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불법선거 관련

사이버사, 선거때마다 ‘여당 편들기’ .옥도경·연제욱 전 사령관 ‘공소장 범죄일람표’ 확인

道雨 2014. 11. 20. 11:11

 

 

 

 

사이버사, 선거때마다 ‘여당 편들기’ 발벗고 나섰다

 

 

 

조현천 국군사이버사령관(뒷줄 왼쪽 둘째) 등이 지난달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앞쪽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옥도경·연제욱 전 사령관 ‘공소장 범죄일람표’ 확인
대선 한달전 하루 수십건씩 올리다 선거 끝나니 0~1건

2011년 10·26 재보궐선거부터 2012년 4·11 총선과 대선 등 중요한 정치 일정마다 국군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가 발 벗고 새누리당 편들기에 나선 사실이 드러났다. 사이버사 요원들이 직접 작성해 올리거나 퍼나른 댓글과 트위터 글 등을 통해 정치 관여의 구체적 행태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19일 <한겨레>가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옥도경·연제욱 전 사이버사 사령관의 ‘범죄일람표’(공소장에 첨부)를 보면, 사이버사는 중요 선거 일정마다 총력 대응에 나섰다. 2012년 11월부터 대선 투표일인 그해 12월19일까지 수백건의 선거 개입 글을 작성하고 퍼날랐다. “확실하게 준비된 대한민국 1등 대통령 박근혜 후보”, “문재인에 속으면 대문은 북쪽으로 열린다” 등 여야 후보의 당선과 낙선 목적의 글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사이버사 활동의 집중도는 정치 일정을 따라 움직였다. 대선 한달 전인 2012년 11월부터 평균 20여개씩 글을 썼으나, 선거 직후인 2012년 12월20일에는 1건, 21일 0건, 22일 2건 등으로 ‘개점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활동의 주목적이 ‘선거 개입’임을 방증하는 정황이다.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

 

 

야당 정치인 비방도 선거와 밀접한 맥락 속에서 진행됐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의 대선 출마 의사가 확실치 않던 2012년 초반에는 “철수님과 정치는 어울리지 않아요” 등 ‘견제구’를 던지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야권의 유력 주자가 된 뒤에는 ‘간철수’ 등의 표현을 써가며 “어리석고 무책임한 안철수의 ‘제주해군기지 사과 발언’…표라면 물불 안 가리는 자들에게 이 나라를 맡길수 없다”(11월2일) 등 비방을 서슴지 않았다.

 

대선 투표시간 연장 논란이 일자 11월6일부터 14일까지 “투표시간 연장에 대한 두려움과 착각”이란 글을 150차례 이상 퍼나르고, 1차 토론회 직후에는 “박근혜 후보의 낙선을 위해 나섰다”고 발언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를 비난하는 “정치권의 조폭은 퇴출시켜야 한다”는 글을 90여건 올렸다.

 

사이버사는 2012년 4·11 총선에도 적극 개입했다.

한명숙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에 대한 비방,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이 주내용이었다. 선거가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난 뒤에는 두 사람을 공격하는 글을 거의 올리지 않았다. 사이버사가 댓글 활동을 시작한 2011년 말에는 10·26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비난 공작’의 타깃이었다.

 

정치 개입 글을 작성한 요원은 모두 122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버사 심리전단 200여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다. 사이버사가 사실상 정치 관여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 연제욱·옥도경 전 사령관은 이런 활동을 매일 보고받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국방부 검찰단은 당시 국방장관이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두 전직 사령관을 군형법상 정치 관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전해철 의원은 “두 전직 사령관이 조직적 정치 개입을 매일 보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당시 국방부 장관인 김 실장은 전혀 책임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현웅 정환봉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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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자료에서도 확인된 사이버사 ‘대선개입’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헌병과 군 검찰은 관련자들에게 선거법 위반이 아닌 정치관여 혐의를 적용했다.

사이버사 요원들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은 확인했지만 조직적인 선거개입은 없었다는 주장도 했다.

‘눈 감고 아웅’하는 꼴인 그런 말이 거짓이었음이 바로 군 검찰의 수사자료로 확인됐다.

 

19일 <한겨레>가 입수한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의 범죄 일람표를 보면, 사이버사는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으로 첨예한 시기마다 두드러지게 활동량을 늘리면서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쟁점과 상황에 따라 공격하고 방어할 대상을 겨냥해 집중적으로 글을 올리는 등 ‘조직적인 작전’이 아니고선 설명하기 힘든 양상이 뚜렷하다.

 

예컨대 투표시간 연장이 논란이 됐던 2012년 11월 초에는 일주일여 동안 투표시간 연장에 반대하는 글을 150여개나 올렸다.

대선후보 1차 토론회 직후에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를 비난하는 글을 나흘 사이에 90여개 올렸다. 그리 날카롭지 않던 안철수씨 관련 글은 그가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르면서 훨씬 거칠어졌고, 야당의 대선후보가 정해진 2012년 9월부터는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는 글이 급증했다.

대선 기간엔 하루 평균 20여개이던 글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한두 개로 크게 줄기도 했다.

이런데도 어떻게 조직적인 대선개입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그런 ‘작전’이 어디서 출발했는지도 짐작할 만하다.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일반전초(GOP)의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힌 이른바 ‘노크 귀순 사건’ 당시, 사이버사는 “경계 작전에 실패했다고 장관을 날리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등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 책임론을 반박하는 댓글을 수백건 올렸다.

2013년에는 김병관 당시 국방부 장관 내정자를 옹호하는 글을 1000개 이상 작성했다. 그러잖아도 대선 당시 김관진 장관이 사이버사로부터 매일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난 터다.

 

의혹의 실체가 이런 모습이니, 장관을 직속상관으로 둔 국방부 조사본부와 국방부 검찰단이 제대로 조사하고 기소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애초부터 어려웠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군은 의혹이 폭로된 뒤 즉각 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미적거려, 일부 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를 흘려보내기도 했다.

 

의혹을 제대로 풀자면 특검을 통한 재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2014. 11. 20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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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빨갱이인 줄 모르고…” “좌빨 대통령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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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사 정치 관여 ‘전모’

선거개입·종북몰이 ‘발빠른 작전’
MB 독도 방문에 ‘낯뜨거운 찬양’
“종북 찌라시 뭐라 해도 개념만땅”

“김관진 날려봐야 북한만 좋은 일”
“김병관, 불법도 아닌데 또…”
군수뇌부·장관 후보 맹목적 옹호

강정마을 등 논란에 댓글 수백건
저질 웹툰·합성사진도 1년새 70건

 

국군사이버사령부는 선거 시기 말고도 주요한 정치적·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발 빠르게 ‘작전’을 펼쳤다.

주된 활동은 일부 야당 의원들과 진보세력에 대한 ‘종북몰이’였다.

 

지난해 8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체포됐을 때는 “국회의원이 빨갱이라니 우리나라 진짜 위험하다”, “이석기 북한 공산군 군가 합창했단다 ㅋㅋ” 등의 글을 올렸다.

진보당 경선 부정 의혹 수사가 진행되자 “통진당 종북 주사파들이 궁지에 몰렸다고 판단했나? 인터넷 북한 홍보 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지원 사격에 나섰네요” 따위의 글을 수백차례 올렸다.

제주 해군기지,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탈북자 발언’과 관련된 논란 등에 대해 수백건씩 댓글과 트위터 글을 퍼날랐다.

 

통치자에 대한 낯 뜨거운 찬양도 빠뜨리지 않았다.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자, “대통령이 독도 간 걸 갖고 진정성 논하는 사람들아 그래도 한번도 안 간 역대 대통령들보다 낫지 않냐”, “일본 쪽바리 종북 찌라시들이 뭐라 해도 개념 만땅” 등의 글을 300여개 올렸다.

최근 큰 쟁점이 된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를 두고도 “이 대통령의 순방 성과로 전 세계적으로 뻗어가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는 등의 글로 응원했다.

 

2012년 11월 아랍에미리트 파병 연장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때는 “전후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에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용병이라 부르는 야당은 야당이 아니라 남조선노동당이다” 등의 글을 올렸다.

 

마치 ‘사병 조직’처럼 군 수뇌부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활동도 했다.

사이버사는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지난해 2월13일 “현재 혼란스러운 상황을 잘 이끌어가시리라 생각한다”를 시작으로 하루에 51개의 글을 작성했다. 그가 방위산업체와의 ‘커넥션’ 의혹으로 낙마 위기에 몰리자 “어이쿠 불법도 아닌데 또 ‘정황’상 불법이라 이거냐?” 등의 글을 올렸다. 사이버사는 김 전 후보자가 사퇴하기까지 한달여 동안 1000개가 넘는 트위터 글과 뉴스 댓글 등을 작성했다.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 ‘노크 귀순’으로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곤경에 빠졌을 때도 보이지 않는 구원투수 노릇을 했다. “김관진 날려봐야 북한 좋은 일만 시키는 꼴”, “경계 작전에 실패했다고 장관 날리는 건 어불성설” 등 수백건의 글을 집중적으로 작성해 퍼뜨렸다.

 

지난해 10월 정치개입 활동이 드러난 뒤 글을 지우고, 트위터를 탈퇴하고, 서버를 삭제하는 등 조직적 증거인멸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활동은 범죄일람표에 나온 것보다 훨씬 더 방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버사의 ‘정치공작’에는 저질 웹툰과 합성사진도 사용됐다. 젊은층의 관심을 끌려는 목적에서인지 2011년 11월18일부터 2012년 11월1일까지 1년간 70건의 웹툰과 동영상을 만들거나 인터넷에 올렸다. 이를 포털 다음의 아고라나 ‘일간베스트’ 게시판에 올리거나 트위터로 퍼날랐다.

 

법정영화의 한 대목을 끌어다 만든 ‘종북의 눈물’은 판사석에 앉은 박근혜 대통령이 피고인석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신문하는 장면을 그렸다.

박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주한미군 철수 주장하는 게, 그게 바로 종북이에요. 그걸 모르면서 어떻게 대한민국 안보를 지킨다는 거예요?”라고 물으면, 노 전 대통령이 “한번만 봐주세요”라고 답하는 식이다.

 

임수경 새정치연합 의원과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등장하는 합성사진과 웹툰도 인격 모독 수준이다. ‘변절녀’라는 웹툰은 술에 취한 ‘변절자’ 임 의원이 돼지코를 한 김일성 주석을 끌어안은 모습을 담았다.

 

정환봉 노현웅 기자 bon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