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김만배, 김건희 이름 적힌 공범진술서 들고 권오수 찾아갔다

道雨 2022. 12. 24. 10:04

김만배, 김건희 이름 적힌 공범진술서 들고 권오수 찾아갔다

 

‘기자' 김만배, 2011년 이정필 등 자필 진술서 확보하고 다리 역할

시세조종 부탁 권오수에 "이정필, 손실 보전"…성과는 없이 흐지부지

주가조작 경위 설명한 문건에 김건희 이름…윤석열은 당시 중수과장

부산저축-도이치모터스 사건, 윤석열·김건희·김만배 3명 동시 등장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 죽어" 도이치모터스 김건희 연루 알았을 듯

 

 

 

                                *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판 과정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011년 김건희 씨의 실명이 기재된 주가조작 공범 진술서를 들고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찾아간 사실이 확인됐다.

김만배 씨는 대장동 사건이 터지기 1년 전 공범 정영학 회계사에게 “윤석열이는 형이 가진 카드면 죽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김만배 씨가 201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김건희 씨가 연루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정황이어서, 대통령 출마가 거론되던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치명타를 가할 카드를 자신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 김만배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알게 된 건 2011년 5~6월

시민언론 <더탐사>가 확인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 내용을 종합하면, 머니투데이 법조 출입기자였던 김만배 씨는 2011년 5~6월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 이정필 씨 쪽의 설명을 듣고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찾아가 ‘이정필 씨가 시세조종을 하다 실패한 손실액을 보전해주길 원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정필 씨는 김건희 씨 등의 계좌를 관리하며 주가조작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이 씨는 권오수 회장의 부탁을 받고 2009년 12월~2010년 7월 시세조종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다. 그 후 이 씨는 투자금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는 취지로 권 회장을 압박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을 지인을 통해 전해들은 김만배 씨는 권 회장을 찾아갔지만 이 씨가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김만배 씨가 권 회장을 찾아가게 된 경위는 4월 22일 도이치모터스 사건 공판 과정에서 자세히 드러났다. 검사는 증인으로 나온 이정필 씨에게 “그럼 이 사람들(이정필 씨가 주식을 매수하라고 추천한 주변 사람들)이 손해를 봤기 때문에 차용증 작성한 거고 김만배한테까지 가서 권오수한테 돈 달라고 한 거 보면 증인이 수급 의뢰한 게 맞는 거 같은데”라고 물었다. 이 씨는 “손해 본 사람들한테 전화 오고 그래서 받을 방법이 없겠냐고 (개인적으로 알던) 정용O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작성하게 된 거다”라고 답했다.

이정필 씨는 5월 27일 공판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했다. 이 씨의 증언은 또 다른 주가조작범 김기현 전 토러스 증권 지점장의 변호인이 진행한 증인신문에서 나왔다.

“김만배 얘기했다는 게, 진술서 쓰게 된 경위가 권 회장님하고 만나서 손해 본 거 도와달라 하니 권 회장이 진술한 대로 내가 언제 주식 사라고 했냐 하는 거에 섭섭해서 정용O에게 말했다. 그 후에 그분이 2011년도에 안 된다고 했다. 열심히 돈 벌라고 해서 잊고 있었다.”(이정필)

검사는 다시 이 씨를 상대로 “2010년 1월 초순 김건희 계좌를 이용해서 본인이 주식 사지 않았냐. (중략) 팩트 맞나?”라고 물었고 이 씨는 “네”라고 인정했다.

이에 앞서 4월 1일 김기현 씨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검사는 “김만배, 정용O, 이 사람들이 권오수 찾아가서 이정필한테 줄 돈 내놓으라 했던 게 이 시기(2011년) 맞냐”고 묻기도 했다.

이정필 씨는 권 회장을 압박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쓴 진술서와 전주(錢主)로 참여한 양 아무개 씨 등의 사실확인서까지 작성해서 권 회장 쪽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김만배 씨가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 씨가 주가조작 경위를 설명한 사실확인서에는 김건희 씨 이름도 적혀 있었다.

즉, 재판 과정에서 나온 내용들을 요약하면, 2009년 12월 권오수 회장과의 모종의 협의 하에 이정필 씨는 주가조작을 진행하고 여기에는 김건희, 양 아무개 씨의 자금이 투입되었다. 이 씨는 2010년 9월 투자금 손실보전을 위해 자필진술서 등을 쓰고 이 문서를 확보한 김만배 씨가 2011년 5월~6월께 권오수 회장을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씨는 권 회장을 찾아간 김만배 씨 쪽으로부터 원하는 소식을 듣지 못했고 사건은 흐지부지됐다.


# 부산저축은행 사건·도이치모터스 사건 연결 가능성

그렇다면 당시 법조 출입기자였던 김만배 씨는 왜 공범들의 자필진술서까지 확보했으면서도 기사를 쓰지 않았을까. 그가 권 회장을 압박하기 위해 찾아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왜 이정필 씨는 김만배 씨로부터 원하는 소식을 듣지 못했는지도 의문이다.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김건희 씨의 통화녹취록을 보면, 2010년 10월 당시 윤석열 검사와 김건희 씨는 아크로비스타 1704호로 이사 가기 전부터 사실혼 관계였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나온다. 윤석열 김건희 부부는 2012년 3월 11일 결혼했다.

김만배 씨가 권오수 회장으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내막을 들은 2011년 5~6월은 김 씨가 대검 중수부를 찾아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핵심 피의자 조우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한창 노력을 기울일 때이기도 했다. '대장동 사건' 피의자 남욱 변호사의 검찰 진술서를 보면, 조 씨가 사법처리를 면한 데는 윤석열 검사와 김만배 씨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대장동 사건‘에서 남욱 변호사의 진술조서에 따르면 조 씨는 2011년 당시 대검 중수과장이었던 윤석열 부장검사에게 조사받을 때 윤 부장이 타준 믹스커피 한 잔만 마시고 나온 뒤 기소를 면했다. 윤석열 중수과장이 조 씨를 봐주도록 두 사람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해준 이가 김만배라고 남 변호사는 지목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윤석열, 김건희, 김만배 세 사람이 공통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서로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김건희 씨는 “(이정필 씨가 주가조작을 감행하던) 2010년 1월~5월 이 씨에게 계좌를 맡겼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더탐사>가 확보한 김 씨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자료를 보면, 이때 김 씨는 전형적인 '작전 패턴'으로 투자를 한 흔적이 보인다. 특히 2010년 1월 25일~29일에는 증시 장 마감 직전에 주식을 대량 매입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종가 관리 수법'을 썼다. 이때 김 씨가 투입한 돈은 도이치모터스 하루 주식 거래량 중 적게는 22.1%에서 많게는 44.4%에 달하는 비중이었다.

김건희 씨는 “2010년 5월 이후 이정필 씨 같은 작전 세력과 절연했다”고 밝혔지만, <더탐사>의 취재 결과 이준수 씨(도이치모터스 사건으로 수사 받았지만 검찰이 입건조차 안하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사건 핵심 인물)라는 또 다른 작전 세력과 계속 작전을 도모한 정황도 확인됐다. 김건희 씨는 이준수 씨가 무자본 M&A(인수합병) 과정에서 관여한 태광이앤시의 주식을 하루 만에 사고 파는 수법으로 2010년 4월 29일 2000여만 원의 시세차익을 누린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또 <뉴스타파>는 지난해 9월 초 검찰이 2010년 5월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이 운영한 서울 B인베스트 사무실을 압수수색 할 때 '김건희 파일'을 확보(2011년 1월 13일 작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만배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어떻게 연루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김 씨가 정영학 회계사와 만나 "윤석열은 형이 가진 카드면 죽어"라고 말한 시점이 2020년 10월 26일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때는 대장동 사건 정국이 아니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각종 비위가 확인되던 시기였다.

<뉴스타파>가 2020년 2월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경찰의 과거 내사 기록을 폭로하고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내가 했다"는 장모 최은순 씨의 육성 녹취까지 9월 폭로한 직후여서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폭발적으로 주목받던 시기였다. 또 김만배 씨의 이 말은 정영학 회계사가 '윤석열 국감'이라고 언급한 것에 따른 대답이었기 때문에 '대장동 사건'보다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추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 이복현 금감원장 임명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덮기 위한 전략?

- 금감원 2011년에도 권오수 불러서 조사한 사실 확인

한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에서 경찰이 최초 내사를 진행한 2013년 외에 2011년에도 금감원이 권 회장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그 후에도 금감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사실도 드러났다.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에 앞서 최소한 금감원이나 수사기관이 3차례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실체를 파헤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셈이다.

그동안 2013년 경찰의 내사보고서를 토대로, 금감원이 이 사건을 들여다보았지만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덮었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2011년부터 금감원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들여다보았고 검찰에 수사의뢰까지 했다는 것은 처음 알려지는 것이다.

금감원이 2011년 권오수 회장을 조사한 사실은 10월 28일 공판에서 드러났다. 검사는 “2011년 증인은 금감원 가서 조사받은 적 있죠?"라고 물었고 권 회장은 “네, 조사받은 적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권 회장은 “금융감독원에서 오라고 그러더라고요. (중략) 카메라 켜놓고 조사를 하더라고요. 그 당시에 이승O이 갖고 있는 주식이 내 차명계좌인 줄 알고 조사를 한번 했답니다. 그리고 경찰인가 어딘가 뭐 이런 주가조작 얘기가 있어서 다 한번 체크를 하는 측면에서 불렀다고 하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11월 11일 공판에서는 금감원이 2013년 이후에도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조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공판에서 검사는 “처음에 이승O건으로 권오수 조사받은 외에 한국거래소에서 도이치모터스 관련 시세조종에 대해 남부지검까지, 금융조사부까지 의뢰가 된 게 있는데 수사 진행이 안 됐던 걸로 파악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조사부가 신설된 것이 2015년인 만큼 금감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시기는 2015년 이후로 추정된다. 이처럼 금감원이 여러 차례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 조사를 했고 수사의뢰까지 했다면 내부에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특히 2011년~2013년 도이치모터스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투기 또는 불공정 거래가 의심된다며 '투자주의종목'으로 9차례나 공시하는 등 흔적이 있었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급격한 주가 상승에 작전세력이 붙었다는 점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검찰에도 수사의뢰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2013년 당시 금융감독원이 왜 도이치모터스 관련 경찰의 수사자료 요청에 적극 협조하지 않았는지와 관련한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말했지만 이 원장은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검찰 수사와 관련된 부분이라 조금 더 조사 추이를 살펴보겠다”고 얼버무렸다. 이복현 원장은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찰 출신 최초의 금융감독원장이다.

이렇게 김건희 씨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계속 드러나고 있지만 '김건희 특검' 외에는 이 의혹을 밝혀낼 돌파구가 안 보이는 상태다. 주가조작에 대한 공소시효는 10년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으로 기소된 14명의 범죄가 2022년 12월 마무리되기 때문에 김건희 씨에 대한 범죄 혐의 공소시효는 1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9월 7일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지만 국회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 출신 김도읍 의원이 맡고 있어 패스트트랙으로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는 이상 특검 추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만배와 도이치모터스 사건 타임라인>

-2009년 12월 권오수가 이정필에게 시세조종 의뢰

-2010년 1월 이정필, 권오수 말 듣고 김건희 등 돈 활용해서 주가 부양 시도

-2010년 7월 이정필, 도이치모터스 주가 부양 사실상 실패. 이정필 대신 김기현 투입

-2010년 8월 이정필, 권오수와 관계 끊겨. 이정필이 '손실 보장해달라' 하니까, 권오수는 '내가 언제 주가 부양하라고 했냐'고 오리발

-2010년 9월~10월 이정필, 자필진술서 작성해 권오수 상대로 1차 거래 시도

-2011년 5월~6월 김만배, 김건희 실명이 적시된 공범 자술서 들고 권오수 찾아감

-2011년 8월 김만배, 대검 중수부에 부산저축은행 사건 브로커 "조우형 빼달라"고 로비

-2011년 어느 날 권오수, 금감원 조사받음

-2012년 말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김건희 10억 이상 차익 실현 추정

-2013년 금감원과 경찰 등 도이치모터스 사건 2차 조사 및 내사 시도

-2015년 이후 금감원, 검찰에 시세조종 혐의로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의뢰

-2020년 2월 <뉴스타파>, 경찰의 도이치모터스 내사 보고서 입수해 보도

-2020년 10월 26일 김만배 "윤석열은 내가 가진 카드면 죽어" 발언

-2021년 9월 검찰, 도이치모터스 사건 주범 사무실에서 '김건희 파일' 발견

-2021년 10월부터 도이치모터스 사건 권오수 등 14명 기소. 김건희는 제외

-2022년 9월 민주당, 김건희 특별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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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구·허재현 제휴기자, 김호경 에디터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ww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