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채상병 외압 의혹 전 국방장관, 대사 내보내는 대통령

道雨 2024. 3. 5. 09:41

채상병 외압 의혹 전 국방장관, 대사 내보내는 대통령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2022년 12월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에 고발된 이 장관은 4일 주호주 대사로 임명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입건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4일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에 임명됐다.

전임 국방부 장관을 주요국 대사로 임명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외압 의혹 ‘윗선’으로 의심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핵심 수사 대상을 국외로 내보내니, 그 의혹이 더하지 않겠는가.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처리와 관련한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7월30일, 당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한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해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겠다는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 보고서를 결재한 뒤, 이를 하루 만에 뒤집고 이첩 보류 지시를 내렸다.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은, 이런 지시 번복 배경에 윤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7월31일 이 전 장관에게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의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질책한 뒤 사건 이첩이 보류됐다는, 해병대 사령관의 전언을 그대로 전했다.

물론 해병대 사령관은 이를 부인했다.

 

이 전 장관은 민주당이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사의를 밝힌 뒤 지난해 10월 퇴임했다. 이 전 장관은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된 상태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관련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시작했고, 수사가 이 전 장관을 향하고 있는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내보내면, 공수처의 소환 조사 등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 전 장관처럼 직업 외교관이 아닌 경우에는 대통령이 특임공관장으로 임명해야 주재국 대사 등으로 근무할 수 있다. 수사기관의 조사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전임 국방부 장관을 주요국 주재 공관장으로 선임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채 상병 사건의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도 않고, 항명죄로 기소된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의 재판이 진행되는 등,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수처에 고발된 이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정상적인 인사가 아니다.

이 전 장관이 호주와 국방, 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려는 역할을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오히려 상대국에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행위로 비치는 것 아닌가.

 

채 상병 사건의 실체를 덮기 위한 인사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 2024. 3. 5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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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수사 방해, 국가 망신"

 

해병대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수사 중인데... "신범철·임종득 공천한 국힘까지 공범"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했다. 야권은 일제히 '진실을 감추기 위해 관련자를 해외로 도피시키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방해와 진실은폐에 외압을 행사한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이종섭 전 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됐다"며 "핵심 피의자로 공수처(고위공직사범죄수사처)에 고발된 수사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대사로 내보내는 것은,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수사 방해이자 외압"이라고 비판했다. 또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킨 행위와 다를 바 없는 매우 파렴치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전 장관은 사건 축소를 사전 모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게 유족 동향까지 보고받았다는 폭로도 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한 차례 통화했다고 말했지만 두 차례 통화한 걸로 드러나기도 했다"며 "모두 국회·법정 위증으로 처벌받을 사안"이라고 했다. 또 여당의 신범철 전 차관, 임종득 전 2차장 공천을 두고 "진실은폐·수사외압 사건에 대통령과 주요 권력자, 여당까지 공범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기 문란으로 불명예퇴진한 인사를 주요국가 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외교적으로도 매우 큰 결례이며, 국격을 손상하는 일"이라며 "윤 대통령은 본인의 치부를 덮기 위해서라면 국민의 체면, 나라의 위신도 신경쓰지 않는 행태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과 공수처는 이종섭 전 장관의 해외출국금지를 발동해야 한다"며 "이런 사람이 해외로 나가선 안 된다. 국가적 망신이다. 호주 정부에도 이런 야당의 입장을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종섭 전 장관이 있어야 할 곳은 공수처 수사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이종섭 전 장관은 수사 받아야 될 사람"이라며 "이미 공수처가 관련된 여러 부서를 압수수색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갑자기 대사로 임명해서 해외로 돌린다는 것 자체가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 아닌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분이 호주대사로서 어떤 전문성이 있나? 호주를 잘 아나, 외교를 해본 적 있나"라며 "여러 가지로 의문점이 드는 인사다. 이 분이 있어야 할 곳은 공수처 수사실이다"라고 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등이 수사 외압 의혹의 진실을 덮기 위한 의도라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지금 당장 어둠에서 벗어나 진실의 빛을 받아들이기를 요구한다"고 논평했다.

그는 "채 상병의 불공정한 죽음에 대한 진실은, 지금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불명예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가려져 가고 있다"며 "채상병 사건의 은폐를 즉시 중단하고, 이종섭과 핵심관계자 신범철, 임종득에 대한 인사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심상정 녹색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윤석열·한동훈 검찰'에 맞섰던 검사들은 줄줄이 징계를 받은 반면, 대통령실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장관은 느닷없이 해외로 발령 냈다"며 "'내 편은 방탄, 네 편은 퇴출'이라는 윤석열식 막가파 정치에 대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이를 "명백한 권력 사유화"로 규정하며 "군주와도 같은 윤 대통령의 독선의 정치를 국민은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