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교육, 문화계 관련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길, 고교학점제

道雨 2021. 2. 25. 09:20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길, 고교학점제

 

2025년, 고교학점제로 우리 교육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올해 초등 6학년생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한명 한명이 직접 만들고 구성한 과목을 배우는 것이다. 다양성과 자율성을 확보해, 삶 속에서 경험을 성장과 변화로 이어가는 교육과정이다. 4년간 학교와 시도교육청, 교육부가 함께 노력해 교육제도와 학교 운영방식을 바꾸고, 운영을 위한 지원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더 강력한 동력이 필요하다.

 

고교교육 혁신정책 발표에 꼬리를 물고 고교 서열화, 사교육 의존도 상승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모두 오늘의 교육에서 바라본 시선이다. 2025년의 대전환은 몇십년 동안 크게 다르지 않았던 우리 교육의 변화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전혀 새로운 시작이다. 교육 또는 학교라면 당연히 떠올리는 학급, 과목, 교과서, 시험, 성적, 교실이라는 것에서 벗어나 모든 틀을 새롭게 만드는 ‘변혁’이다.

고교교육의 변화는 대학수학능력시험, 하나의 잣대로 줄세우기, 비교와 경쟁과의 ‘단절’에서 시작해야 한다. 전쟁 끝 폐허 속에서 사람을 재산으로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때와 오늘은 다르고 미래는 더 다르다. 교육이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시작, 처음은 설렘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자녀의 일은 더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순간마다 그 아이의 부모로서 늘 첫걸음을 내디딘다. 아이마다 결이 다르고 겪는 상황이 다르다. 부모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판단과 결정은 한 세대 이상의 차이를 전제로 한다. 미래에 자녀들이 직접 세상과 부딪쳐야 하는 교육과 현실의 격차는 온전히 아이들 몫으로 남는다.

세상은 아이들에게 보기 다섯개를 제시하지도 않고 정답도 없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직접 무엇을 배우고 싶고, 무엇이 필요한가를 물어야 한다. 학교는 아이 스스로 길을 찾고 선택과 결정의 힘을 키우는 곳이어야 하고, 부모와 교사, 국가는 그 길에서 응원하고 동기를 만들어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2020년 우리가 겪은 감염병 상황은 모든 표준을 뒤집었다. 우리 교육도 단숨에 10년 이상의 변화를 앞당겼다. 돌발 상황이나 보완 요소도 나타나고 있지만, 경계를 허물고 교육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공감한다. 선생님, 교직원들이 함께 열정을 바쳐 헌신했고, 사회 전체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변화를 만들었다. 이 과정 자체가 교육이다.

우리 아이들이 감당할 위기는 또 어떤 모습으로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른다. 맞닥뜨리는 상황마다 어떻게 할 것인지 교과서로 설명할 수도, 대신 판단하고 결정해줄 수도 없다. 세상이 직접 두려움과 걱정을 함께 이겨내고, 희망과 확신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 것이다.

4년 뒤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제도가 이래서, 세상이 저래서라고만 할 것인가? 우리 미래세대가 보고 있다. 내일의 새로운 길,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

 

경기도 374개 일반고등학교 가운데, 올해는 85.3%인 319개 학교에서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한다. 31개 시군마다 다른 상황에서 교육과정, 공간, 스마트교육체제, 교사, 지역사회 기관 연계 등을 가지고, 저마다 다른 실질적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다.

다양한 교육과정 설정부터 운영, 평가까지 학생 중심의 도전을 이어가며, 2025년 필요한 요소들을 제안하고 준비할 것이다.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경기교육이 학생 중심으로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가는 길,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함께한다면,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길로 이어질 것을 믿는다.

 

이재정ㅣ경기도교육감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984367.html#csidx2fe21555dc0648aa1accc067f8b26d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