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화재사랑 | ||||||||||||||
산자락 따라 떠나는 문화재 여행 | ||||||||||||||
산청 _ 지리산의 정기와 남명의 학풍 지리산은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중에서도 가장 크고 깊다. 3개도, 5개의 시와 군이 지리산 자락에 몸을 기대고 있는데 산청은 그중에서도 지리산에 디딘 땅의 면적이 가장 넓다. 그만큼 척박한 산간오지라는 말이다. 그러나 산청은 이황과 더불어 영남학풍의 양대산맥으로 알려진 남명 조식이 학문을 완성하고 배움의 터전을 마련한 곳이다. 지리산 정기가 흘러내리는 덕천강가에 그의 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한편 금서면 화계리에는 금관가야의 마지막 왕, 구형왕의 무덤이 있다. 한때 번성했던 왕국이었으나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고대왕국 가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귀중한 유적이다. 천왕봉 아래에 펼쳐진 산청의 시간들을 돌아본다. 산의 기상과 사람의 기개가 스민 땅, 남명의 유적을 찾아서 금관가야의 마지막 왕, 구형왕의 돌무덤 천왕봉, 하늘을 향해 열린 길들 산청에는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이 여럿 있다. 최단거리로 닿을 수 있는 중산리 길과 유평리 대원사 길, 벽송사에서 오르는 길이다. 중산리는 구례 노고단과 더불어 지리산 종주가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관문이다. 매표소에서 30분가량 오르면 길은 다시 두개로 나누어지는데 장터목 산장까지는 세 시간, 법계사를 거쳐 오르는 길은 세 시간 반가량 걸린다. 팔부능선을 지나면 경사도가 매우 급하고 특별히 풍광 좋은 계곡도 아니어서 발품이 꽤 고되다. 대원사길은 지리산에서 제일 끝부분에 해당된다. 유평리에서 무재치기 폭포를 따라 오르는 치밭목 산장까지의 능선길은 9㎞, 유평리에서 새재 쪽을 경유하는 조개골 계곡은 치밭목 산장까지 12㎞ 거리에 있다. 중봉에서 발원하는 상류지역이 조개골이고 치밭목 능선과 왕등능선에서 흘러드는 물이 만나는 큰 계곡이 유평리 대원사 계곡이다. 길이 멀고 가팔라 일반 등산객들보단 산꾼들이 주로 찾는 코스다. 벽송사길은 어름터 계곡을 지나 하봉, 중봉을 거쳐 천왕봉에 오르는 길로 4시간 30분가량이 걸린다. 계곡이 잘 보존되어 있지만 산행코스가 길고 이정표가 적어 초행자는 주의해야 한다. 지리산 끝자락, 오롯한 세 고찰들 지리산 산청권에는 신라시대에 세워진 고찰 세 곳이 자리하고 있다. 대원사, 내원사, 법계사다. 보유 문화재도 많지 않고 사람도 많이 찾지 않는 오롯한 사찰들이다. 그러나 산사의 호젓한 운치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곳들이다. 법계사는 천왕봉 바로 아래턱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절집이다. 신라 진흥왕 5년(544), 연기조사가 창건했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소실되었다가 1981년 재건되었다. 경내 산신각 앞에는 보물 제473호로 지정된 고려초기의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대원사는 진흥왕9년(548), 역시 연기조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대원사 계곡과 함께 청량감이 물씬 느껴지는 산사다. 이곳은 비구니도량으로 현재 대원사는 양산의 석남사, 예산의 견성암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구니 참선도량이다. 보물 제1112호로 지정된 다층석탑이 있다. 내원사는 무열왕의 후손으로 신라귀족출신인 무염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대웅전과 삼층석탑, 심우당, 비로전, 산신각, 요사채 등이 있으며 대웅전 앞의 삼층석탑이 보물 제1113호로 지정되었고 비로전 안에 봉안된 비로자나불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상으로 보물 제1021호로 지정되어 있다. 함양 _ 산간마을에 꽃피운 전통과 풍류 함양은 대진 고속도로가 뚫리기 이전에는 그야말로 찾아가기 힘든 경상남도의 한지였다. 전라북도의 세 산간인 무주, 장수, 진안에 덕유산 육십령을 더 넘어야 닿을 수 있었으니 그 옛날 이곳이 얼마나 외떨어진 곳이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외진 땅에는 조선의 선비문화가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 전통들은 경상북도 안동 땅에 견줄만 하였으니 ‘좌 안동 우 함양’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그 중심에는 정여창이라는 인물이 있다. 함양의 선비문화와 원시계곡을 간직한 지리산 동쪽 골짜기들을 돌아본다. 선비의 풍류가 스민 화림동의 정자들 조선 성리학의 5현, 함양 사람 정여창 지리산 동부, 소문난 계곡비경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에서 시작되는 칠선계곡은 설악산의 천불동,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계곡 중 하나로 손꼽힌다. 칠선계곡은 추성마을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18㎞의 구간인데, 빼곡히 들어찬 원시림과 선녀탕, 지리산 주능선에 오르지 않고 계곡의 절경만을 감상하기에 한신계곡도 빠질 수 없다. 한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계곡의 물이 차고 험해서 한심하다는 뜻으로 한신이 되었다고 한다. 마천면 백무동에서 세석까지의 10㎞ 구간으로 한신폭포까지는 왕복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첫나들이폭포, 가내소폭포, 오층폭포, 한신폭포 등 지리산 계곡 가운데 가장 많은 폭포를 끼고 있으며 지리산 계곡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인공조림 - 함양상림 함양읍에는 함양상림이라고 부르는 너른 숲이 자리하고 있다. 이 숲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숲으로 그 역사가 무려 1,100여년 에 이른다. 통일신라시대 진성여왕 때 함양군수로 내려와 있던 최치원이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했다고 한다. 원래는 대관림으로 불렸으며 면적이 더 넓었지만 홍수로 가운데 부분이 무너지고 그 틈에 민가가 들어서며 상림과 하림으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현재 하림은 훼손되어 상림만 유지되고 있다. 총 3만 6천여 평에 이르는 상림은 참나무와 개서어나무류를 주종으로 모두 116종, 2만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에는 함화루와 척화비, 이은리 석불, 문창후 최선생 신도비 등의 문화유적이 자리하여 숲과 함께 함양의 소소한 역사들을 살펴볼 수 있다. 함양상림은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되어 있다. ▶글 ·사진| 남정우 | ||||||||||||||
게시일 2008-07-29 09:43:00.0 | ||||||||||||||
출처 : 동락재통신
글쓴이 : 동락재 원글보기
메모 :
'문화, 문화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의보감 '보물'됐다 (0) | 2008.08.28 |
---|---|
[스크랩] 서산 마애삼존불상에 `균열` (0) | 2008.08.26 |
[스크랩] 금관의 뿌리는 시베리아 아닌 신라가 맞다 (0) | 2008.08.09 |
[스크랩] 감은사지 서탑 해체 28개월만에 제모습 공개 (0) | 2008.08.09 |
[스크랩] 홍릉(고종릉)-유릉(순종릉)에 정자각이 없는 이유? (0) | 2008.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