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정영학 "우리 힘의 근원은 검찰... 만배형 박영수가 불러왔다"
[정영학 녹취록 보고서①] 1325페이지 중 300페이지 봤더니... "신의 한 수는 양재식"
<뉴스타파>가 '대장동 정영학 녹취록' 1325페이지를 12일 오후 8시에 홈페이지(https://data.newstapa.org)를 통해 공개한다.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는 지난 6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녹취록 공개 이유에 대해 "그래야 검찰이 선택적 수사를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는 지난 6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녹취록 공개 이유에 대해 "그래야 검찰이 선택적 수사를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봉 기자가 말한 선택적 수사의 예는 검사들을 상대로 한 수사였다. 그는 "녹취록에 대장동 일당이 검찰 고위직과 대법관 출신들을 통해 어떻게 도움을 받았는지 정황들이 나온다"면서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한 수사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관련 기사 : "대장동 정영학 녹취록 12일 공개, 그래야 검찰 선택적 수사 못한다" http://omn.kr/2293y ).
"우리 힘의 근원은 검찰"
<오마이뉴스>는 <뉴스타파>로부터 이날 공개할 녹취록을 제공받아 그중 300페이지를 먼저 살펴봤다. 봉 기자의 말이 어떤 뜻인지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그 안에는 대장동 일당이 검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그들에게 검찰은 "우리 힘의 근원"이었다. 그 근원을 작동시키는 중심에 김만배가 있었다.
"만배형이 처음으로 정(진상) 실장한테 대장동 얘기를 했대요. 내가 왜 와서 여기에 이 싸움에 이렇게 깊이 개입을 했는지 알지 않느냐? 그래서, 알고 있습니다. 박영수 고검장 부르셔서, 남 변호사 일 좀 도와주라고, 그래서 내가 왔는데..."
그러나 녹취록에서 이들이 정작 '신의 한 수'로 꼽은 이는 따로 있었다. 박 전 특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재식 변호사였다. 양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이 국정농단 특별검사로 임명되기 전까지 대표 변호사로 재직했던 법무법인 강남 소속으로, 박 전 특검과 함께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의 변호를 맡았던 이다. 그 역시 검사 출신이다.
다음은 위와 관련한 녹취를 정리한 것이다.
[2012년 8월 18일 오후 1시 19분]
남욱과 정영학의 통화 "김수남 검사장하고 완전 깜(..)이야"
남욱 "토요일날 아침에 쉬시지도 못하고, (김만배에게) 그랬더니, '야 임마 급하다고 달달달달 볶았잖아, 임마, 니가.' 하하하하."
정영학 "하하하하. 아, 원래 그쪽하고 좀 친하신 사이?"
남욱 "김수남 검사장하고 정말 친하대요."
정영학 "김만배 기자님이요?"
남욱 "예예예예. 성준이형(배성준 기자)도 야, 수원 일은 이제 만배형한테 얘기해. 김수남 검사장하고 완전 깜(..)이야. 하하하."
(중략)
남욱 "(김만배가) 다음 주에 한 번 들어가실 것 같아요. 윤갑근 차장 만나러."
정영학 "오케이. 오케이. 예, 알겠습니다."
(중략)
정영학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있는데 다 가만히 놔두겠습니까. 틀림없이 동원, 힘쓰겠죠. 하여튼 다행입니다. 하여튼 우리 힘의 근원이 있어서."
남욱 "예, 저희가 검찰은 붙잡고 있기 때문에."
▲ <뉴스타파>가 12일 공개한 녹취록 중. "우리 힘의 근원" "저희가 검찰은 붙잡고 있기 때문에"
[2013년 3월 7일 오후 9시 35분]
김만배와 정영학 통화 "조우형 문제는 박영수 고검장님네..."
김만배 "남욱이 문제는 성준이가 맡고 있고, 우형이(조우형) 문제는 형이 박영수 고검장님네 양재식 변호사 보고 하라고 했고. 응?"
정영학 "네."
[2013년 4월 30일 오후 1시 51분]
남욱과 정영학 통화 "만배형 서운하게 하지 말고 잘 케어해"
남욱 "오늘 요점은 그거예요. 검찰, 경찰 라인. 검찰 라인은 만배형하고, 만배형 서운하게 하지 말라는 얘기는 (유동규가) 하더라고요. 만배형 서운하게 하지 말고 잘 케어 해. 검찰 쪽 그만한 인맥 없다. 예, 형님 알았습니다, 하고. 그 다음에 경찰 라인은 니가 지금 걔 재창이(정재창)가 하고 있다니까, 관리 잘하고 있어. 선거 때까지. 그 다음에 은밀하게 선관위 쪽 사람 하나만 붙여놔봐. 너 혼자. 그래 갖고 결정적인 순간에 딱 해 갖고 절대 시장님이 배신 못하게끔 나도 만들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2013년 7월 2일 오후 3시 25분]
남욱과 정영학 통화 "검사가 직접 계장한테 전화하는 예가 없다더라"
남욱 "보니까 만배형이 고생을 많이 했네."
정영학 "음, 잘해드리세요."
남욱 "예, 윤갑근 차장이 얘기를 하더라고요."
정영학 "아, 오케이, 오케이."
남욱 "검사장이잖아요. 검사장이 직접 전화하는 예가 없대요."
정영학 "아!"
남욱 "검사가 직접 계장한테 전화하는 예가 없다 하더라고요. 그런데 차장님도 전화를 하셨다고 이러더라구요. 얼마나 가서 달달 볶았으면 전화했겠어요."
정영학 "하하하. 아니 하여튼 뭐 고맙네요. 일을 떠나서, 우리가 돈을 벌든 뭐를 하든 이걸 떠나서, 우리 같이 있는 식구들이 다치면 안 되니까."
남욱 "예예. 하여튼 마무리 잘 됐고, 우형이 얘기도 다 해줬고."
[2014년 6월 27일 오후 2시 40분]
남욱과 정영학 통화 "청와대에서 이재명 잡으라고 오더"
남욱 "지금 저기가, 검찰 위에서 청와대에서 오더 떨어졌대요. 이재명이 잡으라고."
정영학 "헐~."
남욱 "그래갖고 검찰이 지금 난리인가 봐요. 만배형 도움이 절실해요."
[2014년 6월 29일 오전 12시 11분]
남욱과 정영학 통화 "박영수 고검장 부르셔서 남욱 좀 도와줘라"
남욱 "만배형이 처음으로 정(진상) 실장한테 대장동 얘기를 했대요. 내가 왜 와서 여기에 이 싸움에 이렇게 깊이 개입을 했는지 알지 않느냐? 그래서, 알고 있습니다. 박영수 고검장 부르셔서 남 변호사 일 좀 도와주라고 그래서 내가 왔는데, 올해 이화영 의원, 그 다음에 태년이한테 얘기해서 했는데 잘 안 돼서 여기까지 왔다. 니 생각은 어떠냐. 그랬더니 전반기에 다 정리해서 끝내야지요, 형님. 무슨 말씀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얘기했다 하더라고요. 만배형이 알아서 하실 거예요."
[2014년 11월 5일 오후 1시 15분]
남욱과 정영학 통화 "진짜 진정한 신의 한 수는 양 변호사"
남욱 "아유, 저는 형, 솔직히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실제도 그렇고. 우리 에유 씨발, 우리 솔직히 사람이 소수 정예이긴 하지만, 저같은 또라이 하나 있죠. 실무 완벽하게 대한민국에서 형보다 잘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정영학 "아니, 전혀 아니에요. 저는 정말 아니고. 조금이고. 수박 겉핥기식이고, 그냥 진짜 수박 겉핥기식이고, 만든 거는 남 대표(남욱)가 다 만든 것 맞아요. 제가 이건 부인 안 해요. 절대..." (중략)
남욱 "만배형이 하신 얘기가 있어요. 만배형이 (정영학)형 없을 때 하신 얘기. 니가 진짜 너의 정말, 너가 이 사업을 해도 되겠다고 본인이 판단한 가장 결정적인 거는 재창이 치고 영학이랑 화해해서 영학이 데리고 와서 둘이 세팅한거다." (중략)
남욱 "진정한 신의 한 수, 저의 진정한 신의 한수는 형이에요, 형."
정영학 "절대 아니에요. 저는 진짜 진정한 신의 한수는 양 변호사님이에요. 정말."
남욱 "이건 진짜..."
정영학 "양 변호사님이 최고의 수야. 양 변호사님이 개인적으로 최고의 수라고 생각을 하고요. 하여튼, 뭐, 될 것 같습니다, 분위기가."
"4천억짜리 도둑질 완벽하게 하자"
이 녹취록에는 안 나타나지만, 남욱·정영학 등이 "검찰을 우리 힘의 근원"이라고 꼽을만한 정황은 사실 또 있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의 경우는 검찰이 제대로 손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수사 주임검사는 윤석열 현 대통령이다. 그때 제대로 수사가 이뤄져 이들의 자금줄이 끊겼다면 "4천억짜리 도둑질"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2014년 11월 5일 오후 1시 15분 통화에서 남욱은 유동규의 말이라며 이렇게 전했다.
"4천억짜리. 4천억짜리 도둑질하는데 완벽하게 하자. 야, 이거는 문제되면 게이트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도배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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