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3일 캔버라 국회의사당 대위원회실에서 열린 한-호주 협정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은호 방위사업청, 문 대통령, 모리슨 총리, 토니 프레이저 호주 획득관리단(CASG) 청장. 2021.12.13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방문의 수행단으로 동행한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13일(현지시각) "올해 외국과의 방산 협력의 규모가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방산 수입보다 훨씬 더 초과하고 있다"면서 "상당히 기록적인 협력의 규모를 자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강 청장은 발언은 이날 오후 호주 캔버라 현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 과정에서 기자들의 질문에서 나왔다. 강 청장의 말대로라면, 올해가 우리나라는 방산 소비보다 생산이 넘어서는 첫해가 된다.
강 청장은 이날 한-호주 정상의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이후 진행된 협정서명식에 참석했으며, 특히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방위사업청과 호주 획득관리단(Capability Acquisition and Sustainment Group, CASG)을 대표해 한-호주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호주 측에서는 토니 프레이저(Tony Fraser) CASG 청장이 나왔다.
우선 강 청장은 "어느 나라든지 구체적인 방산 협력의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는다"면서 "기억하기로 2018년 9월 정도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취임하신 후 1년 정도 지났을 때, 6~7년 만에 처음으로 국방산업진흥대회를 도산 안창호함 진수식과 함께 열어줬다"고 배경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서 "그때까지의 방산 분야의 생각들은 방산 비리라는 프레임에 얽매여서 아주 의기소침했었던 분위기가 강했는데, 그 이후에 이쪽 분야에 대한 뭐랄까 자부심, 자신감이 생성되기 시작했다"며 "외국과 방산 수출이라고 얘기하지 않고 방산 협력이라 하는데, 우리나라는 우방국과 무기체계 협력사업을 하면서 서로 상호 윈윈하는 협력 구조를 맺고 그래서 협력한 국가도 한국과의 방산 협력은 기술 발전과 산업 발전에도 득이 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고 있고,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들 많은 분들은 우리가 최첨단 무기체계를 해외에서 수입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국민 생각과 달리) 우리 국방과학기술 능력이 그만큼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우리 방산 기업들의 안정적인 제작 능력, 그리고 해외 국제 경쟁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축적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반을 갖추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강은호 청장은 "최근에 (청와대) 안보실을 중심으로 해서 방산담당관실이 작년 1월에 생성이 됐다"면서 "그 이후에 부처 간 조율과 협력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고, 국방 분야에서는 또 국방장관이 중심이 되어서 국방부, 합참, 각 군 간에, 그다음에 방위사업청 간에 유기적인 역할 분담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 청장은 "과거에 비해서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관련 기관, 부서 간에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통해서 외국과 상호 윈윈하는 방산 협력을 구축하고 있어 잘하면 방산 분야 전체가 완전히 생산 분야로 전환될 수 있는 기반은 올해 닦아졌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세계 국가 중 방산 소비 분야에서 생산 분야로 전환시킨 유일한 이스라엘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방산은, 대부분 국방 분야는, 특히나 대부분 소비 분야로만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규모도 우리보다 훨씬 적고, 우리는 사이즈도 크고 규모가 커 단기간에 엄청난 성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거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 청장은 호주 정부의 한국산 장갑차 '레드백(Redback)' 도입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방위사업청장으로서야 당연히 저희가 사업을 수주하도록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K-9 자주포 협력사업이 아주 좋은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양국 간에 일종의 사고파는, 즉 바이앤셀러(buy and seller) 관계식의 일회성 관계가 아니라 양국이 서로 기술적 장점을 결합하고, 또 산업 협력 측면에서도 양국이 상호 윈윈하는 협력 관계를 K-9 자주포 사업을 통해서 구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그 과정에서 레드백 협력사업과 관련해서도 훨씬 더 신뢰가 깊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호주 측도 우리 측을 선정하는 것이 훨씬 더 국익에 맞다고 판단된다면 당연히 레드백을 선정할 것"이라며 "(그래서) 빅토리아주에 있는 질롱시를 한국의 창원처럼 군수혁신도시로 발전시키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3일 캔버라 국회의사당 대위원회실에서 한-호주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 체결을 지켜보고 있다. 앞쪽은 서명하는 강은호 방위사업청장과 토니 프레이저 호주 획득관리단(CASG) 청장.
문재인 대통령과 모리슨 총리 정상회담 중에서도 관련 언급이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 강은호 청장은 "구체적으로 정상 간의 레드백이라는 사업을 거론하시면서 말씀드린 것은 아니"라면서 "양국 정상 간의 깊은 신뢰 관계는 양국 간의 방산 협력에도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된다. 수행원으로서 지켜보건대 양국 정상 간의 신뢰 관계는 어디하고도 비교 없을 만큼 서로 신뢰하고 계시고,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셨고, 그 과정을 지켜봤다"고 답변했다.
이외에도 강 청장은 "우리나라에서 획득예산의 규모로 볼 때 50억 달러 정도가 넘으면, 외국과 방산 협력 규모가 국외로부터 도입하는 수입을 초과하게 된다"면서 "100억 달러가 넘으면 국내의 방산업체에 정부가 투자한 투자액 전체를 해외에서 벌어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런 의미는 방산 분야, 국방 분야가 국가 경제 전체 사이클에서 생산 분야로 전환됐다는 의미를 두는데, 올해 그렇게까지는 달성 못하지만 분명히 외국과의 방산 협력 규모가 수입은 초과할 것으로 확실히 예상하고 있다"면서 "안보실이 중심이 돼서 컨트롤 역할을 잘해 주고 있고, 국방부에서는 장관께서도 외국과 방산 협력을 직접 진두지휘하시고, 유관 기관 간의 협력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더불어서 우리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산업체의 기술 능력 그리고 제작 능력, 이것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앞서 강 청장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의 중요성과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순방 기자들과 만나 한-호주 간 방산 협력 양해각서 MOU 서명과 한-호주 K-9 자주포 방산 협력 계약 서명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강 청장은 "(한-호주) MOU 체결로 인해 양국 획득전문기관의 방산 협력 채널이 아주 구체화되었다"면서 "양국의 방위력 개선에 대한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특히 무인화, 군 위성통신, 해양감시정찰 분야에서 양국의 군 기관뿐만 아니라 민·군 협력사업의 활발한 교류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방산협력공동위원회의 정례화를 통해서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교류에 대한 현안 사항을 논의하고, 전문가 교류, 신규 일자리 창출과 미래 방산물자에 대한 공동 연구 문화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며 "향후에 코로나 상황이 진전되면 내년 상반기에 서울에서 방산협력공동위원회를 개최해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협력 사안을 좀 더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9 자주포 관련해 "우방국인 호주와 방산 협력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미래지향적인 국가안보 협력사업의 상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향후에 방위사업청은 호주 국방부, 특히 CASG와 상호 보완적인 윈윈 관계로 발전시키는 데 더욱 협력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