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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수출·수입 모두 월간 역대 최고…무역수지는 1.4억달러 적자

道雨 2022. 4. 5. 17:09

3월 수출·수입 모두 월간 역대 최고…무역수지는 1.4억달러 적자

 

수출 634.8억달러, 수입 636.2억달러
일평균 수출도 27.6억달러로 역대 최고
“경기 회복세·주력 산업 경쟁력 제고” 때문
“수출 실적에 악재 아직 미반영” 분석도
주요 15대 품목 중 자동차·선박은 감소세

 

3월 한 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가량 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수입액도 28% 늘어 역대 최고였다.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이 크게 늘어, 무역수지는 2월 흑자에서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반전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수출액(통관 기준)이 634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2%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월간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다. 기존 최고 기록은 지난해 12월의 607억달러였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7억6천만달러로 기록됐다.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예년에 비해 적은 조업 일수에도 월 수출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일평균 수출도 사상 처음으로 27억달러를 돌파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불안과 같은 글로벌 리스크가 심화되는 흐름 속에서 달성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수출은 주요 품목·지역에서 비교적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반도체(131억2천만달러), 석유화학(54억2천만달러) 수출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무선통신(44.5%), 디스플레이(48.4%), 석유제품(90.1%), 철강(26.8%) 등 전통 주력 산업의 호조세가 수출을 주도했다. 바이오(24.2%)를 비롯한 신산업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15대 품목 중 자동차(-9.7%), 선박(-35.9%) 등 2개 항목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국(16.6%), 미국(19.9%), 아세안(44.4%) 등 3대 시장 수출 모두 월간 최고 실적을 경신했으며 중동(17.4%), 중남미(25.6%) 등 신시장에 대한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수입액은 27.9% 늘어난 636억2천만달러에 이르렀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 중간재 수입 증가로 역대 최고 수입액을 기록했다. 원유·가스·석탄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77억2천만달러)에 견줘 84억7천만달러 늘어난 161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월간 역대 최고치로 3월 전체 수입액을 밀어 올린 주된 요인이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적자에서 올해 2월 8억3천만달러 흑자로 반전됐다가, 3월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우크라이나 사태, 반도체 수급난 같은 여러 악재 속에서도 수출 호조세가 이어진 데 대해, 한국무역협회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 유럽 지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나올 정도로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잠시 삐걱했을 뿐, 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조 원장은 “국내 주력 제품이 과거와 달리 경기순환 사이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경쟁력과 회복 탄력성에서 강해진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영향이 세계 경제 둔화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는 계속됐고, 유가가 뛰면 수출액이 자동적으로 늘어나는 가격 요인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다른 결의 분석도 있다. 수출에 걸림돌인 여러 악재가 아직 실적에 반영되기 전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가 3월까지는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실장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주요 기관들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 중인 것도 우리 수출 경기에는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짚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석유제품, 철강 등의 가격이 많이 올라 수출금액이 올라간 측면이 있고, 경제가 성장하면 (수출 실적) 역대 최고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어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건 아니다”고 말했다.

문승욱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 우리 무역·공급망 전반에 우호적이라 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무역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신속한 무역금융 제공을 비롯한 유동성 확충, 물류 바우처 대상 확대를 포함한 물류 지원책, 디지털 무역 지원 강화를 통해 수출 기업 애로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