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측근) 비리

JTBC, 태블릿PC 입수경위 공개. "탄핵 막으려 의혹 제기?"

道雨 2016. 12. 9. 11:02




JTBC, 태블릿PC 입수경위 공개. "탄핵 막으려 의혹 제기?"

"더블루K 사무실의 버려진 책상서 발견", 관리인 직접 증언도






JTBC는 8일 최순실 국정농단의 결정적 증거가 된 태블릿PC의 입수 경위를 둘러싼 새누리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 최순실 회사인 더블루K 사무실의 버려진 책상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JTBC <뉴스룸>은 이날 밤 예고한대로 입수경위를 상세히 공개했다.

심수미 기자는 "더블루K라는 이름은 사실 10월 13일에 국회에서 처음 등장을 하게 된다. 당시에는 그 내용이 제대로 설명이 안 돼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였다. 저희는 최순실이 워낙에 많은 회사를 차명으로 운영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선인 고영태 씨가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그러던 중에 18일 한 신문에 최순실의 독일법인 비덱스포츠에 대기업에 돈이 들어간 정황이 보도가 됐다. 저희는 비덱과 더블루K가 뭔가 연관이 더 있을 거라고 판단을 하고, 독일의 유료 기업 공개사이트를 확인을 해 봤다. 역시나 비덱과 더블루K의 주소지가 같았다"고 전했다.

심 기자는 이어 "그 길로 더블루K 강남 사무실로 취재기자가 달려간 것"이라며 "사무실은 이미 이사를 가고 텅 비어 있었다. 책상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당시 건물 관리인은 다른 언론사에서 찾아온 기자가 1명도 없었다고 밝혔다"고 했다.

심 기자는 "저희는 건물 관리인의 허가를 받고 빈 사무실에 들어갔다. 취재진은 지난 9월 초까지도 거의 매일 최순실 씨가 이곳에 출퇴근했다는 증언과 정황을 확보한 상태였다. 역시 고영태 씨도 마찬가지"라면서 "때문에 최 씨와 고 씨가 황급히 떠나면서 놓고 간 집기, 자료, 이런 부분들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봤었는데 책상에 태블릿 PC가 있었다"고 밝혔다.

심 기자에 따르면, 책상에는 각종 문서도 있었다. 월세계약서도 있었고 사업자등록증이 있었고 이런 해외 각종 협회들과 맺은 계약서들이 있었다.

문제의 태블릿PC는 지금은 단종된 갤럭시탭 초기 모델로, 하도 오래 쓰지 않아서 전원이 꺼진 상태였고 당시 현장에는 충전기도 없어 아예 켤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다. 구형 모델이라서 요즘에 사용하는 휴대전화 충전기를 쓸 수도 없어서 저희는 전문센터에서 이 모델에 맞는 충전기를 사야 했다. 충전기를 사서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서 충전기를 꽂은 상태에서 그때서야 비로소 태블릿PC를 열어볼 수 있었다.

열어보니 대통령 연설문, 유세문, 각종 청와대와 인수위 자료가 발견이 됐다. 최순실 씨와 고영태 씨가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대통령 관련 자료가 다수 발견됐다는 것만 해도 사실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처음 태블릿PC를 열었을 때 볼 수 있었던 파일은 6가지 종류에 불과했다. 일단 거기까지만 취재를 하고 그 자리에 두고 나왔다.

그런데 최순실 씨가 이 사무실을 떠날 때 문을 열어두고 간 상태였고, 또 아직 임차인을, 이후에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서 부동산 중개인 등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누군가 훔쳐갈 가능성도 있을뿐더러, 또 최 씨가 사람을 보내서 증거인멸을 할 수 있다라는 의혹들이 계속해서 불거진 상황이었고, 실제 공소장을 살펴보면 더블루K에서 가져온 컴퓨터 5대를 망치 등을 이용해서 파기한 정황도 있다. 그러니까 이런 은닉되거나 파기할 우려가 너무나 컸던 상황이었다.

내부에서도 이걸 어떻게 해야 될지 많이 갑론을박이 벌어졌었고, 내부 회의를 거쳐서 태블릿을 가져와서 복사를 한 뒤에 검찰에 제출하기로 결론이 났다. 그래서 이틀 뒤 20일에 사무실로 가져왔고, 그때부터 취재팀은 밤을 새워가면서 정밀분석을 했고, 그 결과 엄청난 분량의 최순실 씨 국정개입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심 기자는 "검찰 수사팀에도 입수 경위와 지금 보도해 드렸던 모든 내용을 전달을 했다"며 "검찰은 건물 관리인도 조사를 하고, 여러 정황상 저희의 설명에 문제가 없고, 또 태블릿 역시 최순실의 것이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더블루K 건물 관리인도 인터뷰를 통해 "세 개를 뭘 놔두고 갔어요. 쓰레기 수거하는 거치대 하나하고 철판 하나, 사무실 안에 책상을 하나 놔두고 간 거예요. 원목 책상도 비어있는 줄 알았는데 기자님이 아무래도 기자 정신이 있으니까 저랑 같이 가서 본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협조를 한 거잖아요"라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같이 태플릿PC 입수 경위를 상세히 밝힌 JTBC는 탄핵 표결 직전, 새누리당이 입수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배경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JTBC는 "국정조사에서 이미 검찰이 핵심 증거로 결론낸 태블릿 PC, 이 핵심 증거를 흔드는 이런 발언들이 지금 나오고 있다"며 "핵심 증거인 태블릿 PC가 흔들리면 당장 내일 있을 탄핵 표결도 흔들릴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탄핵안 표결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난데없이 이렇게 사실과 동떨어진 태블릿 PC 입수 경위를 꺼내들고 있는 배경도 이것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JTBC는 이어 "처음이 아니다. 바로 2014년 정윤회 문건 사건 때도 이런 양상이었다. 그러니까 당시 청와대를 비롯해 일각에서는 문건 속에 담긴 내용보다는 그 문건이 어떻게 <세계일보>로 넘어갔고 <세계일보>가 보도를 했냐 이 부분에 초점을 뒀습니다. 검찰도 유출 부분에 수사를 했었다. 결국 그때 막지 못했던 비선실세가 이제 다시 터진 것"이라며 "그런데 이번에도 국정개입 본질보다는 태블릿 PC를 JTBC가 어떻게 입수했느냐, 이 부분에 지금 관심을 두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탄핵을 막기 위한 국정농단 물타기 의혹을 제기했다.



김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