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尹 자택 지하벙커 수준”… 국민 “총리도 국민을 바보로 아나?”
지난 8일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로, 현재까지 11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되었으며, 약 4천여 동의 건물이 침수되는 등, 큰 피해가 났다.
하지만 8일 폭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가 퇴근길에 “아파트가 물에 잠기고 있었다”는 발언을 직접 한 때문인데, ‘국가위기관리 총책임자인 대통령이 폭우 상황을 목격하고도 집으로 퇴근할 수 있는가’라는 비난이다.
이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대통령이 있는 곳이 곧 상황실”이라며 “대통령이라고 퇴근도 하지 말라는 거냐?”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야당과 언론 등 여론은 상황실이 아닌 자택에서 전화로 보고받고 지시했다는 점에 대해, ‘콘트롤 타워’를 빗댄 ‘폰트롤 타워’라는 신조어까지 등장 비난여론이 거세다.
이에 급기야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 자택은 지하벙커 수준’이라며 “큰 문제 없이 지휘할 수 있다”고 방어에 나섰다.
한 총리는 11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 대통령 자택 근처에 국가지도통신차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미 대통령 자택에도 그러한 모든 시설이 거의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대통령이 자택에서 지시할 때 사용한 전화는 일반 휴대전화가 아니라 비밀이 좀 더 보장될 수 있는 그런 통신수단들”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총리 인터뷰 발언록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현재 머물고 있는 자택, 서초구 아파트엔 충분히 위기상황에 대처할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수준의 설비 등이 갖춰져 있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하지만 한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 “어떻게 아파트에 청와대 벙커 같은 그런 시설이 다 돼 있냐. 뻥을 쳤어도 너무 크게 쳤다. 그건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뭐 무슨 대통령이 계신 데가 상황실이고”라며 “총리는 통신이 충분하고 안 하고를 떠나, 이럴 때는 대통령이 댁에 계신 것보다는 사무실로 나가시는 게 좋겠다고 말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우희종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국내 아파트가 어떻다는 것은 다 알고 있고, 아크로비스타 가 보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 넘 지나치다”며 “아파트 방을 지하 벙커 수준으로 만들었단다. 변명도 참... 급하긴 급한가 보다. 설령 그렇다 해도 불필요한 국민 세금 낭비지. 무속 대통령 탓에 다들 고생이다”라고 직격했다..
그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터넷 커뮤니티 등은 그 비난을 다 옮길 수 없다.
대표적으로 “잘못한걸 잘못했다고 안 하고, 변명을 하려고 하니까 하면 할수록 스텝이 꼬이는 것 같다” “이거 다르게 생각해보면 지하벙커급의 국가최 중요시설은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 자택이란 이야기라서” “국민들이 아주 등신처럼 보이지?” “주상복합 아파트가 지하벙커 수준이라는 말을 총리라는 인간이 말하는 세상에 살게 될 줄이야.” “겨우 취임 100일이라는 게 끔찍해!” “아니 자택이 지하 벙커 수준이라고 하면, 도대체 개인 사저에다 국민 세금으로 얼마나 쳐 발라 놓은 거라는 건가? 아니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건가???” 등의 글들이 한없이 나온다.
또 “실트(실시간 트위터)에 지하벙커 수준이 있길래 뭔가 했더니..어이상실. 그냥 오늘의 유머인가?” “수해를 입은 국민들은 대통령의 진정성을 원하는 것일텐데, 우리 대통령은 지하벙커 수준의 자택에서도 지시 내릴 수 있으세요 하면 무엇이 위로가 되나” “지하벙커는 폭격을 견디기 위한 것인데, 아파트가 폭격에 견디겠나?” 등의 글도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장모 등과 18년 법정송사로 악연을 이어가고 있는 정대택 씨는, 자신의 SNS에서 직접적 증거를 제시하며 한 총리의 말을 반박했다.
그는 이날 “한덕수의 윤석열 자택이 청와대 벙커 수준이라는 발언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윤 대통령이 사는 아크로비스타 현재 자택은 실평수가 약 40평이 조금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거기에 어떻게 청와대 벙커수준의 통신시설을 갖추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대택씨 sns 갈무리
이에 실제 평수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지를 질문한 기자에게, 자신이 윤 대통령 장모와 송사를 위해 준비한 자료인 등기부등본을 제시하면서 “윤 대통령의 현재 거주 호수는 전용면적이 164.81㎡로서 약 55평”이라며 “주상복합 건물의 등기부상 전용평수와 실평수를 감안하면 통상 45평 내외의 크기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40~50평 아파트에 거주공간인 침실 주방 거실 등 필수시설을 제외하고 어떻게 청와대 벙커수준의 통신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지를 따진 것이다.
한편 통상 ‘청와대 지하벙커’라고 말하는 ‘국가위기관리센터’는 2003년 노무현 정부때 설립되었으며, 전쟁과 같은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가안보를 비롯해 각종 재난재해 등 60여 개 국가위기 시나리오를 상정해 그 대처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신문고 자료사진)
이에 이곳에는 국방부와 합참, 해경 등 국방과 관련된 정부기관, 또 전쟁 등 실제상황에 대비한 우방국, 태풍이나 폭우 등산불 등 재난재해와 관련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시설과 연락할 수 있는 유·무선 지휘통신망이 촘촘히 연결돼 있다.
그래서 애초 윤 대통령이 집무실을 이전하겠다고 했을 때, 지휘통제통신(C4I) 시스템 네트워크를 통째로 옮겨 새로 구축한 뒤 망을 안정화하는 데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당시 현 여권에서는 “(용산)합참 벙커에도 모든 종류의 C4I가 설비돼,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 와도 안보태세에 문제가 없다”며 “국방부 (벙커에도) 위기관리센터와 관련 C4I 시스템이 이미 갖춰져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유사시 대통령이 사용할 국가지휘통신차량이 있다”며 “위기대응에서 자칫 잘못하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굳이 C4I 시스템이 설치된 곳으로 안 가도, 차량 내에 국가지휘망과 재난안전관리망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이날 방송에서 사회자가 이를 거론하며 ‘이(국가지휘통신차량) 시설이 대통령 자택에 있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어떻든 대통령 자택에 청와대 벙커 수준의 시설이 되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야권과 국민들은 이 시설을 개인의 아파트에 설치할 때 예산 승인을 받았는지에서부터, 사용예산과 추후 관저를 이전하면 또 설치를 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예산낭비까지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질 태세다.
[ 임두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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