업의 속성이 어느 때든 옷을 갈아입고 우리 사회의 어느 곳이든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 댐 밀도 세계1위 대한민국에서는 더 이상 그 어느 산천도 댐을 피할 수 없다. 그곳이 심산유곡과 명경지수를 자랑하는 영양 장파천이든 지리산의 정기가 모이는 함양 용유담이든 그렇다. 힘없는 주민들과 말없는 산천 모두에게 힘들고 힘든 시절이다. - 영양 장파천 | |
ⓒ 박용훈 |
유감스럽게도 현 정부가 2013년 9월 구성한 4대강사업평가조사위원회는 이런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는 우리가 궁금해 하는 사업추진 배경, 불법비리 규명 등과 관련된 조사항목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주로 보 구조물의 안전성, 수질, 수생태계 등과 관련된 내용을 조사하는데 어떤 조사결과를 발표할지 모르지만, 이미 이런 내용의 상당부분은 우리가 언론보도 등을 통해 그 문제점을 익히 들어온 것이 아닌가?
4대강사업,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의 강, 이대로 내버려 둘 것인가?
[ 박용훈 ]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필자 박용훈님은 사진작가입니다. 이 글은 천주교인권위원회 월간 소식지 <교회와 인권>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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