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수 교수, “수심 47m 잠수함 충돌 가능성 충분하다”
또한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을 주장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천안함 의혹을 ‘음모론, 유언비어’로 비아냥댄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과학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1일 미디어오늘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최근 ‘스모킹 건(SMOKING GUN)-천안함 전쟁실록’이라는 저서를 통해,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과 2010년 한 해 동안 천안함 침몰 의혹을 반박 또는 비난한 이종헌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반론을 폈다.
이 전 행정관은 특히 잠수함충돌론을 두고 “피격 수심은 47m에 불과해 미국 핵잠수함(LA급 100m 또는 버지니아급 104m)이 작전할 수 없는 수역”이라며, “백번 양보해 잠수함이 급부상을 하더라도 수심이 얕아 천안함 함저 중앙 부분과 충돌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김황수 교수는 “잠수함의 ‘작전’을 하는 것이 수심 47m에는 부적확(부적절-기자주)할 지 모르지만, 그 길을 항해하는 데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군이 한 번도 밝힌 일이 없다”며, “해당 잠수함은 깊이(본체 높이) 10여m와 ‘세일’ 부분(sail:잠수함 본체 위에 튀어나온 부분)을 합쳐 20여m 정도로 추정되는데, 왜 47m 수심을 못 지나가느냐”고 반문했다.
또 ‘급부상하는 잠수함과 충돌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대목에 대해, 김 교수는 “나는 이것을 논의한 적이 없고, 수면 바로 아래 잠항중에 부딪혔다는 암시를 했을 뿐”이라며, “아마도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의 중형급 잠수함의 급부상론과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우리 군 어느 누구라도 미의 첨단 핵 잠수함을 운항한 경험을 갖고 있느냐”며 “(아마도) 깜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논문 작성은 이 사건에 대해 언론에 알려진 모든 보도들을 충분히 숙고한 뒤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힌다”고 반박했다.
‘의혹세력이 가장 열을 올리고며 전파하고 있는 핵심 의혹’이 잠수함 충돌론이며, ‘가장 악랄하고 끈질긴 사이버 괴물이자, 사실이 아니어서 폐기 처분된 의혹 쓰레기는 청소되지 않고, 사이버공간에 여전히 남아 잠수함 충돌설 괴물을 연명시키고 있다’는 이종헌 전 행정관의 원색 비난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반론했다.
김 교수는 “이 전 행정관은 그냥 정부 발표대로 꿰 맞추고, 불리한 것은 빼고, 필요한 것은 더하고 부풀려서 썼을 것”이라며, “어뢰잔해에 조개가 발견된 것은 어떠한가. 말이 되어야죠”라고 지적했다. 그는 TOD상에서 천안함 함수가 200도 회전한 것에 대해 “잠수함충돌론 논문 하나로는 비전문가들이 그냥 아니라고 말할 것을 예상해서 ‘TOD’ 영상분석 보고서도 함께 공개했던 것”이라며, “국방부가 이 영상 분석에 대해서는 한마디라도 한 것을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 영상에서 천안함 함수를 받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중형급은 안되고, 대형급은 충분하다는 등의 여러 정량적 검토를 마친 것”이라며, “(수중 물체가 있었다면) 이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것)이 장병들을 내려놓고 (구출돼) 바로 현장에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종헌 전 행정관은 1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전화 인터뷰에서 “책에서 충분히 밝혀놓았기 때문에 더 얘기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천안함 5주기를 맞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조차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으로 입장을 선회한 데다, 새누리당이 의혹 제기를 음모론이라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쓴소리를 했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이 지난달 26일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는 ‘천안함 음모론’은 야당에 의해 확대재생산 됐다”, “야당 의원들은 ‘합리적 의심’을 내세워 앞장 서서 의혹을 제기했다”, “신모씨는 지금까지도 반성하지 않고, 천안함 음모론을 되풀이하고 있다”, “5년 동안 대한민국엔 무수히 많은 유언비어들이 난무했다”, “천안함 음모론은 아직도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등의 비난을 퍼부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북한 소행 인정 발언을 두고도 권 대변인은 “‘사실’을 인정하는데 5년이나 걸렸다”며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김황수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을 두고 1일 저녁 이메일 인터뷰에서 “작금에 정치권에서 이 사건에 대한 논평 및 언론기사를 보고 한심한 생각이 절로 든다”며, “정치권에서 과학계를 능멸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하면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겠느냐”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국내 과학계에서 학회를 열어 이 문제를 활발히 논의되도록 오히려 정부가 과학재단을 통한 지원도 해주고, 길도 열어줘야 한다”며, “이승헌 교수, 김광섭 박사, 서재정 교수 등도 모두 이를 요구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윤덕용 천안함 합조단 공동조사단장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예전에 윤 박사도 ‘일단 보고서가 나오면, 혹독한 검증이 있을 것’이라고 언론에 인터뷰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지금 솔선해서 이를 막고 있습니다. 학자적 태도가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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