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열기 시작한 정유라 '이대 특혜의혹' 진실은?
발표 전에 장시호에 전화로 합격사실 알려
핵심키는 김경숙 전 학장이 갖고 있어
지난 1일(현지시간) 덴마크 올보르시에서 체포된 정유라씨(21)는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엄마(최순실씨)가 한일'이라며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튿날 현지 법정에서 휴정시간을 이용해 한국기자들을 만난 정씨는 이같이 주장하면서,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 의혹과 관련해,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필명 이인화)나 최경희 전 총장을 한번 만났을 뿐 자신이 관여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에 가지 않았는데 학점이 나와 의아했다'고 밝힌 정씨의 해명과는 달리, 그동안 교육부 감찰과 특검의 조사 내용을 보면, 정씨가 자신에게 주어진 특혜 과정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앞서 이화여대를 감사한 교육부 특별감사팀은 정씨가 이화여대 입학 면접을 앞두고 면접장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들고 들어갈 수 있냐고 요청했고 당시 낭궁곤 입학처장이이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특별감사팀은 면접 과정에서 정씨가 '금메달 보여드려도 될까요'라고 말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최근 밝혀진 특검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씨는 이화여대 입학 결과가 공지되기 전에 사촌 언니인 장시호씨(38)에게 전화를 걸어 합격 사실을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내부의 인맥을 통해 사전에 정보를 들었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정씨에게 학점특혜를 줬다는 혐의로 최근 구속된 류철균 교수는 특검조사에서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 학장이 정씨에게 학점을 잘 주라는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김 전 학장이 자신에게 최순실씨 모녀를 소개하고 3차례나 잘 봐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전까지 정씨를 몰랐다고 밝힌 류 교수는 이후 정씨에게 학점을 잘 주기 위해 자신의 조교에게 정씨의 시험지를 대리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에 불복할 경우 논문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 교수의 말처럼 정씨의 입학·학점 특혜의혹의 중심에는 김경숙 전 학장이 있다. 지금까지의 증언들과 정황들을 살펴봤을 때 김 전 학장이 정씨를 사전에 알고 특혜를 줬다는 의심이 가능해진다.
지난달 15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낭궁곤 전 입학처장도 "김 전 학장이 '정윤회씨 딸이 지원했는지 모르겠다'고 넌지시 말했다"며 "이를 전해 듣고 총장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학장이 정씨의 입학지원 사실을 미리 알고 이에 대해 특혜를 제공하도록 준비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김경숙 전 학장은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해 전면부인하고 특혜는 없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남궁 전 입학처장의 증언에도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정유라씨가 자신의 특혜와 관련된 인물들을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고, 류 교수 또한 김 전 학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만큼, 지난 청문회에서처럼 김 전 학장이 앞으로 자신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이 국회에 위증혐으로 고발하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모든 의혹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김경숙 전 학장은 현재 언론과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자신의 연구실 앞에서 뉴스1 취재진을 만난 김 전 학장은 자신과 관련된 의혹들은 전부 '소설'일 뿐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자신의 암투병 사실을 알리곤 '억울하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는 자신과 관련된 의혹이 '소설'이라면 정확한 해명을 듣고 싶다는 취재진의 요청에 "검찰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기다려 보자"라는 말을 남겼다.
김 전 학장은 그러나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의혹을 밝힐 수 있는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어, 특검의 소환조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pot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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