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군 의혹(정치, 선거 개입)

사찰·공작 증거 드러난 국정원, 특검이 파헤쳐야

道雨 2016. 12. 19. 15:59




사찰·공작 증거 드러난 국정원, 특검이 파헤쳐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와중에 국가정보원의 사찰과 공작 증거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미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를 통해 국정원이 공작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최근 국회 청문회에서도 대법원장 등 법관 사찰 문건이 공개되고,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 대한 전화도청 의혹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원순 문건’과 ‘어버이연합 게이트’ 등에서 국정원이 우익단체를 동원해 공작을 벌였다고 의심할 만한 물증이 드러났음에도, 댓글사건 이후 최근까지 제대로 수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명박 정권 때 이미 선거·정치 개입이 들통났는데도, 국정원이 여전히 불법 공작을 일삼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초를 허무는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지난 15일 청문회에서 공개한 대법원장 등 사찰 문건은 국정원 보안마크가 선명해 국정원이 작성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

“반헌법적 사태”라고 반발한 대법원의 반응에서 보듯이, 삼권분립을 해치는 명백한 헌정유린 행위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역시 같은날 청문회에서 <문화방송>이 자신과 <조선일보> 기자의 통화라며 보도한 내용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도청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런데도 검찰이 국정원 등을 상대로 한 도청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니 심각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국정원 작성 추정 법관 사찰 문건
국정원 작성 추정 법관 사찰 문건



김 전 수석의 업무일지에서도 국정원의 사찰·공작 정황은 드러난다.

2014년 8월7일치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한 홍성담 화백의 그림에 대해 ‘애국단체(가) 명예훼손 고발’하도록 하고 ‘경찰 국정원(으로) 팀 구성’해 뒷조사를 하라고 적혀 있다.

일지 곳곳에서 우익단체를 동원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있는데, 어버이연합 게이트에서 보듯이 국정원이 무관할 수 없다.


김 전 수석의 서재에서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세월호 대응 문건’이 발견된 뒤, 이병호 국정원장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직보한 추아무개 국장을 내부감찰 중이라고 국회에서 밝힌 바 있다.

추 국장은 최근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과거 ‘박원순 문건’ 등 여러 공작 문건에도 작성자로 등장한다.


박영수 특검팀은 청와대-국정원-우익단체의 삼각 정치공작 커넥션은 물론, 검찰의 직무유기까지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 2016. 12. 19  한겨레 사설 ]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775112.html?_fr=mt0#csidx7d5d128033ff0e4bd8e3b75e0567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