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직무와 무관한 주식보유 가능' 최강욱 말 맞나?
법률상 3천만원이상 보유 금하지만 '직무와 무관' 인정받으면 가능
불법 주식보유 혐의로 검찰 수사...崔 "직무관련성 없다고 인정받아 주식보유"
백지신탁심사위서 직무관련성 판단...심사위 "청구여부 및 판단결과 비공개"
기자들과의 설전은 지난 21일 최 전 비서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 인턴 활동 확인서 허위작성' 혐의 사건에 대한 첫 재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최 전 비서관은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3천만원 이상의 주식은 원칙적으로 보유할 수 없는 것이 맞지만, 무조건 다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심사를 거쳐 직무 관련성이 없으면 당연히 보유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취재가 아니라 검찰 이야기를 받아쓰는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고발인의 이야기를 그대로 쓰면 안 된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 전 비서관이 받는 혐의는 청와대 비서관 재임 중 1억2천만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3천만원 이상 주식 보유를 금지하는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가 "동생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비상장주식 2만4천주(1억2천만원 상당)를 보유하고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으로 임용된 뒤에도 이를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지 않았다"며 13일 검찰에 고발했다.
공직자윤리법 14조의4 1항은 3천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공직자는 소정의 기간 이내에 해당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하도록 한다. 이어 24조의2는 정당한 사유없이, 이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총선 직후인 지난 17일 검찰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최 전 비서관과 기자들 간의 설전까지 벌어졌다.
그렇다면 "공직 취임 후 3천만원 이상의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지 않았다고 해서 모두 불법인 것은 아니다"는 최 전 비서관의 주장은 사실일까?
우선 최 전 비서관이 주장하는 내용의 골자는, 투기자본감시센터의 고발 내용대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된 뒤에도 3천만원 이상의 주식을 그대로 보유한 것은 맞지만, 직무관련성이 없는 주식으로 인정받아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직자윤리법 14조의5 6항은 보유한 주식이 직무와 관련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공직자는,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하도록 한다. 심사 결과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인정되면 주식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
즉 최 전 비서관이 2018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된 뒤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고, 심사 결과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면, '불법 주식보유' 혐의는 애초에 성립할 수 없는 것이다.
최 전 비서관은 이 같은 절차를 밟아 적법하게 주식을 보유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23일 "기자들에게 설명한 내용이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를 통해 해당 주식이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인정받았다는 취지가 맞느냐"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문자메시지로 "당연하다. 직무관련성이 없음을 인정받았다"고 답변했다.
그가 실제로 위원회에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했는지, 위원회가 심사결과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결론 냈는지에 대해 인사혁신처는 법령상 확인해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직무관련성 심사 결과는 법령에 따라 비공개 사항이고, 심사를 청구했는지 여부도 당사자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라 알려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전 비서관이 심사를 청구했다면 직무관련성 여부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명될까?
공직자윤리법 14조의5 8항은 해당 공직자가 주식 및 해당 주식발행 기업과 관련된 정보에 직·간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직무관련성을 판단하도록 한다.
즉 최 전 비서관이 고위 공직자의 복무 동향을 점검하는 공직기강비서관의 권한을 이용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발행 회사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직무관련성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최 전 비서관이 투자한 회사는 교육 콘텐츠 개발과 무역업, 온라인 광고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조일영 전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 위원은 "공직자의 직무범위와 그가 소유한 주식의 발행 회사 업무와의 관계를 따져서 직무관련성을 심사한다"며 "가족이 대표이사인 회사의 주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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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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