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암환자 60% 영양결핍…‘조금씩 자주 드세요’

道雨 2012. 2. 21. 12:06

 

 

 

  암환자 60% 영양결핍…‘조금씩 자주 드세요’

 

 

 

필요한 영양분 되레 늘어
입맛 변해 고기 싫어할땐 달걀·두부나 유제품 좋아
신맛나는 식품 식욕 도움

[암 환자 건강 이렇게 지키자]

 

③ 식사 조절

암 환자 및 생존자는 암 자체로도 입맛이나 소화기능, 영양 흡수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게다가 이들은 암 치료 과정에서 받는 수술, 항암요법, 방사선 치료 등을 통해서도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 특히 소화와 관련된 장기에 암이 생기면 수술로 장기가 손상되므로 정상적인 영양 공급에 장애를 겪는다. 이 때문에 식욕부진이나 영양실조를 겪는 암 환자 및 생존자도 많다.

 

암 환자 10명 가운데 6명은 영양결핍

국립암센터가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암 환자의 61%가 영양결핍 상태에 빠져 있다. 특히 30%는 영양결핍 상태가 심각했다. 소화기 계통에 암이 생긴 경우 소화와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영양결핍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많은 환자들이 ‘잘 먹으면 암을 더 키운다’거나 ‘고기를 먹으면 재발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암 환자의 영양결핍과 불균형을 더욱 키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암을 앓거나 암 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몸속 단백질을 비롯해 영양분의 필요량이 오히려 늘어난다. 암이나 암 치료 과정에서는 몸무게 감소, 체지방 소실, 근육 위축을 겪을 수 있고, 이에 따라 피로, 잦은 감염, 어지럼증, 상처 회복 지연, 피부 궤양 등과 같은 증상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조금씩 자주 먹어서 식욕부진 극복해야

암을 앓거나 암 치료 과정 중에 항암제를 쓰면 식욕부진을 겪기 쉽다. 또 암 자체나 재발에 대한 공포, 암 치료 뒤의 우울한 기분도 식욕부진을 악화시킨다. 이럴 때에는 조금씩 자주 먹도록 하고 간식을 가까이 둬 먹고 싶을 때 쉽게 먹도록 해야 한다. 굳이 식사 시간에 얽매일 필요도 없으며, 몸 상태가 좋을 때 많이 먹도록 권장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충분히 잠을 자고 난 아침에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간식으로는 죽, 미음, 주스, 우유 및 유제품이 좋다. 주의할 점은 밥을 먹을 때 물을 많이 마시면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물은 조금만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목이 마르다면 식후 30분에서 1시간이 지난 뒤 마시는 것이 좋고 아예 식전에 조금 마시는 것도 권장된다. 식사 전에 가벼운 산책 등과 같은 운동을 하면 입맛을 좋게 할 수 있고, 식사 전후에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환자 및 생존자가 먹기 싫다고 할 때 억지로 먹이면 오히려 식사를 피하게 할 수 있으므로 이는 자제해야 한다.

 

입맛 많이 변했다면 신맛 나는 음식이 좋아

암 치료, 특히 항암 치료 뒤에 입맛이 변한 경우가 많다. 고기나 생선을 먹으면서 쓴맛이나 금속 맛이 난다고 말하는 환자들도 많다. 이 때는 보기도 좋고 냄새도 좋은 음식을 권하는 것이 좋다. 만약 고기가 싫다면 두부, 달걀, 콩, 우유나 유제품이 권장된다. 고기나 생선 요리에는 와인이나 레몬즙 등 향이 좋은 양념류를 첨가하는 것이 좋다. 신맛이 금속성 맛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과 목에 통증이 있다면 신맛 나는 식품들이 염증을 자극하거나 불편하게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충치 등 치과 질환이 있어도 입맛에 변화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암 치료 뒤 흔한 설사 대처법

암 치료 뒤 항암제의 영향, 음식에 대한 과민반응, 불쾌감 등으로 설사가 생길 수 있다. 암 환자 및 생존자의 경우 설사가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고 과도한 수분의 손실로 탈수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크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설사가 생기면 우선 물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대장의 기능 소실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식사는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하며, 스포츠 음료·바나나·삶거나 으깬 감자·복숭아·토마토 등 염분과 칼륨이 적절하게 든 음식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소화가 잘 되는 죽이나 미음류도 도움이 되며, 고기류를 먹을 때에는 기름기를 제거하고 난 뒤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과일은 생과일보다는 주스가 좋고, 섬유소 함량이 적을수록 설사 예방에 낫다. 브로콜리나 옥수수, 말린 콩은 피하고, 너무 뜨겁거나 찬 음료보다는 상온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설사가 이틀 이상 지속되면 의료진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


도움말: 국립암센터 장윤정 호스피스완화의료사업과장·김정선 분자역학연구과장·위경애 임상영양실장

 

 

 

 

위암은 식사때 물 먹지 말고 대장암은 고기 줄여야

소화기계 암환자의 식사요법

 

암 가운데에서도 소화기계 암의 경우 수술 뒤 영양섭취에 심각한 문제를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 입안에 생기는 구강암의 경우 암 치료 뒤에도 대부분 정상적으로 음식을 먹는 것이 어렵다. 죽과 같은 유동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방법으로는 영양부족 상태에 빠지기 쉽다. 이때는 소위 ‘콧줄’이라 부르는 얇은 관으로 위장에 직접 음식을 공급하는 방법을 쓴다.

구강암은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 시작부터 2주 뒤에 구내염, 음식을 삼킬 때 통증, 구강건조증, 미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손상된 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맵고 짠 음식은 피해야 한다. 대신 밀크셰이크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부드러운 음식이 좋다.

 

식도암은 식도를 잘라내는 수술을 많이 하기 때문에, 식도의 기능 상실로 위로 내려간 음식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누울 때에는 항상 어깨가 배꼽보다 높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또 잠들기 전 2~3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좋고, 커피·콜라·사이다 등은 피하는 것이 권고된다.

 

위암도 수술로 위를 절제하는 경우가 많다. 위장이 있었을 때처럼 음식을 먹으면 대변이 자주 나오고 설사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음식을 조금씩 여러 차례 나눠서 먹어야 한다.

물이나 국도 식사 중에 먹으면 음식물이 내려가는 속도가 빨라지므로, 식사 뒤 30분~1시간 뒤에 조금씩 마시는 것이 좋다.

 

대장암의 경우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가 육류의 과다섭취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육류 섭취는 줄이고,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는 식생활로 교정할 필요가 있다.

항문 근처에 대장암이 생긴 경우 항문을 제거하게 돼 배변주머니를 달 수 있는데, 이때는 먹는 물의 양에 주의해야 한다. 너무 많이 마시면 배변주머니를 자주 갈아야 하는 불편이 있고, 적게 마시면 탈수가 되거나 소변량이 적어지면서 결석이 생길 수 있다. 하루 1500~2000㎖ 정도가 추천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