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법원의 ‘좌익효수’ 감싸기
‘좌익효수’란 아이디로 인터넷에 악성 댓글 등을 단 국가정보원 직원 유아무개(42)씨에게, 최근 법원은 모욕 혐의만 인정하고, 국가정보원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그가 익명으로 몰래 쏟아낸 각종 악성·저질 정치개입 발언의 ‘죄상’에 비하면 너무 가벼운 판결이다.
그런데 법원의 ‘면죄부 판결’ 뒤에는 검찰의 ‘봐주기 기소’가 있었다. 검찰과 법원이 힘을 합쳐 국정원 직원의 명백한 불법행위를 눈감아주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지난해 11월 유씨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애초 국정원 댓글 특별수사팀이 발견한 유씨의 선거 개입 게시물 등 수백개의 글을 제외한 채, 10개의 글만 기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수사팀은 유씨가 2011~2012년에 당시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비난하는 글을 비롯해 선거 개입 게시물과 댓글을 수백건이나 올린 것을 파악하고 상세한 수사기록까지 남겼으나, 정작 기소 단계에서는 이런 혐의가 모두 빠져버렸다.
검찰은 애초부터 유씨 비호에 급급했다. 유씨한테서 입에 담지 못할 수치스러운 모욕을 당한 인터넷 방송 진행자 ‘망치부인’ 이경선씨가 고소장을 냈는데도, 검찰은 2년간이나 수사를 질질 끌었다.
검찰이 좌익효수의 신원확인조차 하지 않던 사이에, 이씨는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좌익효수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패소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검찰은 이미 유씨의 범죄행각을 속속들이 알면서도 뭉그적댔고, 마지못해 기소하면서도 중대한 범죄혐의를 모두 빼버린 것이다.
이러고도 검찰이 법과 정의를 외칠 수 있는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
검찰의 알맹이 없는 ‘축소 기소’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법원의 면죄부 판결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창경 판사는 판결문에서 “유씨가 선거와 관계없이 매우 저속하고 과격한 표현으로 비방 댓글을 지속적으로 달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으니 모순도 그런 모순이 없다.
다른 사건과 비교해볼 때 형평성도 없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페이스북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지하는 글을 올린 서울시 공무원이나,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 등에 대해 법원은 어김없이 유죄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여권 편향’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좌익효수 엉터리 기소 사실이 드러난 이상, 관련자들과 검찰 지휘라인에 대한 철저한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 또 검찰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마땅히 추가 기소를 해야 한다.
검찰과 법원의 국정원 감싸기는 법치주의의 기본을 뒤흔들고, 사법기관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는 행위다.
[ 2016. 4. 25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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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철수 등 야당 비방·선거개입 증거물 ‘원천 배제’
‘좌익효수’ 봐주기 기소 의혹 | 댓글 수백건 중 10건만 기소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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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백개’ 자백·목록 있는데 재판부, 확인조차 않고 ‘면죄부’
‘좌익효수’ 봐주기 기소 의혹 | 법원 ‘무죄’ 판결 문제 없었나
다른 댓글도 ‘연관성’ 정황에도
‘선거개입 의도 불분명’ 판단
“소속기관 보호 목적” 되레 옹호
건수 적다고 선거개입 아니다?
서울시공무원 페북글 2회 ‘유죄’
국가정보원 직원 ‘좌익효수’의 국정원법 위반(선거개입)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법원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기록을 보면, 검찰이 기소한 10건의 글보다 훨씬 많은 글이 작성됐고, 선거개입 혐의가 있음을 알 수 있는데도, 재판부는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유씨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창경 판사가 지난 21일 ‘좌익효수’ 유아무개씨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근거는 이렇다. 선거개입 혐의가 있는 댓글이 총 10건에 불과하고, 댓글 게시 기간이 짧은데다, 상당 기간 동안 야권의 여러 정치인에게 저속하고 과격한 비방 댓글을 달아왔기 때문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가 검찰이 제출한 증거기록 등을 꼼꼼히 봤다면, 좌익효수가 10건의 글 말고도 선거개입 혐의가 짙은 수백개의 댓글을 올렸다는 정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앞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좌익효수는 검찰 조사에서 수백 건의 선거 개입 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재판부에 제출한 진술조서에는, 10건의 댓글 외에도 다른 선거개입 글들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여럿 담겨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탓에 재판부가 수백개의 선거개입 글을 올린 정황을 알고도, 이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유씨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판사는 “유씨가 검찰이 기소한 댓글을 게시하기 훨씬 전부터 ‘선거와 관계없이’ 상당한 기간 야권 여러 정치인들에 대해 매우 저속하고 과격한 표현의 댓글을 지속적으로 달아왔다”면서도 “이는 해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보다는 특정 후보자에 대해 반복적인 부정적 감정을 표출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결국 유씨의 선거개입 글이 많았다는 정황을 알고서도, 공판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재판부는 공소사실 외 다른 댓글에 대해서는, 검찰의 추가 수사나 기소가 없다고 판단해, 법과 원칙에 따라서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댓글 건수가 적다고 선거개입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법원은 그동안 국가공무원의 선거개입을 엄격하게 처벌해왔다. 2014년 5월 서울시 공무원 김아무개(50)씨는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홍보하고, 정몽준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각각 한 차례 올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당시 원심은 “김씨의 행위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며 유죄 판결했다.
그러나 좌익효수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는 야권 대선후보를 비방한 유씨에 대해 “좌익효수가 소속된 기관(국정원)을 보호하거나 방어하려는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오히려 옹호하기도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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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효수’ 욕설 범벅 선거개입 댓글 추가 드러나
“선거운동 댓글만 엄격하게 골랐다” 검찰 해명 설득력 잃어
검찰이 국정원 직원 유아무개(좌익효수)씨를 ‘봐주기 기소’했다는 <한겨레> 보도(▶25일치 1·3면)에 대해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댓글만 엄격하게 고른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겨레> 취재 결과, 검찰이 유씨를 선거개입 혐의로 기소한 10건의 댓글보다 더욱 노골적인 댓글이 추가로 확인돼, 검찰의 해명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게 됐다.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공판 기록 등을 보면, 검찰은 2013년 유씨의 댓글 중 정치개입 혐의가 짙은 글 수백건을 확보했으나,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유씨를 기소하면서, 수위가 약한 글 10개만 적용했다. 이 10건 중에서도 논란이 되는 2012년 대선과 관련한 것은 문재인 후보 비방 댓글 4건 뿐이다.
26일 <한겨레>가 확보한 재판 관련 자료를 보면, 유씨는 2012년 12월6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올라온 ‘문·안 단독회동…안철수 파괴력은?’이라는 한 경제신문 기사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비방 댓글 5건을 달았다.
유씨는 해당 기사에 “안찰수 이게 뭔 ○싸는 소리야. 문죄인이랑 같이 죄인이 되겠다고??? 설사○ 싸는 소리 그만 집어치워 구태정치꾼 색갸. 우리가 원하던게 니가 말하던게 이런거냐?”라는 댓글을 비롯해 “구태정치꾼이 되어 가는구나. 정치권력이 그렇게 탐나더냐…”, “문죄인 인지부조화, 안찰수 그지 ○싸는 소리 그만 집어치워…” 등의 비방 댓글을 썼다. 당시 대선 후보를 사퇴한 안 대표가 뒤늦게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야권 대선 후보 지지율이 올라가던 상황이었다.
검찰은 애초 정치적 댓글로 의심하던 안철수 대표에 대한 비방 댓글을 기소 과정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안 대표가 당시 대선 후보를 사퇴한터라 선거운동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안 대표가 대선판을 뒤흔들 정도의 강력한 변수였음을 감안하면, 검찰의 이런 해명은 매우 군색해 보인다.
유씨는 대선 국면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대표 뿐만 아니라, 다른 야권 대선 후보 및 정치인에 대한 비방 댓글도 여럿 단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를 보면, 유씨는 2012년 12월께 들어 이정희·곽노현·박원순·박지원 등 야권 유력 정치인에 대한 비판 글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는 대선 후보 중 한 명으로, 대선 토론회 등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검찰이 대선 후보였던 이정희 전 대표에 대한 비방 댓글을 기소 단계에서 뺀 것을 보면, 안 대표가 대선 후보가 아니여서 제외했다는 검찰의 해명은 더욱 설득력이 떨어진다.
유씨는 야당 후보에 대한 비방 댓글을 다는 한편, 여당 후보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 글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유씨는 2012년 11월26일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에 올라온 박 대통령 포스터 관련 글에 “역시 개간지 나는군. 우리의 여황제님이시다. 이번에 뽑고 종신여왕으로 임명하자”는 옹호 댓글을 달았다.
그가 야당 후보에 대한 낙선과 여당 후보에 대한 당선을 동시에 염두에 두고 댓글 활동을 편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최현준 허재현 기자 haojune@hani.co.kr
◎ 좌익효수 댓글 중 검찰이 기소한 댓글 10건과 기소에서 제외한 댓글 사례
△검찰이 선거개입 혐의 기소 때 제외한 좌익효수의 댓글 사례
#2012년 12월6일(대선 13일 전)/다음
-‘문-안 단독회동... 안철수 파괴력은?’ 기사에 단 댓글(야권 후보 단일화 비방)“구태정치꾼이 되어 가는구나... 정치권력이 그렇게 탐나더냐. 철수○○... 너도 오늘부터 구태다.. 붕신 은둔형외톨이○○”“안철수 그지 ○싸는 소리 그만 집어치워 구태정치꾼 색갸~ 우리가 원하던게 니가 말하던게 이런거냐?”“문죄인 인지부조화 우리가 원하던게 니가 말하던게 이런 거냐?”“안철수 이게 뭔 ○싸는 소리야? 문죄인이랑 같이 죄인이 돼겠다고? 설사○싸는 소리 그만집어치워 구태정치꾼색갸~ 우리가 원하던게...니가 말하던게 이런거냐?”
#2012년 12월14일/네이버
-‘국정원 댓글 사건’ 발생 직후
“여직원 한명이 댓글 달아서 판세가 바뀔 것 같냐? ○○들 생각의 수준이란.. 딱 좀비 수준이네. 암살이라든지 뭐 이런 것도 아니고 참 민○○당 가관이다~~!”
#2012년 11월26일/디시인사이드
- 박근혜 당시 여당 후보 포스터 관련 게시글의 댓글
“역시 개간지 나는군. 우리의 여황제님이시다. 이번에 뽑아 놓고 종신여왕으로 임명하자”
△검찰이 정리한 좌익효수 정치개입 댓글 10건(자료. 서울지법 판결문에 붙은 범죄일람표)
1)2012년 12월11일. 다음 뉴스 댓글.
“문죄인이 씨박새야. 드디어 정신줄을 놓아버렸구나 씨박새. 나라팔아서 뭐하려고 이쥐랄이냐. 리정희 동무와 손잡고 고향으로 돌아가라. 이제너의 시체팔이 진저리난다”
2)2012년 12월11일. 다음 뉴스 댓글.
“죄인은 죄인일 뿐 문제 많은 사람 문제인 씨박새의자왕해처먹으려다 뒈진다. 씨방새냐하하. 좌좀들은 자기가 놓은 올가미에 스스로 걸려들었다. 붕신들. 냐하하. 대한민국만세. 애국보수 만세”
3)2012년 12월12일. 네이버 뉴스 댓글.
“사찰왕 문죄인이 민주당이 국가기관원을 사찰하다니. 이런 민주당 불법사찰 근성 어디갔나 했더니 이런 붕신 집단들. 네거티브의 극치를 보여주는구나. 내가 바로 CIA다 씨방생이들아. 내가 바로 사찰왕 문죄인이다. 붕신 수구좌파색기들아. 죄인은 부엉 바위에서 운지해라”
4)2012년 12월12일. 네이버 뉴스 댓글.
“사찰왕 문죄인. 국가기관 국정원 요원까지 몇개월 사찰하는 능력자들. 그게 바로 너희 수구좌파들의 특기인게지. 괜한 네거티브로 혹세무민하지 말고 죄인은 당장 부엉바위에서 자폭하라”
5) 2011년 4월5일 . 디시인사이드.
“하여튼 개학규 가식 떨긴 개색기”
6) 2011년 4월5일. 디시인사이드.
“손학규는 배신자라는 컨셉이 너무 강하고 좌익으로 변절한 매국노이기 때문에 더 힘들껄”
7)2011년 4월6일. 다음 뉴스댓글. / 뉴스 ‘427 재보선 여야 결승전은 분당을’
“여기붙었다가 저기붙었다~ 변절의 달인 손학규가 어디다가 입질이야? 재수없게시리 (중략) ”
8)2011년 4월6일. 다음 뉴스 댓글. / 뉴스 ‘재보선 1번지 분당을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여야의 전략
“여기 붙었다가 저기붙었다~ 변절의 달인 손학규가 어디다가 입질이야? 재수없게시리 (중략)” ※3번과 내용 동일.
9)2011년 4월6일. 다음 뉴스 댓글. / 뉴스 ‘재보선 1번지 분당을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여야의 전략
“여기 붙었다가 저기붙었다~ 변절의 달인 손학규가 어디다가 입질이야? 재수없게시리 (중략)” ※4번 뉴스 댓글에 동일한 글을 한번 더 남긴 것.
10)2011년 4월7일. 디시인사이드
“어휴 저 손학규 때매 좌파정권이 탄생했었지. 변절자 씹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