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역사가의 일침 "상식 이하 노재승 인터뷰, 공영언론이 어떻게..."

道雨 2021. 12. 10. 10:59

역사가의 일침 "상식 이하 노재승 인터뷰, 공영언론이 어떻게..."

[스팟인터뷰]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장 "폭동으로 볼 수 있는 면? 무책임한 말장난"

 

                       ▲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의 8일 YTN 생방송 인터뷰.

 

 
"공영언론이 어떻게 이런 상식 이하의 발언을 실어줄 수 있나."

역사가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장이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과 노 위원과 생방송 인터뷰를 진행한 YTN에 일침을 가했다.

심 소장은 9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노 위원장이 YTN 인터뷰에서 해명이라고 내놓은 말도) 상식 이하의, 역사적 지식이나 1987년 민주화 이후 쌓아온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이러한 발언을 인터뷰를 통해 그대로 내보낸 건 너무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소장은 전날(8일) 페이스북에도 "어떻게 이런 무책임하고 말장난 수준의 이야기가 뉴스에서 다뤄지고, 앵커는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비판으로 진행하지 못하는 건가"라며 "언론은 책임 있는 주장을 다뤄야 하는 기본적인 보도 윤리를 지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시민 무장이 무조건 폭동? 전 세계 시민혁명 봐라"
 

  2018년 8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재철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포럼 주최로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가 열렸을 당시 참석한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장.

 

 
노재승 위원장은 과거 페이스북에 "5.18은 관점에 따라 폭동이라 볼 수 있는 면모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유하며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 특별법까지 제정해서 토론조차 막아버리는 그 운동, 도대체 뭘 감추고 싶기에 그런 걸까"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퇴 압박까지 받던 노 위원장은 지난 8일 YTN에 출연해 "저는 살면서 5.18을 민주화운동이라고 생각했지 폭동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민주화운동 안에서 어떠한 작은 폭동으로 볼 수 있는, 작은 면도 있다는 그 유튜버의 해석"이라며 "저는 그게(5.18을 폭동으로 볼 수 있다는 내용) 잘못이다, 아니다 재단하는 것 자체가 5.18 정신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 특정인에 대한 모욕이나 법적으로 저촉되는 행위가 아니라면 누구나 역사적 사건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후 노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저의 발언과 입장으로 상처받으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리며 2030 세대의 밝은 미래를 위해 공동선대위원장의 임무를 더욱 성실히 수행하겠다"라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이같은 노 위원장의 발언과 상황에 대해 심 소장은 "대관절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시민이 무장한 것을 두고 5.18에 시비를 건다. 하지만 시민이 무장했다는 것만으로 그들이 폭도이고 폭동을 일으킨 것이란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라며 "전 세계 시민혁명을 봐도 부당한 공권력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폭력 행위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폭도, 폭동이 되려면 소위 국가권력에 대한 조직적 전복 행위가 있거나 해당 지역의 다른 시민을 상대로 무자비한 탈법행위가 있어야 한다"라며 "하지만 1980년 5월 광주는 어떤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광주시민들은 폭도도 아니었고 폭동을 일으킨 것도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18을 민주화운동의 일환으로 규정한 건 노태우 정부였고 청문회가 있었던 때도 노태우 정부였다"라며 "5.18이 민주화운동이라는 사회적 합의는 진보정부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1987년 이후 노태우·김영삼 정부를 거쳐 지금에까지 이르러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심 소장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YTN에서 왜 기회를 준 것인지 모르겠지만, 역사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비니좌' 노재승씨의 주장은 속이 터지는 답변입니다.



1. 광주시가 생산한 자료가 있고, 특정 시기의 폭력적 행위가 문제다?

1980년 5.18 이후 신군부는 동원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통해 5.18을 폭동으로 왜곡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5공전사, 광주시 자료, 안기부 보고서, 육군 작전 일지, 511위원회 보고서, 기무사 문서 등등. 사료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생산되었는지를 검토하지 않고 '공공기관에서 이런 기록을 했으니 그건 맞다'식의 주장이야말로 무책임한 역사 왜곡입니다. 더구나 폭도설의 기반이 된 교도소 습격설 등은 조직화된 왜곡이었던 것이 모두 입증된 상황이죠.

무엇을 근거로 그런 용어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거죠? 참고로 폭도설은 단지 시민이 민주적 저항을 위해 무기를 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정부전복을 위한 조직된 행위를 말합니다. 폭도설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있는지 또한 궁금할 따름입니다.



2. 사회 안에서 민주주의를 자유롭게 누리는 것이 5.18정신이다?

이 또한 교묘한 역사왜곡입니다. 5.18이 왜 발생했죠? 12.12군사반란부터 전두환 정권으로 이어지는 분명한 역사적 인과관계가 있습니다. 신군부의 과잉진압과 인권유린, 그리고 민주화의 열망을 드러낸 사건이기 때문에 민주화운동이라 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러한 맥락을 무시하고 표현의 자유 같은 엉뚱한 얘기를 가져다 붙이고 그러니 '5.18은 폭동인 부분이 있다' 식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극히 무례하며 이는 결국 맥락이 없는 허위주장, 북한군 침투설 등과 같은 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본인이 특정인에 대한 모욕, 법적 저촉은 피해야 한다고 했는데 자신이 한 발언이 이 두 가지에 모두 저촉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피해를 입은 광주 시민들은 군집된 단위가 아닌 민법상 고유한 특정인들입니다. 또한 5.18문제는 우리 역사에서 유일하게 3심에 걸친 재판이 진행되었고 판결문이 있으며 관련 특별법, 헌법재판소 판례까지 있습니다. 지금 이 모든 과정에 저촉된 행위를 한 것입니다.

나머지 말장난 같은 인터뷰는 끝까지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대충 이리저리 피하며 숱한 법적 결론들, 사회적 합의들, 역사연구의 결과들을 무시하는 이러한 발언을 왜 우리가 텔레비전에서 보아야 합니까.

한 사회가 공식적으로 취하고 있는 공적 사실에 반하는 주장을 하려면 주장에 대한 근거 있고 합리적인 책임을 져야 합니다. 또한 언론은 그러한 책임 있는 주장을 다루어야 하는 기본적인 보도 윤리라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대관절 어떻게 이런 무책임하고 말장난 수준의 이야기가 뉴스에서 다루어지고, 앵커는 중립성을 인식한 듯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비판을 진행하지 못하는 거죠? 표현의 자유는 시민적 덕을 전제로 합니다. 아무 말이나 내뱉으면서 "틀리면 말고, 실정법을 위반한 건 아니잖아?" 식의 발언은 키케로부터 스튜어트 밀까지 자유와 민주주의를 추구한 모든 이념가들이 가장 경계하며 비판한 것들입니다. 대관절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참으로 답답한 현실입니다.

 

 

소중한(extremes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