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 이 상 룡 -
당신의 오른편은
언제나 나의 왼편이듯이
아름다운 동행으로 한 세상 다 저물도록
하염없이 걷고 싶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좋고
눈비가 내려도 좋을
갈참나무 우거진 험한 숲길이어도
당신으로 하여금 꿈이 있고 힘이 솟는
또 하나의 세상이 있기에
또 하나의 길이 있기에
비록 우리 연약하여 둘이 걷지만 한 걸음으로
두 마음이지만 한 마음으로
모든 아픔 쓰다듬으며 그렇게도 살아 보겠습니다.
때로 별빛도 흐린 어둔 밤이거나
때로 흙먼지 휘날리는 좁은 길을 만나더라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눈부시게
눈부시게
저 빈 들에서 남모르게 뿌리를 내리는 들꽃처럼
들꽃의 아름다움처럼
처음 하늘이 열리던 그 날의 환희와 기쁨으로 살고 싶습니다.
당신으로 하여금 또 하나의 길이 시작되는
이렇게 좋은 날
당신의 오른편은 언제나 나의 왼편이듯이
아름다운 동행으로.
* 이상룡
시인(詩人)이자 한의사(韓醫師)로서, 2010년 현재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장으로 재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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