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특별법 개정 통과…73년 만의 국가폭력 보상, 내년 3월부터
정기국회 마지막날 4·3특별법 개정안 의결
1명당 최대 9천만원까지 5년간 단계적 지급
제주4·3평화공원 내 희생자들의 위패를 모신 위패봉안실을 찾은 4·3 유족들. 허호준 기자
제주4·3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 내년부터 이뤄진다.
국회는 9일 오후 제391회 정기회 제14차 본회의를 열어, 재적의원 295명 가운데 177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169명, 기권 8명으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가가 국가폭력의 잘못을 인정하고 희생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까지 73년이 걸린 셈이다.
개정안은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4·3특별법 전부 개정법률에 마련된 ‘위자료 등의 지원’에 관한 보상기준과 절차를 구체화하는 보완입법의 성격을 띠고 있다.
개정안의 통과로 내년 3월부터 5년 동안 제주4·3 희생자와 유족에게 1인당 최대 9천만원이 지급된다. 내년도 정부 예산에 이미 1810억원이 편성됐다. 사망·행방불명 피해자에 대해서는 1인당 9천만원이 단계적으로 지급되고, 후유 장해 피해자나 수형인은 피해 정도에 따라 9천만원 한도 내에서 차등지급된다.
보상 대상은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4·3위원회)가 4·3희생자로 결정한 이들이다. 개별 소송을 통해 보상을 받았거나 유족이 없는 경우, 국가유공자로 보상받은 경우를 빼면, 1만100여명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상청구권자는 희생자가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경우 보상 결정 당시 민법을 준용해 상속하도록 했다. 희생자의 제사를 지내거나 무덤을 관리하던 유족이 숨졌을 경우 이를 물려받은 직계비속으로 5촌까지 보상청구권을 갖는다.
보상금 신청은 희생자의 생존 여부와 희생자 결정일 등을 고려해 4·3위원회가 순서를 정해 공고한다.
제주도는 ‘4·3보상금 지원팀’ 을 신설하는 행정기구 설치 및 정원 조례 개정안을 오는 17일 도의회 임시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는 희생자가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이후 신고된 혼인 관계와 친생자 관계를 인정해주는 특례조항이 정부 부처의 난색으로 삭제됐다.
제주지역에는 4·3 이후 희생자의 자녀가 할아버지 또는 큰아버지나 작은아버지의 호적에 입적되는 등 가족관계가 뒤틀린 경우가 많다. 행정안전부는 이처럼 복잡한 가족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1월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국회에서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을 비롯해, 4·3유족회, 4·3연구소, 4·3기념사업위원회 등은 일제히 환영 논평과 성명을 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area/jeju/1022712.html?_fr=mt2#csidx882ffb4f837994f94fa8e086104f3f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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