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반쪽짜리 대통령 뽑은 죄로 우리 강산‧정신 회복불능. 교과서 국정화는 현대판 분서갱유

道雨 2015. 11. 9. 17:13

 

 

 

이준구 교수 “반쪽짜리 대통령 뽑은 죄로 우리 강산‧정신 회복불능…”

 

“교과서 국정화는 현대판 분서갱유…역사의 죄인 되어 두고두고 손가락질 받을 것”

 

 

 

박근혜 정부가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강행하자,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반쪽짜리 대통령을 연이어 두 번이나 뽑은 죄로, 우리의 강산, 우리의 정신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고 통탄했다.

 

이준구 명예교수는 정부의 확정고시 강행 다음날인 4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박근혜정권 역시 4대강 사업 이상으로 반대 여론이 강력한 국정화 문제를 철권으로 밀어붙여 자신의 의지를 관철 시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모두 “자신을 철벽처럼 지지하는 절반의 국민에 기대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을 뽑을 때야 절반의 지지를 얻어 당선될 수 있지만, 일단 당선이 되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야 마땅한 일 아니냐”면서 “자기 지지층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그와 다른 소리에는 귀를 막는다면, 대통령의 자격이 눈꼽 만큼도 없는 셈”이라고 일갈했다.

 

이준구 교수는 또 “국정 교과서 확정 고시가 발표됨에 따라, 이제 국정화 문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면서 “저들의 손에 칼자루가 쥐어진 셈이니, 아무것도 꺼릴 것 없이 마음대로 휘둘러 댈 게 너무나도 뻔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박근혜정부의 교과서 국정화를 현대판 ‘분서갱유’라고 규정, “저들은 역사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축배를 들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역사의 죄인’이 되어 두고두고 손가락질을 받을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권은 짧고 역사는 길다”고 강조, “후대의 역사가들이 이런 어리석은 짓을 단죄하지 않고 그대로 묻어줄 것 같습니까?”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해당글 말미에 “어제(3일) 국정화 확정 고시가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장지연 선생의 ‘시일야 방성대곡’(是日也 放聲大哭)이란 말이 문득 머리에 떠올랐다”면서 “이 땅의 민주주의의 죽음을 슬퍼하며, 목 놓아 울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해당글을 접한 네티즌들도 이 교수의 글에 공감을 표하며 박근혜 정부를 질타했다.

네티즌 ‘시사*’은 “교수님의 일갈에 속이 시원해집니다”라면서 “권력 앞에서는 학자적 양심마저 저버리는 학자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안도와 더불어, 더 많은 양심의 소리가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돌지 않게 막아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런가하면 네티즌 ‘나사**’은 “대통령은 좌와 우를 모두 아우르는 사람이어야 한다. 대통령이 스스로 교과서가 좌편향이라고 명명한다면 ‘나는 우파이다’ 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만약 그렇다면 현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닌 그냥 우파의 수장일 뿐. 이는 스스로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는 것을 표방하는 것이다. 물러나야 할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이밖에도 네티즌들은 “무능, 무책임한 대통령은 즉각 사퇴하라”, “국민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권력자는 그 끝이 항상 불행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앞으로 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나 중동국가 무시하지마라. 우린 이명박근혜를 뽑았다”, “국정화 집필진들의 이름 또한 나중에 역사책에 분명히 기록되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명예교수 블로그글 전문

“이명박, 박근혜 - 반쪽짜리 대통령들”

어제 국사 교과서 확정 고시가 발표됨에 따라 이제 국정화 문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입니다.
저들의 손에 칼자루가 쥐어진 셈이니 아무것도 꺼릴 것 없이 마음대로 휘둘러 댈 게 너무나도 뻔하니까요.

기대를 걸 만한 점이 눈꼽만큼도 없는 정권이지만 그래도 실낱 같은 희망을 갖고 살아 왔는데 막상 확정 고시 발표가 나니 허탈한 심정 이루 말할 수 없군요.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데다가, 그 문제의 전문가들인 역사학자들이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상황에서 국민을 무서워하는 대통령이라면 어찌 감히 홀로 옳다고 주장할까 싶었지요.

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현대판 '분서갱유'(焚書坑儒)에 해당하는 끔찍한 일입니다.
전문가들이 공들여 써놓은 검인정 국사 교과서들을 죄편향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이유를 대서 모두 폐기해 버릴 텐데, 그것이 진시황이 책을 태워버린 '분서'와 무엇이 다를 게 있겠습니까?
또한 이 땅의 명망 있는 모든 역사학자들이 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스스로 구덩이를 파고 숨어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선비들을 구덩이에 파묻은 진시황의 '갱유'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일입니다.

저들은 역사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축배를 들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역사의 죄인'이 되어 두고두고 손가락질을 받을 자충수를 둔 것입니다.
정권은 짧고 역사는 깁니다.
후대의 역사가들이 이런 어리석은 짓을 단죄하지 않고 그대로 묻어줄 것 같습니까?

저들은 국정화된 교과서가 어떤 내용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면서 반대를 하느냐고 우리를 몰아붙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의 핵심을 결코 아닙니다.
문제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국가가 역사 서술에 관여하는 것이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라는 데 있습니다.
국가가 역사를 통제하고 결국 국민의 정신까지 통제하려 드는 반민주적인 일이 일어날까봐 걱정을 금치 못하는 것입니다.

지난 MB정권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결사반대하는 4대강사업을 철권으로 밀어붙였습니다.
박근혜정권 역시 4대강사업 이상으로 반대여론이 강력한 국정화 문제를 철권으로 밀어붙여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습니다.

이 두 대통령이 모두 자신을 철벽처럼 지지하는 절반의 국민에 기대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헌신짝처럼 내버렸습니다.
대통령을 뽑을 때야 절반의 지지를 얻어 당선될 수 있지만, 일단 당선이 되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야 마땅한 일 아닙니까?
자기 지지층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그와 다른 소리에는 귀를 막는다면 대통령의 자격이 눈꼽만큼도 없는 셈이지요.

적어도 반대의견에 귀기울이고 설득하려는 최소한의 예의만은 보였어야 합니다.
그러나 박근혜정권은 그런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린 채 근거없는 일방적 홍보전술로 맞섰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가장 심각한 국론분열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국론분열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는 적반하장의 추태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 반쪽짜리 대통령을 연이어 두 번이나 뽑은 죄로 우리의 강산, 우리의 정신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 상처는 두고두고 우리를 괴롭힐 것이 분명합니다.
어제 국정화 확정 고시가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장지연 선생의 "시일야 방성대곡"(是日也 放聲大哭)이란 말이 문득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의 죽음을 슬퍼하며 목 놓아 울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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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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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접고 ‘먹고 사는 문제’ 신경쓰라?…“국민을 짐승으로 보나”

 

역사학자 전우용 “먹고 사는 것만 챙기는 사람을 가축 취급, 그게 권력의 생리”

 

 

야당이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당‧정‧청이 ‘민생 파탄’ 운운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자, 역사학자 전우용 박사는 “먹고 사는 게 전부인 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라고 일갈했다.

 

4일 전우용 박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민생과 가뭄극복, 경제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청와대 입장에 대해 “교과서에 신경 끄고 ‘먹고 사는 문제’에나 신경 쓰라는 말은, 국민을 짐승으로 볼 때만 할 수 있는 말”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또 “‘먹고 사는 게 급하지 그까짓 교과서가 무슨 상관이냐’는 사람 많다”고 전하면서, “‘먹고 사는 것만’ 챙기는 사람을 가축 다루듯 하는 게 권력의 생리다. 그래서 먹고사는 것만 챙기는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는, 언제나 ‘최후 순위’”라고 질타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국정화 확정 고시에 따른 정국 파행과 관련해 “지금은 가뭄 극복과 민생, 한중 FTA 비준 등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될 때”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경제활성화 법안과 한중 FTA 비준 등 민생 현안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 김미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