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여성 담석 주의보
- 무모한 다이어트가 ‘돌’ 키운다
- 중장년층의 질병으로만 알고 있는 담석증이 젊은 층에서도 늘고 있다. 특히 몸매관리를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20대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과식을 피하고 채소,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이 담석 예방에 좋다. 이와 함께 적당한 운동으로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하고, 무리한 다이어트는 피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 진료환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젊은 여성의 담석증이 많아졌다. 지난 5년간 여성 담석증 환자가 남성보다 평균 20% 많은 경향을 보였는데, 20∼29세 구간에서는 여성이 2배 가까이 많은 경향을 보였다. 2009년에도 20대 담석증 환자는 여성 2822명, 남성 1662명으로 여성이 70%가량 더 많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리한 다이어트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기간에 걸쳐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지방 섭취가 극도로 제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담낭에 고인 상태로 농축되기 때문이다.
또한 평소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경우에도 담석증이 생기기 쉽다. 기름진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한 후에 갑자기 통증이 있을 때는 담석일 가능성이 더욱 크다. 실제로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담석증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흔히 담석증 발생의 위험 요소로 '4F'를 꼽는다. 즉 여성(Female), 다출산(Fertile), 비만(Fatty), 40대(Forties)인 경우 담석증 위험군에 속한다는 것이다. 또 스트레스가 많거나 폭음, 폭식하는 사람도 요주의 대상이다. - 저섬유질 식사, 정제된 탄수화물, 포화지방이 많은 식사, 유전적 요인, 에스트로겐 같은 약물 등도 담석증의 발생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담석증이 있어도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뒤늦게 발견된다는 점이다.
구현철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석증 환자의 절반가량은 평소에는 아무런 불편 없이 지내다가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우연히 병을 발견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비정상적으로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아지는 경우, 담즙 속의 구성 성분이 담낭이나 담관 내에서 응결, 또는 침착돼 생긴, 돌 같은 물질이 담석이다. 이 담석이 담낭 경부나 담낭관, 총담관으로 이동해 염증이나 폐쇄를 일으키는 것이 담석증이다.
원래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낭과 담도를 거쳐 장으로 배출되는데, 몸속에서 지방을 소화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담즙은 간에서 하루에 맥주병 1~2병 정도(500~1000㎖)의 양이 만들어지며, 지방을 소화하는 데 쓰일 때까지 담낭에서 보관되었다가 식사를 하면 배출된다.
담석증은 결석을 구성하는 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뉜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담즙의 성분 중 콜레스테롤의 양이 증가하거나 담즙이 담낭 내에 고여 있는 경우, 담낭의 수축운동이 약해진 경우에 잘 생긴다.
이에 비해 색소성 담석은 담즙을 이루는 빌리루빈과 칼슘 등이 결합해서 만들어진다. 주로 기생충 감염이나 세균감염이 있는 경우, 영양 또는 위생상태가 나쁜 것이 원인이다. 만성 간질환 또는 위 절제수술을 한 다음 담즙 내에 빌리루빈 성분이 증가하면서 생기기도 한다.
동양인은 색소성 담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편이다. 하지만 서양인은 콜레스테롤 담석의 비중이 90%를 차지한다. 요즘에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동양인 역시 콜레스테롤 담석이 증가하는 추세다.
담석의 크기와 개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다. 개수는 적게는 한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에 이르고, 크기도 모래알만한 것에서부터 달걀 정도로 큰 것까지 다양하다.
또한 증상도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초기에는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둔한 통증과 압박감, 또는 상복부의 불쾌감, 소화불량 등을 호소한다. 그러다가 악화되면 심한 통증과 합병증에 시달린다. 일반적으로 체한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상복부나 오른쪽 갈비뼈 아래쪽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면 오른쪽 어깨와 배 가운데로 통증이 점점 퍼진다. 합병증이 있을 때는 오한, 열이 나기도 한다.
담석증에 의한 복통은 밤이나 새벽에 명치 부위에서 나타난다. 고지방 음식이나 과식한 뒤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30분~1시간 지속되다 괜찮아지는데 통증이 오른쪽 늑골 하단이나, 오른쪽 어깨나 등 쪽으로 옮겨 가기도 한다.
구토를 하거나 황색 담즙이 섞인 액체를 토할 수도 있다. 이런 통증은 담석이 담낭이나 담관을 막고 있어 담즙이 배출되지 못하고 담낭이 커지면서 생긴다. 담석이 담관을 계속 막고 있으면 통증이 계속되고 염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만약 급성 염증이 생기면 응급으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담석증이 생기면 황달도 나타난다. 발작이 서서히 가라앉으면 일시적으로 흰 대변이 나오고 가벼운 황달 증세가 나타난다. 담석이 담관을 막아 담즙이 간 내에 정체되면서 황달이 생기는 것이다.
황달이 생기면 처음에는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의 색깔이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피부까지 노랗게 되고 가려움증을 느낄 수도 있다.
담석증 여부는 복부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만으로도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보다 정밀한 진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CT나 MRI 촬영을 하기도 한다.
일단 담석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더라도 증상이 없고 건강상의 문제가 없다면 꼭 제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통증 등의 증상이 있거나 돌의 크기가 3㎝ 이상일 때는 치료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있으면 이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크고, 돌이 큰 경우에는 드물게 담낭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구현철 교수는 "또 담석증으로 인해 담낭염이나 담도염, 췌장염 등의 합병증이 생기거나 심한 경우에는 패혈증으로 이어져 위험할 수 있다"며 "이때는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료를 할 때는 담석이 어디에 생겼는지, 크기가 어느 정도이고 주변의 염증 상태가 어떤지 등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 약으로 담석을 녹여서 치료하는 약물요법을 비롯해 췌담도 내시경을 이용한 담석 제거술이나 수술 등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담도담석인지, 담낭담석인지에 따라 다르다. 담도담석은 과거에 개복수술로 담석을 제거했는데, 요즘은 내시경으로 제거한다. 담낭담석은 증상이 없으면 주기적인 검진으로 변화 유무만 보면 되지만, 증상이 있으면 수술해야 한다.
이미 담석증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재발이 잘 되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한다. 담석증을 예방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로 담즙산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지방·고칼로리 음식은 적게 섭취하고, 콜레스테롤도 지나치지 않도록 한다. 알코올이나 카페인, 탄산음료, 향신료 역시 삼가야 한다.
주식은 흰쌀밥 대신 잡곡밥으로 바꾸고 섬유질이나 비타민, 미네랄이 많은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이나 지용성 비타민 등의 영양소는 두부, 버섯, 생선 등으로 섭취한다.
비만인 경우에는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고 활동량을 늘려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살이 빠지면 담석증과 고지혈증의 위험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다만, 고칼로리 식사를 하던 사람이 체중을 줄이기 위해 극단적으로 칼로리를 제한하다 오히려 담석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건강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구현철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청국장 밥상(왼쪽)과 올리브 오일.
생선·섬유질식품 가까이
담석증이 있을 때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조리법도 튀김, 볶음, 전 대신 조림, 찜, 굽기, 무침 등의 조리법을 이용한다.
#불포화지방산, 섬유질이 많은 식품 : YES
식사로 섭취하는 포화지방산을 불포화지방산으로 대치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줄어든다. 불포화지방산은 콩류나 견과류, 참기름, 옥수수기름, 올리브기름 등의 식물성 기름과 등 푸른 생선에 많다. 따라서 육류보다 생선을, 동물성 기름보다는 식물성 기름을 먹는 것이 좋다. 다만, 불포화지방산도 칼로리가 많으므로 지나친 섭취는 삼간다.
식품 속 섬유질이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아준다. 톳이나 청국장, 오트밀, 호밀빵, 메밀국수, 콩비지, 양배추, 시금치, 강낭콩, 옥수수 등에 특히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콜레스테롤, 포화지방산 많은 식품 : NO
정상인의 콜레스테롤 1일 권장량은 500~600㎎이다. 하지만 담석증 환자는 1일 300㎎으로 적게 섭취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으로는 기름기 많은 육류, 달걀노른자, 소·돼지·닭의 간, 생선의 알, 일부 갑각류(새우·가재·오징어), 장어, 버터, 닭고기의 껍질 등이 있다. 참고로 달걀노른자 한 개에는 210㎎나 되는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다.
포화지방산은 주로 동물성 식품에 많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각종 난류, 우유(전유, 버터, 치즈, 요구르트), 마요네즈, 버터, 소시지, 베이컨 등이 대표적이다. 식물성 중에서는 코코넛, 코코넛 기름, 야자유(팜유) 등에 포화지방산이 많다. 또한 아이스크림이나 스낵, 라면, 햄버거, 초콜릿 등도 마찬가지다.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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