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공격한 국정원, "이런 게 창조경제냐"
국내 스마트폰-게임 등 해킹 주문, 한국기업들 큰 타격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16일 "국정원이 해킹업체에 갤럭시 스마트폰과 카카오톡, 안랩의 백신을 뚫어 달라고 요청한 것은 ,국내용이라는 증거이자 또 다른 배신"이라며, "외국의 해킹으로부터 우리의 첨단기술을 지켜야할 국정원이, 거꾸로 외국기업에 의뢰해 우리 기술을 무력화하고 있었다니,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고 개탄했다.
국정원의 해킹 파문이 민간인 사찰이라는 불법 차원을 넘어서, 외국 경쟁사들과 사활을 건 싸움을 하고 있는 한국경제에도 치명적 훼손을 가했음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에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한 '국내 타깃 해당업체'들은 ,공개적으로 말을 하지 않고 있을뿐, 부글부글 끊는 분위기다.
이번 파문을 통해, 한국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은 해킹 프로그램에 쉽게 뚫리는 제품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국내외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해당업체 관계자는 "이런 게 창조경제냐"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같은 국정원의 반(反)국가경제적 행태가 또 드러났다.
17일 <한겨레>에 따르면, ‘해킹팀’의 전자우편을 분석한 결과, 해킹팀은 지난해 11월4일 146개의 애플리케이션에 해킹이 가능한 악성코드를 심는 실험을 해, 110개가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는 국내 이용자가 많은 ‘카카오톡’ 게임인 애니팡2, 모두의 마블, 드래곤 플라이트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악성코드가 심어진 앱을 내려받게 되면, 해킹팀의 ‘원격제어시스템’(RCS)으로 해킹이 가능해진다.
또한 국정원이 지난달 세차례에 걸쳐, 국내 SKT 사용자의 스마트폰을 해킹한 사실도 드러났다.
국정원 직원인 ‘데빌엔젤’(devilangel)은 지난 6월2일 해킹팀에 ‘안드로이드 공격 요청’(Request for android exploits)이라는 제목의 전자우편을 보냈다.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를 감시하고 싶으니, 그를 유인할 ‘감염된 인터넷 주소’를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었다.
다음날인 6월3일, ‘해킹팀’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메르스 관련 ‘자주 묻는 질문 코너’(FAQ)를 활용해 공격 코드를 심었고, 구글 번역기 페이지도 이용됐다. 해킹팀은 이날 국정원에 모두 3개의 ‘공격 주소’를 건넸고, 국정원은 이를 통해 6월3일, 4일, 17일에 SKT 이용자의 스마트폰을 해킹했다.
문제는 이렇게 한국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을 해킹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탈리아 해킹팀이, 이를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악의 경우 한국의 경쟁업체들에 흘러들어가, 한국제품의 하자를 홍보하는 수단으로도 활용가능하다.
국정원은 그동안 음지에서 한국의 첨단기술 유출 등을 막아왔다고 자부해왔다. 실제로 많은 국정원 요원들은 이런 일을 묵묵히 해왔다.
그러나 이번 해킹 파문을 통해 반국가경제적 행위를 하는 세력이 국정원 내부에 존재함이 드러났다.
국정원 존립 차원에서도 도려내야 할 암세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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