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다큐 피디 사찰 논의한 MB청와대
국방비서관 등 유관기관 16명 참석
기무사 “의혹 제기한 언론인 사찰”
보수매체 동원 맞불작전도 제시
기무사 “의혹 제기한 언론인 사찰”
보수매체 동원 맞불작전도 제시
김도균 피디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포스터.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기무사령부가 천안함 다큐멘터리 제작을 준비하던 피디를 사찰하는 등, 사이버사령부와 함께 천안함 관련 의혹 제기를 막는 데 적극 가담한 사실이 군 내부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군이 내부 보고용으로 작성한 ‘청 국방비서관, 천안함 폭침 1주기 대책회의 개최’(2011.3.8) 문건 내용을 <한겨레>에 공개했다.
이 문건은 2011년 3월7일 청와대 서별관에서 열린 대책회의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청와대 국방비서관(윤영범, 육사 33기)의 주재 아래 국방부·국정원·경찰청·사이버사·기무사 등 ‘사이버 여론 관련 유관기관 실무자 16명’이 참석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회의에서 기무사의 주요 발표 주제는 “사이버상 종북·좌파의 실상 및 향후 대응 방향”이었다. 기무사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진보언론인 ‘민중의 소리’ 김도균 피디가 천안함 다큐 영화를 제작하는데 국방부 차원 대응방안 강구 필요(하다)”라며 “추진 동정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천안함 관련 의혹을 제기하던 언론인을 사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또 “보수매체인 ‘뉴스파인더’에서도 천안함의 진실 다큐를 제작중인바, 동 단체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며 대응토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여, 천안함 침몰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매체를 동원한 맞불 작전까지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사이버사는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는 정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 이승헌·서재정·양판석 교수와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안보전략비서관을 “미국에 체류 중인 반정부 4인방”으로 규정했다.
이어 “대정부 비난과 남남갈등을 유발하며, 4·27 재보선과 연계(한) 정치적 투쟁(을) 선동(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유관부서에서 반정부 4인의 동향을 예의주시(언론기고 여부 등)할 필요가 있음”이라고 덧붙였다. 천안함 1주기 때 나올 수 있는 의혹 제기를, 그해 4월 재보선에서 정부·여당에 타격을 주려는 ‘정치 선동’이라고 몰아간 셈이다.
회의에 참석한 청와대 외교안보비서관실 관계자는 “오프라인상 보수세 규합은 잘되었으나, 온라인상에서는 아직도 좌파에 비해 7:3으로 열세에 있는 바, 유관기관과 통합된 활동 필요”라며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군과 정보기관 외에 청와대 외교안보라인도 사이버 여론조작 공작을 인지하고 이에 동조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이철희 의원이 열람한 ‘천안함 피격 관련 사이버심리전 성과’라는 제목의 보고 문건에서는, 사이버사가 천안함 침몰 직후인 2010년 3월27일부터 심리전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버사는 늑장 구조 등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와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생산한 글 1074건과 영상 228건을 국내 사이트에 살포했고, 국외 사이트에는 116편(글 86건, 영상 30건)의 콘텐츠를 뿌렸다.
이철희 의원은 “비판적 여론에 귀를 막고, 심지어 조직적인 여론조작을 자행했던 정권을 민주정부라 부르긴 어렵다”며 “권력의 선출만이 아니라 사용도 민주적이야 한다는 교훈을 우리 사회가 얻어야 하며, 이를 위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
사이버사, 천안함 침몰 직후부터 여론조작 몰두
4개월간 원고·동영상 1000여건 살포…정부 비판에 대응
김태영 장관 치켜세우는 동영상, 웹에 지금도 남아있어
김태영 장관 치켜세우는 동영상, 웹에 지금도 남아있어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2010년 4월30일 포털 등 20개 사이트에 올린 ’국방맨 vs 정일맨’ 영상.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천안함 침몰 사고 직후부터 4개월 동안, 1000여건의 자체 생산 콘텐츠를 인터넷 상에 뿌리며, 정부 비판 분위기를 잠재우는 여론조작에 몰두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인한 ‘천안함 피격 관련 사이버심리전 성과’(2010년 7월 작성 추정)에서는, 천안함이 침몰된 다음날인 2010년 3월27일부터 7월20일까지 사이버사의 활동이 상세하게 적혀있다.
이 문건은 사이버사가 군 내부 비밀전산망인 케이직스(KJCCS)를 통해 ‘이명박 청와대’에 보낸 보고서다. 이 문건을 보면, 사이버사는 ‘친북좌파 선전차단’을 심리전 목표로 설정했고, 작전 장소는 국내 4대 포털(네이버, 네이트, 다음, 야후)과 5개 정부기관(청와대·국방부·해군본부 등), 5개 ‘진보 사이트’(대자보·평통사·통일뉴스 등) 자유게시판, 미국·일본·중국·러시아의 187개 사이트와 200개 교포 사이트였다.
이들의 심리전 무기는 자체 생산한 글과 동영상이었다. ‘숙주’ 콘텐츠를 군사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사이트에 올리고 일반 사이트로 퍼나르는 방식으로 확산시켰다고 적었다. 사이버사는 조회수를 근거로 효과가 좋았던 원고와 동영상의 명단도 보고했다.
보고서는 ‘대북 심리전을 재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김정일이 가장 무서워하는 대한민국의 감춰진 무기’ 등 3편이 좋은 원고로 꼽았다. 효과 좋은 영상으로는 ‘국방맨 vs 정일맨’이 적시됐다.
영화 <아이언맨> 영상에 김태영 국방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을 입히고, 천안함 폭침 책임을 물어 김정일을 응징하는 조악한 영상이다.
2010년 4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천안함 늑장구조를 질타하고 김태영 장관이 대응하는 장면을 ‘정말 대단한 참을성’이라는 제목을 달아 동영상 콘텐츠로 엮기도 했다. 일반인 사용자가 올린 것으로 위장한 이들 콘텐츠는 여전히 인터넷에 남아있다.
사이버사는 천안함 침몰과 구조 과정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유통되면, 이를 ‘돌발상황’으로 설정하고 단계별 댓글 대응 방식도 보고했다.
“관련 기사의 활성화 억제(밀어내기, 논쟁 김빼기)”가 1단계였고 “공세적 논쟁 실시(반대세력 공격, 우호세력 지지)”가 2단계였다. 3단계는 “악플러 특별관리, 레드 펜(Red Pen) 식별/별도 관리”였다. 이들을 공안 사범으로 분류하고 뒷조사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이버사는 4개월 동안 정부에 부정적인 기사 894건에 달린 35만155개 댓글에 대응해 ‘VIP(이명박 대통령) 비난 댓글’은 71%에서 41%로, ‘장관(김태영) 비난’ 댓글은 59%에서 25%로 비중을 낮추는 성과를 냈다고 보고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천안함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안함 1,2심을 통털어 진실 그 이상을 토해낸 최고의 증인 (0) | 2017.11.18 |
---|---|
천안함 인양업체 부사장 “폭발한 배와 천안함 다르다” 증언 (0) | 2017.11.16 |
천안함 침몰사고 관련 정보공개청구.‘1번 어뢰’ 2함대 천안함 기록관에 일반 공개 요구 (0) | 2017.10.13 |
천안함사건은 이명박정권의 최대 적폐사건 (0) | 2017.10.11 |
[법원제출 의견서] 해경 253호 장봉열 정장 증언관련 (0) | 2017.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