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불법선거 관련

청와대 지시로 디도스 금전거래 덮었다

道雨 2011. 12. 19. 12:07

 

 

 

워터게이트 닮아가는 디도스 사건, 닉슨 따라가는 이명박?

                                                                             (서프라이즈 / 부천사람사는세상 / 2011-12-18)


12월 17일(토) 오후 4시에 게재된 한겨레의 특종기사(“청와대 지시로 디도스 금전거래 덮었다”)에 정국이 발칵 뒤집혔다. SNS에서는 해당 기사가 무한<RT> 되고 있으며 ‘만일 사실이라면 하야해야 한다’라는 멘트가 이어지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서인지 청와대와 경찰청에서는 즉각 ‘허위 기사’라고 밝히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한겨레와 이명박 정권 간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이 게임에서 과연 누가 승리할 것인가를 궁금해하기 이전에, 디도스 사건이 점차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치닫고 있음에 주목한다. 드디어 이명박 정권이 사건의 수면 위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나는 꼼수다>에서 의혹을 제기했을 때까지만 해도 ‘뭔가 있나?’ 막연히 생각하던 수준에서, 한나라당 의원 비서들이 개입됐다는 보도를 접하고는 ‘이것들이’하는 분노로 이어졌고… 마지막에는 아니나 다를까 이명박의 청와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건, 닉슨의 하야로 이어진 ‘워터게이트’ 사건의 데자뷰(déjà vu)다. 출발과 과정이 동일하다.

현직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 권력기관을 이용했다. 그런데 권력기관의 어설픈 행동이 언론에 노출되었다. 이는 두 정권의 공통점이다.

언론보도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이들은 각기 밝혀진 사실을 은폐하려고 시도했다. 이 역시 두 정권의 공통점이다.

결과적으로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기획했기에 하야한 것이 아니다. 그 이후의 일들에 대해 ‘거짓말’했기 때문에 하야했다. 아직 이명박은 하야하지는 않았지만 한겨레, 일요신문 등의 디도스 관련 단독 보도를 보면 그 전철을 밟는 듯싶다.

 

▲ 지난 10월 21일 열린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과 조현오 경찰청장 ⓒ뉴시스


한겨레, 일요신문의 특종 무엇을 말하고 있나?

청와대는 디도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게 두 가지를 은폐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한겨레가 특종한 그 두 가지는 아래와 같다.

 

- 청와대 행정관(3급)이 디도스 공격 전날 관련자들과 술자리를 함께했다는 사실
-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해커들 사이에 대가성 돈거래가 있었던 사실

 

한겨레는 청와대가 경찰의 디도스 수사에 직접적인 외압을 가한 것이며, 조직적인 은폐를 지휘한 것으로 앞으로 파장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와 같은 사실을 <사정 당국의 고위 관계자>로부터 입수했다고 전했다. 그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에게 12월 1일 청와대 치안비서관이 경찰 최고위급에게 전화를 해서 ‘손발이 맞지 않아서 못 해먹겠다’고 말했고,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조율’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보가 매우 구체적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일요신문>이 지난 14일에 보도한 관련 내용도 주목할 대목이 많다. 일요신문의 보도 내용의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 경찰은 이미 지난 10월 말 한나라당 의원 최구식의 비서 공씨가 연루된 사실을 알았다.
- 경찰은 관련 사실(공씨가 연루됐다는 등)을 11월 초 청와대에 보고했다. (당시 치안비서관이 임태희 비서실장에게 보고했다)
- 이에 청와대에서는 비서실 주재로 긴급회의에 나섰고, ‘잠정 보류’로 결론지었다.

 

이와 같은 사실을 경찰에도 통보하고 입단속을 시켰다.

 

한겨레와 일요신문의 보도내용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청와대 비서실이 경찰 수사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도대체 왜 청와대는 (경찰 수사결과대로라면) 9급 비서관인 공씨가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을 그토록 중대한 문제로 인식해서 ‘잠정 보류’ 및 입단속을 강하게 주문했어야만 했나.

9급 공씨가 자기 혼자 저지른 일이라면서, 그가 모셨던 최구식조차도 책임을 지지 않았음을 고려한다면, 왜 이토록 공씨의 범행에 최구식과 청와대의 반응이 극과 극인지 해석이 안 된다.

 

한겨레와 일요신문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과연 이명박은 언제 그와 같은 내용을 보고받았느냐 하는 대목도 반드시 밝혀야 한다. 국기를 뒤흔든 엄청난 범죄행위의 은폐 사실을 보고받고도 묵인했다면 이는 그대로 넘어갈 성질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그 자체로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켜야 할 중차대한 범죄행위이다. 헌법이 규정한 바대로 ‘탄핵’ 사유이며 국회의원들이 탄핵하지 않으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언론보도의 초점이 이에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10월 26일의 이명박, 투표율이 왜 그리 궁금했던가

MB “투표율 비슷한가요?” 전용 승용차를 타고 투표소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투표소에 들어가면서 선거 사무직원들에게 “투표율 비슷한가요”라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잠시 시계를 되돌려 본다. 지난 10월 26일 아침 8시. 서울시장 재보궐 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장에 나온 이명박은 뜬금없이 선거사무원들에게 ‘투표율은 (과거와) 비슷한가요?’라고 묻는다. 아침 댓바람에 투표하러 온 대통령은 자신을 맞이한 선거사무원을 대상으로 ‘수고하신다’‘식사는 하셨나?’ 등 상식적인 질문 대신에 투표율부터 물었던 것이다.

과연 투표장에 나온 역대 대통령 중에서 선거사무원에게 ‘투표율’을 묻는 대통령이 있었던가.

 

지난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는 ‘내가 이 사람(권양숙 여사)의 주민증 보관자입니다’라는 가벼운 농담을 던지면서 선거인 명부에 서명하고 투표했다.

탄핵 소추된 상태였던 2004년의 노무현 대통령은 선거관리원의 ID 카드 사진을 가리키면서 ‘잘 만들었네요’라며 가벼운 대화를 건넸지만 그 역시 ‘투표율’ 등 정치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었다.

 

다른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선거구의 선거사무원이 어떻게 전체 투표율을 알 수 있다고 물어본단 말인가.

무심결에 투표율을 물어볼 정도로 그것에 민감한 상태가 아니었을까.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보도내용으로 보건대 한겨레는 ‘Deep Throat’을 확보한 듯싶다. 진보세력과 야권에서는 청와대에 대해서 은폐 압력에 대한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할 것이다.

한겨레 보도로 이미 사태는 태풍 단계로 발전했다.

과연 청와대는 모든 사실을 한 달 전에 보고받고 조직적으로 은폐를 시도했었나? 그리고 이명박은 언제 그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어떠한 지시를 내렸나. 그는 청와대의 은폐행위를 묵인했던가?

정국은 시계제로 상태에 놓이게 됐다. 그 중심에는 청와대 비서실, 그리고 이명박이 놓여 있다.

 

부천사람사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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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선관위 공격’ 은폐 외압 사실인가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 대한 디도스 공격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중요 사실을 숨기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뜩이나 경찰의 은폐·축소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불길이 청와대의 외압 의혹으로 더 커진 것이다.

 

<한겨레21> 최근호는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경찰은 애초 청와대와 협의를 한 뒤, 청와대 행정관 박아무개씨가 선거 전날 디도스 공격 관련자들과 저녁자리를 함께한 사실과,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공격 주범들 사이의 돈거래 내역을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 수석급 관계자와 경찰 최고 수뇌부 사이에 핫라인이 작동했다고 전했다.

 

사정당국 관계자의 발언 내용은 충격적이다.

청와대가 선관위 공격의 실체 규명에 핵심적인 두 가지 단서를 은폐할 것을 경찰에 종용한 셈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조율을 거친 사안을 경찰이 자체적으로 뒤집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청와대와 조현오 경찰청장은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 청장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두 차례 통화를 해 수사 상황을 설명한 일은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조 청장과 통화한 당사자로 알려진 김효재 정무수석 쪽도 “압력을 넣은 일이 없고 넣을 입장도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박희태 국회의장의 의전비서였던 김아무개씨가 범행을 주도한 공아무개씨에게 1000만원을 건넨 사실을 지난 7일 오전 청와대에 보고했고, 그날 오후에는 박 행정관의 저녁자리 동석 사실을 청와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 정무수석이 조 청장과 통화한 시점이 7일과 8일이고, 경찰 수사 결과는 그 직후인 9일 발표됐다. 두 사람의 통화가 발표에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어설픈 해명으로 은근슬쩍 뭉갤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청와대 외압이 사실이라면 디도스 공격 이상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범죄’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에 스스로 치명적 손상을 입히는 일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외압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몰락한 것은 도청 그 자체보다 닉슨의 거짓말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

검찰도 성역 없는 수사로 진상을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

 

[한겨레  2011. 12. 19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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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정무·민정수석 ‘긴밀 조율’ 뒤 경찰청장에 연락
 

 

김효재 수석-조현오 청장 접촉
행정관 연루·1억 돈거래 밝혀지자 두차례 전화
경찰이 중요 단서 파악한 날과 통화 시점 일치
“청와대서 연락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외압의혹”·

 

 

 

 

» 지난 6월20일 오후 조현오 경찰청장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자 서울 미근동 경찰청을 나서며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디도스 공격 사건 수사 발표 이전에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두 차례나 전화를 건 데 이어 정진영 민정수석과 사건 내용에 대해 긴밀히 상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경찰 수사에 개입해 사건을 축소·은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김 정무수석이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건 시점은 지난 7일 오전과 오후다. 이때는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인 김아무개(30)씨가 사건의 주범 공아무개(27·구속·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전 비서)씨 등에게 1억원의 돈을 보낸 사실과, 박아무개(38) 청와대 행정관이 사건 연루자들 가운데 일부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날 1차 술자리를 함께한 사실을 경찰이 파악한 직후다.

 

지난 6일 오후 박 의장 전 비서 김씨는 본인의 통장 거래내역 사본과 전세계약서 등 돈거래와 관련한 서류들을 경찰에 임의제출하고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날 김씨가 공씨에게 10월20일 1천만원을 송금했고,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강아무개(25·구속·아이티업체 사장)씨 계좌를 통해 차아무개(27·구속)씨에게도 9천만원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팀은 이 사실을 7일 오전 7시께 청와대에 먼저 보고했다.

김 정무수석은 경찰의 보고서를 받은 뒤, 조 청장에게 전화를 해 사실 여부를 물었다. 이때 아직 보고를 받지 못했던 조 청장은 오전 8시께 수사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왜 청와대에 먼저 보고를 하느냐”고 수사팀을 강하게 질책한 뒤, 김 정무수석에게 다시 전화를 해 수사 내용을 설명했다.

김 정무수석이 사건의 주요 참고인과 피의자들 사이의 돈거래가 대가성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사실이 외부로 흘러나가는 것을 사전에 막으려 조 청장에게 전화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해볼 수 있는 정황이다.

 

 

» 김효재 정무수석-조현오 경찰청장 통화 시점에 무슨 일 있었나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7일 오후 5시께 수사팀은 청와대 박 행정관이 선거 전날인 10월25일 디도스 사건 연루자들 중 일부와 술을 곁들여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이 사실은 곧바로 조 청장에게 보고됐으며, 당일에 청와대에도 보고됐다. 이에 김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또다시 조 청장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행정관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말도록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이렇게 조 청장과 전화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김 정무수석은 정진영 민정수석과 수사 내용에 대해 상의를 했다는 것이 사정당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 하루 전인 8일 밤 언론보도를 통해 박 행정관이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은 박 행정관에 대한 소환조사 사실을 공개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경찰 안팎에서는 김 정무수석이 조 청장과의 통화 사실은 물론, 통화 내용과 대응 방법 등에 대해 정 민정수석과 상의를 하면서 청와대는 물론 정치권에까지 소문이 퍼졌고, 이 때문에 박 행정관의 술자리 참석 사실과 사건 관련자들 사이의 돈거래 내용, 김 정무수석과 조 청장의 통화 사실 등이 언론에 흘러나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 청장과 청와대는 “사건 관련 사실을 확인하려 했을 뿐 압력을 행사하지도, 받지도 않았다”고 펄쩍 뛰고 있다. 관련 사실을 보도한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엄포까지 놓은 상황이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선 청와대가 수사중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뇌부에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외압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청 한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가 경찰의 수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는 것은 아직까지 남아 있는 바람직하지 않은 구태”라며 “청와대가 수뇌부에 전화를 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하니, 청와대 행정관도 경찰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왔던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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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지시로 디도스 금전거래 덮었다”
<한겨레21> 891호, 사정 당국 고위 관계자 진술 특종 보도
청와대 비서실, 경찰 수뇌부에 핫라인 통해 은폐압력 행사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디도스 공격에 대한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가 외압을 행사해 사건의 중요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특히 청와대 행정관 박아무개(38)씨가 선거 전날 저녁 디도스 공격 관련자들과 술자리를 함께 한 사실, 그리고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해커들 사이에 대가성 돈거래가 있었던 사실을 공개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선관위 누리집 공격 사건을 경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나서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앞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사정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12월 초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인 공아무개(27·구속)씨 검거 직후부터 경찰 최고 수뇌부와 청와대가 교감을 한 뒤 경찰 발표 문안을 확정했다”며 “그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범행이 비롯된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사실, 그리고 디도스 공격을 둘러싼 돈거래 내역 두 가지를 공개하지 않기로 미리 협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런 합의 내용에 따라 지난 12월9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려고 했으나, 하루 앞선 8일 한 언론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디도스 공격 관련자들과 술자리에 함께 한 내용을 폭로해, 발표 내용을 일부 수정했다.

이에 따라 9일 경찰의 발표에서는 청와대 행정관의 술자리 참석 내용을 시인했지만,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해커들 사이의 돈거래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디도스 공격 관련자들 사이의 돈거래 사실은 <한겨레21>이 지난 14일 아침 인터넷을 통해 단독 보도해 세상에 알려졌고, 경찰은 그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청와대와 경찰이 감추려고 했던 두 가지 주요 사실이 결국은 언론을 통해 모두 누설된 셈이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경찰과 청와대 쪽의 사전 교감 사실과 관련해 “지난 12월1일 경찰 최고위급 간부에게 ‘손발이 맞지 않아 못 해먹겠다’라는 전화가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치안비서관으로부터 걸려오면서부터 본격적인 조율이 시작됐다”며 “청와대와 논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씨의 신원이 한나라당 의원 비서로 언론에 공개돼 당시 청와대는 패닉에 빠졌으며 이어질 경찰의 돌발행동을 우려해 비서관급에서 수석급으로 핫라인을 격상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민주당 쪽의 주장과도 정황이 맞아떨어진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박영선 의원은 “(12월9일에 발표된) 디도스 수사 발표문이 조현오 경찰청장실에서 고쳐졌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의원은 “조현오 경찰청장이 계좌 관련 정보의 공개를 반대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쪽이 경찰의 수사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시점은, 청와대 행정관 박씨가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이던 김씨와 식사를 함께했다는 내용을 경찰이 포착하고 이를 수사선상에 올린 뒤로 알려졌다.

또 12월4일 이후 경찰이 계좌 추적을 시작해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돈거래와 관련한 단서를 잡은 것도 청와대가 직접 개입한 이유로 보인다. 경찰의 수사망이 청와대와 한나라당까지 좁혀온 데 대한 청와대의 반응으로 풀이된다.

 

  물론 경찰 내부에서도 돈거래를 비롯한 모든 사실을 공개하자는 수사 실무진의 의견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무진도 상부의 의지를 거스를 수 없었다.

사정 당국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와 조율을 거친 결정을 번복할 수 있는 경찰 간부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겨레 21> 특별취재팀 ha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