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관련

한-미 FTA에 대한 서울시 의견 수용해야

道雨 2011. 11. 8. 11:25

 

 

 

   한-미 FTA에 대한 서울시 의견 수용해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시는 어제 외교통상부와 행정안전부에 낸 한-미 자유무역협정 관련 의견서에서 “시민의 삶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고려해볼 때 깊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협정의 파장, 대응방안 등을 마련하는 데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도 보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당연하면서도 정당한 요구로서, 정부는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취임 13일째인 박 시장으로서는 협정이 시 행정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하게 파악하기 힘들었을 터이다. 하지만 의견서 내용을 보면, 시에는 기초적 정보조차 없는 상황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외교부와 행안부 등 정부 관련부처의 업무 태만 탓이다.

 

예컨대 협정과 지자체 법규의 충돌 여부와 관련해, 서울시는 외교부에 전수조사 계획을 문의한 적이 있는데 ‘협상 방식을 공개할 수 없으므로 답변 불가’라는 통보만 돌아왔다고 한다.

단 한차례 실시한 사전 서면조사도 한-미 협정이 아니라 엉뚱하게 세계무역기구(WTO) 6개 조문을 적용했다고 한다.

이래 놓고서 정부는 협정이 발효되더라도 지자체의 공공정책에는 별 제약이 없다고 강변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협정이 발효되면 지자체의 각종 법규와 행정조처도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정부는 지자체에는 협정상 의무를 포괄적으로 유보했다고 주장하지만 ‘국제관습법상 최소대우 기준’은 지켜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자체도 미국 투자자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적 관습에 따른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다. 의무를 저버리거나 게을리하면 협정을 근거로 미국 투자자가 지자체를 국제중재절차에 넘길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은 “만약 국제중재에서 패소하면 금전으로 배상해야 하는데 재정압박을 줄 수 있다”며 투자자-국가 소송제(ISD) 관련 조항의 재검토를 주장했다.

 

정부는 투자자-국가 소송제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민간 전문가까지 참여하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지자체는 배제했다. 피소 위험이 있는 지자체에 대해선 협정의 파급 영향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교육과 홍보 대상으로만 삼고 있다.

지금이라도 전국 지자체가 참여하는 범정부기구를 구성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놓고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국회의 협정 비준안 처리는 그다음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