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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냄새 맡았는데 화약 냄새 없었다? 말이 되나” “북한어뢰 결론 재판부 과학 몰상식”

道雨 2016. 2. 1. 15:42

 

 

 

“기름 냄새 맡았는데 화약 냄새 없었다? 말이 되나”    

[인터뷰] 천안함 전문가들 “재판 결과에 실망… 여전히 많은 의혹, 판사가 판단할 문제 아니다”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현 서프라이즈·민진미디어 대표)의 재판에서 천안함이 북한어뢰의 공격으로 침몰됐다는 결론을 내린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왔던 학계 및 전문가들이 비과학적 판결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천안함 진실규명은 판사가 아닌 과학자가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황수 경성대 명예교수와 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 지질과학과 분석실장(박사) 등 일부 과학자들은 미디어오늘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재판부의 결론에 일일이 반론을 제기했다.

 

국제학술지에 잠수함충돌론을 게재했던 김황수 교수는 30일 미디어오늘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건 진실을 가리는 것은 한 재판관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해당 과학자들이 모여 판단할 문제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양판석 박사도 이날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재판이 신상철 대표의 명예훼손 사건이었지만 재판과정을 통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길 기대했던 저는, 합조단 보고서와 동일한 판결내용에 실망했다”고 평가했다.

 

이 사건의 변호를 맡은 이강훈 변호사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건은 추가 조사를 통해 사고원인을 보다 과학적으로 규명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합조단 조사보고서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원의 판결로서 논란이 잠재워질 사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물기둥을 못봤다는 증인들의 증언에도, 물기둥을 목격했을 것이라고 판단한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학자들은 한목소리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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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함수. ⓒ연합뉴스

 

 

김황수 경성대 명예교수는 천안함 폭발당시(추정) 30여 미터 직경의 물기둥이 100미터 가량 솟았다는 합조단 보고서(계산으로는 물기둥 높이 82미터) 내용을 들어 “호주에서 보여준 이 실험에서 보면 물기둥은 배 전체 영역을 넘어 떨어진다”며 “그런데 물방울만 견시병 뺨을 때렸다는 것은 소가 웃을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 박사도 물기둥에 대해 “합조단 모델에 따르면, 물기둥이 생성되기 약 1.1초 전에 먼저 충격파가 선체에 도달한다”며, “충격파는 물기둥과 마찬가지로 승조원과 선체에 수직으로 전달되므로, 견시병은 물기둥이 생기기 약 1.1초전에 위로 튀어 올랐다가 떨어지면서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견시병이 앞만 보고 있어서 뒤에서 생성된 물기둥을 보지못했을수도 있다는 재판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양 박사는 “설령 다시 떨어지면서 넘어지지 않았더라도, 1초라는 시간은 충격파가 온 쪽으로 직감적으로 몸을 돌리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라며, “이런 추론을 근거로 수십미터에 달하는 물기둥이 있었다면 견시병이 놓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또한 좌현 견시병 발목이 빠질 만큼 물이 고여있었다는 것을 물기둥의 정황으로 제시한 재판부에 대해, 양 박사는 “작은 양이어도 배가 기울어진 상태라면 물이 한쪽으로 몰려 발목까지 빠질수도 있으므로, 배의 상태가 전제되지 않은 물의 양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초병이 본 방향을 임의로 수정 판단한 재판부 결론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 책임연구위원을 했던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도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천안함 폭발원점이 초소 기준 230도(서남)인데 초병들은 일관되게 북서, 그것도 북쪽에 있는 두무진 돌출부와 함께 ‘무엇’을 봤다지 않느냐”며, “더욱이 늘 경계하는 곳이라 착각할 수 없다는데 이런 판결문이 가능하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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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서방 연화리 초소에서 본 사고해역. 사진=조현호 기자


 

노 전 위원장은 “초병들이 붕어요? 엄격하고 적확해야 할 법관의 논리도 버블제트를 맞은 것인가”라며 “내가 두번이나 증인 출석해서 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화약냄새를 맡지 못한 증언을 ‘고속으로 버블가스가 공기중으로 방출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한 재판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치에 닿지 않는다는 반박이 나왔다.

 

김황수 교수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폭발 화약에 생성된 가스(화약냄새)는 공기중에 방출된 것이 아니라 수중에서 구 대칭으로 방출되고, 솟구치는 물기둥과 함께 대기중으로 방출된다”며 “호주 실험에 의하면 물기둥에는 바닷물과 함께 검은 화약재(화약냄새)가 다량 섞여 나오고 배 전체를 커버한다(덮는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런데 견시병 뺨에 물방울만 튀겼으니 물기둥은 없는 것이고, 또한 화약냄새도 없다라는 것이 과학적 합리적 판단”이라며, “재판부는 전혀 이치에 닿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판석 박사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화약냄새 대신 대부분 생존장병이 맡았다는 기름냄새에 주목했다. 어뢰폭발이 있었다면 기름냄새와 함께 화약냄새도 동시에 나야 한다는 것이다.

양 박사는 “대부분의 선원이 사고 직후 화약냄새는 없었고, 대신 기름냄새를 맡았다고 증언했다”며 “기름이 어뢰에 의해 파괴된 가스터빈 및 주변장치에서 왔다면, 당연이 그 곳을 타격한 버블에 있던 화약냄새도 동시에 맡아야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천안함이 충돌했을 가능성도 부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천안함 측부에 충돌선 선수 형상이 없고 충돌선 잔해 미발견 △해군전술자료처리체계(KNTDS) 및 선박위치자동식별체계(AIS)에 천안함 5.5마일 이내 항해 선박 미확인 △사건 직후 TOD 영상에서도 천안함 주변 선박 미확인 등을 들어 수상 선박과의 충돌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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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투브에 있는 호주 토렌스함 폭발장면.

 

 

특히 재판부는 TOD 동영상에 나타난 미상의 물체(점)에 대해 “사고 당시 남서풍이 20~25노트로 불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춰 보면, 함체에서 떨어져 나간 프라스틱 재질의 구명정 등이 바람의 영향으로 주변을 떠다니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라고 추정했다.

 

이 같은 분석과 관련해 실제로 수상함과 충돌했을 가능성이나 의혹을 제기한 사람은 없다. 잠수함 충돌 가설을 언급한 것을 수상함과 충돌 가설과 혼용했다는 지적이다. 수상함은 레이더에 잡히지만, 잠수함은 잡히지 않는다.

 

이를 두고 양판석 박사는 “수상함과의 충돌은 아무도 제기하지 않았다. 잠수함이면 충돌방향에 따라 천안함이 입은 유사한 형태의 피해양상을 보일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천안함의 피해양상엔 좌우로 작용한 횡방향의 손상흔이 남아있고 이는 수중 폭발로 기대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양 박사는 “TOD 상의 미상물체가 구명정일거란 주장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구명정이라면 수중에 잠긴 부분이 수면위에 드러난 부분보다 훨씬작아, 조류속도보단 바람의 영향을 더 받아, 표류속도가 함수 보다 빠르게돼 함수보다 더 좌측에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흡착물질이 폭발물질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서도 반박이 이어졌다.

양판석 박사는 “소위 (천안함과 어뢰의) 흡착물은 수화물이며, 수화물은 폭발로인해 생성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양 박사는 “수중폭발이던 공기중 폭발이던 폭발과정은 폭발후 에너지가 공기를 통해 전달되느냐 아니면 물을 통해 전달되느냐의 차이 뿐이고, 최초 폭발생성물은 따라서 동일해야 한다”며, “장약에 불이 붙어 주변 폭발물이 연소되고 외피가 파괴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 계속되는 연소반응에 의해 고온-고압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산화알루미늄을 포함한 이 같은 폭발생성물은 어뢰외피가 터지기 전에 생성돼 외피가 터진 후에야 대기 또는 수중과 같은 외부환경으로 방출된다. 한번 생성된 고온-고압의 폭발생성물은 다이아몬드가 수중에서 단기간에 변질되지 않듯 수화물로 쉽게 변질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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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촬영된 국방부 조사본부 천안함기념관에 전시된 1번어뢰의 프로펠러에 붙은 백색흡착물질. ⓒ연합뉴스

 

 

양 박사는 “(천안함 선체와 어뢰추진체에서 채취한) 문제의 흡착물은 다수의 물질이 섞인 혼합물이지만, 에너지분광분석이나 전자현미(경)분석은 ‘전자빔’의 크기를 해당물질의 크기에 맞춰 조절함으로써 분석한 것”이라며 “이렇게 혼선을 없앨수 있음에도 합조단의 이근득 박사(국방과학연구원)가 혼합물이어서 물질규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양 박사는 “그것이 사실이라면 해당 물질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며, 그러면서도 폭발생성물이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5년6개월간 신상철 대표의 변호를 맡아온 이강훈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하여 사고원인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재판부가 합조단 조사보고서와 실질적으로 거의 동일한 결론을 내려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천안함 좌우견시병을 포함해 물기둥을 목격한 사람이 아무도 없음에도 물기둥이 있었다거나, 초병들이 목격한 섬광의 방향이 천안함과 유사하다고 한 판단은 실제 증인들의 진술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며, “또한 합조단의 조사결과의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는 세가지 중 하나는, 수중 폭발 시뮬레이션 결과와 천안함 선체의 절단 형상이 정성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이나, 수중 폭발 시뮬레이션이 천안함 절단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백색 흡착물질에 대한 합조단의 조사결과는, 국내외 학자들의 검토 결과 매우 불완전한 것이어서, 합조단이 내린 결론을 뒷받침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점을, 법정 증언 및 관련 학자들의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은 추가 조사를 통해 사고원인을 보다 과학적으로 규명해야 하는 과제가 있으며, 합조단 조사보고서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원의 판결로서 논란이 잠재워질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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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천안함 형광등 안 깨진 건 설계 잘 됐기 때문”

[판결문 분석] 북한 어뢰로 침몰, 결론에 꿰맞추려 억지 논리…
미디어오늘 | 등록:2016-01-29 12:42:27 | 최종:2016-01-29 13:13:2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법원, “천안함 형광등 안 깨진 건 설계 잘 됐기 때문”


[판결문 분석] 북한 어뢰로 침몰, 결론에 꿰맞추려 억지 논리… “물기둥 아무도 못봤지만 있었다고 봐야”


(미디어오늘 / 조현호 기자 / 2016-01-29)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5년6개월이라는 긴 기간동안 재판한 결과 내놓은 재판부의 천안함 침몰원인은 북한 어뢰에 의해 피격됐다는 국방부와 민군합동조사단의 결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수많은 오류와 모순을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 변명해주는 데 급급한 판결문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가 내놓은 판결문을 보면, 6년이 다 돼 가는 시간동안 수많은 증인의 증언과 반대 증거들이 대부분 무시됐다.

 

우선 재판부는 법정에 나온 모든 증인이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는데도 “물기둥이 있었을 것”이라고 결론을 냈다.

재판부는 “폭발로 인해 상당한 높이의 물기둥이 발생한다고 할 것임에도 천안함 승조원 중 물기둥을 직접 목격한 승조원은 없다는 것에 의문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승조원들이 사고당시 물기둥을 목격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썼다. 재판부는 “폭발 예상지점이 견시대에서 25~30m 상당 뒤쪽이고, 당시 배가 6.7노트(12.4km/h)의 속도로 진행 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함 외부의 견시병들에게 물기둥의 물이 제대로 닿지 않았을 가능성은 높아진다”며 “그런데도 좌현 견시병은 얼굴에 물이 튀었다(분무기로 뿌린 것 같았다)는 것이고, 발목이 빠질 정도의 물이 고였다는 것은 상당량의 물이 튀었다는 것”이라고 추론했다.

또한 백령도 초병들이 당일 21시23분 2~3초 간 목격한 섬광에 대해 재판부는 물기둥으로 둔갑시켰다.

 

“김승창이 목격했다는 섬광모습(폭 20~30m, 높이 약 100m)이 물기둥의 모습과 유사하고, 폭발로 인한 섬광이 서브 밀리세컨드(Sub-millisecond) 내에 종료됨에도 2~3초간 섬광을 보았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비추어 보면, 초소 경비병들이 폭발시의 섬광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물기둥도 일부 목격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지목한 섬광의 위치와 합조단이 분석한 폭발위치가 다른 것에 대해 재판부는 “초소 경비병들이 순간적으로 방위각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어 그들 사이에서도 섬광 방향에 관한 진술이 각 방위각 280도(상황일지는 270도), 정서(正西)를 12시 기준으로 하여 2~3시 방향 등 차이가 난다”면서도 “그 중 방위각 270~280도 방향에서 목격하였다는 초소 경비병의 진술은 합조단의 천안함 사고위치 방향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폭발 충격과 관련해 재판부는 절단면에 가장 가까이 있었던 김수길 상사가 허리 타박상과 좌측 어깨 관절 손상으로 3개월 간 수술을 받았으며, 같은 격실의 3층 침대에 있는 승조원도 늑골이 골절됐다는 점을 들어 절단면 부근의 충격이 상당했다고 추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상사가 법정에 출석해 다른 배에 충돌한 것 같았다, 몸이 움직여지는 정도는 아니었다고 진술한 대목은 판결문에서 누락했다.

 

시신의 사인이 익사이며, 화상, 화재, 화염 등의 흔적이 없는 것을 수중비접촉폭발이기 때문이라는 국방부 주장을 그대로 옮겨다 실었다. 생존자 및 시신에서 파편상, 관통상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에 대해 재판부는 “수중 비접촉폭발을 목적으로 한 어뢰는 어뢰 파편에 의한 신체 손상이 아닌 워터제트를 최대화해 선체에 충격을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파편상, 관통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선체 내부에 화염, 화재, 열상 흔적이 없고, 선체 외판에 파공이 형성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수중 비접촉폭발의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형광등이 깨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위 형광등은 직접 외부에 노출되도록 설치돼 있던 게 아니라 본래는 그 위에 투명한 덮개가 있었으나 위 덮개 부분은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는 점에서 위 형광등 주변에도 상당한 충격이 가해졌음을 알 수 있다”며 “위 형광등 갓의 지지 프레임이 내충격 구조를 가지도록 설계돼 있고, 주변 형광등은 모두 깨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도 하지 못한 형광등 해명을 앞장서서 한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수많은 변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워트제트 발현의 형태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고순간 감지됐다는 공중음파가 1.1초 간격의 버블주기라며, 이것으로 폭발량과 수심을 파악할 수 있다는 합조단의 보고서 내용을 보면, 정작 그래프 상의 폭발량, 수심, 버블주기와 실제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적극 이해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윌리스식이 실험식이라 오차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이상적인 버블주기라고 보기 어려운 한계가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합조단의 근접 수중폭발 충격 해석은 과학기술상의 한계로 천안함의 실제 손상을 완벽하게 재현하였다고 볼 수 없으나 정성적으로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다”고 썼다. 합조단 조사결과가 그래프(윌리스식-합조단 보고서)와 일치할 것을 요구할 수 없다고까지 재판부는 주장했다.

 

 

 

 

또한 합조단이 TNT 폭약 360kg이 수심 7m에서 폭발한 경우를 상정하여 수행한 근접 수중폭발 충격 해석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함수와 함미가 절단되는 모습을 재현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의 ‘해명’이었다.

재판부는 “선체 구조의 모든 요소들을 수치화한다는 과학기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선박 노후화 등 당시 수치화할 수 없는 곤란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며 “선박의 실제 손상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되는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어뢰추진체의 실측크기와 합조단 보고서에 나와있는 크기와 설계도면상 크기 등이 불일치한 것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해명일변도였다.

 

합조단 보고서상 프로펠러 길이 19cm - 재판부 실측 크기 20.4cm
합조단 보고서상 프로펠러에서 샤프트까지의 길이가 112cm - 재판부 실측 125.5cm

 

이를 두고 재판부는 “내부 샤프트가 충격에 의해 밀려나 있고, 추진후부와 프로펠러 사이도 상당히 이격된 모습(2~3cm 정도)을 볼 수 있는바, 충격에 의한 변형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설계도면에는 프로펠러에서 샤프트까지의 길이가 따로 기재되어 있지 않아, 도면만으로는 그 일치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설계도면의 모터 자체 형상(기어박스와 이어지는 부분에서 폭이 넓어지는 모습, 모터의 직사각형 형상)과 인양된 추진모터가 일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재판부는 이것만으로 일치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설계도면은 치수를 중심으로 한 도면으로 내부부품의 세부적 형태와 치수를 정확히 표시해 어뢰 생산 등에 직접 사용할 목적으로 작성한 설계도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재판부는 썼다. 한마디로 원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어뢰추진체 인양된 직후 촬영됐다는 동영상(국방부가 법원에 제출)에 나온 어뢰추진체와 엉켜있는 철사뭉치에 대해 재판부는 “그것이 샤프트에 감겨져 있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해저에서 그물로 인양되는 과정에서 함께 끌려와 감기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추측했다.

 

어뢰추진체의 부식상태에 대해 재판부는 정밀감식을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어뢰추진체 철 부분과 천안함 선체 철 부분의 부식정도가 유사하다고 결론을 낸 것 역시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돌연 “사고무렵에 어뢰추진체를 일부러 바다에 빠뜨려 둔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은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을 판결문에 남겨놓기도 했다.

 

흡착물질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흡착물질의 채취 장소, 분포 상황, 바다 환경 등을 종합해 보면, 위 흡착물질은 알루미늄이 포함된 폭약 폭발에 의하여 생성된 물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설령 위 흡착물질이 이 사건 폭발과 관련이 없어 천안함의 침몰 원인 분석의 근거에서 배제한다 해도 다른 정황들을 볼 때 천안함이 어뢰의 폭발에 의해 침몰 된 것임을 인정함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스크루가 휘어진 것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천안함의 우현 스크루는 좌초와는 관련 없이 폭발로 인한 추진축의 급작스러운 정지와 축밀림에 따른 관성력 등에 의하여 현재와 같은 형태로 변형됐다고 판단된다”고 결론냈다.

노인식 충남대 교수가 이런 폭발후 축밀림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재판부는 “제2차 시뮬레이션으로도 실제와 같이 일부 스크루의 날개 끝단이 반대방향으로 다시 휘게 된 현상(S자 모습)을 완전히 동일하게 재현하지는 못 하였으나 이는 현재의 과학 기술의 한계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천안함 함미 선저의 스크래치에 대해, 재판부는 좌초의 흔적이 아니라 침몰 후 바닥에 닿은 부분이 조류의 영향을 받아 쓸리는 과정에서 생겼거나 함미인양 당시 함미 추진축 부근이 들어 올려지는 과정에서 바닥에 쓸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스크래치 부분은 길이 2m 정도로서 매우 경미하여 좌초의 흔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KNTDS 상에서 해안가에 갔거나 후진한 흔적도 없다고 썼다.

 

또한 사고 다음날 해군이 유가족들에게 좌초라고 설명한 일이 있다는 법정 증언과 관련해 재판부는 법정에서 한 증언이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 잘못된 검찰 증언을 법정에서 바로잡는 통상적인 재판과 달리, 이 재판부는 법정에서 합법적으로 증언한 것을 폐기하고 검찰증언을 채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피고인인 신상철 전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위원(서프라이즈·진실의길 대표)은 2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일일이 반박하며 5년넘게 재판을 하면서도 결국 국방부를 변호하는 판결을 했다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물기둥을 본 사람이 없는데 물기둥이 있었을 것이라는 재판부 판단에 “분무기로 뿌린 듯했다는 좌현견시병의 증언을 어떻게 물기둥으로 확대해석할 수 있느냐”며 “섬광 위치도 국방부 발표와 다른 ‘두무진 돌출부’였다고 초병들이 일관되게 진술했고 물기둥이 없었다고 했는데, 물기둥을 목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은, 증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임의로 취사선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절단면 부근인 수면하침실에 있던 김수길 상사의 부상 등 절단면 충격 상당했다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 신 대표는 “그것이 폭발에 의한 것이라면 고막이 터지거나 코피가 나든지 하는 이비인후과적 손상이 있어야 한다”며 “한 사람도 그런 증상이 없다는 건 폭발설을 배척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수중 비접촉폭발이므로 화염, 화재, 열상 흔적이 없다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 신 대표는 “말도 안되며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며 “비접촉폭발로 둘러대면 뭐든지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국방부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버블주기를 통한 폭발량과 수심 계산이 ‘윌리스식’과 불일치한 것에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 ‘오차를 생각해야 한다’,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을 요구할 수 없다’는 재판부 주장에 대해, 신 대표는 “천안함이 실제로는 세토막 났는데, 두토막 난 것도 구현못하는 시뮬레이션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합조단 보고서는 마치 상당한 신뢰가 있는 양 데이터를 잔뜩 실어놨으나 뜯어보면 일치하지 않는다. 이런 시뮬레이션을 왜 실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1번 어뢰의 실측조사 결과와 보고서 상의 크기와 설계도면 크기가 일치하지 않은 것을 두고 ‘충격에 의한 변형 가능성’, ‘부품 크기 일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 신 대표는 “해도해도 너무하다”며 “이렇게까지 국방부의 오류를 변명해주려는 이유를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보고서와 실체 추진체 크기가 일치하지 않으면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그만인 것이지, 10cm 이상 크기의 차이가 나는 것을 왜 ‘폭발 변형 가능성’ 등까지 운운하며 아전인수식으로 하느냐. 해도 너무하다”며 “이렇게까지 확대해석해서 변명해주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함미 선저의 스크래치가 좌초 흔적이 아니라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 신 대표는 “천안함 사고에 나타난 스크래치야 말로 좌초의 가장 명백한 증거”라며, “천안함 함미가 해저 바닥에 끌렸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함미 우현 프로펠러의 휨 현상을 관성력에 의한 축밀림 현상이라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 신 대표는 “프로펠러 손상은 선박 좌초시 나타나는 핵심적 현상으로, 프로펠러가 가변피치 방식이므로 전진과 후진을 했을 때 각도가 흩트러지기 때문에 ‘에스’자 형태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흡착물질이 폭발로 인해 나타난 물질이라고 판단한 것에 대해, 신 대표는 “어뢰 추진체의 프로펠러에 붙은 흡착물질이 폭발재인지, 알루미늄 부식물질인지는 항소심에서 비중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천안함 침몰원인을 판단한 것과 별도로 신상철 대표에게는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출처: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27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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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걸린 천안함 재판, 32건 무죄, 2건 유죄의 비밀    

[카드뉴스] "공익목적 무죄"라면서 국방부 장관 등 명예훼손은 인정… 여전히 많은 의혹, 법원이 결론 내릴 수 있나

조현호·이우림 기자 chh@mediatoday.co.kr 2016년 02월 02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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