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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2500→3840원’ 인상안… 왜 거부감이 들까?

道雨 2021. 1. 28. 12:23

KBS 수신료 ‘2500→3840원’ 인상안… 왜 거부감이 들까?

 

넷플릭스 만원은 아깝지 않아도, KBS 수신료 2500원은 싫은 이유

 

                        ▲KBS 수신료 사용처, 한전은 6.5%, EBS는 2.8%이다 ⓒEBS 자료 캡처

 

넷플릭스 만원은 아깝지 않아도, KBS 수신료 2500원은 싫은 이유

KBS가 월 수신료를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이사회에 상정했습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수신료 인상안 상정 직후 “KBS는 41년째 월 2500원에 머물러 있는 텔레비전방송수신료를 인상하기 위한 수신료 조정안을 KBS 이사회에 제출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이사회에 참석한 양 사장은 “어떤 분께서는 ‘시청자는 KBS를 보지도 않는데 왜 수신료를 내느냐’고 물으시고, 어떤 분은 방송이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하신다. 어떤 분은 KBS가 어려우면 직원들 임금을 대폭 감소하라 하시고, KBS가 잘하면 그때 수신료를 올려주는 게 맞는다는 말씀도 하신다”며 “이러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성심껏 논의해 답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 사장 스스로 밝혔듯이 KBS 수신료 인상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국민은 별로 없습니다. 국민들이 인상안에 거부감이 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봤습니다.

한전 수수료는 165원, EBS 수신료는 고작 70원

국민들은 자신들이 낸 KBS 수신료가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신료가 인상된다고 해도 제대로 사용될지도 의문입니다.

현재 KBS는 수신료 2500원의 90.6%를 가져갑니다. 한전은 전기요금 고지서 통합 징수 수수료 등으로 6.6%를 갖습니다. EBS가 가져가는 것은 고작 2.8%로 한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 100명 중 92명은 EBS 수신료가 70원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수신료가 KBS와 EBS 공동 사용인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몰랐다’는 응답이 64.56%였습니다.

KBS는 수신료를 3840원으로 인상하면서 EBS 수신료를 5%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500원에서 50%가 넘는 1340원을 인상하면서 EBS에 고작 2% 더 주겠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7월 한국방송학회·한국언론학회·한국언론정보학회가 주최하고 EBS가 후원한 공동심포지엄에서 강명현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교수는 “EBS가 공영방송으로서 안정적인 공적재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신료의 20%를 배분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BBC는 전체 수신료의 29%를, 일본 NHK는 20%, 프랑스는 16%를 교육채널에 배분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만원은 아깝지 않아도, KBS 수신료 2500원은 싫은 이유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을 통해 뉴스와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가정에 TV가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TV를 보지도 않는데 수신료를 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2019년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 징수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습니다. 당시 참여인원은 20만 명이 넘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청와대는 수신료를 분리징수해달라는 청원 답변에 “사법부가 여러 판결을 통해 통합징수를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으로 판단했다”면서도 “공영방송이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할 때 국민의 피땀 어린 수신료를 받을 자격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언론 세미나에서 김경환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부 교수는 “넷플릭스에는 1만원씩 부담 없이 지불하는 사람들이, 왜 공영방송에 2500원을 내는 것도 거부감을 느끼는지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공정성 부족한 ‘KBS 뉴스’… 수신료 거부 운동까지도

대다수 국민들은 KBS가 수신료를 받을만한 일을 하지 않고 있어 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KBS뉴스의 공정성에 강한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단 돈 천 원이라도 아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는 KBS가 공정성과 정확성이 없는 뉴스를 보도하고, 공영 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니, 드라마를 통한 상업 광고로 재원을 충당하라며 수신료 인상안을 반대합니다.

그동안 KBS는 수신료 인상을 여러 차례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수신료 거부 운동 등 국민들의 반감이 거세지면서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KBS는 ‘수신료 인상’이라는 말에 거부감이 들자, ‘수신료의 가치’, ‘수신료 현실화’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이라는 생각하는 국민들에게는 먹혀 들어가지 않는 공허한 말입니다.

수신료 인상안이 KBS 이사회를 통과하면 방통위를 거쳐 국회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2007년과 2010년에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 임병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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