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D로 캐나다 위협한 필립모리스, 이번엔 호주에 소송
ⓒ뉴시스
지난해 10월 11일 경남 양산시 북정동 건립부내에서 열린 한국 필립모리스㈜ 신공장 착공 기공식에서 마테오 펠레그리니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아시아 사장, 마틴 킹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생산담당 부사장, 로만 밀리친 한국 필립모리스㈜ 사장을 비롯해 나동연 양산시장, 김종대 양산시의회 의장 등이 기공 기념 시삽을 하고 있다.
캐나다의 담배규제 정책에 대해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소송(ISD) 제기를 위협해 목표를 이뤘던 미국 담배회사 필립모리스가 이번에는 호주 정부의 담배 규제 정책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립모리스는 20일 금연 정책의 일환으로 담뱃갑에 회사 로고와 이미지를 쓰지 못하게 한 호주 정부의 정책으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볼 것이라며 호주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호주 의회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지난달 모든 담뱃갑에 무늬 없는 갈색 포장지를 사용하고, 제품명도 똑같은 글꼴로 표기하도록 의무화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담배 회사들은 내년 12월부터 담뱃갑에서 회사 로고와 브랜드 이미지를 삭제해야 한다.
그러나 필립모리스는 호주 정부가 밋밋한 담뱃갑이 흡연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호주 정부의 규제로 필립모리스의 가치와 지적재산권이 침해될 것이 예상되며 호주 정부가 여기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필립모리스는 호주 담배시장의 37%를 점유하고 있다.
호주 법원 뿐만 아니라 필립모리스는 지난달 21일 홍콩에 있는 필립모리스아시아(PMA)를 통해 호주 정부가 홍콩과의 양자투자협정(BIT)을 위반하고 있다며 국제중재 통지서를 전달한 바 있다. 지난 2004년 발효된 미.호주 FTA에는 ISD가 빠져 있기 때문에 호주 법원 소 제기와 홍콩과의 BIT를 통한 ISD를 제기한 것이다.
필립모리스는 캐나다가 지난 2001년 2월 담뱃갑에 '마일드' 표기를 금지하는 규제를 도입하려 하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위반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결국 캐나다는 규제 도입 방침을 철회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와 임페리얼토바코(Imperial Tobacco) 등 다른 담배회사들도 최근 호주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소송에 대해 캐나다, 영국, 뉴질랜드 등 담배규제를 도입하려는 국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태근 기자taegun@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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