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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0원으로 원전 2기 규모 전력을? 경기도가 해낸 놀라운 일

道雨 2023. 7. 19. 11:09

세금 0원으로 원전 2기 규모 전력을? 경기도가 해낸 놀라운 일

경기도, 공장 지붕 등 유휴부지 활용해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그 1석 3조의 효과

 

 

 

 

▲  17일 평택 티센크루프머티리얼코리아에서 열린 '경기도 산업단지 RE100 투자 협약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일 극한 호우가 내리던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에서는 금쪽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경기도 산업단지의 공장 지붕 등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원전 2기 규모의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해 내는 투자협약이 체결된 것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후 평택 포승 외국인 투자기업 임대단지 입주기업인 티센크루프머티리얼코리아에서, 에스케이이엔에스(SK E&S) 등 8개 민간투자 컨소시엄 대표들과 '산업단지 RE100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산업단지 RE100'산업단지 내 공장 지붕이나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거기서 나오는 재생에너지를 단지 내 공장은 물론 외부 기업에도 공급하는 사업이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24일 시화단지에서의 연설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경기도에서 9기가와트(원전 6기 규모)의 신재생에너지를 경기도 내 산업단지를 통해 생산하겠다는 경기도 R100 선언을 한 바 있다. 그 후 3개월 만에 9기가의 1/3 규모인 2.8 기가와트 투자협약을 이끌어낸 셈이다.

협약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기도가 해냈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1석3조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나] 도민 세금 투여 0원, 100% 민간투자

경기도 내 50개 산업단지 지붕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서 전기를 생산하는 이 사업에 4조 원가량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도민들의 세금인 도비가 얼마나 투여될까? 놀랍게도 전혀 들지 않는다. 100% 민간 투자사들이 돈을 대서 사업을 하고, 경기도는 사업에 필요한 산업단지 유휴시설을 알선해주고 필요한 행정절차를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공공이 모든 걸 끌고가는 게 아니라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 이번 투자협약의 가장 큰 특징이다.

경기도는 공개 공모 절차를 통해 에스케이이엔에스(SK E&S) 등 11개 사로 이뤄진 8개 민간투자 컨소시엄을 민간 투자자로 선정했다. 이들은 2026년까지 4조 원 규모를 투자해 경기도 내 산업단지에 태양광 2.8기가와트를 보급할 계획이다.

경기도와 투자협약을 맺은 민간 8개 컨소시엄은 재생에너지 설치에 필요한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입주기업 지원과 부지발굴, 재생에너지 설치와 전력 생산 및 재원 조달, RE100 기업 지원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행정절차와 부지발굴을 지원하고, RE100 공급과 수요 연결을 지원하게 된다.

 

[둘] 지붕을 빌려준 산업단지는 연간 1000억 원대 임대료 수입 예상

태양광 시설을 위해 지붕이나 유휴부지를 빌려주게 되는 50개 산업단지는, 앞으로 2.8기가와트의 태양광 시설 설치가 완료되면 연간 총 1000억 원의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연 지사는 협약식에서 "이번 협약은 일석삼조의 의미가 있다"라면서 "첫 번째는 2.8기가와트에 해당하는 신재생에너지를 우리가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를 도의 재정 지원 없이 협약에 참가한 기업들의 투자로 한다는 것, 세 번째는 장소를 제공한 산단 내 기업들이 연간 1000억의 임대료 수익을 올리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추가로 참여를 신청하는 산업단지도 많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도의 사전조사에 따르면, 도내 193개 산업단지 유휴부지에 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할 경우 지금 규모의 2.7배가량 많은 7.6기가와트에 이를 정도로 잠재력이 높다. 따라서 경기도는 우선 올해 착수 가능한 산업단지 50개소를 대상으로 시작하고, 이를 193개 산단 전체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 사업이 일종의 시범사업 성격을 갖고 있기에, 50개 산업단지를 4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관리하고, 8개 컨소시엄과 함께 '경기 산단 RE100 추진단'을 구성해 민관협력 체계를 구축해 지원할 계획이다.

 

[셋] 높아지는 RE100 수출장벽 해소의 길 뚫어가

모든 제품을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하지 않으면 납품 계약을 끊는다는 이른바 'RE100' 수출장벽이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5월 코트라(KOTRA)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섀시와 모터 부품을 제조하는 국내 한 납품업체가 스웨덴 볼보로부터 2025년까지 모든 제품을 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해 납품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 업체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막바지 단계였던 납품 계약이 최종 무산됐다.

재생에너지 확보가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되고 일자리 조건이 되고 있는 현실. 경기도는 이번 협약으로 RE100 대응에 고심했던 경기도 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확보가 쉬워져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도록 지붕을 빌려주는 기업 역시 임대 수익을 얻거나 지분투자 등을 할 수 있어, 다른 산업단지들의 추가 참여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라며 "경기도는 기후 대응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해 신재생에너지를 충분히 조달하고, 관련 업체들은 사업 타당성에 따라 마음껏 투자할 수 있게 하고, 기업들은 거기에 따라서 수익도 낼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어제 투자협약식이 열린 평택 포승 외국인 투자기업 임대단지 입주기업인 티센크루프머티리얼코리아는, 경기도에서 토지를 임대한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향후 약 700킬로와트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조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참고 자료]
- 경기도 보도자료 [경기도, '산업단지 RE100' 위해 민간투자 4조 원 유치. 대한민국 RE100 선도한다] (2023년 7월17일)
- 이지훈, [유럽發 'RE100의 공습'…녹색 보호주의에 궁지 몰린 韓 부품사], (한국경제, 2023년 5월15일)

 

노광준(kbsnkj)

 

 

덧붙이는 글 | 이 내용은 OBS 라디오의 <기후만민공동회 오늘의 기후> (매일 오전 11시~12시)를 통해 방송된 내용을 기사체로 수정했으며 방송 내용 다시보기는 OBS 라디오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