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년 전 신라의 미소 국보급 삼세불상 공개
장롱 속에서 잠자던 1300년 전의 '국보급' 불상이 처음 세상에 나왔다.
원광대 양은용(한국종교사학회장) 대학원장은 28일 서울 시내의 모 음식점에서 불상을 공개했다. 양 대학원장은 “불상의 명문에 '대당 개원 3년(大唐開元三年·715년)'이란 정확한 제작연대가 있다”며 “불상 양식 연구와 진위 파악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불상의 공식 명칭은 '개원3년명 석조삼세불입상(石造三世佛立像)'이다. 하나의 기대부에 대리석재의 과거불-현세불-미래불이 나란히 서 있다. 높이는 42.6㎝이며, 가운데 선 본존불(현세불)이 오른손에 여의주를 쥐고 있다. 명문에는 '아버지를 위하여 삼가 삼세불 1구를 짓는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어 효성이 지극했던 신라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직접 불상을 살핀 단국대 정영호(한국교원대 명예교수) 박물관장은 “대리석재 불상은 국내에서 희귀한 편”이라며 “눈두덩이 튀어나오고, 온화하고 친밀한 미소가 흐르는 등 '한국의 얼굴'을 보여주는 대표적 불상이다. 국보급으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공간문화연구소 정명호(전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소장은 “명문의 서체와 법의의 주름 등에 삼국시대 불상 양식의 전통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모작(模作)이라면 이렇게까지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상은 1965년에 발견됐다. 경주 불국사에서 석굴암에 이르는 길 옆의 텃밭에서 나왔다. 소장자인 정모씨는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산을 허물고 텃밭을 일구다 발견한 이래 지금껏 장롱에 보관해 왔다. 원래 불상에 녹이 많이 끼었는데 모르고 수세미로 닦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백성호 기자 2008.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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