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관련

녹색강물서 기포가 뽀글뽀글..."녹조 시작"

道雨 2011. 12. 20. 16:11

 

    녹색강물서 기포가 뽀글뽀글..."녹조 시작"

 

[4대강 현장검증] 환경단체와 상주보 동행 취재

 

[2신: 20일 오후 2시 22분]

 

  
지난 5월 봄비에 붕괴됐던 상주보 하류 부근 제방이 콘크리트로 덮여있다.
ⓒ 최지용
상주보

  
지난 5월 19일에 촬영한 상주보 바로 아래 하류쪽 제방. 이 제방 측면 유실은 그 뒤로 500여 미터 이어진다.
ⓒ 최지용
상주보

낙동강 4대강 사업 구간 가운데 가장 상류에 위치한 상주보. 최근 누수현상뿐 아니라 지난 5월 보 하류 쪽 강 좌안 제방이 완전히 허물어져 부실설계 논란에 휩싸였던 곳이다.

 

20일 오전 상주보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 역시 붕괴됐던 좌안 제방이었다. 놀랍게도 자연형 제방으로 돼 있던 부분이 완전히 콘크리트 벽면으로 바뀌어 있었다. 제방을 복구해도 붕괴가 계속돼 자연형 제방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보의 하류 부분은 침식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침식을 막기 위해서는 제방을 콘크리트로 해야 하는데 사실 콘크리트도 그렇게 안전한 게 아니다, 그것도 부서지는 걸 많이 봤다"고 지적했다. 결국 박 교수의 말대로 콘크리트 제방이 생긴 것이다.

 

  
상주보 조감도에도 강 좌안 제방은 자연형으로 돼 있다.
ⓒ 최지용
상주보

 

강물은 녹색 빛... "탁도 줄어들면 조류 현상 활성화"

 

기온이 올라 영상의 날씨 속에 상주보 인근은 수변공간의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시민환경연구소,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로 구성된 '생명의 강 연구단'(이하 연구단)은 상주보 상단 공도교에 올라 수질 측정을 실시했다.

 

공도교에 올라 바라본 보의 상류와 하류는 풍경이 완전히 달랐다. 물을 채워놓은 강은 거의 흐르지 않고 정체돼 있었고, 살얼음이 꼈다. 물의 색깔은 눈으로도 확연한 녹색 빛이었다. 수심에 따른 빛의 반사가 달라져 녹색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녹조현상이 의심되는 상황. 이 때문인지 보 상류 물속에서 산소를 공급하는 기포가 줄기차게 올라왔다.

 

  
상주보 하류 좌안 제방 부근에 '개비온 메트릭스' 보강공사가 시행되고 있다. 개비온 매트릭스는 유속에 의해 강 바닥이 파이는 것을 막아주는 하상유지공의 한 종류로 제방부근의 누수가 있어 보강 공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굴착기가 강복판에 나가 가물막이를 설치하고 있다. 흙탕물이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 최지용
상주보

현장에서 취수한 물은 연구소에서 엽록소A, 총 인, 플랑크톤 등을 분석하게 된다. 현장에서는 탁도를 측정할 수 있다. 상주보의 탁도는 7.1NTU(탁도 단위)로 나타났다.

 

현장조사에 참여한 박창근 교수는 "오랫동안 진행된 준설 공사로 탁도가 높을 수 있는데, 탁도가 높을 때는 조류가 잘 살지 못한다"라며 "조류들이 흙에 달라붙기 때문인데 탁도가 줄어들면 조류가 더 활성화 돼 녹조 등의 현상이 심각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뜬금없는 제방 보강공사 이유는?

 

최근 문제가 됐던 누수 현상은 어느 정도 보완공사를 마친 모습이었다. 일부 부분에서 여전히 방수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물이 샜던 부분은 깔끔하게 정리가 됐다. 그러나 여전히 물이 스며들어 오는 보 상류 쪽 고정보 부분은 물이 차 있어 보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창근 교수는 "물이 새 나오는 곳만 막으면 또 다시 새게 돼 있다, 제대로 보완하려면 물을 빼고 상류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며 "지금 누수현상이 멈춘 걸로 보이지만 결국은 눈속임"이라고 지적했다.

 

  
상주보 상류 부분. 강물이 녹색 빛을 보이고 있고 유속이 느려져 얼음이 얼고 있다. 유속이 느려지면 강한 햇빛에 의해 조류가 활성화 돼 녹조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 최지용
상주보

보 자체의 누수현상 보완 공사는 마무리가 됐지만 이상한 공사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강 위에서 공사가 대부분 끝난 상황에서 굴착기 한 대가 가물막이를 분주히 만들고 있었던 것. 강 복판에 나간 굴착기는 위태로운 모습으로 흙탕물을 일으키며 강바닥의 흙을 분주히 퍼올렸다.

 

어떤 공사인지 확인하기 위해 낙동강 33구역 현장사무소를 찾았다. 현장사무소 만난 관계자는 처음에 "그쪽 부분에 취수장이 있어 관련한 공사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으나 또 다른 관계자는 "강 바닥에 '개비온 매트리스' 보강공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에 박창근 교수는 "개비온 보강공사를 한다는 것은 강의 하류 쪽 제방에서 누수가 있어 강바닥의 모래를 쓸어내기 때문에 지반이 약해져 보강한다는 뜻"이라며 "결국 보나 제방 같은 구조물과 지반이 접하는 지점이 취약해 붕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개비온 매트리스'는 유속으로 강 바닥이 파이는 것을 막기 위한 하상유지공의 한 종류다. 육각형 철제 망태에 돌을 채워 바닥에 깔아 모래가 물에 쓸려가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한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이 같은 개비온 매트리스 보강공사는 구미보 등에서도 진행됐다.

 

  
상주보 하류 콘크리트 제방 부근에 모래가 재퇴적 되고 있다.
ⓒ 최지용
상주보

 

 

[1신: 20일 오전 10시 36분]

 

보에서 물이 샌다. 모래도 다시 쌓인다. 겨우내 흐르지 않는 물이 썩는다. 걱정투성이 4대강 사업 이야기다.

 

<오마이뉴스>는 시민환경연구소, 녹색연합 등과 함께 20일부터 22일까지 낙동강 조사에 나선다. 4대강 사업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낙동강 구간 조사를 통해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해 보자는 취지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와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가 동행하는 이번 조사에서는 보의 누수현상, 강의 조류상태, 모래의 재퇴적 현상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또 조사내용은 <오마이뉴스>를 통해 현장에서 바로바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거의 실체를 드러낸 4대강 사업의 '쌩얼'을 함께 감상하자.

 

[쟁점1] 물 새는 보, 과연 안전한가?

 

  
상주보에서 수질을 측정하고 있는 생명의 강 연구단
ⓒ 최지용
상주보

지난 5일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16개 보 가운데 9곳에서 물이 새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8개가 낙동강에 있다. 최상류에 위치한 상주보에서 맨 남쪽에 함안보까지 8개 대형보 모두에서 누수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정부는 "누수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미비점을 보완하겠다"라고 말했다. 괜찮다는 건지 문제가 있다는 건지 알 수 없는 말이다. 이를 두고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보에서 물이 새는 건 토목계의 수치"라고 말했다. "명백한 부실공사"라는 지적이다.

 

[쟁점2] 다시 쌓이는 모래, '말짱 도루묵'된 준설사업

 

다시 쌓인 모래 또한 문제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난 10월 31일 대한하천학회 학술대회에서 "준설했던 모래가 지점별로 최대 76%까지 다시 쌓였다"고 발표했다. 낙동강의 준설량은 한강, 금강, 영산강을 다 합친 것보다 많다. 2년 동안  열심히 퍼냈지만 결국 헛손질을 한 꼴이 됐다.

 

4대강 사업을 유지하려면 다시 쌓인 이 모래를 계속 퍼내야 한다. 그러려면 또 다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국토연구원은 '국가하천 유지관리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4대강 관리 예산으로 연간 6000여 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재준설에 필요한 예산은 따로 잡혀 있지 않다. 홍수피해나 제방붕괴 등의 보수 비용으로 2057억 원이 잡혀 있을 뿐이다.

 

[쟁점3] 호수가 된 강, 수질은 괜찮을까?

 

겨울철 갈수기를 맞아 보에 채운 물의 수질도 논란이 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4계절 내내 강의 일정한 수량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수량이 적은 겨울과 봄에는 물을 채우고 장마철이나 집중호우가 있는 여름에는 수문을 열어 물통을 비운다.

 

4대강 사업 16개 보는 지난 가을 모두 담수에 들어갔다. 흐르던 물이 정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보 설치로 인해 하천이 호소형으로 바뀌면서 조류의 농도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물의 양이 많아지면 수질이 개선된다"던 정부의 주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