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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어뢰, 천안함 재조사를 말한다” . 어뢰 조사 담당자 “나는 그렇게 쓰지 않았다”

道雨 2018. 4. 14. 11:14







2018천안함 “추적 1번 어뢰, 천안함 재조사를 말한다”
천안함 1번 어뢰 조사 담당자, “나는 그렇게 쓰지 않았다”
뉴스타파  | 등록:2018-04-14 10:13:40 | 최종:2018-04-14 10:31:14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018천안함 “추적 1번 어뢰, 천안함 재조사를 말한다”


(뉴스타파 / 심인보 / 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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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1번 어뢰 조사 담당자, “나는 그렇게 쓰지 않았다”


천안함 사건의 결정적 증거라는 ‘1번 어뢰’에 대한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조사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소속으로 천안함 1번 어뢰의 부식 검사를 직접 담당했던 한국교통대학교 김의수 교수의 증언이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자신이 수행했던 부식 검사의 결과가 합조단 보고서에 왜곡돼 실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번 어뢰의 해수 잔류 시간을 측정하기 힘들다’고 보고했는데, 합조단은 보고서에 ‘1번 어뢰와 천안함 선체의 부식 정도가 유사하다’고 기술했다는 말이다. 뉴스타파는 이 같은 사실을 국과수 문건으로도 확인했다.


김 교수는 또 합조단이 자신에게 재질 분석을 통해 1번 어뢰가 북한제인지를 입증해달라고 했으나, 국방부가 갖고 있던 대조품 북한 어뢰가 양산품이 아닌 시제품이어서 비교 분석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뉴스타파는 이와 함께 합조단이 천안함 함수 인양 당시 천안함 내에서 캠코더를 입수해 안에 있던 동영상까지 복원했으나, 이를 증거물 목록에서 제외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했다.






김의수 교수, “1번 어뢰, 부식 검사로는 바닷속에 얼마나 있었는지 추정할 수 없었다”


뉴스타파는 지난 2015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조사 결과에 대해 여러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뉴스타파가 제기했던 여러 의문 가운데 하나는 천안함 사건의 ‘스모킹 건’이라는 1번 어뢰에 관한 것이었다. 뉴스타파는 당시 1번 어뢰의 부식 상태에 대해 합조단이 제대로 검사도 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뉴스타파가 3년 전 제기한 의문은, 천안함 사건 조사 당시 어뢰 부식 검사를 직접 담당했던 김의수 교수의 증언과, 이와는 별도로 뉴스타파가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을 통해 입수한 문건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김의수 교수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1번 어뢰에서 직접 시편을 채취해 부식 정도를 분석했으나, 부식 정도를 가지고는 1번 어뢰가 해수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를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1번 어뢰 공개 당시 언론이 제기했던 의혹, 특히 ‘50일 만에 진행된 부식이라고 보기에는 부식 정도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과학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재질이나 이런 쪽을 연구하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것처럼, 부식이라는 것은 주로 해수의 염기도라든지 온도, 용존 산소량에 따라 크게는 몇 십 배 몇 백 배까지도 차이가 납니다. 1번 어뢰가 바닷속에서 어떻게 있었는지 그 상태를 모르고, 포지션을 모르고 또한 여러 재질이라든지 이런 부분들도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부식 정도를 가지고 시간을 추정한다는 게 어렵지 않느냐 (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분석을 해서 밝히는 게 맞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잔류 시간을 추정하기 힘들다, 이렇게 결론을 (합조단에) 보낸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의수 교수/천안함 1번 어뢰 조사 담당




담당자도 모르게 뒤바뀐 합조단 보고서의 결론


그런데 합조단 보고서에는 이 같은 김 교수의 분석 결과와는 전혀 다른 결론이 실려있다. 합조단 보고서 199쪽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199쪽



“부식 상태로는 시간을 추정할 수 없다”라는 김의수 교수의 결론 대신 “전문가들이 육안으로 봤을 때 천안함 선체와 어뢰의 부식 정도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는 결론이 실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김의수 교수는 합조단 보고서를 처음 봤을 때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제 이름이 거론이 되면서 선체와 어뢰의 부식 정도가 유사하다, 그런 부분이 확인이 되었다 그런 것을 보고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당시에 이 보고서를 제가 받았을 때 내용을 봤을 때 당황스러웠습니다. 왜냐햐면 제가 선체 부식을 전혀 분석한 적도 없고, 또 육안상 두 개가 비슷하다, 이렇게 얘기를 한다는 것은 공학이나 과학을 한 입장에서는 그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어폐이기 때문에…

김의수 교수/천안함 1번 어뢰 조사 담당



더구나 김의수 교수는 합조단에 “육안으로 봤을 때도 양쪽의 부식 정도가 같은지에 대해 추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육안 검사를 통해서도 부식 정도가 유사하다는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셨어요? 조사 당시에?)
말씀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왜냐하면 분석 장비를 통해서도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그걸 육안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더더욱 제가 보기에 말이 좀 어폐가 있는 것 같고...

김의수 교수/천안함 1번 어뢰 조사 담당



김의수 교수의 의견은 왜 합조단 보고서에 왜곡된 채 실린 것일까?

뉴스타파는 합조단 보고서의 최종검수를 맡았던 윤덕용 전 천안함 사건 민군합동조사단장에게 이유를 물었다. 윤덕용 전 단장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김의수 교수의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단장은 김의수 교수가 “거짓말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과수의 어뢰 부식 검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윤덕용 단장의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과수 문서에는 국방부 합조단이 2010년 5월 24일 국과수에 1번 어뢰의 시편 두 조각을 채취해 보내면서 ‘부식층 분석을 통해 해수 잔류 시간을 추정해 달라’고 의뢰했다고 돼 있다.

국과수는 1번 어뢰에서 채취한 시편을 전자현미경과 에너지 분광기 등을 통해 면밀히 살펴봤지만, 부식층 분석을 통해서는 잔류시간을 추정하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7월 12일 이같은 결론을 합조단에 회신했다. 김의수 교수의 증언이 국과수의 공식 문서로 확인된 것이다.

결국 적어도 1번 어뢰의 부식 문제에 관한 한 국방부의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는 심각한 왜곡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DOCUMENT
PAGES
Zoom
▲국과수는 합조단의 의뢰를 받아 1번 어뢰의 해수 잔류 시간을 검사했지만 추정이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렸다. 합조단은 그러나 국과수의 결론과 다른 내용을 보고서에 실었다.



1번 어뢰 재질 분석 시도… “북한제 결론 내릴 수 없었다”


김의수 교수는 천안함 사건 조사 당시 1번 어뢰에 대한 기술적 분석을 통해 이 어뢰가 북한제가 맞는지를 판정하는 역할도 맡았다. 1번 어뢰의 재질과 국방부가 확보하고 있던 다른 북한 어뢰의 재질을 비교 분석하면 생산 기술의 수준을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북한 어뢰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담당자였던 김 교수의 말에 따르면 이런 분석은 불가능했다. 국방부가 갖고 있던 북한 어뢰는 딱 하나였는데, 그 어뢰는 1번 어뢰와 달리 양산품이 아니라 시제품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산 기술 수준을 비교하기 위한 전제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김 교수는, 1번 어뢰의 생산기술은 우리나라나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후진적이었던 점은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어뢰 자체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산용 어뢰가 아니고 시험용 어뢰라고 그래서 그냥 한번 만들어보는 그런 용도의 어뢰이기 때문에… 재질도 완전히 틀리기 때문에… 같은 재질을 놓고 같이 비교를 해야지 생산기술적인 부분이나 조직적인 부분의 비교를 할 수가 있는데 재질 자체가 아예 틀리니까…

김의수 교수/천안함 1번 어뢰 조사 담당



김 교수는 윤덕용 단장이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던 날 “1번 어뢰를 북한에서 만들었다”고 확언하는 것을 듣고 다소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본인이 분석한 부분만 가지고는 1번 어뢰를 북한 어뢰라고 단정하기에 미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조단의 정보분과 등에서 나름대로 분석을 했을 것이라 믿었고, 따라서 1번 어뢰가 북한제라는 결론을 크게 의심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당시 김의수 교수의 생각대로 합조단 정보분과는 1번 어뢰에 대해 철저히 검증했을까?



입수 경위도 모르는 ‘국정원 제공 설계도’가 유일한 근거


뉴스타파의 지난 2015년 취재 결과 당시 1번 어뢰의 설계도를 입수해 합조단에 전해준 것은 국정원이었다. 윤종성 전 천안함 사건 합조단 공동조사단장은 지난 2015년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국방부 정보본부가 갖고 있던 정보로는 1번 어뢰가 북한 것인지 식별이 되지 않아 국정원에 도움을 요청하자, 국정원이 곧바로 1번 어뢰의 설계도를 포함한 10여 건의 북한 어뢰 정보를 건네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정원이 제공한 1번 어뢰의 설계도가 어느 나라에서 어떻게 입수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


정리해보면, 기술적 분석만으로는 1번 어뢰가 북한제라는 것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원이 어뢰의 설계도면을 제공했고, 그 설계도면의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당시 합조단의 최고위 관계자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제가 분석을 안했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합조단에서 제시하는 것은 1번, 그리고 설계도라는 부분인데 만약에 그쪽 부분에서 판단하는데 있어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뢰가 북한제라는 부분은, 증거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조금 더 검토를 해봐야 되지 않느냐, 좀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의수 교수/천안함 1번 어뢰 조사 담당



뉴스타파는 국정원에 ‘이제는 천안함 침몰 8년이 지나 보안상 위험이 사라졌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어뢰 설계도의 입수 경위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국정원은 정보 사안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틀에 박힌 대답만 반복했다.



누락된 천안함 증거, 8mm 캠코더 테이프의 내용은?


합조단은 또 천안함 함수에서 발견한 주요 수거물도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함에서 캠코더를 발견해 국과수에서 영상까지 복원했지만 합조단 보고서 수거물 목록에는 빠졌다. 영상의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 국방부는 영상의 소재파악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진선미 의원실을 통해 천안함 조사 당시 국과수가 조사한 증거물 감정서 13개를 입수했다. 이 중 문서번호 ‘2010-M-12706’라고 돼있는 감정서에는 합조단이 국과수에 캠코더 안에 있던 영상물을 복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돼 있다. 캠코더는 천안함 함수에서 수거한 것이다. 국과수는 이 테이프 안에 있는 영상을 복원해 합조단에 보냈다.


캠코더와 같은 영상 장비는 군사 보안이 요구되는 곳에서는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물건으로, 훈련이나 군사 작전상황과 관계된 내용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는 증거물이다.

하지만 합조단 보고서 어느 곳에서도 함수에서 발견된 캠코더와 국과수에서 복구한 영상에 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

전기레인지와 군용 망원경, 심지어 돌덩이까지 보고서 수거물 목록에 수록한 점으로 볼 때, 함수에서 발견해 복원까지 한 영상을 누락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천안함 사건 1년 뒤인 2011년 3월 정부 차원에서 발간한 천안함 사건 백서에서도 역시 캠코더와 영상에 대한 언급은 찾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당시 실무자에게 확인해보니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유의미한 자료가 아니었기 때문에 공개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국과수의 감정서에는 캠코더 안에 있던 8미리 테이프에 담긴 영상을 복원했고, 오후10시27분부터 오후 11시 22분까지의 시간 자막이 찍혀 있는 영상과 2005년 9월에 촬영된 영상이 있으며, 그 이후 다른 시간대 영상이 존재한다고 기록돼 있다.

현재 감정서만으로는 영상이 촬영된 날짜를 특정할 수 없다. 테이프에 기록된 시간도 설정값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시간과 같다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과수가 합조단에 보낸 감정서에는 천안함에서 발견한 캠코더 영상을 복원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합조단은 이 내용을 보고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감정서에는 국과수가 복구한 영상 중 한 컷의 사진이 첨부돼 있는데 무엇을 촬영한 것인지는 식별이 불가능하다. 현재로서는 이 캠코더 안에 있던 영상이 천안함 침몰과 관련된 내용인지 알 수 없다.

국과수는 2010년 4월 28일에 복구한 영상을 담은 CD를 합조단에 보냈는데, 국방부는 현재 조사본부 실무자가 CD의 소재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천안함 생존 장병, “북한 소행 확신하지만 재조사에는 동의”


왜곡되거나 부실한 합조단의 조사는 국민들의 불신을 자초했다. 이 때문에 지난 8년 간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수많은 의혹을 낳았고 사회 갈등은 커졌다. 최근 북한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내가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라고 하는 사람”이라고 농담조로 자신을 소개하고, 천안함 생존 장병이 천안함 관련 KBS 추적 60분 내용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하면서 천안함 사건 논란이 재점화됐다.


취재진은 천안함 생존 장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천안함 사건 당시 상병으로 침몰 순간 함 내 전투상황실에서 당직을 서고 있던 김윤일 씨다. 생존 장병 김 씨는 ‘천안함 재조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천안함 예비역 전우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천안함 생존 장병 김윤일 씨는 북한 소행임은 확신하지만 ‘천안함 재조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김윤일 씨와 생존장병들은 천안함을 침몰 시킨 것이 100% 북한의 소행일 것이라고 지금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근거는 합조단의 조사 결과다. 취재진은 김윤일 씨에게 합조단의 조사 결과가 부실하고 왜곡됐다는 위 취재 결과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내용을 들은 김 씨는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이 북한의 소행일 것이라는 믿음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지만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합리적인 의혹이 있다면 사건을 재조사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취재 : 심인보, 신동윤
촬영 : 최형석
편집 : 정지성, 박서영, 윤석민
CG : 정동우

출처: https://newstapa.org/43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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