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비타민제 먼저 끊으셔야겠습니다

道雨 2015. 5. 11. 16:10

 

* 아래의 글은 『비타민제 먼저 끊으셔야겠습니다』(명승권 지음)에서 요약, 발췌한 것입니다.

 

** 지은이(명승권)는 의학박사 겸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현재 국립암센터에서 가정의학과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비타민제 먼저 끊으셔야겠습니다

 

 

@ 머리말

 

#1 

 

미국의 소아청소년과 의사인 벤자민 스폭이 1946년에 쓴 『아기와 어린이를 돌보는 데 필요한 상식서』는 성경책을 제외하고  20세기에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이 책(1958년 판)에서 스폭 박사는 '신생아가 구토하면 구토물이 목에 걸려 질식할 수 있기 때문에, 재울 때 바로 눕히지 말고 엎드려 재워야 한다'고 서술했다.

 

195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약 40년 동안, 미국에서는 10만 명 이상의 아기가 신생아 돌연사증후군으로 사망했다.

 

2005년 기존에 발표된 40편의 논문을 종합한 결과가 발표됐는데, 눕혀서 재우는 것과 비교했을 때, 엎드려 재우는 경우 신생아 돌연사증후군이 약 3배 높았다.

 

이 논문의 제1 저자인 루스 길버트 박사는 결론에서 '1970년 이후 발표된 논문을 모아 보면, 엎드려 재우는 것이 더 해롭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 결과를 좀 더 일찍 대중들에게 알려서 눕혀서 재우도록 했다면, 영국에서 1만 명, 유럽, 미국, 호주에서 적어도 5만 명의 신생아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썼다.

 

 

#2

 

1957년 독일에서 개발한 진정, 수면제 및 진통제인 '탈리도마이드'가, 임신 3개월 미만의 초기 임산부의 입덧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1962년 중반까지 임산부의 입덧을 치료할 목적으로 처방됐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기간에 총 46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의 '해표상기형'을 가진 신생아들이 집중적으로 태어났다.

 

해표상기형이란 팔, 다리가 짧고, 손과 발이 몸통에 붙어, 바다표범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탈리도마이드는 바로 판매중지됐다.

 

 

#3

 

2007년 2월, 건강에 도움된다고 선전됐고, 그럴 것이라고 믿었던 비타민제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최고의 의학학술지 중 하나로 명성이 높은 『미국의학협회지』에 발표됐다.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질적 수준이 높은 임상시험 47편을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총 18만여 명), 놀랍게도 종합비타민제의 주요 성분인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 비타민E, 비타민C와 같은 항산화보충제가 건강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사망률을 5% 높인다는 것이다.  

 

 

*** 신생아 돌연사증후군으로 인한 안타까운 죽음과 선천성 기형인 해표상기형 출산의 공통점은,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일화적 경험만을 근거로 한 의학적 처치였다는 것이다.

 

미국인의 약 50% 정도, 우리나라 사람들도 20% 이상 비타민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5% 정도 높다는 위 연구결과대로라면,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들 수십만 명은 비타민제를 복용하기 때문에 죽음을 앞당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1장 건강기능식품

 

1. 약으로 둔갑한 건강기능식품

 

*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사람을 대상으로 관찰한 역학연구 들의 결과를 종합해 보면, 과일과 채소를 골고루 많이 먹는 사람들은 적게 먹는 사람들보다 암이나 심혈관질환 발생이 적었다. 과일과 채소에 든 각종 비타민, 항산화물질, 기타 영양물질 때문으로 해석됐다.

 

 

2. 기능 없는 건강기능식품

 

* 건강기능식품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과 다르기 때문에,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 효과가 있거나, 의약품으로 오인, 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 또는 광고에 해당할 때'에는 건강기능식품의 허위, 과대광고 범위에 해당한다.

 

* 현재 TV 홈쇼핑이나 각종 언론매체에서 광고하는 비타민 보충제, 홍삼,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 등, 각종 건강기능식품은 상당수가 허위, 과대광고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 글루코사민이 관절통증이나 기능개선에 도움이 되었지만, 글루코사민 제조회사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은 임상시험이나 연구의 질적 수준이 낮은 연구들을 종합한 경우에만 효과가 있었고, 반대의 경우에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 2013년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기존의 임상연구를 고찰한 결과, 칼슘이나 비타민D 보충제가 골절을 예방한다는 근거는 불충분 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칼슘 보충제를 복용할 때 심근경색증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 칼슘 보충제 복용은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코호트연구(공통된 특성이 있는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관찰하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칼슘 보충제는 골다공증 예방을 통해 합병증인 골절을 예방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아직 불충분하며, 되레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기에, 칼슘 보충제를 권고할 '상당한 과학적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 비타민D 보충제 사용은 골밀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 자일리톨 역시 충치 예방에 도움된다는 임상적 근거는 불충분하다.

 

 

제2장  비타민C 보충제는 어떻게 일상이 됐는가?

 

1. 고혈압과 비타민C

 

* 혈압은 누구든지 흡연, 음주, 운동, 커피,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일시에 높게 나올 수 있고, 밤에는 낮고 낮에는 높아지는 등, 하루 동안에도 약간의 차이를 낸다.

그래서 혈압을 올바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아침에 일어난 후 혹은 자기 전 일정한 시간에, 안정된 상태에서 최소한 2회 이상 측정하고, 2~3일 지난 뒤 다시 측정한 후, 평균을 내야 한다.

 

* 고혈압을 방치하면, 수년 혹은 수십 년 후 혈관에 문제를 일으킨다.

동맥혈관 벽에 섬유화가 진행되어 딱딱해져 혈관의 탄성이 줄어드는 동맥경화증, 동맥혈관 벽에서 염증이 진행되면서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칼슘 등이 쌓여 죽 모양의 덩어리가 생겨 혈관 벽이 딱딱해지고 혈관 지름이 감소하는 죽상경화증이  대표적이다.

 

* 이 두 가지를 합쳐 '죽상동맥경화증'이라고도 하는데, 이 상태가 몇 년 이상 지속되면, 결국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과 심부전이나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등 치명적인 심혈관질환, 신장 질환, 망막혈관 질환 같은 합병증이 생기며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 고혈압을 잘 관리해 합병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3~6개월 정도 금연, 절주, 운동, 적게 먹기, 과일과 채소 골고루 먹기, 싱겁게 먹기, 붉은색 육류 줄이기, 표준체중 유지 등, 이른바 '생활습관개선'을 시행한다. 다시 말해 약을 쓰지 않는 '비약물요법'을 시행함으로써 혈압을 낮추는 것이다.

 

* 생활습관 개선방법 중에서 고혈압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이요법을 특별히 'DASH 다이어트(대쉬 다이어트)'라고 하는데,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심장폐혈액원에서 개발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과일, 채소, 전곡류(껍질을 벗기지 않은 현미, 보리, 통밀 등의 곡류), 저지방 유제품의 양은 늘리고,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이나 음료, 붉은색 육류, 지방의 양은 줄이는 식단을 말한다.

이 식단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체중감량, 콜레스테롤 감소 등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항고혈압제를 수년간 먹으면서 정상 혈압으로 유지했다 하더라도, 항고혈압제를 중단하면 1~2주 내로 다시 혈압이 오르게 된다.

 

* 3~6개월 이상 꾸준히 생활습관 개선을 잘 시행할 때, 수축기 혈압이 150 이상인 경우에도, 약을 먹지 않고 목표 혈압인 140 미만으로 혹은 120 미만으로 완전히 정상으로 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게 되면, 고혈압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이나 당뇨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능성 위장장애, 과민성대장증후군, 지방간, 간 기능 이상, 역류성 식도염, 대장 용종(용종 중 선종은 대장암의 전 단계로 알려졌음) 등, 흔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도 도움된다.

 

* 항고혈압제를 투여할 때, 위약을 사용한 대조군보다 수축기 혈압이 8.0 감소하였고, 이완기 혈압은 4.3 정도 감소했다.

수축기 혈압/이완기 혈압의 감소 효과에서, 생활습관 개선은 5/3, 항고혈압제는 8/4로 볼 수 있다.

 

* 비타민C 보충제가 혈압을 떨어뜨린다는 임상적 근거는 명확하지 않으며, 떨어뜨린다 하더라도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고혈압제보다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고, 일반적인 생활습관 개선보다 낫다는 근거도 없다.

 

* 고혈압 환자가 고혈압 치료를 위해 생활습관 개선을 하면, 혈압을 떨어뜨리거나 당뇨나 고지혈증 등 각종 질병뿐만 아니라, 비만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비타민C 보충제만을 사용하는 것 보다 훨씬 이득이다. 

 

 

2. 비타민C와 망막질환, 뇌졸중, 당뇨병, 괴혈병

 

* 비타민C는 노인 황반변성(망막의 중심부에 상이 맺히는 황반 부위가 나이가 들고 변성이 와 시력이 떨어지고 실명까지 초래하는 망막질환)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뇌졸중은 한의학에서는 중풍이라고 하는데, 크게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등)과, 뇌혈관이 터져서 뇌 조직 내부로 혈액이 유출되어 발생하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허혈성 뇌졸중이 80~90%를 차지한다.

 

뇌졸중을 초래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당뇨, 심방세동 등이 있다. 즉 흔한 생활습관병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를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임상시험(약 32,000명 대상)을 종합해 메타분석한 결과, 비타민C 보충제는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

 

* 당뇨병으로 인해 말미암은 만성 합병증에는 대표적으로 망막병증(시력저하 및 실명), 신장병증(신장 기능 저하  및 신부전), 신경병증(신경 손상)의 3가지를 들 수 있다.

당뇨병성 족부 병변은 당뇨가 있는 사람에서 15%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타민C 보충제를 복용한 그룹이나 위약을 복용한 그룹이나 당뇨 발생에 차이가 없었다.

결론적으로 비타민C 보충제가 당뇨나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족부병변의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임상적 근거는 없다.  

 

* 괴혈병은 우리 몸의 결합조직들을 구성하는 콜라겐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C의 섭취가 부족할 때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을 일컫는다.

출혈, 권태감, 피로가 나타나고, 피부가 거칠어지면서, 피하 출혈, 잇몸 출혈, 혈뇨, 혈변 등이 생길 수 있는데,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먹으면 치료할 수 있다.

 

 

제3장 아무도 말하지 않는 비타민제의 맨얼굴

 

1. 생명의 비타민

 

* 1905년, 영국인 의사 윌리엄 플레처는 각기병의 원인을 연구하던 중, 도정한 백미를 먹으면 각기병이 생기고, 도정하지 않은 현미를 먹으면 각기병이 예방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 비타민은 현재까지 비타민A, B1, B2, B3, B5, B6, B7, B9, B12, C, D, E, K 등, 총 13종이 있다.

비타민의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은 1912년으로, 비타민 B(정확히는 B1)를 분리하면서부터인데, 비타민B가 결핍되면 생기는 각기병(Beriberi)의 B에서 유래했다. 

 

* 8종의 비타민B 계열과 비타민C는 수용성으로 물에 잘 녹기 때문에, 몸에 거의 축적되지 않고 소변 등으로 쉽게 빠져나와 일반적으로 과다증이 드문 편이지만, 비타민A, D, E, K는 지용성이라 몸에 들어오면 쉽게 축적될 수 있어 과다증이 생기기 쉽다.   

 

* 비타민A는 지용성으로, 주로 성장, 발달, 면역기능과 시각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비타민B군은 수용성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물질의 대사과정에 필요한 효소를 도와주는 '보조인자(조효소)'로 중요하다.

비타민C는 수용성으로, 적어도 8가지 효소반응에 관여하는 조효소로 작용하는데, 특히 콜라겐 합성에 중요하며, 활성산소로 인한 손상을 막아주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

비타민D는 지용성으로, 칼슘, 철,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의 장내 흡수를 촉진하는 변형된 스테로이드인 세코스테로이드로, 주로 뼈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피부에서 햇볕의 자외선의 도움으로 콜레스테롤로부터 합성될 수 있다.

비타민E는 지용성으로, 항산화 작용, 신경기능 관여, 혈소판응집 억제, 지방산의 산화 예방 등의 작용을 한다.

비타민K는 지용성으로, 주로 혈액 응고, 뼈 대사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암, 심혈관질환, 노화촉진의 주범인 활성산소종

 

* 활성산소종은 주변에 있는 물질로부터 전자를 빼앗을 수 있는데, 이를 '산화'라고 한다.

전자를 빼앗긴 물질은 변형을 일으키거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활성산소종'유해산소'라고도 하며, 활성산소종에 의한 손상을 '산화적 손상', 혹은 '산화적 스트레스'라고 한다.

활성산소종은 이러한 산화 과정 등을 통해, 암, 심혈관질환, 노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수명을 단축시키고,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 활성산소종은 일반적으로 흡연, 자외선, 음식, 방사선, 공해 등, 여러 요인 탓으로 과다하게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성산소종은 만들어지자마자 정상세포의 유전자 본체인 DNA나 세포막으로부터 전자를 뺏는 공격을 한다.

 

* 활성산소종에 의해 DNA가 산화 공격을 받게 되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게 되는데, 그 결과 세포 수가 계속 늘어나 과도하게 증식하게 된다. 이 상태를 '암'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세포는 세포 종류마다 자기 수명이 정해져 있는데, 돌연변이가 생겨 죽지 않는 세포는 암세포로 변하게 된다.

다시 강조하면, 우리 몸에 활성산소종이 많아지면 암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 활성산소종은 암뿐만 아니라, 저밀도콜레스테롤(일명 나쁜 콜레스테롤)도 산화시켜 동맥경화증(죽상동맥경화증)을 잘 생기게 한다.

 

* 동맥경화증은 혈관 벽에 섬유화가 진행되고,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는 노화현상의 일종으로, 고혈압을 유발하고, 심장 근육이 두꺼워져 심장비대가 생길 수 있다.

동맥경화증의 가장 중요한 합병증은,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어 발생하는 각종 심혈관질환이다.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에는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생기는 협심증, 피가 굳어진 덩어리인 혈전이 생겨, 관상동맥을 막아, 산소와 영양분이 급격하게 줄면서, 심장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죽어버리게 되는 심근경색증,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 등이 있다.

 

* 활성산소종은 세포 손상을 지속하면서 노화를 촉진한다.

 

 

3.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종합비타민제

 

* 자연계에는 활성산소종을 제거해주는 물질이 있는데, 이를 '항산화제'라고 한다. 항산화제는 과일과 채소 등 음식에 풍부한데, 이를 천연항산화제라고 한다.

대표적인 천연항산화제에는 비타민 중에서 비타민C(레몬, 오렌지, 귤), 비타민E(식물성 기름, 땅콩), 베타카로틴(당근, 시금치, 호박)이 있다.

그 외 라이코핀(토마토, 수박), 이소플라본(콩), 카테킨(녹차), 레스베라트롤(적포도주), 셀레늄(어패류, 육류, 견과류) 등이 있다.

 

* 천연항산화제와 비타민 등 영양물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서 심혈관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 이상 적게 발생한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와 여러 나라에서는, 암이나 심혈관질환 등 건강을 해치는 주요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하루에 400g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  천연항산화제와 화학적으로 구조가 같거나 유사한 형태로 합성하거나, 천연물질로부터 추출해 보충제의 형태로 만든 것을 통칭해 '비타민 보충제' 또는 '항산화 보충제'라고 한다.

현재 시판된 종합비타민제 혹은 영양제의 약 90%는, 석유추출물을 원료로 화학적으로 합성한 합성비타민제 혹은 합성항산화제이다.

 

* 2007년 2월, 비타민에 대해 그동안 사람들 대부분이 알고 있었던 것과는 완전히 반대의 연구결과가 나와, 전 세계를 쇼크에 빠뜨렸다.

종합비타민제에 든 베타카로틴, 비타민A, 비타민E가 건강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사망률을 높이며, 비타민C와 셀레늄은 사망률을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질적 수준이 높다고 평가된 임상시험들만을 종합했을 때, 항산화 보충제를 복용한 사람들이 이를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오히려 사망률이 5% 높았다.

베타카로틴보충제를 복용하면 복용하지 않는 때보다 7%, 비타민A는 16%, 비타민E는 4% 정도 오히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사망률을 높였다.

비타민C와 셀레늄은 사망률을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았다.

 

* 비타민이나 항산화제는 과일이나 채소 등 음식을 통해 섭취할 때(천연비타민 혹은 천연항산화제), 암이나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여러 관찰연구, 즉 단면적 연구, 환자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등을 통해서 확인됐다.

우리나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2년 1년 동안 총 사망자 수는 25만 7,000여 명인데, 사망원인 1위는 약 27.6%로 암이 차지했으며, 2위는 9.9%로 심장질환이, 3위는 9.6%인 뇌혈관질환이 차지했다. 즉 총 사망자의 반 정도는 암이나 심혈관질환이 원인이다.

 

* 결론적으로, 비타민이나 항산화제를 과일이나 채소 등 음식으로 섭취하면 건강에 좋은데, 합성비타민이나 항산화 보충제로 복용하면 오히려 해롭다. 

 

 

4. 세계암연구기금과 미국암연구협회의 암 예방 권고안

 

  1) 저체중은 피하되, 가능하면 지방을 없애라(표준 체중 유지)

  2) 매일 적어도 30분 동안 육체적 활동을 하라(규칙적인 운동)

  3) 당이 함유된 음료를 피하고,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라.

  4) 과일, 채소, 전곡류(껍질과 배아를 제거하지 않은 곡류), 콩 식품을 많이 먹어라.

  5) 붉은색 육류(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섭취를 제한하고, 가공된 육류는 피하라.

  6) 술을 마시게 된다면, 남자는 2 표준잔, 여자는 1 표준잔 이하로 마셔라.

  7) 소금 섭취를 제한하라(세계보건기구 1일 염분 권장량 5g 이하)

  8) 암 예방을 목적으로 보충제를 사용하지는 마라.

 

* 암 예방을 목적으로 보충제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 이유는 특정 영양성분을 고용량으로 투여할 때, 일부 암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5. 비타민C 보충제

 

* 비타민C의 하루 권장섭취량은 국가마다 기관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하루에 100mg을 넘지 않으며, 보충제가 아닌 음식을 통해 섭취할 것을 권한다.

 

영국은 음식표준국과 국가보건서비스에서 성인은 하루 40mg의 비타민C를 음식을 통해 섭취하라고 권장하며, 특히 비타민C 보충제는 복통, 설사, 방귀 등 위장장애를 유발하는 등 해가 될 수도 있으니, 하루 1,000mg 이상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 비타민C 보충제의 과량섭취시 3가지 부작용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비타민C 보충제를 과량으로 복용할 때, 위와 비뇨기계에서 대사산물 때문에 잠재적 독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1,000mg 이상 섭취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1) 위장관 증상

     비타민C를 1,000mg 정도 복용하면, 이 중에 50% 이상은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설사와 복통 등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2) 신장결석 

     비타민C의 최종산물은 옥살산인데, 1g 이상 과량 복용시 신장에 쌓이면서, 옥살산 결석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3) 용혈

     드문 병이긴 하지만, 일부 환자(글루코스6인산탈수소효소 결핍환자, 발작성 야간 헤모글로빈뇨증 등)에서 적혈구가 깨지는 용혈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 비타민C 보충제를 평상시 복용한다고 해서 감기를 예방한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 건강한 사람이나 간 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비타민C 보충제를 경구로 복용했을 때 육체적 피로나 정신적 피로를 줄이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 비타민C는 경구로 복용하는 경우 장내에서 흡수되는 비율이 낮고, 많이 먹을 수록 더욱 흡수율이 낮아지며, 아무리 많이 먹어도 몸에서 효과가 나타날 정도로 혈중 농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비타민C가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적 근거는 없다.

 

 

6. 천연원료 비타민?

 

* 식물의 천연원료에서 비타민을 추출했더라도, 알약이나 캡슐 형태로  만드는 과정에서 인공 첨가물이나 합성성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천연비타민이라고 할 수 없고, 100% 천연비타민 제품은 존재할 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 문제는 식품에 천연원료가 10%만 들어가도 '천연원료'라는 말을 쓸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천연원료비타민이라고 해도, 사실은 천연원료비타민과 합성비타민이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가격도 일반적인 합성비타민보다 3~4배 이상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 우리나라에서 현재 시판 중인 비타민 제품 중 90% 이상은 합성비타민이다. 합성비타민은 과일이나 채소 등 천연식물이 아니라, 주로 석유추출물을 원료로 화학적으로 합성한 것이다.

합성비타민의 경우에는 수십 년간 많은 임상시험이 이루어졌는데, 앞에서 살펴봤듯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부족하며, 오히려 질병 발생의 위험성을 높여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 합성비타민이 전혀 없다고 주장되는 천연원료 비타민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일과 채소를 통해 섭취되는 천연비타민과 똑같이 우리 몸에 흡수되어 이로운 결과를 보일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천연원료비타민에 합성비타민이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7. 한국사람들은 정말 비타민 섭취가 부족할까?

 

*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 1차년도(2013년도) 결과를 보면, 음식을 통한 영양소 섭취량이 각 영양소 권장섭취량을 기준으로, 비타민A는 남자 115%, 여자 108%였고, B1(티아민)은 남자 208%, 여자 171%, B2(리보플라빈)은 남자 112%, 여자 107%, B3(나이아신)는 남자 120%, 여자 102%로 권장섭취량보다 많이 섭취하고 있다.

비타민C의 섭취량이 남자에서 97%, 여자에서 101%로 나타나, 남자에서만 3% 정도 덜 섭취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비타민C 섭취량이 97%라고 해서 결핍으로 인한 질병이나 증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더 중요한 한 가지는 권장섭취량 이상으로 비타민을 섭취한다고 해서 건강상 추가적인 이득이 있다는 임상적인 근거는 현재까지 없다는 점이다.

 

* 다른 연구에서 비타민D의 혈중 농도는 정상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하루에 10~20분 정도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에서 충분한 양의 비타민D가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음식으로 등푸른 생선을 일주일에 2회 정도 섭취하고, 버섯류를 섭취하는 것이 비타민D 생성에 도움된다.

 

*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암이나 심혈관질환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해 건강을 유지할 목적으로, 과일과 채소를 하루에 400g 이상 섭취하라고 권장한다.

그런데 2011년 10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연구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일과 채소를  하루에 393.5g(과일 141.3g, 채소 253.2g)을 섭취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채식 위주의 식단이어서 서양인보다 과일과 채소의 섭취량이 많으며, 권장량보다 2% 정도만 부족하므로, 지금보다 조금만 과일과 채소 섭취를 늘려도 충분히 권장섭취량을 달성할 수 있다.  

 

*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식을 통해서 각종 비타민을 충분히 먹는데도, 일부 의사나 교수들이 비타민 섭취가 부족하니 비타민제를 통해 보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에 따라 과일과 채소 섭취량이 부족한 식습관이라면, 건강을 위해 과일과 채소의 섭취를 늘릴 것을 국민에게 권장해야지,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비타민 보충제를 권하는 것은 옳지 않다.

 

 

 

8. 합성비타민이나 항산화 보충제가 천연비타민, 천연항산화제와 효과가 다른 이유는?

 

* 과일과 채소 등 음식을 통한 천연비타민 혹은 항산화제 섭취는 암이나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데, 합성비타민 혹은 항산화 보충제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해로운 이유에 대해서 정확한 이유나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 활성산소종의 양면성 때문이다.

활성산소종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암, 심혈관질환, 노화의 원인으로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세균, 바이러스 등 외부 이물질이나 암세포를 죽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항산화 보충제를 평상시 오랫동안 복용하면, 활성산소종의 농도가 너무 낮아지면서, 면역기능이 떨어져 오히려 질병 발생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합성비타민은 우리 몸에서 천연비타민과 다르게 움직이거나 작용하기 때문이다.

합성비타민은 음식에 있는 천연비타민과 분자식은 같지만, 입체적인 광학이성질체의 측면에서 조성이 다르기 때문에, 인체 내에서 흡수, 분포, 대사, 배설이나, 작용이나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몸이 이로운 효과를 얻으려면, 여러 영양물질이 함께 투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타민C가 풍부한 레몬이나 오렌지가 건강에 좋다 하더라도, 이 음식에는 비타민C뿐만 아니라 수백 종의 다양한 영양물질이 들어 있다.

이런 여러 영양물질이 함께 작용해야 우리 인체에 이로움을 줄 수 있는데, 일부 영양물질만 보충한다고 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4장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의 실체

 

1. 오메가-3 지방산

 

* 오메가-3 지방산은 부정맥을 완화하며, 동맥경화의 중요한 원인인 죽상혈전을 없애고, 혈중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낮춰주고, 혈관을 확장함으로써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오메가-6 지방산은 염증과 혈액 응고를 촉진해, 천식, 관절염 등 각종 염증 질환과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 각종 염증 질환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려면, 식단에서 오메가-6와 오메가-3의 양적 비가 중요한데, 이상적인 비는 4:1 미만으로 알려졌다. 서양 식단은 10:1을 넘어 평균적으로 15:1 이상이라는 보고도 있다.

 

* 오메가-3 지방산은 고등어, 연어, 참치, 청어, 꽁치와 같은 등푸른생선, 호두, 올리브유, 콩류, 아마씨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오메가-6 지방산은 팜유, 카놀라유, 대두유(콩기름), 해바라기씨유 등 식물성 기름과 달걀, 아보카도, 견과류 등에 풍부하다.

 

* 땅콩에는 불포화지방산이 있지만 대부분 오메가-6이며, 오메가-3는 극히 소량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칼로리, 즉 열량이다. 땅콩 1개는 약 1g으로 7kcal 내외의 열량을 갖고 있다. 과도한 열량은 중성지방 수치를 높일 수 있다.

 

* 불포화지방산은 오메가-6와 오메가-3 지방산 섭취 비율을 4:1 정도로, 오메가-6 섭취 비율을 낮추는 것이 좋다.

땅콩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오메가-6의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져, 중성지방을 떨어뜨리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2. 이누이트 패러독스

 

* 이누이트족은 북부 알래스카, 캐나다, 그린란드에 살고 있다.

 

* '이누이트 패러독스'는 이누이트족이 전통적으로 지방과 단백질을 많이 먹고, 당이나 채소 등은 적게 먹는 식습관에도 심혈관질환이 적은 현상을 가리킨다.

 

* 생선이나 생선 기름 섭취와 허혈성심질환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 사이에는 'U' 모양을 보이는데, 적정 섭취는 동맥경화를 낮추지만, 과량 섭취는 오히려 동맥경화를  높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일반적으로 생선이나 생선 기름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이 심혈관질환 발생이 적으며, 사망률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오메가-3 보충제

 

* 1995년에서 2010년까지 15년 동안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오메가-3 보충제의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모아서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총 2만 48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오메가-3 보충제를 먹어도 돌연심장사, 울혈성 심부전,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이나 사망 가능성을 낮추지 못한 것으로 나왔다.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이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를 복용하나 위약을 복용하나, 2차적인 심혈관질환 예방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 등푸른생선 등 음식을 통해 천연으로 섭취할 때에는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오메가-3 지방산을 보충제의 형태로 복용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효능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생선이나 생선 기름을 섭취할 때, 오메가-3 지방산뿐만 아니라 다른 영양 성분이 인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가 아이들 두뇌발달에 도움이 되는지 결론을 내리기에는 근거가 불충분하며, 더 많은 아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두뇌발달이나 성장발달에 도움을 줄 목적으로, 아이들에게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를 복용하게 하거나, 오메가-3 지방산이 첨가된 우유나 조제분유를 권장할 의학적 근거는 없다.

 

*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 보충제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증상에 대해 효과가 없었다.

보충제가 아니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생선을 1주일에 2회 정도, 한 번 먹을 때 140g(대략 2도막 정도) 정도 먹을 것을 일반적으로 권고한다.

삼치, 황새치, 옥돔류 등은 수은 함량이 높으므로, 미국 FDA에서는 아이들이나 임산부는 먹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대신에 수은 함량이 낮은 통조림 참치, 연어, 메기 등을 1주일에 340g 정도 이내로 먹으면 된다.

 

 

제5장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 보충제

 

1. 글루코사민, 콘드로이틴, 그리고 관절염

 

*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틴은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의 주요 성분이며, 골관절염(혹은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이 닳아서 관절이 아프고,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는 질환이다.

 

* 글루코사민은 조개류, 게, 새우 등의 갑각류 껍데기 구성성분인 키틴을 높은 온도에서 분해해서 만들기 때문에, 알레르기 등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이 먹어서는 곤란하다.

임산부나 태아에게는 연구가 아직 충분히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역시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많은 양을 먹으면, 복통, 설사, 두통 뿐만 아니라, 췌장 세포에 손상을 줘, 당뇨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 미국에서는 '식이보충제'를 어떤 질병이나 상태를 치료하는 용도로 광고 마케팅 하는 것이 불법이다.

우리나라 역시 건강기능식품을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된다고 광고하면, 허위과장 광고로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되어 있기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된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틴을 관절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된다고 선전하면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다.

 

 

2. 글루코사민 보충제의 황당한 결과

 

*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의 효능을 알아본 15편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 모두 골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특이한 점은, 15편 중 13편의 연구들이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틴을 제조하는 회사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임상시험이 시행됐거나, 제조회사와 관련 있는 저자가 논문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질적 수준이 높은 연구에서는 그 효과가 미비했고, 대부분 제조회사로부터 연구비를 받았기 때문에, 연구결과에 제조회사의 이해관계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 '배정은폐'란 연구대상자가 진짜 약을 먹는 군에 배정되는지 가짜 약에 배정되는지, 연구자와 연구대상자가 예측할 수 없도록 만드는 방법을 말한다.  

배정은폐를 사용하지 않는 임상시험들은 그 효과가 40% 부풀어졌다는 보고가 있다.

 

* 배정은폐를 적절히 시행한 10편의 연구를 종합한 결과, 글루코사민의 통증에 대한 효과는 위약과 차이가 없었다. 다시 말해 효과가 없었다.

 

* 글루코사민 제조회사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된 연구들은 글루코사민이 통증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제조회사와 상관없는 비영리기관에서 연구비를 받아 수행된 연구는 통증 감소에 효과가 없었다.

콘드로이틴 역시 전반적으로 글루코사민과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 연구비 출처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온 이유에  대한 추론

 

  첫째, 의도적인 부정행위가 개입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출판 비뚤림'의 가능성이 있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연구는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고,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든가 연구대상자 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은 연구들은,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적거나 늦게 출판되는 경향을 '출판 비뚤림'이라고 한다.

 

*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틴 제조회사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만을 종합한 경우에만 통증 감소와 관절 기능 향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고, 그 반대의 경우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연구의 질적 수준이 낮은 연구들만을 따로 메타분석 했을 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질적 수준이 높은 연구들 만을 합쳤을 때는 역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결론적으로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은 관절 통증 감소, 관절 기능 향상 등에 효과가 있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 2012년 이전까지 전 세계적으로 건강보험 적용 항목으로 글루코사민을 넣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 타이에 불과했다.

그런데 한국보건의료원의 연구결과 등에 근거해, 글루코사민이 골관절염에 도움된다는 임상적 근거가 없어, 2012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에서 제외됐다.

현재는 건강기능식품으로만 판매되고 있는데, 효능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으므로 복용할 필요도 없고,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이름으로도 판매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 골관절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근거가 확립되지 않은 글루코사민 등을 복용하기 보다는,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무리한 동작의 반복이나 좋지않은 자세는  피하며,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운동을 통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제6장  칼슘보충제

 

1. 골관절염과 골다공증

 

* 골관절염은 뼈와 뼈가 만나서 이루어지는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이 점차 소실되고 퇴행성 변화를 거치면서, 2차적으로 뼈와 인대 등에도 손상이 일어나, 붓고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골다공증관절과는 무관하게, 뼈를 구성하는 무기질과 칼슘이 빠져나가며, 뼈의 양과 밀도가 줄어들어, 살짝 부딪히거나 넘어져도 골절이 일어나기 쉬운 상태를 말한다.

 

*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그 자체로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무릎의 통증이 있다면,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할 것이 아니라, 골관절염을 비롯한 다른 질병이 있는지,무릎 관절 부위의 X선 촬영이나,필요한 경우 MRI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 칼슘은 기본적으로 음식을 통해서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은 우유나 치즈 등 유제품, 케일, 순무잎, 브로콜리 등 녹색채소,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 등이다.

 

2. 칼슘 보충제의 실체

 

* 칼슘 보충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근경색증의 발생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1.27배, 즉 27% 높았다.

즉 칼슘을 음식으로 섭취할 때에는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높이지 않지만, 보충제의 형태로 섭취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

 

이런 결과는 몇 가지 가설로 설명되고 있다.

 

첫째, 칼슘을 많이 섭취하면 비타민D의 활동적 대사산물인 칼시트리올 농도가 낮아지고, 그 결과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과 같은 물질 농도를 높이게 되어, 심혈관질환의 발생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음식으로 칼슘을 섭취할 때는 그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지만, 보충제 형태로 섭취하면 농도가 급격히 높아져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칼슘을 많이 섭취하면 혈관에 석회화가 진행되고, 혈관석회화는 심혈관질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가설이다.

마지막으로 칼슘은 혈액 응고에도 관여하는데, 칼슘 보충제를 복용하면 혈액이 응고되어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져,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 환자가 골절을 예방할 목적으로 칼슘 보충제를 쓸 때,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칼슘 보충제 처방은 유보되어야 한다.

 

* 2013년 2월 4일, 『미국의학협회지내과』에 '칼슘보충제를 복용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대규모 코호트연구(공통된 경험이나 특성을 공유하는 큰 집단을 대상으로 관찰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총 38만여 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평균 12년간 관찰한 결과, 칼슘보충제를 복용한 남자 그룹은 복용하지 않은 그룹과 비교했을 때, 심혈관질환 발생이 1.2배, 즉 20% 높았다.

또 칼슘 보충제가 아닌, 음식을 통해 칼슘을 섭취하는 것은 남녀 모두에서 심혈관질환 발생과 관련이 없었다.

 

* 며칠 뒤인 2월 13일에는 『영국의학저널』에 6만여 명의 스웨덴 여성을 대상으로 19년 동안 관찰한 코호트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앞선 연구결과와 유사하게, 음식 및 보충제로 칼슘을 섭취할 때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5~2.1배 정도 높았다.

세부분석 결과, 음식으로 칼슘을 섭취하는 것은 위험성을 높이지 않았지만, 보충제로 섭취할 때 사망률을 2.6배 높이는 것으로 나왔다.

 

* 2013년 2월,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에서는 '골절을 예방할 목적으로 칼슘보충제나 비타민D를 복용하는 것은 임상적 근거가 불충분하므로 권고하지 않는다'는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발표했다.

 

* 정상인뿐만 아니라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이라도, 칼슘 보충제는 골절을 예방하는 효과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복용하지 않는 게 좋으며,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통으로 섭취하고, 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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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내용에 이어서, 책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제)와 홍삼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부작용에 대한 내용보다는 효과에 대한 임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을 주로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나의 생각과 다른 점이 일부 있어 언급을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