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관련

‘패륜과 야만’에 누가 완장을 달아주는가

道雨 2014. 9. 10. 10:34

 

 

   ‘패륜과 야만’에 누가 완장을 달아주는가

 

 

 

추석을 앞둔 지난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들이 공개적으로 김밥과 피자 등을 먹는 ‘폭식투쟁’을 벌였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유가족을 조롱하고 괴롭히기 위한 것이다.

가족을 잃은 아픔에 공감하기는커녕, 상처를 후비고 고통과 슬픔을 비웃는 그 극단의 야만, 비인간적 행태에 아연할 뿐이다.

 

‘일베’는 그동안에도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내용의 게시글로 적잖은 문제를 일으켜왔다.

5·18 희생자의 주검을 홍어라는 표현으로 모욕하는 병적인 호남 폄하, 여대생을 강간하자는 따위의 글이 버젓이 올라오는 극단적인 여성 비하, 노숙자 등 약자를 혐오하고 가해하는 폭력적인 왕따 문화가 여과 없이 횡행했다.

사이버 세계이긴 하지만 온갖 패륜적 망상과 잔인한 범죄 충동을 거침없이 드러내왔으니, 우리 사회의 안전에 미칠 위험이 작다고 할 수 없다.

 

그런 패륜과 야만에 터잡아, 일베는 정치적으로도 극단으로 치달았다.

정권에 비판적이라면 무차별로 종북으로 몰아붙이고, 이성적이고 진지한 의견에 대해 혐오와 조롱의 언사를 동원해 폭력적 공격을 가하기 일쑤였다. 5·18을 북한이 사주했다는 따위 극단적이고 비합리적인 거짓 선동물도 끊임없이 양산해 퍼뜨려왔다.

대체 어떤 연유로 이런 반사회적 패륜과 야만이 극우적 선동과 공존하며 함께 창궐해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일은 이런 일베 회원들이 사이버 세계를 넘어 집단적으로 오프라인 공간에 등장한 첫번째 사례다.

개인 공간에서 음습하게 비인간적인 망상을 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집단행동으로 현실화했으니, 위험하기 짝이 없는 질적인 변화다.

이들의 주장과 행태가 인종차별적 혐한 시위를 일삼는 일본의 우익단체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이나 유럽·러시아의 네오나치 따위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온 사회가 경각심을 가질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보수진영 스스로 이를 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베의 주장과 행태는 보수세력 일부가 기대하는 청년 극우의 대두가 아니라 이념 추락의 극단적 퇴행이다. 이들을 암묵적으로 지원하고 옹호해 일선 선동대로 내세우려 한다면, 일베는 자신의 망상대로 해도 된다는 착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한 분란과 갈등, 위험은 끔찍하다. 이들에게 완장을 달아주려 해선 안 된다.

우리 사회를 지키겠다는 보수라면 이들에게 명확한 경고를 가하는 것이 옳다.


[ 2014. 9. 10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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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독설에 유가족 매일 비수에 찔리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가 5일 경기도 안산 단원구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가족들의 사회적 치유를 시작할 치유공간 ‘이웃’에서 앞으로 할 일과 그동안 느꼈던 소회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씨 왼쪽에 놓인 김선두 화백의 그림 <별을 보여드립니다>는 세월호 참사로 짧은 삶을 마감하고 별이 된 학생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안산/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세월호 유족 치유 공간 ‘이웃’ 11일 문 여는 정혜신 박사
“애도 과정 가지려는 유족을 계속 걷어찼어요, 국가가”

“세월호 쓰나미는 지금도 계속 덮치는 상황입니다.”

세월호 참사 뒤 146일째인 지난 8일 첫 추석을 맞은 숨진 단원고 학생 가족들은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가족 합동기림상’을 차렸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표류하면서 유가족에게 ‘합동 차례’는 기약이 없다.

전남 진도에서, 안산에서 그리고 서울 청와대 앞과 광화문 광장에서 이들 유가족들을 대면하고 치료해온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52)씨는 “이분들은 애도의 시간도 갖지 못했고, 치유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11일 안산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사회적 치유를 시작할 치유공간 ‘이웃’의 문을 여는 정씨를 지난 5일 <한겨레> 기자가 만났다. 그는 자녀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느끼기도 전에 유가족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애도의 시작’도 못하게 하는 우리 사회의 꽉 막힌 상황을 한마디로 “처참하다”고 했다.

 

“주변에 누가 죽었다고 하면 이웃으로서 해야 하는 아주 상식적인 과정이 있잖아요. 같이 사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일상적 도리가 있는데, 우리는 이웃들도, 사회도, 국가도 최소한의 도리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애도의 과정을 가지려는 유가족들을 발로 계속 걷어찼어요. 방해하고 적극적으로 딴지 걸고 넘어지게 했고, 국가가 그러고 있어요.”

 

정씨는 “유가족들의 감정은 우선 지금 아이의 일상을 떠올리면 무서움과 공포가 너무 커요.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다 더 못 보겠구나 하는 것을 알 때 그 현실은 공포죠. 또 하나는 슬픔보다는 분노를 어떻게 할 줄 몰라요.

이유도 모른 채 300여명의 자식들이 억울하게 수장을 당했는데 당연히 원인을 밝혀주어야 할 국가가 그 의무를 외면하고 있어요. 그래서 분노를 어찌할 줄 모르고 팔짝팔짝 뛰고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고문 피해자와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만나고,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그들의 가족 25명이 자살했을 때 경기도 평택에 ‘와락’을 만들어 심리 치료를 벌였던 그는 세월호 참사를 고문과 쌍용차에 견줘 “아직도 진행중인 쓰나미”라고 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만났을 때는 2년이 지난 상황이었죠. 이미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가고 폐허가 된 땅에서 망연자실한 사람들과 만났다면, 세월호 쓰나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죠.”

그가 접한 유가족들은 “지금 병원에서 요양하거나 집에 있는 게 아니라 피를 철철 흘리는 상태에서 전국을 다녀요. 그러다 거리에서, 경찰 진압 상황에서 절망감과 무력감을 느끼죠. 국가가 이랬구나, 내가 살던 나라가 이랬구나 하는 것에 대한 절망감을 순간순간 경험합니다”라고 했다.

 

진상 규명이 치유 첫 단추인데
정부는 최소한의 도리조차 안 해
유족들 일상 복귀 당장 힘들겠지만
지칠 때 쉴 수 있는 충전소 될 것

 

정씨는 이런 상황을 상처난 피부에 비유했다. “피부로 치면 (유가족들의 상처는) 다 벗겨진 상처죠. 먼지만 스쳐도, 바람만 닿아도 소스라쳐요. 그런 상황에서 정부와 우리 사회가 독설들을 벗겨진 상처에 왕소금처럼 뿌리는 거예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유가족들은 상처받고, 매일매일 던지는 비수에 찔리고 있으니 처참할 수밖에요….”

 

하늘로 띄운 ‘진실의 배’ 한가위인 8일 오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울 광화문 단식농성장에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과 농성자들이 소망을 적은 ‘진실의 배’를 하늘로 띄우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세월호 때문에 장사가 안되고 경기가 안 좋다’, ‘유가족이 양보하라’는 주장에 정씨는 “그런 요구는 유가족에게 할 게 아니라 정부에 따져 물어야 하는 겁니다. 왜 정부가 이 중요한 일을 해결 안해서 유족에게 슬픔을, 일반 국민에겐 경기 걱정을 하게 하느냐고 정부에 따져야죠. 유가족들에게 그 얘길 하는 건 번지수가 잘못된 거죠”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은 물론 우리 사회의 치유와 정상적 애도 과정을 위해서라도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교과서적으로 사회적 재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상황 수습과 원인 규명, 치유를 나눠 하는데, 우리는 국가가 원인 규명을 회피하는 바람에 이것이 혼재된 상황”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우리 사회와 정부가 진상 규명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를 외면하면서 유가족들의 정상적 애도는 물론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씨는 “지금은 유가족들이 진상 규명을 위해 노숙하고, 아이들을 잃은 슬픔을 짊어지고 가면서 거의 소진과 탈진 상태입니다. 진상 규명을 통해 유가족들이 아이들과 이별하고, 그 슬픔과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치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6일 오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울 광화문 단식농성장 근처에서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들과 자유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식사하는 행위극을 벌이려고 접근하다 경찰이 제지하자 교보문고 앞 인도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국가는 책임을 외면하고,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처절한 외침이 조롱받는 가운데, 정씨는 11일 안산시 단원구 선부로 253 홍원빌딩 3층에 치유공간 ‘이웃’을 연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서울에서 안산으로 아예 거처를 옮긴 뒤, 심리기획자인 이명수(56)씨와 함께 추진해온 ‘이웃’에는 국내외 수많은 이웃들의 손길이 어우러졌다.

 

공간 마련은 아름다운재단이 힘을 보탰고 안산지역 주부들은 옥상 텃밭 관리단을 꾸렸고 한복전문가 이효재씨가 식기를, 김선두 화백이 그림을 맡았으며, 정현아씨 등 건축가들이 공간 디자인에 무료로 참여했다. ‘뭐든 해야 할 것 같아요’라는 간절한 40대 주부를 비롯해 ‘할 수 있는 일을 알려달라’는 재미동포 여성들 등 국외에서도 참여의 손길이 이어졌다.

 

경남 창원의 한 50대 남성은 ‘매주 금요일 유가족들의 마사지를 돕겠다’고 나섰고, 유가족들의 한방치료를 위해 한의사 100여명이 참여하는 등 수백명의 자원봉사자가 이웃이 될 채비를 마쳤다.

‘이웃’의 이명수 대표는 “치유는 상처난 것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죠. 그분들의 예전 일상의 복원이 치유입니다. 마을회관처럼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밥도 먹고 다독이고 어깨동무하고, 그래서 치유된 사람이 다시 치유자로 나서는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각박한 현실에서 ‘이웃’은 당장은 거리로 나선 유가족들의 전진기지가 될 듯하다. 정씨는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애쓰는 유가족들이 지치면 쉬고, 부상당하면 치료하고, 허기도 면하고 그렇게 해서 다시 본인들이 가고자 하는, 진상 규명을 위해 최소한의 심리적, 일상적 충전을 하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안산/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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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단식장서 폭식…보수의 침묵이 키운 ‘일베의 일탈’

 

 

6일 오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울 광화문 단식농성장 근처에서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들과 자유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식사하는 행위극을 벌이려고 접근하다 경찰이 제지하자 교보문고 앞 인도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일베 등 100여명 광화문광장 집결
유가족 앞에서 보란듯이 김밥·피자
보수 정당·언론 암묵적 지원·옹호
보수세력 대표한다는 착각 부추겨

비뚤어진 인정욕구…비난도 즐겨
피해자에 책임묻는 혐오범죄 유사

비뚤어진 인정욕구…비난도 즐겨
사법적 대처 가능한지 검토할 필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 등 100여명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유가족들 앞에서 이른바 ‘폭식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동조 단식 중인 시민들 앞에서 김밥과 피자를 먹고, 일부 시민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개별적 ‘인증놀이’ 수준에 그쳤던 일베 회원들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집단적으로 행동한 첫번째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를 ‘일베의 진화’로 보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익명의 공간을 넘어, 자신들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며 공공연히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9일 “이번 폭식투쟁처럼 일베 회원들이 특정 장소에 모여 행동했다는 것은 기존 양상과는 질적으로 다른 변화”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보수 정당과 언론이 이들의 일탈 행위에 침묵함으로써 이런 행태를 부추긴다고 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보수 정당과 보수 언론은 명시적으로 일베 회원들의 언행에 반대 의견을 낸 적이 없다. 오히려 암묵적 지원, 고무, 옹호를 하고 있다. 이는 일베 회원들 자신이 사회 보수세력을 대표해 행동한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정치와 언론이 일베를 진화시키는 기반으로 작용하는 셈”이라고 했다.

 

황준원 강원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비뚤어진 ‘인정 욕구’도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일베는 기본적으로 대중들의 관심에 목말라 있는 집단이다. 긍정적 반응뿐 아니라 부정적 반응까지 피학적으로 즐기는 성향을 갖는 것도 그 때문이다. 폭식투쟁은 이런 피학적 성향이 집단적으로 표출된 사례”라고 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데에는 치기뿐 아니라, ‘지금은 그래도 된다’는 나름의 ‘정세 판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학부 교수는 “일베는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애국’이라는 표현으로 ‘완전한 국가’ 형성을 주장한다. 이를 위한 경제발전을 진보세력의 정치적 과잉이 방해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베는 박정희 정권의 경제발전 담론의 재현을 지지한다. 박근혜 정부는 박정희 시대의 경제발전 체제를 표상하는데, 유족들이 야당과 결합하면서 세월호 사고가 정치적인 것처럼 읽히기 시작했다. 그 틈새를 일베가 비집고 들어와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전남 진도에서 여전히 동생과 조카의 주검을 찾고 있는 권오복(60)씨는 “인간의 도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나. 가족 잃은 슬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대체 할 짓인가 싶다”고 했다.

단원고 희생자인 안주현군의 어머니 김정해(44)씨는 “억울한 죽음의 원인 하나라도 밝히려고 특별법 제정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무슨 생각으로 저런 행동을 하는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베의 행위는 피해자들에게 오히려 책임을 묻는, 혐오범죄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 이러한 행위에 사법적 대처가 가능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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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베의 '광화문 먹거리 집회'에 비난 빗발

레이디 제인, 이재명, 김성준 등 "천박하고 비인륜적"

 

 

 

일베와 자유청년연합이 6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중인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 등을 조롱하는 먹거리 집회를 벌여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일베는 앞서 광화문단식장 옆에서의 먹거리 집회를 예고했고, 이에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는 6일 "오늘 광화문광장에서 라면과 치킨 드신다죠? 여러분을 위해서 식탁도 마련했음"이라며 실제로 '일간베스트 회원님들 식사 하시는 곳'이라는 식탁을 마련하고 파라솔까지 쳐놓았다.

일베 회원들은 그러나 개의치 않고 실제로 이날 오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치킨, 라면, 햄버거, 도시락 등을 먹고 인증샷을 찍어 일베 게시판에 올렸다. 대책회의가 쳐놓은 파라솔 아래 식탁에서 음식을 먹는 일베까지 있었다. 일부 회원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육성을 편집한 노래를 틀어놓은 채 함께 따라부르며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도 했다.

세월호참사대책회의는 이에 페이스북을 통해 "식탁에 앉아서 먹는 사람도 있고 분수대 옆에서 먹는 사람들도 있고 자신들의 입장문을 읽으며 피자, 콜라 등을 나눠먹는 20여명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라며 "우리가 마련한 식탁에서 당신들이 이 곳에 앉아 먹는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깊이 성찰해 보기 바랍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SNS에는 이들을 질타하는 각계 글이 올라오고 있다.

가수 레이디 제인은 트위터를 통해 “‘퍼포먼스’라니…. 자신들이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의식조차 없을 텐데, 기본 의식도 없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섬뜩하네”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일베 회원의 음식을 먹는 사진을 올린 뒤, "누군지는 모르지만 자식 참 잘 키우셨네요"라며 일베 부모들까지 꾸짖었다.

김성준 SBS <8뉴스> 앵커도 트위터를 통해 "포탈 검색어 1위에 '광화문'이 올랐길래 왜 그러나 하고 들어가 봤다가 기분이 상해버렸다"라면서 "생각을 표현할 자유는 보장받아야 하지만 자기가 표현한 생각이 얼마나 천박하고 비인륜적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라고 비난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16일째 단식중인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트위터를 통해 "광화문에는 하루종일 폭식투쟁을 하겠다는 짐승의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패륜적 망동에 분노하지 마십시오. 유족들에게 '시체장사' 운운하는 자들에게도 분노 마십시오. 분노를 넘어 서글픈 연민을 느낍니다. 불쌍한 영혼들 어이할꼬?"라고 개탄했다.

이밖에 "조롱은 강자를 향해야 관용의 혜택을 입는 법이다. 약자를 향한 조롱은 폭력이다.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일베 무리들의 조롱 행위는 폭력에 다름 없다. 사회악 척결 차원에서 다스려야 한다"는 글을 비롯해 시민들의 비판글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박정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