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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조세회피' 폭로, 한국인도 195명 포함

道雨 2016. 4. 4. 15:27

 

 

 

사상최대 '조세회피' 폭로, 한국인도 195명 포함

푸틴 등 12개국 정상, 메시-청룽 등 유명인도 포함

 

 

 

1천150만 건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가 4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의해 공개됐다.

이번 자료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현재 대통령과 총리 등 각국 정상 12명과 그들의 친인척 61명, 고위 정치인과 관료128명, 그리고 <포브스> 500대 갑부 순위에 이름을 올린 슈퍼 리치 29명,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 영화배우 청룽(成龍) 등 유명인들이 대거 포함되거나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도 195명 포함돼 있으며,<뉴스타파>가 4일부터 이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어서,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4일 <뉴스타파>에 따르면, 파나마의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에서 내부 자료가 무더기로 유출됐다. 모색 폰세카는 직원 5백여 명에, 전세계 주요 도시와 조세도피처에 40개 넘는 해외사무소를 운영하는 대형 법률회사다. 또한 역외 탈세와 돈세탁, 검은 돈 은닉 등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는 이른바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악명높은 곳이다.

파일 용량만 2.6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는 과거 가장 큰 규모였던 2013년 ICIJ의 조세도피처 데이터에 비해 10배나 크다.

이번 자료는 독일 일간지 <쥬트도이체 차이퉁> 탐사보도 기자들이 익명의 취재원에게서 지난해 입수됐으며, 지난해 9월 독일 뮌헨에 있는 일간지 <쥬트도이체 차이퉁> 대회의실에서 <뉴스타파>를 비롯해 BBC, 르몽드, NDR, 프로퍼블리카 등 전세계 60여 개 언론사 기자와 프리랜서 언론인 등 2백여 명이 모여 공동 분석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ICIJ가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다. 현재 76개 국, 109개 언론사, 376명의 언론인이 참여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측근들을 통해 20억 달러(약 2조3천4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비밀리에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매형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2개의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아버지인 증권 중개인 이언 캐머론도 탈세를 위해 모색 폰세카를 이용했다.

명단에는 최근 취임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도 포함돼 있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 축구 선수 메시는 아버지 호세 호라시오 메시와 함께 파나마에 등록된 페이퍼컴퍼니 메가 스타 엔터프라이즈를 소유하고 있었다. 홍콩 출신 영화배우 청룽(成龍)은 6개 이상의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는 195명의 한국인 이름도 찾아냈다며 "유출 데이터에서 찾아낸 한국인 이름 가운데 신원을 확인한 사람을 대상으로, 공적 보도 가치가 있을 경우 4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 폭로를 예고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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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장남도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

<뉴스타파> 보도에 국세청 "세무조사 착수하겠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씨가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사실이 4일 확인됐다.

지난 201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가 대표적인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노 전 대통령 장남도 같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나면서,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이 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4일 <뉴스타파>에 따르면,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에서 유출된 문서를 정밀 분석하는 과정에서,노태우 씨의 아들 노재헌의 이름과 동일한 영문명 ‘Ro Jae Hun’을 발견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이에 정밀 검색을 통해 이 사람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면서 제출한 홍콩 거주민신분증을 찾아냈다. 신분증에 기재된 생년월일과 증명사진을 확인한 결과 ‘Ro Jae Hun’이란 사람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과 동일인임을 최종 확인했다.

노재헌 씨가 만든 페이퍼 컴퍼니는 모두 3개다. 세 회사의 이름은 ‘원 아시아 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GCI 아시아’(GCI Asia), ‘럭스 인터내셔널’(Luxes International)이다. 세 회사는 모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2012년 5월 18일 같은 날 설립됐다.

노재헌 씨가 이사이자 주주인 동시에 실소유주(Beneficial owner)로 등재돼 있다. 1달러 짜리 주식 한 주만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다. 특이한 점은 자신이 소유하는 페이퍼 컴퍼니인 ‘GCI 아시아’를 또 다른 페이퍼 컴퍼니인 ‘럭스 인터내셔널’의 주주로 해 놓는 등 지배 구조를 복잡하게 설계해 놨다는 점이다. 페이퍼 컴퍼니 관련된 서류 곳곳에 노재헌 씨의 자필 서명이 등장한다.

노재헌 씨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지 약 1년 뒤인 2013년 5월 24일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원 아시아 인터내셔널’과 ‘GCI Asia’의 경우 첸 카이(Chen Kai)라는 중국인에게 이사직과 주식을 양도했고, ‘럭스 인터내셔널’은 김정환이라는 사람에게 이사직을 넘겼다. 이 두 사람이 누구인지, 노재헌 씨와는 어떤 관계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의 전직 대통령 아들이 조세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두 번째이다. 지난 2013년 뉴스타파는 ICIJ와 공동으로 진행한 ‘조세피난처 프로젝트’(Offshore Leaks)를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 씨가 버진 아일랜드에 ‘블루 아도니스’(Blue Adonis)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전재국 씨가 해당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싱가포르에 있는 아랍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후 전두환 일가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됐고, 전재국 씨는 가족을 대표해 아버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법원으로부터 선고받았으나 계속 내지 않고 버텼던 추징금을 완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3년이 된 지금까지 1천억 원이 넘는 추징금이 미납된 상태이다.

국세청은 <뉴스타파> 보도후 "국제공조를 통해 한국인 명단을 확보한 뒤 탈세 혐의와 관련 세원이 포착되는 경우 즉각 세무조사에 착수하겠다"며 노재헌씨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방침을 밝혔다.

 

 

김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