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불법선거 관련

2번 뭉치표가 1번으로... 눈 부릅뜨고 지켰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발로 뛴 '선거 감시'

道雨 2016. 4. 16. 11:24

 

 

 

2번 뭉치표가 1번으로... 눈 부릅뜨고 지켰다

시민참여 개표방송 '더 개표 라이브', 깨어있는 시민들이 발로 뛴 '선거 감시'

 
 

 

나의 부모님은 두 분 다 그들의 부모 세대부터 전주에서 살아온 전라도 토박이다. 당연히 선거 때만 되면 묻지도 않고 '2번'을 찍으신다.

그런데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고향 전주에 내려갔을 때 나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는 새누리당의 정운천 후보를 찍을 것이라는 아빠의 말씀.

당시 민주당 공천을 받았던 이아무개 후보에 대한 지역 사람들의 불만과 원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이 후보는 지역 유지이자 작은 항공사까지 소유한 이름난 기업가였지만, 주가 조작 등 범법 행위에 연루된 사람이었다. 지역 민심은 그에게 등을 돌렸는데, 민주당에서 그를 공천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전주에서는 한 번도 새누리당 출신 국회의원이 당선된 적이 없었다. 새누리 후보를 찍을 거라는 부모님의 말씀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정운천 후보는 당시 19대 총선에서 근소한 표차로 패배했지만, 이번 20대 총선에서 보란 듯이 설욕하고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13일 저녁 개표방송을 보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지역보다 오히려 영남에서 더 많은 의석을 얻게 됐다'는 아나운서의 말에 나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패배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야당이라면 무조건 지지해주던 소중한 텃밭 민심조차 읽지 못하고, 당리당략에만 빠져 유권자와 불통으로 일관한 구태 정치에 대한 심판이었다.

민심 소홀히 한 불통 정치에 심판 내린 유권자들

기사 관련 사진
14일 새벽 서울 관악구 개표 현장 사진. 개표 참관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윤환철

관련사진보기


 

 

총선 결과가 발표된 14일 아침, 내가 아는 모든 지인들의 SNS에서 난리가 났다. 대화의 골자는 대체로 이것이었다.

"질 줄 알았는데, 어떻게……?"

각종 정보가 한눈에 집계·분석되는 빅데이터 시대에, 어떻게 이렇게 누구도 예측 못한 결과가 나왔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은 내심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의외의 결과에, 두 배로 커진 기쁨. 이것은 선거를 치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고, 어쩌면 나 역시 그랬을지 모른다. 지난 13일 밤에서 14일 새벽까지 이어진 시민참여 개표방송 '더 개표 라이브'를 보지 않았다면 말이다.

나는 그날 유튜브 채널을 켜놓고 뜬눈으로 밤을 샜다. 이번 총선 결과가 절대 그냥 얻어진 우연이나 의외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밤새 인터넷 개표 방송을 함께 지켜본 천여 명의 시청자들과 함께 깨달았다.

지난 4월 2일 한 시민의 SNS 제안으로 '시민의 눈'이라는 부정선거 감시단에 모인 사람들은 3천여 명. 이들은 개표 전 닷새 동안 꼬박 사전투표함을 지키고, 개표 당일 전국의 오차범위 내 격전지 30군데를 선정해 집중 감시했다. 강남을에서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이 발견되었던 지난 19대 총선 같은 부정선거 의혹을 막자는 것이었다.

이날 전국의 개표 현장에 나가있던 '시민의 눈' 참관인들의 활동을 생중계한 것이 '더 개표 라이브' 방송이었다. 방송을 보던 나는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2번 뭉치표가 1번으로.. 참관인들 없었으면 어찌됐을까



"관악을에서 온 제보입니다! 집계 총수가 맞지 않는 바구니에서 비례 2번에 기표된 65표가 1번 묶음으로 들어가서 결국 1번으로 집계된 묶음을 발견했습니다." - 새벽 2시경 방송 내용

"개표 분류기가 과도한 에러율로 인해 제값을 못하고 있습니다. 유효표와 무효표를 구분하는 기준이 매우 모호하여, 결국 집계부 요원의 절반은 문제의 기계가 뱉어낸 '미분류' 표를 다시 분류하는 데 투입되었습니다.

개표 결과를 선관위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는 기록석 뒤쪽을 참관인이 못 보게 하는 몇몇 직원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일부러 참관인 중에 고해상도 카메라를 가진 분을 거의 끝까지 고정 배치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카메라로 기록석에서 선거관리위원의 날인이 없는 개표상황표를 화면에 입력하는 장면을 포착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늦어지자 다들 지치고 조는 직원들까지 있었습니다. 시민의 감시가 없으면 피로 때문에라도 소홀한 개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공식 기록으로 발표되는 기록 보고석이 과도하게 통제된 것은 앞으로 지켜볼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최종 데이터가 입력되고 나면, 일반 국민은 그 진위를 알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 새벽 2시 반, 개표참관인 윤환철씨 제보

 

그동안 선거만 끝나면 지켜봤던 TV 개표방송은, 각 개표소에서 입력한 선관위 데이터베이스 내용을 받아서 전달해 주는 것일 뿐이었다. 개표 현장에서 실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취재하는 언론은 아무도 없었다. 설사 선관위가 조작된 결과를 넘겨준다 해도, 그대로 받아서 앵무새처럼 반복할 도리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나마 이것은 약과다. 철저한 사전교육을 받고 개표에 투입된다고 믿었던 개표원들과 선관위원들은 '애매한 표'에 대해 편파 판정을 하기 일쑤였다.

도장이 뚜렷이 찍히지 않은 표 가운데 새누리당의 것은 유효표로, 더불어민주당은 무효표로 판정되는 장면을 참관인들이 계속 잡아냈다.

기사 관련 사진
유효표로 처리된 강동갑 새누리당 신동우 후보의 표(좌)와 무효표로 처리된 부산 사상구 더민주 배재정 후보의 표(우)
ⓒ '선거파티' 페이스북

관련사진보기


 

기사 관련 사진
인천 남동구 개표소에서 각각 유효 처리된 새누리당 표(좌)와 무효 처리된 더민주당 표(우)
ⓒ 최광헌

관련사진보기


"선거개표에 이렇게 주관적 요소가 많을 거라 생각도 못했습니다. 마치 야구 심판에게 요구되는 것처럼 판단이 일관성이 있어야 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여야를 떠나서 저 표가 어디서는 유효가 될 수도 있고 다른 데서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이런 표가 수십 표가 나왔는데, 테이블마다 판단이 다른 골치 아픈 상황을 계속 잡아내야 했습니다." - 인천 남동구 개표참관인 최광헌씨 제보

선거관리위원들이 표 관리와 확인을 성실하고 꼼꼼하게 할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착각이라는 것도 이번에 '더 개표 라이브'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대충 쓱 훑어보고 도장을 찍거나, 자신이 직접 세어야 할 표를 사무보조원에게 넘겨주는 장면이 심심찮게 포착됐다. 이를 지적하는 시민 참관인들과 선관위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방송을 타기도 했다.

국가가 국민의 주권 행사인 한 표 한 표를 소중하게 다뤄줄 거라는 것은 착각이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지 않으면 결국 권력의 노예가 될 뿐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밤이었다.

새벽 두 시가 되고, 세 시가 되어도 화면 하단에 표시된 실시간 시청자수는 떨어지지 않았다. 전국의 투표현장에서, 또 그것을 방송으로 전하는 스튜디오에서 밤을 새가며 고생을 하는데 '미안해서 자러갈 수가 없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방송 하단에는 '눈물이 난다', '감사하다'는 내용의 응원 댓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집중 감시 지역' 30곳 중 4곳만 새누리 당선

새벽이 깊도록 가슴이 뛰어서 잠자리에 들 수가 없었다.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사명감 하나로 현장에서 밤샘 감시를 벌이고 있는 수많은 분들 때문에. 그리고 그동안 공정 선거라는 그럴듯한 가면 뒤에서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하는 분노 어린 상상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18대 대선, 세월호 참사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야당이 패했다는 의견이 분분했던 2014년 6·4 지방선거. 아무리 해도 이해되지 않던 지난 선거 결과들이 떠올랐다.

14일 아침, '시민의 눈'이 집중 감시했던 초접전 30개 선거구 중, 동작을, 안양, 순천, 춘천 등 네 군데서만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그나마 이 네 곳은 모두 단일화에 실패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가 모두 출마한 곳이다. 과연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이번 선거 결과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참여와 감시의 소산이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이 이토록 잘 들어맞는 일이 또 있을까.

'그놈이 그놈'이라고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구태 정치에 절망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바로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나서는 것만이 답이라는 것을 나는 이번에 가슴으로 깨달았다.

"어제 투표참관인 하고 개표장 들락이다가 (새벽에) 결국 기절했는데, 행복했다." - 배문병호 생물다양성한국협회 사무총장

"선거 사무원의 역량에 따라서 개표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은 큰 문제다. 박빙이나 초박빙지역에서는 사무원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향후 선거에서는 참관인 숫자를 대폭 늘리고 제대로 된 시민 감시활동이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 김배기 녹색드림협동조합 회원

"시민들의 눈과 손과 발이 제일 무섭다는 걸 보여준 총선이었다." - 김태희 국회감시 인터넷언론 '뉴스 300' 기자

"말싸움 잘하는 입진보 대신, 발이 부지런한 시민에게 세상을 바꿀 해답이 있다. 남이 해주지 않는다. 깨어서 실천하는 시민이 힘이다." - 이명옥 투표참여시민광장 회원

 

 

 

 

 

******************************************************************************************************

 

 

여수 총선 '관외 사전투표 상황표', 참 이상하다

선거인수와 투표용지교부수 달라... "회송용 봉투 안 와서" - "4~5일 전 등기인데"

 

 

 

 

기사 관련 사진
▲ 이상한 관외 사전투 개표상황표 선거인수와 교부수가 일치하지 않는 관외 사전투 개표상황표
ⓒ 정병진

관련사진보기


지난 4.13 총선 여수의 개표 과정에서 이상한 '관외 사전투표(여수시갑) 개표상황표' 한 장이 발견돼 선관위 관계자들을 당혹케 하였다.

오전 2시 6분경 투표지분류기로 분류를 시작한 이 관외 사전투표구의 선거인수는 5652명이다. 기권자는 2명이고, 투표수는 5650명, 투표용지 교부수는 5651명, 투표수와 투표용지교부수의 차이는 –1라고 개표상황표에 적혀 있다.

 

전체 5652명이 투표소에서 투표지를 발급받았는데, 교부수는 1매가 부족하고 투표수는 2매가 적다.

20대 총선 사전투표는 지난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실시됐다. 선거인은 전국의 각 동사무소 같은 곳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였다. 사전투표소에서는 선거인이 오면 신분증과 통합인명부를 대조해 확인한 뒤 투표용지를 투표지 발급기로 현장에서 발급하였다. 그러면 통합선거인명부상 누가 투표를 하였는지 기록되고, 교부한 투표지 통계가 바로 전산에 합산됐다.

선관위는 관내 사전투표 투표함의 경우, 투표가 끝난 뒤 곧바로 선관위로 옮겨, CCTV가 설치된 보관소에 보관하였다.

반면 관외 사전투표지는 선거인이 회송용 봉투에 넣어 기표하며, 투표가 끝나면 선관위는 회송용 봉투에 담긴 투표지들을 우체국에 인계해 배송을 맡겼다. 우체국은 이 관외 사전투표지들을 곧바로 해당 지역 선관위로 등기 배달했다.

사전투표는 투표용지를 현장에서 발급하기에 선거인수와 투표용지교부수가 다를 수 없다. 선거인이 투표용지를 교부 받아 기표를 하지 않고 그 투표용지를 몰래 갖고 나가거나 기표를 하지 않고 투표지를 기표소에 그냥 놔 둔 채 투표소를 빠져나갈 순 있다. 그러면 기권 처리돼 기권자 수에 들어간다.

하지만 문제가 된 여수의 해당 관외 사전투표 개표상황표에 적힌 '개표상황'을 보면, 선거인수와 투표용지 교부수부터 1매 차이가 난다. 투표소를 찾은 한 선거인의 투표용지를 발급을 하였는데 1매 교부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게다가 투표용지를 교부받은 선거인들 중 한 사람은 투표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여수시선관위 관리주임은 "우편으로 도착해야 할 회송용 봉투 한 개가 13일 오후 6시까지 도착하지 않아서 생겨난 현상"이라 설명하였다. 관외 사전투표는 전국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여 그 회송용 봉투를 발송하기에 도착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일부 참관인들은 "4~5일 전에 등기 발송한 회송용봉투가 본 투표일 6시까지 도착하지 않았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며 이의제기를 하였다. 그러자 선관위 위원장과 위원들은 "일단 이 사실에 대해서는 추후에 조사해 해명키로 하고 그대로 개표를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참관인들도 동의해 개표는 그대로 진행하였다.

15일 현재, 여수시선관위는 아직 이 개표상황표에 대한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