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백억 적자났다더니…임원진 125% 상여금 지급
"노조탓만 하더니…도덕적 해이"
<문화방송>(MBC)>이 파업으로 수백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임원진들에게 125%의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방송 노조 쪽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파업으로 광고매출이 급락했다며 노조를 비난하더니, 임원진들끼리 상여금을 나눠먹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27일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과 문화방송 노조 등의 말을 종합하면,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지난 25일 정기이사회에서 문화방송 임원진에게 125%의 성과상여금을 지급하는 안을 가결했다.
방문진 야당 쪽 이사인 한상혁 변호사는 "회의에서 야당 쪽 이사들은 170일 동안의 파업이 벌어진 상황에서 임원진들이 성과상여금을 요구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비판하며 퇴장했다"며 "그러나 여당 쪽 이사들 6명이 자기들끼리 표결로 안을 가결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26일 국회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을 질타했다. 전 의원은 "장기 파업으로 문화방송시청률이 하락하고 광고매출도 600억원 가까이 하락했는데, 경영을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방문진이 임원진에 대한 125% 상여금 지급을 의결한 게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전 의원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한테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문화방송의 광고 매출은 지난 6개월의 파업 기간 동안 577억여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업 첫 달인 지난 2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억2600만원이 하락했고, 3월과 4월에는 각각 65억9300만원, 82억8100만원이 감소했다. 파업기간이 길어질수록 감소 폭은 더 커졌다. 5월에 107억7200만원까지 광고 매출이 하락하더니, 6월과 7월(가결산)에는 각각 157억7100만원, 107억5200만원이 줄었다.
문화방송 사쪽은 그동안 특보 등을 통해 "파업으로 수백억원대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해왔으며, 노조를 상대로 파업 사상 최대 규모인 19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문화방송 경영진에 대해 감봉이나 질책은 못할망정 보너스를 주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상여금은 지난해 말 경영평가에 대한 성과급"이라며 "이미 사원들은 360%의 상여금을 받았고, 25일은 8기 방문진의 마지막 이사회였기 때문에 상여금 결의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상혁 변호사는 "올해 상상할 수 없는 적자가 발생했는데, 지난해 말 경영을 빌미로 성과급을 주는 게 말이 되냐"며 "올해 적자가 발생했으니, 내년에는 성과상여금을 받지 않고 월급을 자진 반납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노조도 "파업 때문에 적자가 발생했다며 노조의 탓만 하고 손해배상 소송까지 걸더니, 자신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임원진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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