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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탔는데"...브레이크 풀린 학원차 온몸으로 막은 공무원

道雨 2018. 6. 12. 12:40




"아이가 탔는데"...브레이크 풀린 학원차 온몸으로 막은 공무원




진도군 황창연 주무관, 경사로 내려오던 학원 차 순간 기지로 대형 사고 막아


진도군청 황창연(50) 주무관



전남 진도군의 한 공무원이 경사로에서 돌진하듯 내려오는 차량을 발견하고,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온몸으로 차량을 막아, 5∼6명의 아이를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오후 6시 30분께 전남 진도군 진도읍 한 아파트 단지 입구 앞.

내리막길인 아파트 입구에서 아이들을 태운 차량이 서서히 후진하기 시작하더니, 왕복 2차로 도로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차 안에는 학원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 5∼6명이 타고 있었으며, 아이들과 주위에 있던 학부모들은 깜짝 놀라 '도와주세요. 살려 달라'는 비명을 질렀다.



마침 퇴근길에 이곳을 지나가던 진도군청 황창연(50) 주무관은 놀란 학부모의 모습을 보고 급히 차를 세웠다.

황씨는 내리막길로 굴러 내려가던 차 문을 연 뒤 한발로 버티면서, 중립으로 돼 있는 기어를 주차로 전환하고 사이드브레이크를 잡아당기는 등 온몸으로 막았다.

가속이 붙은 SUV승용차에 10여m를 끌려가던 황씨는, 이 과정에서 그대로 길바닥으로 튕겨 나가, 허리와 갈비뼈 골절 등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돌진하듯 내려 오던 차량은 도로 옆 상가 앞에서 가까스로 멈춰 섰다.

이 길은 117가구 400여 명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앞으로 퇴근 시 차량 통행이 빈번한 곳이다.

황씨가 막지 않았다면, 자칫 아이들이 탄 차량으로 인해 2차, 3차의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했다.

아이 부모들과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황씨에게 '생명의 은인'이라며 고마워했다.

운전자는 차에서 내린 아이들은 배웅하면서 기어와 제동장치를 허술하게 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의 선행은 병원 입원 과정에서 주위에 알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21년째 공직생활을 해오고 있는 황씨는 수영으로 몸을 단련해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곤 했다.

황 주무관은 12일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차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순간 저 차가 도로를 향해 돌진하면 아이들이 큰일 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목포의 한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황씨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무사해 다행"이라고 활짝 웃었다.



(진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chog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