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재

태안 보물선서 고려 목간 첫 발굴

道雨 2007. 10. 12. 10:47

 

 

               태안 보물선서 고려 목간 첫 발굴

 


[동아일보]

화물에 매다는 꼬리표… ‘강진 청자’ 기록

두꺼비 모양 청자 벼루-사자향로도 나와

올여름 수천 점의 청자가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했던 충남 태안군 대섬 앞바다의 청자 운반선(일명 태안선)에서 이번엔 고려시대 목간과 두꺼비 모양의 벼루 등 희귀 유물이 대거 나왔다.

올해 7월부터 대섬 앞바다를 발굴 중인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1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두꺼비 모양 벼루, 사자 모양 향로 등 12세기 전반의 고려청자 1만9000여 점과 청자 운반 화물꼬리표인 목간(木簡·글씨를 써 넣은 길쭉한 나뭇조각) 16점을 인양했다”며 주요 유물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한 유물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목간이다. 고려시대 목간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청자 운반선의 출항지와 청자를 받는 사람 등이 기록돼 있어 청자 운반에 이용된 화물 꼬리표로 확인됐다.

한 목간에 적힌 ‘耽津亦在京隊正仁守(탐진역재경대정인수)’는 ‘탐진(耽津·강진의 옛 이름)에서 수도(개경·지금의 개성)의 대정(하급 관리) 직급의 인수(사람 이름)에게 보낸다’는 뜻이다. 다른 목간에는 ‘최대경 댁에 올린다’는 뜻의 ‘崔大卿宅上(최대경댁상)’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태안선에 실린 청자들이 강진에서 생산됐으며 개경의 관료들이 사용했음을 보여 주는 자료다. 청자 운송 책임자의 수결(서명), 적재 단위 등도 적혀 있어 고려시대 청자의 유통 및 생활 문화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촬영 :문화재청 제공

두꺼비 모양 벼루와 사자 모양 향로도 이번 발굴의 성과로 손꼽힌다. 철화(흑갈색 철사 안료로 무늬를 표현)와 퇴화(검은색 흰색 등의 점을 찍어 무늬를 도드라지게 표현) 기법으로 무늬를 넣은 청자 중 두꺼비 모양의 벼루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자 모양 향로는 익살스러운 사자 모습이나 실제 향이 나오도록 한 기능에서 고려인의 미감을 엿볼 수 있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962년부터 수중 발굴을 보아 왔지만 이렇게 놀랄 만한 유물이 많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문화재청은 “3분의 2 정도 발굴이 이뤄졌기 때문에 1만여 점의 청자가 더 발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섬 앞바다 수중 발굴은 어민 김용철(58) 씨가 잡은 주꾸미 다리 빨판에 청자 대접이 딸려 나온 것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운반선과 목간, 희귀 청자 발견에 힘입어 국내 수중 발굴의 최대 성과로 평가받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개성 최대경 댁에 올림 고려시대 '택배표' 있었다



▲ 고려시대에도 택배가 있었음을 알려주는 물품 꼬리표이다.‘ 崔大卿(최대경) 댁으로 보냄’(崔大卿宅上)이라고 적혀있다. /채승우 기자
충남 태안 대섬 앞바다 수중 발굴 현장에서 사자 모양 고려청자 향로와 두꺼비 모양 청자벼루, 참외 모양 주전자, 바리때 등 1만9000여 점의 12세기 고려청자가 발굴됐다. 이곳은 지난 5월 주꾸미를 잡다가 주꾸미 다리 빨판에 고려청자가 붙어 올라오면서 발굴에 들어갔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성낙준)은 11일 “발굴된 목간에 따르면 청자는 탐진(耽津·전남 강진의 옛 이름)의 관요(관에서 운영하는 도자기 제작소)에서 만들어 개성으로 가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요즘 택배 꼬리표처럼 물건을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이 명확히 적힌 목간(木簡·글씨를 쓴 나무)도 나왔다. ‘서울(=개성)의 하급 군 장교(=대정) 인수에게 탐진에서 보냄’(耽津亦在京隊正仁守’)이 그런 예이다. ‘최대경 댁에 올림’(崔大卿宅上), ‘서울의 ○(성으로 추정)안영이네 집에 도자기 한 꾸러미를 부침’(在京○安永戶付沙器一?)이라고 적은 목간도 있다. 목간을 살핀 최연식 목포대교수는 “대경은 이름이라기보다는 종 3품 벼슬아치(현재로 치면 차관급 청장)로 보인다”고 했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수중에서 발굴된 고려청자 중 최상품”이라며 “지금까지 고려청자는 고려의 상류층 사람들이 썼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번 발굴을 통해 개성에서 벼슬에 오르지 못한 사람이나 스님들까지도 12세기 전반에 청자(바리때)를 사용했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유통됐음이 입증됐다”고 했다.


[신형준 기자 hjshin@chosun.com]
 
 
 
 
 
 
 
 
 
 

              '주꾸미 청자' 중에 공개된 사자모양 청자향로


눈매와 코, 입가에서 고려인의 해학과 익살이 물씬한 사자 모양 고려청자향로. 입에서 향을 뿜었다.‘ 주꾸미가 발굴한 고려청자’로 유명한 충남 태안군 대섬 앞바다에서 수중 발굴된 것으로, 12세기 전반기 것으로 추정된다.
 
 
 
 

<청자 발견 태안, 쭈꾸미 동상(?) 세운다>




유홍준 청장이 충남도에 제안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3만 점 가량으로 추산되는 엄청난 양의 고려청자와 그 운반선인 '태안선'을 발견하는 데 결정적인 '공로'를 세운 쭈꾸미를 기리는 동상이 충남 태안에 건립된다.

이번 동상 건립 계획은 태안선 발굴조사단인 목포 해양유물전시관을 산하에 거느린 문화재청 유홍준 청장이 이완구 충남도지사에 제안함으로써 성사를 앞두게 됐다.

유 청장은 이런 사실을 공개하면서 "충남도라든가 태안군에서도 적극적으로 찬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11일 말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우리 군으로서도 태안선과 고려청자를 널리 홍보할 필요가 있어 현장 전시관 건립 추진 계획과 함께 쭈꾸미 동상도 건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동상 건립시기는 내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 청장은 충남도에 동상 건립을 제안하면서 그 설계안은 직접 그려 전달했다.

동상 설계안은 쭈꾸미가 고려청자를 안은 채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태안선은 지난 5월 태안군 근흥면 대섬 인근 해저에서 쭈꾸미 통발인양 작업을 하던 현지 어민 김용철(58)씨가 청자대접 1점을 건져 올림으로써 발견됐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